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화

Author: 물고기의 뇌피셜
능지처참은 꼬박 사흘 밤낮 동안 쉼 없이 이어졌다.

형벌이 끝나갈 무렵에는 배민후와 소영에게 앙상한 뼈와 가까스로 뛰는 심장만 남았다고 한다.

마침내 마지막 칼이 내려진 순간, 도성의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세상에 남은 온갖 추악함을 말끔히 씻어 내리려는 듯했다.

배씨 가문 일족을 실은 유배 행렬도 바로 그날 도성을 떠났다.

비밀 호위대의 보고에 따르면 시어머니는 북방 끝의 유배지로 끌려간다는 말을 듣자 충격과 분노로 중풍을 일으켜 쓰러졌고, 눈동자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고 한다.

유배길에서는 더 이상 대소변을 받아 주는 사람이 없었고, 압송하던 관졸들은 걸음이 느리다는 이유로 채찍을 휘둘러 눈밭을 기어가게 했다.

배은망덕한 배지욱은 그 고초를 견디지 못하고 유배길 도중에 정신을 놓아 버렸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가슴의 붉은 반점을 가리키며 자신은 사람의 살을 먹었다고 실성한 듯 웃어 댔고, 끝내 함께 유배 가던 죄인들에게 미움을 사 허물어진 사당에서 매를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Pinakabagong kabanata

  • 원수를 아내로 들인 부군   제11화

    능지처참은 꼬박 사흘 밤낮 동안 쉼 없이 이어졌다.형벌이 끝나갈 무렵에는 배민후와 소영에게 앙상한 뼈와 가까스로 뛰는 심장만 남았다고 한다.마침내 마지막 칼이 내려진 순간, 도성의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마치 세상에 남은 온갖 추악함을 말끔히 씻어 내리려는 듯했다.배씨 가문 일족을 실은 유배 행렬도 바로 그날 도성을 떠났다.비밀 호위대의 보고에 따르면 시어머니는 북방 끝의 유배지로 끌려간다는 말을 듣자 충격과 분노로 중풍을 일으켜 쓰러졌고, 눈동자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고 한다.유배길에서는 더 이상 대소변을 받아 주는 사람이 없었고, 압송하던 관졸들은 걸음이 느리다는 이유로 채찍을 휘둘러 눈밭을 기어가게 했다.배은망덕한 배지욱은 그 고초를 견디지 못하고 유배길 도중에 정신을 놓아 버렸다.마주치는 사람마다 가슴의 붉은 반점을 가리키며 자신은 사람의 살을 먹었다고 실성한 듯 웃어 댔고, 끝내 함께 유배 가던 죄인들에게 미움을 사 허물어진 사당에서 매를 맞아 죽었다.선악에는 끝내 그에 맞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배씨 가문이 내게 진 빚은 마침내 남김없이 되갚아졌다.나는 저잣거리 형장에 가지 않았다.그 추악한 광경을 보느라 내 눈까지 더럽힐 까닭은 없었다.나는 짙은 붉은색 여우 털옷을 걸친 채 홀로 도성에서 가장 높은 성루에 올라섰다.함박눈이 소리 없이 흩날리며 멀리 보이는 산과 강을 온통 새하얗게 뒤덮었다.나는 허리춤에 걸린 일부 깨진 병부를 풀어, 그 위에 새겨진 ‘심’ 자를 손끝으로 가만히 어루만졌다.“아버지, 큰오라버니, 둘째 오라버니. 보고 계십니까?”“윤주는 심씨 가문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았습니다.”“여러분을 죽인 자들은 모두 죗값을 치렀고, 심씨 가문의 누명도 깨끗이 벗겨졌습니다.”차가운 바람이 한차례 불어와 눈보라를 높이 휘감아 올렸다.마치 하늘에 있는 가족들이 다정하게 대답해 주는 듯했다.나는 차가운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고, 지난 일곱 해 동안 가슴속에 맺혀 있던 응어리도 마침내 말끔히 흩

