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소리는 덤덤하고 그 감정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어르신, 도련님께서…… 앞으로 대를 잇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현철 아저씨는 있는 그대로 대답했지만, 식은땀이 뚝뚝 떨어지면서 막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순간, 침묵만이 들려오더니 쓰나미와 같은 압력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대를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고 백씨 가문의 전승을 이어가는 중대한 일이다.“그놈이 누군지 당장 찾아내서 죽여!”분노에 가득 찬 말투로 오금이 저린 말이 들려오더니 곧이어 덧붙였다.“청강이 당장 돌려보내! 명의를 찾아가야겠어!”“네!”이현철 아저씨는 대답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이마의 땀을 닦았다.어르신의 명령이니 그대로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한편.H시, 번화하고 국제적인 도시는 오늘도 반짝거리고 있다.링컨 내비게이터가 지금 H시로 돌아가는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뒷좌석에는 명품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앉아 있다.그는 지금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밖에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마침 이때, 전화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확인하고 젊고 준수한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사고하더니 전화를 받았다.“큰 도련님, 셋째 도련님께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어르신께서 화내고 계시는데, 댁으로 와 봐 실래요?”상대의 말을 듣고 남자의 안색은 살짝 변했지만, 덤덤하게 물었다.“백청강?”백현, H시 백씨 가문의 첫째 도련님이다.그는 항상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자기 사업에 충실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이다.차세대 백씨 가문 가주 자리의 후보라는 말도 들리나, 백청강만큼 명성이 자자하지 않다.백씨 가문의 소문에 따르면, 백현은 백씨 가문 현 가주의 서자라고 한다.어렸을 때 밖에서 데리고 와서 지금껏 백씨 가문에서 지내면서 별로 큰 권력이 없다.“네, 셋째 도련님께서 많이 다치셨습니다. 아마 앞으로 대를 이어 나가기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 이미
H시 백씨 가문이 흔들렸다.비가 쏟아지고 있는 H시에 어떠한 폭풍우가 휘몰아칠지 아무도 모른다.백씨 가문은 밤새 여러 팀을 꾸려 공항으로 달려갔다.일부 팀은 S시로 달려가고 남은 팀은 중상으로 혼미 중인 백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 백청강을 데리고 H시 군부 병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백씨 가문의 가주도 비를 뚫고 한문각으로 달려가 소 명의를 모셔 나오려고 했다.……강우연은 밤새 편안하게 자지 못했다.꿈에 백청강의 음흉하기 그지없는 얼굴이 자꾸 나타나면서, 끔찍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를 향해 덮쳐오는 모습이 보였다.강우연은 여러 번이나 놀라며 꿈에서 깨어났다.아침이 다가오고 일어나보니, 테라스에서 운동을 하는 한지훈의 모습이 보였다.비록 츄리닝을 입고 있는 한지훈이지만 윗몸의 근육은 라인이 잘 잡혀있고 근육도 매우 건실하다.하지만 몸에는 총상과 칼에 찔린 흉터가 많았다.강우연은 땀이 흠뻑 젖어있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서히 넋이 나가기 시작했으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S시의 햇살은 늘 이토록 눈이 부시다.강우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세안을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한지훈은 그제야 웃으며 달려왔다.“우연아, 괜찮아?”한지훈은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강우연은 오늘 트레이닝복에 포니테일을 하고 있어 청순하기 그지없다.“괜찮아요.”강우연은 말하면서 스트레칭을 했는데, 완벽한 몸매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이를 본 한지훈은 아침부터 피가 끓어 넘치는 것만 같았다.“나가서 좀 걷고 싶어?”한지훈이 물었다.“네. 좀 뛰고 싶어요.”한지훈은 대답하고 나서 주저 없이 호텔 문을 열고 뛰면서 나갔다.“우연아, 같이 가. 좀 기다려.”한지훈은 바삐 강우연의 뒤를 쫓아 나갔다.두 사람은 호텔에서 나와 길거리를 따라 천천히 조깅하기 시작했다.앞뒤로 서서 달리는데, 좌우로 흔들리는 강우연의 포니테일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역시 우리 여보 몸매가 최고야!’두 사람은
