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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作者: 탄산요정
은희가 아직 깊이 잠든 사이 남우는 영은을 데리고 병실 밖으로 나왔다.

은희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문도 조심스럽게 닫았다.

복도는 조명이 어두웠고 공기 중에는 소독약 냄새가 배어 있었다.

남우는 굳은 표정으로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남우야.”

영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서운한 기색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너... 혹시 뭔가 짚이는 게 있어?”

남우가 대답하지 않자 영은은 서둘러 말을 이었다.

“내가 혹시 하면 안 될 말이라도 했어? 그것 때문에 네가 뭔가 오해한 거라면 정말 미안해.”

이건 남우에게도 중요한 문제였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일이 남아 있어 함부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정말 은희가 먼저 물어본 거야?”

영은은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은희 씨가 먼저 물어봤어. 나도 처음엔 갑자기 마사지에 왜 관심을 가지나 싶었어. 몸 관리에 도움이 되는 걸 배우고 싶다고 하길래 별생각 없이 얘기해 줬고.”

남우는 잠시 말이 없었다. 영은의 설명을 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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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91화

    물론 아직은 민영순의 추측일 뿐이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은희야, 너 이제 그 동네에 계속 있으면 안 돼. 남우를 노리는 사람들이 네가 남우를 도운 것도 알게 됐잖아. 아무리 둘이 이혼했다고 해도 너까지 건드릴 수 있어.”“네가 남우랑 더 얽히기 싫어하는 건 할머니도 알아. 그래도 그거랑 우리 사이는 다른 문제잖니. 할머니는 예전부터 너를 내 친손녀처럼 아꼈어.”“이런 일까지 벌어졌는데 널 혼자 두면 할머니가 어떻게 마음 놓고 살겠니. 할머니랑 같이 돌아가자.”민영순은 눈물을 보이며 붙잡았다. 솔직히 사심도 조금 있었다. 본가 쪽이 안전하기도 했고, 가까이 지내다 보면 남우와 은희 사이에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다시 생길지 모른다는 마음이었다.“할머니, 조금 생각해 볼게요.”은희는 단번에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머무는 곳이 위험해진 건 사실이지만 남우와 다시 엮이는 것도 원치 않았다.“난 본가에 안 들어가.”그때 남우가 한마디 보탰다. 은희가 본가로 가는 걸 원한다는 뜻이 분명했다. 민영순까지 옆에서 계속 설득하자 은희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요. 할머니 말씀대로 할게요.”은희가 마음을 바꾼 건 남우의 한마디 때문은 아니었다. 그 말이 결정을 내릴 마지막 명분이 되어 줬을 뿐이었다.뱃속에는 아직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동네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게다가 은희가 계속 머물면 주민들까지 또 위험에 휘말릴 수 있었다.은희가 받아들일 줄 몰랐던 남우는 조금 놀란 듯했다. 힘겹게 입가를 올려 아주 옅게 웃었다....세준은 고급스럽게 꾸며진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굳은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앞에 선 부하 몇 명은 고개를 숙인 채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 방 안에는 숨이 막힐 만큼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쓸모없는 것들!” 세준이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일어났다. “그 간단한 일 하나를 못 끝내? 내가 너희를 왜 그 돈을 주고 쓰는 건데!”부하 한 명이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목소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90화