  • 원수를 아내로 들인 부군   제10화

    배민후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서럽게 울었다. 때와 피가 엉겨 붙은 몰골에서는 한때 기개 넘치던 장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나는 시체를 바라보듯 싸늘한 눈으로 배민후를 조용히 내려다보았다.“배민후, 죽음을 앞두고 이제 와 후회하는 척 애절하게 매달리면 내가 마음이라도 약해질 줄 알았느냐?”배민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알아듣기 힘든 발음으로 흐느꼈다.“아니다... 나는 정말 후회하고 있다... 윤주야, 옥에서 지낸 지난 석 달 동안 밤마다 우리가 갓 혼인했을 때의 꿈을 꾸었다...”“그때는 너무 가난해서 금비녀를 사 줄 돈이 없었지. 처음 받은 군봉으로 겨우 옥비녀 하나를 사 줄 수 있었다.”“너는 그 비녀를 꽂고 웃으면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부군이라고 하지 않았느냐....”“윤주야,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군공도 작위도 모두 버리겠다. 그저 너와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고 아이들을 낳아 살고 싶구나...”배민후가 지난날을 늘어놓는 것을 듣고 있자니 모든 것이 더없이 허망하고 우스웠다.“다시 그때로 돌아가겠다고?”나는 차갑게 웃으며 두 손에 낀 비단 장갑을 천천히 벗었다.그러고는 흉측한 흉터로 뒤덮이고 뼈마디가 뒤틀린 두 손을 배민후의 눈앞에 똑똑히 내보였다.배민후의 울음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뒤틀린 내 손을 본 순간, 극심한 공포에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똑똑히 보았느냐?”내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독을 바른 칼날처럼 배민후의 심장을 한 점씩 도려냈다.“이 두 손으로 몸을 쓰지 못하던 네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 내고, 오물로 더러워진 이부자리를 일곱 해 동안 빨았다.” “죽어 가던 네 동생을 살리려고 이 두 손으로 약을 달였고, 직접 칼을 들어 가슴의 생살까지 도려냈다.”“이 두 손으로 네 전포를 수없이 꿰매고, 엄동설한에도 밤을 새워 병서를 베껴 주었다.”“그런데 너는 내 아이를 죽인 원수의 환심을 사려고, 이 두 손을 으스러뜨리라고 명했다.”배민후는 뒤틀린 내 손가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온몸을 사

  • 원수를 아내로 들인 부군   제9화

    소영공주는 하나뿐인 손으로 바닥을 움켜쥔 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필사적으로 머리를 조아렸다.“아바마마! 딸은 억울하옵니다! 모두 배민후가 벌인 일이옵니다! 저를 꾀어낸 것도, 억지로 인장을 찍게 한 것도 전부 저자이옵니다!”한때 서로를 위해 세상과도 맞서겠다며 백년해로를 맹세했던 두 불륜남녀는 죽음을 눈앞에 두자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고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소영공주가 모든 죄를 자신에게 떠넘기자 배민후는 홱 고개를 돌려, 뻘건 눈으로 노려보며 공주의 얼굴에 피 섞인 침을 뱉었다.“천한 것! 네가 윤주의 뱃속에 있던 아이를 기어코 죽이려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어찌 네게 약점을 잡혀 이 지경까지 왔겠느냐!”“더러운 병에 걸린 음탕한 것! 네가 내 인생을 모조리 망쳤다!”두 사람은 미친개처럼 대전 한복판에서 서로에게 죄를 떠넘기며 온갖 추태를 부렸다.문무백관의 얼굴에는 경멸이 가득했다.황제는 혐오스럽다는 듯 눈을 감았다가 서슬 퍼런 목소리로 최종 판결을 내렸다.“짐의 명을 받들라! 배민후의 진북후 작위를 박탈하고 소영의 공주 작호를 폐한 뒤 평민으로 강등하라!”“두 사람은 적과 내통해 나라를 배반한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니 능지처참에 처한다! 내일 한낮 저잣거리 형장에서 삼천삼백오십칠 번 살을 베되, 형이 끝나기 전에 숨이 끊어지면 형리 또한 같은 죄로 다스릴 것이다!”“배씨 가문에 내린 모든 은전을 거두고 전 재산을 몰수하라! 일족은 모조리 북방 끝의 유배지로 보내고, 자손 대대로 도성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라!”판결이 내려지자 소영공주는 눈을 뒤집은 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그러나 배민후는 자신에게 능지처참이 내려졌다는 말조차 듣지 못한 듯했다.금군에게 끌려 대전 밖으로 나가면서도 두 눈은 오로지 나만을 좇았다.“윤주야... 윤주야, 나를 한 번만 봐 다오...”“내 목숨으로 네게 갚으마. 심씨 가문에도 내 목숨으로 갚을 테니... 다음 생에는 나를 다시 한번 바라봐 줄 수 없겠느냐...”귀신의 울음처럼 처절한 목소리가 대전