저격총을 잘 받치고 그 여자는 몸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삐쭉 내밀고 천 미터 떨어진 야외 베란다에 앉아 깔깔 웃고 있는 한지훈을 향해 묘준했다!바람에 의해 그녀의 머리카락은 흩날렸고 그녀는 눈 한쪽을 감았고 자세는 매우 유혹적이었다!누구도 이 잔잔한 호수 위에 여자 킬러가 있다고 생각도 못 했다!한지훈은 강우연을 즐겁게 해주려고 온갖 방법을 썼지만 강우연은 도무지 기뻐할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한지훈은 머리를 뒤로 젖히고 푸른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자신의 얼굴에 비추는 것을 발견했다!이 빛은 매우 희미하지만 한지훈은 예리하게 이 한 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한지훈은 즉시 표현하지 않았고 곁눈질로 호수 위의 하얀 요트를 노려보며 생각할 틈도 없이 위급한 시기에 몸을 옆으로 뒤척여 강우연을 끌어안았다. 유리문은 깨졌고 그는 강우연을 데리고 방구석에 숨었다!그때 고속으로 발사된 총알이 한지훈이 누워있었던 의자에 박혔고 유리문 젠체가 박살 났다! 강우연은 겁에 질린 얼굴로 유리문이 부서지는 광경을 보고 즉시 머리를 감싸 안고 벽 구석에 웅크렸다. 그녀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한지훈이 뛰쳐나가려는 것을 보고 강우연은 즉시 그를 잡아당기며 눈가에 눈물을 머금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한지훈이 곁에 있어야 그녀는 안심할 수 있었다.한지훈은 웅크리고 앉아 강우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웃으며 “우연아, 걱정하지 마. 어느 누구도 너를 해칠 수 없어. 인츰 다녀올게.”라고 말했다.강우연은 한지훈을 끌어안았고 그녀는 한지훈을 잃을까 꼭 끌어안았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옷이 너무 헐렁한 것을 발견 못했고 한지훈 가슴에 바짝 달라붙었더니 한지훈의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는 강우연을 보더니 웃으며 “내가 살아 돌아온다면 다시는 기분 나빠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줄래?”라고 물었다.강우연은 눈시울이 토끼처럼 붉어졌고 눈물을 뚝뚝 떨구며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어요.”라고 말했다.한지훈은 웃으며 베란다를 뛰쳐나
몇 발을 쏘려 했지만 모두 다 그 남자를 맞히지 못했고 장미는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했다.아까 떠나기 전 어르신께서 이기지 못할 거면 물러나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하지만 장미한테는 결코 후퇴란 없었다!그녀는 저격총을 버리고 허리를 숙여 발목 뒤꿈치에서 날카로운 비수 두 자루를 뽑아 들었다. 몸에 걸친 가죽옷과 가죽바지는 완벽히 그녀의 몸매를 그려냈다!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한지훈은 이미 모터보트를 몰고 달려오고 있었고 그것은 불과 백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 모터보트는 정면으로 오고 있었다!이 거리는 킬러에게 가장 치명적인 거리여서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누구도 모른다!순간 한지훈은 공중으로 뛰어올라 갑판 위에 내려앉았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무장한 여인을 바라보았고 아주 대담하게 그녀의 몸매를 감상했다!몸매가 아주 좋았다!최상품이었다!상대가 일품 여 킬러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런 몸매를 가지고 왜 술집 무대에 안 서 있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를 하고 있는가?장미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았고 그의 몸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두 눈동자에 짙은 눈빛을 띠고 있는 것을 느꼈다!빌어먹을!장미는 한지훈을 변태로 낙인 했다!그녀는 양손에 칼자루를 쥐었고 두 칼은 강한 국풍을 가지고 있었으며 칼자루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보기만 해도 일반 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칼날은 사람을 오싹하게 하는 빛을 띠고 있었고 햇빛은 그 위에 반사되어 흰빛을 내뿜었다!장미는 마치 뛰어오르는 검은 표범처럼 칼을 움켜쥐고 한지훈의 가슴과 목구멍을 향해 돌진했다!한방에 죽이는 거야!하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눈앞의 여자는 기세로 보면 군왕급 실력을 가진 킬러다. 일반인의 눈에는 확실히 고수다!하지만 한지훈 눈에는 그저 개미 같은 존재였다!한지훈은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을 휘젓자 은빛을 띠는 바늘 하나가 장미에게로 날아갔다!장미는 마음속으로 한지훈은 암기의 고수라고 단정하고
