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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화

Author: 홍피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31 16:31:39

재하의 대답에 서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신혼은 뭐 해야 되는데요?”

재하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일단 같이 씻을까요?”

“아, 진짜. 왜 이래요?”

서인이 웃으며 그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

“부끄러워요?”

“장난해요?”

“장난 같아요?”

“권재하 씨.”

재하가 웃었다.

서인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태연한 얼굴로 사람을 놀리는 데에는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가끔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됐어요. 산책이나 가요.”

“지금요?”

“네. 밤공기도 쐴 겸.”

재하는 창밖을 한번 바라봤다. 어느새 해가 져 있었다.

“그럽시다.”

서인은 휴대전화를 챙기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향했다.

재하는 침대에 앉은 채 그녀가 나간 문을 잠시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서인의 물건을 정리하느라 어수선했던 방에는 이제 그녀가 쓰는 책과 생활용품이 놓여 있었다. 그는 협탁 위에 놓인 책 한 권을 반듯하게 밀어놓고 자리에서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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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4)
goodnovel comment avatar
여름하늘
저도 계속 들락날락중이예요^^
goodnovel comment avatar
Hoho Haha
일요일 오늘은 안 올려주시나부다 ㅜㅜ 아쉽아쉽
goodnovel comment avatar
Hoho Haha
이혼후 진짜 비로소 연애하는 재하와 서인 같아요ㅋㅋ자꾸 입이 귀에 걸린채 읽는 내모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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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전 금욕주의   1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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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전 금욕주의   134화

    침실에 올라왔을 때는 열한 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서인은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세면대 한쪽에는 전날 가져다 놓은 화장품 몇 가지가 놓여 있었다. 아직 대부분의 물건은 자신의 방에 있었지만, 잠들기 전에 필요한 것들은 이제 이곳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서인은 잠옷 소매를 끌어당기다가 손목에서 익숙한 향이 나는 것을 느꼈다. 재하가 쓰는 바디워시의 향이었다. 조금 전 샤워를 하면서 무심코 그의 것을 집어 들었다. 자신의 것과는 꽤 다른 향이었지만, 재하에게서 늘 맡던 냄새라 그런지 낯설지 않았다. 서인은 괜히 손목을 코끝에 가져가 한 번 더 향을 맡았다. “뭐 해요?” 침대에 기대앉아 있던 재하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서인은 웃으며 화장대 앞에 앉았다.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눌러 닦고 있는데 재하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머리 말려줄까요?” 서인이 거울 너머로 그를 바라봤다. “그럴래요?” 재하가 드라이어를 꺼내 들었다. 잠시 후 따뜻한 바람이 머리 위로 쏟아졌다. 재하는 한 손으로 머리카락을 가볍게 들어 올리고 다른 손으로 드라이어를 움직였다. 손가락이 머리카락 사이를 지날 때마다 따뜻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쳤다. 서인은 거울 속 재하를 바라보다 수건을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평소 같았으면 직접 말렸을 텐데, 이제는 그에게 맡긴 채 가만히 앉아 있는 일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드라이어 소리가 멎자 재하가 머리카락 끝을 가볍게 만져봤다. “이 정도면 됐나?”서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충분해요.” 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했다. 이불을 들추고 들어가자 재하도 뒤따라 누웠다. 협탁의 조명만 켜둔 침실에는 빗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있었다. “비가 더 오네요.” “그러게.” 그때 휴대전화에서 짧은 알림음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한 재하가 피식 웃었다. “뭐가 웃겨요?” “도현이가 사진 보냈어요.” “나도 보여줘요.” 서인은 그의 옆으로 다가가 화면을 들여다봤다. 낮에 레스토랑에서 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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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오전이었다.서인은 외출할 준비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마지막으로 귀걸이를 착용했다.거울에 비친 모습을 한번 확인한 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주방에서 재하와 마주쳤다.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모양인지 아직 운동복 차림이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단백질 음료를 마시던 그가 서인을 돌아봤다.“재하 씨, 오늘 쇼핑 갈래요?”“뭐 살 거 있어요?”“꼭 살 게 있어야 가나요. 그냥 구경도 하고, 오랜만에 드라이브도 좀 하게요.”재하는 남은 음료를 마저 마시고 빈 병을 내려놓았다.“어디로 갈까요?”“미국에서 유명한 카페가 한국에 들어왔다는데, 거기 가보고 싶어요. 쇼핑몰 안에 있대요.”“그래요.”“그럼 가방 챙겨 올게요.”“난 옷 좀 갈아입고.”서인이 고개를 끄덕이고 계단을 오르는 동안 재하는 빈 음료병을 정리했다.쇼핑몰에 도착한 두 사람은 먼저 서인이 가보고 싶어 했던 카페로 향했다. 주말이라 대기 줄이 제법 길었다. 매장 밖까지 이어진 줄에 서서 기다리는 동안 서인은 메뉴판을 살펴봤다.“뭐 마실 거예요?”“아이스 아메리카노요.”서인이 고개를 돌렸다.“여기까지 와서 아메리카노요?”“왜요.”“시그니처 메뉴가 유명하다잖아요.”“난 아메리카노가 좋아요.”서인은 못 말리겠다는 듯 웃으며 메뉴판을 다시 들여다봤다.“저는 이거 마시려고요. 크림 올라간 시그니처 커피요.”그녀가 사진을 가리키자 재하도 고개를 숙여 메뉴를 확인했다.“맛있겠네요.”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서인은 매장 안쪽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휴대전화로 후기를 찾아보기도 했다. 재하는 그녀가 보여주는 사진을 함께 보며 기다렸다.한참 만에 커피를 받아 나온 서인은 매장 앞에서 곧장 빨대를 입에 물었다.크림이 섞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눈을 조금 크게 떴다.“맛있다.”재하가 자신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그녀를 바라봤다.“먹어볼래요?”서인이 잔을 내밀자 재하는 그녀가 마시던 빨대에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셨다.“서인 씨가 좋아할 맛이네요.”“그게 무슨 맛인데요