  • 원수를 아내로 들인 부군   제8화

    그 말이 떨어지자 조정 대신들이 크게 술렁였다.배민후는 화들짝 고개를 들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윤주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나는 배민후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단목 함을 열어, 그 안에 든 서신과 문서 뭉치를 높이 들어 보였다.“여기에는 배민후가 북방 적국의 장수와 은밀히 주고받은 밀서가 들어 있사옵니다!”“또한 적국의 첩자가 관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소영공주가 개인 인장을 찍어 준 통행 문서도 있지요!”폐하의 낯빛이 순식간에 굳어지자 곁에 있던 수석 태감이 곧장 계단을 내려와 자단목 함을 받아 올렸다.대전 안에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 만큼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나는 몸을 돌려 바닥에 무릎 꿇은 채 벌벌 떠는 배민후를 매섭게 노려보며 한마디씩 또렷하게 말했다.“일곱 해 전 북방 전투에서 아군이 크게 패했을 때, 제 아버지께서 이끄시던 심씨군 삼백 명은 낙응곡(落鷹谷)에 포위되어 모두 목숨을 잃었사옵니다.”“당시 조정은 심씨 가문이 공을 탐해 무리하게 진군하다 패했으며, 적과 내통해 나라를 배반한 것으로 단정했었지요.”“그러나 진실은...”나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끝내 참지 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목소리는 오히려 더욱 날카롭고 높아졌다.“배민후가 군공을 가로채기 위해 적군과 은밀히 거래한 것이옵니다!”“배민후는 아버지의 진군 경로를 팔아넘겨 충의를 지킨 심씨군 삼백 명을 적군의 포위망으로 유인했사옵니다!”“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이 무수한 화살에 맞아 죽어 가는 모습을 뻔히 지켜보고도, 아버지의 병부를 빼앗아 적군에게 바치고 퇴각을 약속받았사옵니다!”“배민후가 지난 일곱 해 동안 세웠다고 자랑하던 눈부신 전공은 모두 심씨군 삼백 명의 목숨을 제물로 삼고,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의 피로 사들인 것이옵니다!”“그리고 소영공주는 배민후와 적군 사이에서 밀약을 주선한 자이옵니다!”“폐하께서 믿지 못하시겠다면 밀서를 살펴보시옵소서. 적국 장수의 인장과 배민후가 친필로 남긴 서명이 선명하게

