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화 난 자기 편이야

하지만 비상구 모퉁이를 돈 순간 이진은 마침 이영과 마주쳤다.

세상 바닥이 아무리 좁아도 그렇지 어쩜 이런 일이 있는 건지.

이영도 이곳에서 이진과 마주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지 잠깐 놀란 표정을 짓는가 싶더니 방금 전 콩쿠르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 생각 나기라도 한 듯 얼굴을 팍 구겼다.

“이진! 너 대체 무슨 뜻이야? 내가 콩쿠르 참석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나 엿 먹인 거야?”

말하면서도 화가 치밀어 올라왔는지 그녀는 한걸음 더 앞으로 다가갔다.

“너 이건 오빠랑 이미 이혼했잖아. 그런데도 미련 못 버리고 이젠 날 그 앞에서 망신까지 주는 거야?”

어이없는 말에 이진은 대꾸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스스로 북 치고 장구 치는 것도 모자라 약간의 피해 망상까지 섞여 있는 사람과 뭘 말한단 말인가?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그냥 지나치자.’

낮은 한숨을 쉬고 돌아설 때 이영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곧바로 글썽글썽한 눈으로 그녀 뒤를 바라봤다.

“이건 오빠, 오빠가 좀 시시비비를 가려줘 봐요. 제가 우연히 언니랑 여기서 마주쳤는데 언니가 갑자기 저한테 막 시비 걸면서 괴롭혔어요!”

뒤에서 가까이 다가 오는 남자의 발소리에 이진은 순간 짜증이 확 밀려왔다.

왜 저 남자와는 끝없이 엮기는 지 의문이었고 이영이 갑자기 눈물을 뚝뚝 떨어지는 모습은 더욱 꼴 보기 싫었다.

이에 갑자기 이영의 속박에서 벗어나 오히려 그녀를 바닥으로 밀쳤다.

“그래, 내가 너 괴롭혔어.”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벌어진 일인지라 이영은 바닥에 넘어진 채로 멍하니 있었고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홱 쳐들어 자기를 내려다보는 이진을 보더니 얼굴을 확 붉혔다.

“이진! 너 뭐 하는 거야!”

“윤 대표님한테 내가 너 괴롭혔다고 네 입으로 말했잖아. 네 말대로 해줬는데 이 정도면 체면 봐준 거 아닌가?”

이진은 팔짱을 낀 채로 눈을 내리깔고 이영을 보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윤이건은 마치 온 세상에 이진 하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