응?한지훈이 가슴을 움켜쥐었지만 장미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었고 얼굴빛은 그저 붉어지고 칼을 쥔 손으로 한지훈의 목덜미를 찌르려고 했다!한지훈은 상대방이 살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고 급히 후퇴했다!하지만 장미는 손에 든 두 칼을 수확기처럼 한지훈의 목덜미, 가슴 등 치명적 부위만 끊임없이 노렸다!한지훈은 장미에 의해 구석으로 몰렸고 드디어 공간이 보이자 그는 즉시 몸을 돌려 장미 뒤쪽에 갔고 한 손으로 장미의 손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을 찌르려고 하는 작은 손을 잡았다!한지훈은 장미의 등에 달라붙었고 상대가 심하게 몸부림치자 그도 자신의 아랫배가 공격당한 것을 느꼈다!장미는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물고 “죽여버리겠어! 시발!”이라고 말했다.“당신은 제 상대가 아니에요.”한지훈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움직이지 마세요. 얼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요.”라고 말했다.장미는 분했고 갑판을 쾅쾅 구르며 몸을 돌려 또 텀블링을 했다!한지훈은 즉시 성급한 이 여자를 밀치고 자신의 목덜미를 보았지만 다행히 찔리지 않았다!“그렇게까지 목숨을 걸 필요가 있어요?”한지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물었다.장미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았고 두 눈에서는 한기가 터져 나왔고 기세를 풍기며 날카로운 검을 꺼냈다!“또야!”한순간 장미는 두 칼로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돌진해왔다!이번에 한지훈은 화가 났고 두 눈에서는 한기나 터져 나왔고 몸의 기세는 급격히 상승했다. 그는 몸을 기울이더니 무릎을 위로 올렸다!장미가 상대의 기술을 알아차리기 전에 모든 것은 이미 늦었다!그녀는 한지훈의 발차기에 날라갔고 배에 부딪혀 심하게 넘어졌고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한지훈은 두 팔을 껴안고 바닥에 쓰러져 허우적거리는 장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리고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장미에게로 다가갔고 땅에 떨어진 칼을 집어 들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는 장미를 찌르려고 했다!탕!공중에는 불꽃이 튀었고 칼과 칼은 부딪히더니 물에 빠져 작은 물보라를 일으켰다!장미는 속
”꼭 당신을 죽이고 말 거야!”장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배를 가린 두 손이 갑자기 허리춤으로 가더니 칼 두 자루를 빼내며 차가운 눈빛을 지었다!두 자루의 칼은 즉시 한지훈의 머리로 향했다!만약 진짜 이 칼에 맞았더라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피를 튕기며 죽었을 것이다!장미가 손을 쓰기 전에 한지훈은 장미의 눈빛에서 살의를 느꼈다!몸을 뒤로 젖히자 두 자루의 칼이 엄청 빠르게 한지훈의 코앞으로 스쳐 지나갔고 한지훈은 두피가 저려났다!한지훈은 몸을 아직 바로 잡지도 못하고 날아가는 칼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주 가는 은색 실에 의해 칼은 한지훈의 뒤 허리를 찔렀다!“역시 미친 여자였다!”한지훈은 다른 것을 돌볼 겨를도 없이 두 다리를 땅에 뻗고 몸을 약간 뒤로 젖히고 아슬아슬하게 날아오는 두 자루의 칼을 피했다!쑥 하는 소리와 함께 칼은 장미의 손아귀에 돌아왔고 그녀는 재빨리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이 동작은 단숨에 완성되었고 아무런 허점도 없었다. 이 여자는 도대체 몇 번이나 연습했는지 누구도 모른다!하지만 장미가 몸을 움켜쥐는 순간 그녀는 한 그림자가 마치 황소처럼 자신한테 달려드는 것을 느꼈다. 속도는 그야말로 번개처럼 빨랐다!한지훈은 불가사의한 회전 자세로 난간을 쾅쾅 밟고 엄청 빠르게 장미에게로 달려들었다!장미는 반응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행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설령 그녀가 조직에서 실력 있는 킬러라고 해도 지금 이 순간 반응하지 못했다!한지훈은 달려들어 두 손으로 장미의 손목을 꽉 잡고 손에 힘을 주어 장미 손에 있는 칼을 떨어뜨리려고 했다!“흥!”장미는 콧방귀를 뀌었고 손가락을 움직여 은색 실을 건드리자 칼 두 자루가 뜻밖에도 방향을 바꾸어 한지훈의 손목을 베고 돌아왔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을 보이더니 장미의 손목을 세게 잡았다. 칵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장미의 두 손목은 부러졌다!그녀는 고통을 참았고 칼 두 자루는 순식간에 갑판 위에 떨어졌다!한지훈은 멈추지 않았고 장미의
