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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화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5 08:19:39
"도둑으로 몰겠다는 거야, 지금."

승아가 휴대폰을 책상에 내던지듯 내려놓았다. 토요일 아침, 교대역 사무실이었다. 서린은 승아가 건넨 문자를 읽었다. 시어머니 윤정숙의 비서가 보낸 것이었다.

「사모님 말씀 전합니다. 차씨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진주 목걸이가 없어졌습니다. 한서린 씨가 나가면서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후 두 시까지 본가로 직접 가져오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하십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진주 목걸이."

서린이 그 말을 천천히 따라 읽었다.

"알아? 그런 게 있어?"

"결혼식 날 어머님이 제 목에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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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대신 너도. 혼자 참는 거, 그것도 몰래 갚는 거야."서린이 그를 보았다. 그 말은 목록에 없었다. 그녀는 연필을 들어 둘째 줄 끝에 작게 덧붙였다. 「둘 다.」"셋. 기념일엔 식기 전에 먹기. 늦으면 늦는다고 말하기. 제가 기다리게 두지 않기. 저도 혼자 기다리지 않기."서린의 목소리가 아주 조금 흔들렸다. 여덟 시에 구운 스테이크가 이 방 어딘가에서 잠깐 식었다가 사라졌다.도혁이 대답했다. 이번에는 짧게 하지 않았다."식기 전에 들어갈게. 못 가면 전화할게. 전화도 못 하면, 다음 날 네가 구운 거 식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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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은 오후 두 시에 왔다.아침부터 하늘이 낮았다. 서린은 옥탑방 창가에 앉아 오전 내내 하늘을 보았다. 작업실에는 내려가지 않았다. 지현이 문자로 한 줄만 보냈다. 「오늘 휴무예요. 대표 둘이 정했어요.」 하람은 사진 한 장을 보냈다. 원료장 앞에 우산 두 개를 세워 둔 사진이었다. 무슨 뜻인지는 쓰지 않았다.열두 시가 넘자 공기가 바뀌었다. 먼지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골목의 소리가 한 겹 낮아졌다. 인쇄소 기계 소리도, 빵집 문 종소리도 솜에 싸인 것처럼 멀어졌다. 그리고 코 안쪽이 서늘해졌다. 쇠붙이를 혀끝에 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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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반지는?""그것도 좀……. 한서린 씨가 반지 좋아하시는 분 같진 않습니다. 결혼반지도 3년 동안 작업실 갈 때마다 빼셨다고, 문 실장님이 그러셨습니다."도혁은 몰랐다. 그 사실도 몰랐다. 반지를 끼고 원료를 만지면 금속 냄새가 섞인다는 걸, 그녀가 그래서 매번 뺐다는 걸. 강민재가 그걸 지현에게 들었다는 사실에 그는 조금 웃었다. 1년 동안 이 비서는 그 작업실 사람들과 꽤 친해져 있었다."그럼 뭘 가져가.""그건 제가 드릴 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무님."강민재가 빈 접시를 챙겨 일어섰다. 문 앞에서 한 번 돌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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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린은 새벽 네 시에 비커를 꺼냈다.옥탑방 책상 위에 원료병이 스무 개쯤 늘어서 있었다. 작업실에서 하나씩 들고 올라온 것들이었다. 베르가모트, 삼나무, 향나무, 리넨 계열의 알데하이드, 재스민 앱솔루트 한 방울 분량, 제라늄, 그리고 머스크 두 종류.12월의 첫 주였다. 창문을 조금 열어 두었다. 찬 공기가 들어왔다. 아직 눈 냄새는 아니었다. 눈이 오기 전의 공기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먼지가 가라앉고, 소리가 낮아지고, 쇠붙이 같은 서늘함이 코 안쪽을 건드리는. 오늘 새벽 공기에는 그게 아주 조금 섞여 있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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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는 아침 여덟 시에 왔다.「하루 하나는 내일로 미룰게. 오늘은 부탁 하나.오후 두 시 사십 분, 성동구청 앞에서 기다릴게.안 와도 돼. 그냥 거기 있을게.」서린은 옥탑방 창가에서 그 문자를 읽었다. 달력을 볼 필요는 없었다. 11월 5일. 1년 전 오늘 그녀는 법원에서 나와 구청에 갔다. 번호표 118번. 2분이 걸렸다.두 시 사십 분. 그녀가 이혼 신고서를 낸 시각이었다. 그걸 이 남자가 어떻게 알았는지 서린은 잠깐 생각했다. 그러다 알았다. 그날 오후 세 시 정각에 N의 메일이 태강에 도착했다. 확인서 등본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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