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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뭐야?”

구겨진 휴대 전화를 본 유진우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남궁진혁이 이렇게 행동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증거를 인멸하여 서문천명을 감쌌다.

‘지금 날 무시하는 건가?’

서문천명도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다. 증거가 떡하니 있어 망한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남궁진혁이 휴대 전화를 망가뜨리다니, 정말 예상 밖이었다.

“천명 씨, 긴장해 할 필요 없어요. 내가 있는 한 오늘 아무도 천명 씨 다치게 못 해요.”

남궁진혁이 또박또박 말했다.

남궁은설이 납치되든 말든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기회에 서문천명과 가까이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했다. 어쨌거나 서문 가문이 금오국에서는 10위 안에 드는 명문가니까.

“진혁 씨가 내 편을 들다니... 마음이 놓이네요.”

서문천명은 재빨리 상황 파악을 마쳤다. 남궁진혁이 먼저 호의를 보였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남궁진혁, 상황을 보아하니 서문천명이랑 한패가 되겠다는 거네?”

유진우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범인도 잡았고 증거도 줬지만 남궁진혁은 되레 상대의 편을 들었다. 범인을 엄벌에 처하기는커녕 범인을 감싸고 돌았고 심지어 증거까지 인멸했다. 그의 비겁하고 파렴치한 행동에 유진우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유진우, 증거도 없으면서 천명 씨를 모함해? 죽고 싶어?”

남궁진혁은 유진우에게 누명을 씌웠다.

“그리고 충분히 의심할 만 해. 아까 그 영상 네가 조작한 거잖아. 은설이 납치한 진짜 범인은 너지?”

“너 눈멀었어? 금오국 무사들의 시체가 잔뜩 깔려있는데 안 보여?”

유진우가 참다못해 소리를 질렀다.

‘개 같은 X끼가 범인을 싸고도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뒤집어씌워?’

“흥, 천명 씨가 금오국 무사들을 데리고 온 건 은설이를 구하고 양국 간의 우애를 다지려던 거였어. 그런데 넌 진실이 드러나니까 금오국의 무사들을 싹 다 죽였어. 인제부터 넌 두 나라의 죄인이야!”

남궁진혁이 그럴듯하게 말했다. 단 몇 마디 말로 이 모든 죄를 유진우에게 뒤집어씌웠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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