    그때 멀리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공격자들의 표정이 굳었다. 예상보다 훨씬 빨리 경찰이 도착한 모양이었다.“형님, 경찰입니다!” 부하 한 명이 낮게 외쳤다.우두머리는 이를 악물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끝낼 수 있었는데 물러나야 한다는 게 못내 분한 표정이었다.남우를 매섭게 노려본 뒤 차갑게 말했다. “오늘은 운이 좋았군요. 빠진다.”남자들은 곧바로 흩어져 어둠 속 골목으로 사라졌다.그제야 남우는 등 뒤의 문을 막던 몸을 치웠고 은희도 문을 밀고 밖으로 나왔다.남우는 방금 무리하게 움직인 탓에 봉합도 하지 못한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 벽에 기대며 힘겹게 숨을 골랐다.은희는 겁에 질린 주민들을 보며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여기 머물렀기 때문에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 위험한 일을 겪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은희는 주민들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곳에는 더 머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리가 되는 대로 떠날 생각이었다.경찰이 도착해 현장을 통제하고 주변 조사를 시작했다.은희도 따로 불려가서 알고 있는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남우는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아직 손쓸 수 있는 상태였다.현장 정리와 진술까지 마쳤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은희는 남우가 옮겨진 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처음에 해 둔 압박 지혈이 잘돼 있어서 더 큰 출혈로 이어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남우가 당장 위험한 상태는 아니라는 말을 듣고서야 은희도 마음을 놓았다.이 정도면 은희가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했다.은희가 조용히 돌아서려는 때 남우가 불렀다.몰래 상태만 확인하고 가려다가 들킨 셈이었다. 남우가 낮게 말했다. “미안해. 나 때문에 이런 일까지 겪게 해서.”이미 들킨 이상 은희도 굳이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사과할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이었어도 죽게 내버려 두진 않았을 거야.”남우라서 구한 게 아니라는 뜻이 분명했다.그 말을 알아들은 남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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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우는 어느새 의식을 조금씩 되찾고 있었다. 밖에서 오간 말도 대부분 들은 듯했다.남우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지혈은 어느 정도 됐지만 피를 많이 흘린 탓에 몸에는 힘이 없었다.남우는 벽을 짚고 일어나 은희를 바라봤다.“나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까지 다치게 둘 수 없어.”남우도 목숨은 소중했다. 그래도 동네 주민 여러 명의 목숨을 방패 삼아 살 생각은 없었다.은희가 곧바로 남우 앞을 막아섰다. 두 손으로 남우의 팔을 붙잡았다.“너 나가면 안 돼! 저 사람들은 널 살려 보낼 생각이 없어. 지금 네 상태로는 제대로 걷기도 힘들잖아!”‘왜 이런 때에 고집을 부려.’ 은희가 보기에 공격자들의 목표는 남우였다. 굳이 주민들까지 죽여 일을 크게 만들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이곳에서 주민까지 살해하면 경찰 수사도 훨씬 커질 터였다. 공격자들 역시 그런 위험을 원하지 않을 것 같았다.그래서 은희는 자신이 남우처럼 보이게 꾸미고 먼저 나가 시선을 끄는 편이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남우가 은희의 손을 잡았다. 여전히 힘없는 목소리였다. “은희야, 내 말 들어. 저 사람들은 나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야. 네 생각처럼 선을 지켜 가며 움직이는 자들이 아니야.”“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 원래 그런 사람들이야.”“안 돼!” 은희는 고개를 저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번질 줄은 몰랐다.“네가 나가면 그냥 죽으러 가는 거야. 그렇게는 못 해.”남우는 은희가 자신을 미워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은희는 여전히 자신을 지키려고 했다.지난 세월 자신이 은희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조여 왔다.“나 믿어. 그렇게 쉽게 안 죽어. 경찰도 곧 올 거야.”은희는 입술을 깨물며 갈등했다.남우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눈앞에서 남우가 죽을지도 모르는 선택을 하게 둘 수는 없었다.“네가 여기서 죽으면 나한테도 평생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8화

    그럼에도 남우는 은희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없애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고 은희는 생각했다.은희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따로 있었다. 아이가 남우의 아이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왜 끝까지 믿지 않았을까?오히려 은희가 남우의 아이를 몰래 낳으려 한다고 고집스럽게 생각했다.이제 와서 따져 봐야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은희는 남우에게 담요를 잘 덮어준 뒤 자기 방으로 돌아가 쉬려 했다.그런데 일어나려는 은희의 손목을 남우가 갑자기 붙잡았다. “은희야... 가지 마.”잠결에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이 분명했다. 그래도 은희는 잠깐 움직임을 멈추고 남우를 바라봤다.잠시 뒤 은희는 조용히 손을 빼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왔다.두 사람 사이에는 이제 어떤 가능성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남우를 살린 건 은희의 양심 때문이었다.오늘 다친 사람이 남우가 아니었어도 은희는 똑같이 도왔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은희는 처음부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남우를 쫓던 자들이 찾아왔을 가능성도 있었다.“안에 계십니까? 하남우 대표님 쪽 사람입니다.”그 말만으로는 진짜 남우의 사람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만약 문을 열었다가 상대가 남우를 쫓던 자들이라면 은희와 남우 모두 도망칠 곳이 없었다.은희는 문을 열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아 집 안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버텼다.대신 핸드폰으로 효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누군가 남우 쪽 사람이라며 찾아왔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알렸다.효찬은 곧바로 연락망을 확인한 뒤 실제로 남우 쪽에서 사람을 보냈다는 답을 보내왔다.그제야 은희는 안도의 숨을 쉬고 문을 열었다.하지만 문이 열리자마자 남자들이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기세가 이상했다. 다친 남우를 구하러 온 사람들의 움직임이 아니었다.은희는 생각할 틈도 없이 옆방으로 달려가 문을 걸어 잠갔다.검은 옷의 남자들도 은희가 눈치챘다는 걸 알아차리고 바로 움직임을 빠르게 했다.은희는 만일의 경우에 대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7화