  • 원수를 아내로 들인 부군   제7화

    석 달 뒤.폐하는 성대한 궁중 연회를 열어 문무백관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진북 장군 배민후의 소영공주 시해 미수 사건을 직접 다스렸다.팔 한쪽을 잃은 소영공주는 창백한 얼굴로 아래에 앉아 독기 어린 눈을 번뜩였다.반면 대전 한가운데 무릎 꿇은 배민후에게서는 장군의 기개를 찾아볼 수 없었다.불과 석 달 전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머리는 백발로 뒤덮이고 몸은 뼈만 남을 만큼 야위어, 죄수복이 빈 껍데기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배민후는 이미 혼이 나간 사람처럼 주변의 손가락질과 수군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폐하가 노기 어린 목소리로 죄를 추궁하자 이마가 터져 피가 흐르도록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신의 눈이 멀었사옵니다... 간악한 여인을 믿고 조강지처를 저버린 것도 모자라, 끝내 제 손으로 죽이고 말았사옵니다...”“신은 만 번 죽어도 마땅하오니 부디 능지형을 내려 주시옵소서. 저승에 가서 윤주에게 용서를 빌게 해 주시옵소서....”배민후가 워낙 처절하게 통곡하자 대전에 있던 몇몇 노신들마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소영공주가 날카롭게 소리쳤다.“아바마마! 저자는 미쳤사옵니다! 고작 쫓겨난 계집 하나 때문에 소녀의 팔을 잘랐사오니 어서 죽여 주시옵소서!”대전 안이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그때였다.문밖에서 태감의 가늘고 높은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섭정왕 저하와 섭정왕비 마마 드시옵니다—!”대전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섭정왕이 여색을 멀리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 난데없이 왕비가 생겼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무거운 붉은 칠을 한 대전문이 천천히 열리자, 눈 부신 햇살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나는 선홍색 정일품 왕비 조복을 입고 머리에는 구적관(九翟冠)을 썼으며, 관에 꽂힌 금비녀는 햇빛을 받아 눈 부신 빛을 뿜어냈다.나는 문무백관의 놀라운 시선을 받으며 서희언의 팔에 손을 얹고 붉은 융단을 따라 한 걸음씩 위엄 있고 단정하게 대전으로 들어갔다.잠잠하고 탁하게 흐려져 있던

  • 원수를 아내로 들인 부군   제6화

    배지욱은 겁에 질려 바지에 오줌까지 지린 채 울부짖으며 진실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한때 몸을 쓰지 못했던 시어머니도 황급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벌벌 떨 뿐, 더는 나를 두고 부군을 잡아먹을 팔자라고 욕하지 못했다.그제야 배민후는 나를 더럽다고 멸시했던 동생이 내 피와 살을 먹고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애도 낳지 못하는 계집이라며 나를 욕했던 어머니 역시, 내가 일곱 해 동안 대소변을 받아 내며 봉양한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그런데도 배민후는 소영공주의 분풀이해 주겠다며, 배지욱을 살리기 위해 생살을 도려냈던 내 가슴을 발로 걷어찼다.“벌써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단 말이냐?”비밀 호위대의 보고를 듣던 내 입가에 서늘한 조소가 떠올랐다.“진짜 구경거리는 이제부터다.”서희언은 나를 잠시 바라보다 만족스러운 듯 눈빛을 빛냈다. 이어 손을 가볍게 내젓자 영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저하께서 일찍이 공주부에 심어 두신 첩자가 배민후에게 밀서 한 통을 일부러 흘렸습니다.”그것은 소영공주와 북방의 부장이 은밀히 주고받은 서신이었다.그 안에는 일곱 해 전 소영공주가 말을 몰아 내 가마를 들이받은 일이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니었다고 명백히 적혀 있었다.배민후를 차지하려던 소영공주가 내 뱃속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일부러 벌인 짓이었다.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소영공주의 ‘유산’마저 거짓이었다는 사실이다.소영공주는 변방에 머물던 시절 정부를 십여 명이나 거느리다 더러운 병에 걸렸고, 자궁까지 완전히 괴사해 평생 회임할 수 없는 몸이었다.처음부터 그녀는 아이를 가진 적조차 없었던 것이다.홍화를 넣은 제비집죽은 심씨 가문의 비밀 호위대 명단을 빼앗기 위해 소영공주가 홀로 꾸며 낸 고육지책에 불과했다!“쾅—”배민후가 밀서를 모두 읽은 순간, 머릿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이성의 끈마저 완전히 끊어졌다.진정한 사랑이라 믿었던 여인은 더러운 병에 걸린 음탕한 계집이었고, 사고라고 믿었던 일은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이었다.배민후는 애초

Higit pang Kabanata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