전화기 너머로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전화를 끊은 후 장미는 우뚝 솟은 호텔 건물을 둘러보고 이곳을 떠났다.…..일을 마무리하고 한지훈은 호텔로 돌아가 용이한테 전화를 걸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즉시 S시 사쿠라 국의 인사들을 조사해라. 또한 사쿠라 국의 무사들도 조사해라. 그들 정보가 필요하다!”“무사? 보스 이 조직은 2년 전 우리들에 의해 4명의 군신급 강자들이 살해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들이 또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까?”용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방금 그들 조직 내 킬러에게 습격을 받았다.”한지훈은 차갑게 말했다.“뭐라고요? 그들은 죽으려고 작정을 한 거네요!”용이는 이어서 분노하며 “당장 사람들을 데리고 사쿠라 국에 가 무사들을 죽이겠습니다!”“그럴 필요 없다. 먼저 조사를 해라. 나는 배후의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무사를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면 분명 보통 인물이 아니다.”한지훈은 차갑게 말했다.“용경에서 요즘 소식이 전해져 왔는데 적염군을 이끌던 적염왕이 돌아왔다고 합니다.”용이는 차갑게 말했다.한지훈은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적염왕? 그래, 알았다.”라고 말했다.한지훈은 전화를 끊었고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건물 밑에 서 있다가 담배 한 갑을 사서 두 개비를 피우고 올라갔다.한지훈을 보고 강우연은 달려들어 그를 꼭 껴안고 엉엉 울면서 “당신 돌아왔네요. 깜짝 놀랐어요. 다친 데는 없어요?”라고 물었다.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게 무슨 일이 있겠어요.”라며 말했다.“당신 앞으로 이러지 마세요. 만약 당신에게 일이 생기면 저랑 고운이는 어떻게 해요?”강우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알겠어요. 약속할게요.”라고 말했다.그리고 한지훈과 강우연은 새 집으로 돌아갔다.가는 길에 두 사람은 결혼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결혼식까지 3일 남았다.강우연은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한지한운 담담했다.금방 새 집에 들어왔는데 집에 불청객이 찾아왔다.강문복과 강희연 가족들과
그 말은 강우연으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한지훈 앞에 서서 작은 주먹을 쥐고 견고하게 “안돼! 누구도 내 남편을 데려갈 수 없어!”라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강문복은 화가 나서 그녀를 가리키며 “아니야! 강우연, 집에서 쫓겨나고 싶어? 상가견을 감싸다니? 그 후과를 잘 생각해 봐!”라고 화를 냈다.강우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문복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내가 강씨 집안에서 쫓겨난다고 해도 당신들 중 그 누구도 한지훈을 데리고 나갈 수 없어요! 강씨 집안에 오래전부터 있고 싶지 않았어요! 큰아버지와 할아버지만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떠났을 거예요!”“너, 그리고 너희! 눈에는 그저 이익만 있을 뿐 가족애가 있긴 해?”“당신들 눈에 저와 한지훈이 화근이고 쓰레기 같은 존재라면 그럼 오늘부터 저와 한지훈은 강씨 가문을 떠나겠어요! 당신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어요!”연속으로 말한 몇 마디는 사방에 울려 퍼졌고 강씨 집안의 모든 사람들은 놀랐다!강문복은 두 눈을 부릅뜨고 놀란 얼굴로 강우연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너너너…. 뭐라고?”라고 했다.강우연은 강문복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큰아버지, 잘 들으세요. 제가 오늘부터 한지훈과 함께 강씨 가문을 떠나겠다고요! 당신들은 저와 한지훈의 생활을 좌우지할 자격이 없어요!”라고 말했다.말을 마치고 강우연은 한지훈을 끌고 그들 앞을 지나 새집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문 앞에 있었던 강씨 가족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멍해졌다!강우연이 직접 강씨 가족들과 관계를 끊다니?무슨 상황이지?강학주는 후회하며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서경희는 “허허, 꽤 패기가 있네요. 스스로 떠났으니 그럼 제 아들이 상위에 오를 수 있겠네요.”라며 중얼거렸다.강신의 얼굴은 감격에 차 있었다.강우연이 떠난다면 그녀가 남긴 프로젝트들은 모두 자신한테로 넘겨지는 게 아닌가?너무 좋아!강문복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강우연,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