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화

두 사람은 오후가 되어서야 본가를 떠났다.

차 안에서 온하랑이 말했다.

“할아버지 말씀 들었지. 우리 이혼하는 거 반대하시는 거 같은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부승민은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먼저 할아버지 모르게 이혼하자. 나중에 천천히 말씀드릴 거야.”

역시 그는 이미 선택했고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다.

부승호가 그에게 심각하게 말했다고 해도 그는 부승호를 속이면서까지 거역하려고 했다.

온하랑은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한숨을 쉴 때마다 칼에 베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언제 이혼 서류 접수할 거야?”

부승민은 핸드폰 안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요 며칠은 내가 바쁘고 다음 주 월요일에 하자.”

“알았어.”

온하랑의 깔끔한 대답에 부승민은 입술을 깨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온하랑은 아주 아름다웠다.

까만 눈동자가 반짝이는 눈은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부드러우면서도 매력적이다. 그런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눈빛은 단호하면서도 밝게 빛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

그녀는 전형적인 계란형 얼굴이다. 부드럽고 우아한 얼굴선에 오똑한 코와 작고 도톰한 입술이 조화로웠다. 웃을 때 올라가는 입꼬리와 쏙 들어가는 보조개가 귀여웠다.

온하랑의 몸매는 유연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다. 일주일에 며칠은 퇴근 후에 시간을 내서 요가를 하곤 했다.

이점은 부승민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부부의 관계는 종종 부승민의 욕망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눈을 감고 부승민은 황홀경을 떠올렸다.

이런 외적인 조건을 제외하더라도 그녀는 능력도 대단했다. 대학 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았고 심지어 전국 영어 경시대회에서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유학 기회까지 얻었다. 그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모든 것을 잘 처리했다. MQ를 이 정도로 발전시킨 것도 부승민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런 여자를 어느 남자가 좋아하지 않을까?

이혼하고 나면 다시 누구와 결혼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부승민은 갑자기 물었다.

“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온하랑은 깜짝 놀라며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있어.”

바로 눈앞에 이 남자를 그녀는 10년 동안 좋아했다.

당시 그녀는 막 아버지를 잃고 부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많이 긴장했다.

그 당시의 장면을 회상하면 온하랑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났다.

낮은 자존감에 예민하고 소심했던 소녀.

남에게 얹혀살게 된 삶에 대해 극도로 비관적이었던 그녀에게 어느 순간 한 사람이 끼어들었다. 그녀의 잔잔하고 어두운 영혼의 토양에 따뜻하고 눈 부신 햇살이 비추는 것 같았다. 그때부터 그녀의 사랑은 뿌리를 깊게 내리게 되었다.

그녀는 그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그날을 그리며 그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애썼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었고 그녀가 머물 자리는 없었다. 그녀가 얻었다고 해도 결국 잃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혼자가 되는 것이 그녀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온하랑의 대답을 들은 부승민은 마음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녀가 급하게 이혼하자는 것도 아마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까?

“그 남자도 당연히 널 좋아하겠지?”

왠지 모르겠지만 부승민은 이 질문의 대답을 무척 듣고 싶었다.

온하랑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사람은 나 안 좋아해. 오랫동안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부승민의 마음은 더욱 불편했다.

“널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를 넌 왜 좋아하는데?”

온하랑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 이유가 필요할까?”

부승민은 살짝 놀랐고 눈빛이 조금 우울해졌다.

Komen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소사랑
지가 먼저 이혼하자고 해놓고..초딩처럼 생각하네..
LIHAT SEMUA KOMENTAR

Bab terkait

Bab terbaru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