  • 이혼 전 금욕주의   131화

    재하의 대답에 서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신혼은 뭐 해야 되는데요?” 재하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일단 같이 씻을까요?” “아, 진짜. 왜 이래요?” 서인이 웃으며 그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 “부끄러워요?” “장난해요?” “장난 같아요?” “권재하 씨.” 재하가 웃었다. 서인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태연한 얼굴로 사람을 놀리는 데에는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가끔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됐어요. 산책이나 가요.” “지금요?” “네. 밤공기도 쐴 겸.” 재하는 창밖을 한번 바라봤다. 어느새 해가 져 있었다. “그럽시다.” 서인은 휴대전화를 챙기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향했다. 재하는 침대에 앉은 채 그녀가 나간 문을 잠시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서인의 물건을 정리하느라 어수선했던 방에는 이제 그녀가 쓰는 책과 생활용품이 놓여 있었다. 그는 협탁 위에 놓인 책 한 권을 반듯하게 밀어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오자 낮 동안 데워졌던 공기가 한결 선선해져 있었다. 서인은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재하와 나란히 걸었다. 주말 저녁이라 길에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과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 운동복 차림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두 사람은 별다른 목적지 없이 걸었다. “이렇게 나오니까 좋네요.” 서인이 말했다. “자주 나올까요?” “좋아요. 요즘 저녁에는 날씨도 괜찮으니까.” 평소에는 집과 회사를 오가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주말이면 밀린 일을 처리하거나 쉬기 바빴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굳이 밖으로 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늘은 어디를 가야 할 필요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움직일 이유도 없었다. 두 사람은 천천히 걸으며 한강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강변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이 선선해졌다. 멀리 강 위로 다리의 조명이 켜져 있었고,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들이 지나갔다. 서인은 강 쪽을 바라보다 문득 말했다. “우리

  • 이혼 전 금욕주의   130화

    서인은 침대 위에 놓인 작은 플라스틱 정리함을 내려다봤다. 잠들기 전에 쓰는 물건들을 챙기다 보니 정리함 하나가 거의 가득 찼다. 립밤과 핸드크림, 온열 안대부터 충전 케이블과 자잘한 소지품까지.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쓰던 것들이었다. “일단 이거부터 옮기면 돼요.” 재하가 정리함을 집어 들었다. “이걸 매일 다 쓰는 거예요?” “매일 다 쓰는 건 아니고요. 필요할 때 쓰는 거죠.” 재하는 정리함 안을 들여다보다 낯선 물건 하나를 꺼냈다. “이건 뭐예요?” “그거요? 눈 마사지기요.” 눈가를 덮는 형태에 양옆으로 밴드가 달려 있었다. 재하는 기기를 이리저리 살펴봤다. “별게 다 있네.” “눈 피곤할 때 쓰는 거예요. 따뜻해지면서 마사지도 해주고요.” “효과 좋아요?” “전 좋던데요. 이따가 한번 해봐요.” “그럴게요.” 재하는 기기를 다시 정리함에 넣었다. 그러다 그 옆에 놓인 바디로션을 집어 들었다. 반투명한 용기에 펌프가 달려 있었다. 용기를 살펴보다 무심코 펌프를 눌렀다. 로션이 찍 하고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서인이 돌아봤다. “아니, 지금 뭐 해요?” 재하는 바닥에 떨어진 로션을 내려다봤다. “……잘못 눌렀어요.” “애도 아니고, 진짜.” 서인이 웃으며 티슈를 몇 장 건넸다. 재하는 몸을 숙여 바닥을 닦다가 문득 말했다. “이 냄새, 서인 씨한테 나던 건데.” 서인이 그를 봤다. “기억 하네요?” “당연하죠. 매일 맡는데.” 재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고 사용한 티슈를 버렸다. 서인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 웃었다. 재하는 로션을 정리함에 넣었다. 서인은 침대 옆 책장에서 읽던 책 두 권을 꺼냈다. 재하가 그중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멈춘 자리에서 보이는 것들.” 그가 제목을 읽었다. “멈추면 뭐가 보인대요?” “모르겠는데요. 아직 다 안읽어서.” 재하가 책을 펼치려 하자 서인이 손을 뻗었다. “책갈피 빼지 마요.” “안 뺄게요.” 재하는 책을 덮어 다른 책 위에 포개 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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