    은희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배를 감싸 쥔 채 아픈 척 몸을 웅크렸다. 낮게 신음까지 흘렸다. “아... 배가 너무 아파요.”검은 옷의 남자들이 다가오다가, 배를 감싸고 구석에 웅크린 은희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누구지?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그중 한 명이 차갑게 물었다.은희는 고개를 들었다.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배가... 갑자기 너무 아파서요. 바람 좀 쐬려고 나왔다가 못 움직이겠어요. 혹시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목소리까지 떨리게 만들자 꽤 다급하고 약해 보였다.남자들은 희미한 가로등 아래에서 불룩한 배와 은희의 괴로운 표정을 번갈아 봤다. 바로 의심하지 못하고 잠깐 머뭇거렸다.“형님, 임신한 사람 같은데 괜히 엮이지 말죠.”한 남자가 앞장선 사람에게 낮게 말했다.앞장선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목표와 상관없는 일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손을 휘저으며 차갑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 가자.”은희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바로 움직이지 않고 배를 감싼 채 신음하는 척 버텼다. 발소리가 충분히 멀어진 뒤까지 그대로 있었다.주변이 다시 조용해지고 나서야 은희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집 쪽으로 달렸다.무사히 집에 들어온 은희는 곧장 문을 잠그고 문에 등을 기댄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외투 안에 숨겨 온 구급용품을 꺼낸 뒤 효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은희 씨, 어떻게 됐습니까? 필요한 물품 구하셨어요?]“네. 멸균 거즈랑 압박붕대, 소독용품까지 가져왔어요.”은희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위험을 겨우 빠져나온 긴장이 남아 있었다. 심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원장님이 알려주세요.”효찬도 은희가 직접 밖으로 나가 그런 상황에도 나가서 응급처치에 필요한 물품을 구해 올 줄은 몰랐다.그동안 남우와 은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효찬도 대강 알고 있었다.남우가 저지른 일만 생각하면 은희가 외면해도 이상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6화

    은희는 고개를 저었다가 효찬에게 이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말했다. “없어요. 집에 그런 응급 처치 물품이 충분하지 않아요.”‘필요한 물품도 없는데... 하남우가 이 밤을 버틸 수 있을까?’남우를 원망하고 미워해도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잠깐 생각하던 효찬이 말했다. [지금은 어떻게든 출혈과 체온부터 안정시켜야 합니다.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자는 뜻이 아니라, 남우를 안전하게 이동시킬 사람을 최대한 빨리 보내겠습니다. 그때까지 버텨야 합니다.]은희도 그 말이 맞다는 걸 알고 있었다.“설마... 하남우 혹시...” 은희의 목소리가 메었다. 끝까지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남우 그렇게 쉽게 안 죽습니다.]효찬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자신도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 은희를 불안하게 할 이유는 없었다.[제가 말씀드린 대로 계속 압박해 주세요. 저도 사람을 보내는 대로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은희는 남우를 내려다봤다. 호흡은 여전히 약했다.구급용품이 더 없으면 제대로 버티기 힘들 수도 있었다.“하남우, 조금만 버텨. 금방 다녀올게.”은희는 재빨리 외투를 걸치고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갔다. 문을 조금 열어 밖을 살폈다.밤은 깊었고 골목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남우를 쫓던 사람들이 사라졌다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은희는 밖으로 나와 바로 옆 서순미의 집 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서순미는 평소 집에 구급함을 잘 챙겨 두는 편이었다. 급할 때 쓸 만한 거즈나 소독용품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그런데 몇 걸음 가지도 않아 멀리서 낮은 소리가 들려왔다.은희는 바로 어두운 담장 뒤로 몸을 숨기고 숨을 죽인 채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은희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자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몇 명이 무기를 든 채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저 사람들이 어떻게 벌써 여기까지 왔지?’남우를 쫓던 자들일 가능성이 높았다.은희는 더 머뭇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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