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밤마다 방송에서 “오빠아~♡”를 외치는 인기 BJ. 어느 날, 시끄럽다며 찾아온 옆집 남자를 보고 결심했다. 저 남자, 무조건 꼬신다. “뭐라는 거야. 조용히 좀 살아.” “어머, 오빠. 완전 제 스타일인데요?” 온갖 유혹에도 꿈쩍 않는 싸가지 없는 남자. 그런데 알고 보니 그가 젊은 조직 보스란다. “조폭이요? 미쳤다. 더 섹시해.” 겁도 없이 시작한 그녀의 직진 플러팅. 하지만 장난처럼 시작된 관계가 진짜 위험으로 번지는 순간, 두 사람의 일상도 뒤집히기 시작하는데. 앙큼한 여우 BJ와 성질 더러운 조폭 보스의 아찔한 이웃 로맨스!
View More새벽 1시 23분.
“오빠아, 그런 말 하면 나 진짜 삐진다?” 유세린은 카메라를 향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연분홍 머리카락이 어깨를 따라 흘러내렸다. 화면 오른쪽에는 채팅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로지 오늘 왜 이렇게 예쁨?] [누나 목소리 조금만 줄여 ㅋㅋ] [옆집에서 신고 들어오겠다] “에이, 무슨 신고야. 나 그렇게 안 시끄러워.” 세린은 헤드셋을 고쳐 썼다. 방음이 잘되는 고급 오피스텔이었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때였다. 딩동. 세린은 모니터 구석의 시계를 봤다. 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간. 배달을 시킨 적도 없었다. 딩동. 딩동. “잠깐만, 오빠들. 누구 왔나 봐.” 마이크를 끄고 대기 화면을 띄웠다. 현관으로 걸어간 세린은 도어록 옆 화면부터 확인했다. 검은 머리의 남자가 서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잠깐. 세린은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와.” 작게 감탄이 새어 나왔다. 문을 조금 열자 남자가 눈살부터 찌푸렸다. “옆집인데.” 목소리까지 좋았다. 낮고, 건조하고, 끝이 조금 잠긴 목소리. “네. 안녕하세요?” “안녕할 상황 아닌 거 같은데.” “아, 혹시 방송 소리 때문에요?” “알면서 그러는 거였나.” 남자의 검은 티셔츠 소매 아래로 단단한 팔이 드러났다. 눈매는 서늘했고 턱선은 깔끔했다. 헝클어진 앞머리마저 일부러 손질한 것처럼 잘 어울렸다. 세린은 반사적으로 웃었다. “죄송해요. 제가 좀 신났나 봐요.” “좀?” “많이요.” “그럼 입 좀 다물고 해. 잠 좀 자자.” 사과하고 문을 닫으면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세린에게는 지금 더 중요한 문제가 생겼다. “근데 저기, 혹시 몇 살이세요?” 남자의 시선이 그녀에게 내려앉았다. “뭐?” “저보다 어려 보이진 않으시는데. 오빠라고 불러도 되나 해서요.” “뭐라는 거야.” 그는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여자 친구 있으세요?” “그건 네가 알 바 아니고.” “아, 그럼 없는 걸로 생각할게요.” “…….” “저 아시다시피 옆집 살아요 . 유세린이라고 하는데, 오빠는 이름이—” “야.” 낮은 한마디에 세린의 말이 끊겼다. “네?” “나한테도 오빠라 하면서 대줄 거 아니면 좀 닥쳐. 시끄러우니까.” 세린은 잠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렇게까지 험한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그녀의 입가에는 여전히 웃음이 걸려 있었다. “와, 말 되게 험하게 하신다.” “알았으면 조용히 하고 다시 들어가.” “근데 오빠라고 부르는 건 지금도 가능한데요?” 남자가 미간을 짚었다. “씨발, 진짜.” “그 뒤에 건 좀 더 알아보고 결정할게요.” “네가 보기엔 인내심 좋아 보이냐?” 남자는 몸을 돌렸다. “잠깐만요. 이름만 알려주시면 안 돼요?” 대답 대신 옆집 도어록이 짧게 울렸다. “아, 맞다! 죄송하니까 내일 커피라도—” 쾅. 문이 닫혔다. 세린은 복도에 혼자 남았다. 방금 대놓고 욕을 먹고, 수치스러울 법한 말까지 들었다. 이름도 못 들었다. 커피 약속은 꺼내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미쳤나 봐. 진짜 잘생겼어.”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거울처럼 얼굴을 비춰 봤다. 뺨에 묻은 반짝이 하나를 떼고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쉽게 넘어올 남자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게 뭐 어때서. 세린은 원래 마음에 드는 건 오래 구경하는 편이 아니었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마이크를 켜기 전에 채팅부터 훑었다. [로지 어디 갔어] [설마 진짜 신고?] [방송 접은 줄ㅋㅋ] “얘들아.” 세린은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나 방금 이상형 만났어.” 채팅창이 폭발했다. ⸻ 바로 그 시각. 옆집 남자는 진동한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새 메시지가 떠 있었다. [형님. 말씀하신 놈, 찾았습니다.] 그는 짧게 답장을 보냈다. [손대지 말고 기다려.] 그리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벽 너머에서 다시 들려오는 웃음 소리에 그의 표정이 구겨졌다. “아, 진짜 저 미친년…….”“봉투?”희주가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봤다.“너 그 남자한테 뭐 받았어?”“받긴 뭘 받아. 커피도 안 받아 주는 인간인데.”세린은 입술을 삐죽였다.“맨날 욕이나 먹었지.”“그럼 이 사람은 왜 이런 걸 물어보는 건데?”“그러니까.”세린은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702호 남자한테 뭐 받은 거 없어요?][특히 봉투 같은 거요.]이상했다.처음에는 자신을 감시하며 겁을 주더니, 이번에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게다가 시헌의 이름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언니. 이거 그 스토커랑 같은 사람일까?”“모르지. 계정도 다르잖아.”“그치?”“그러니까 답장하지 마.”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모든 메시지를 저장해 두었다. 경찰에도 추가로 전달할 생각이었다.그런데 한 가지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백시헌.그 남자는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다니기에 자신까지 이런 일을 겪게 만드는 걸까.“아, 진짜.”세린이 쿠션을 끌어안았다.“얼굴만 잘생기면 다야?”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드디어 정신 차렸네.”“아니, 얼굴은 여전히 좋아.”“…….”“근데 좀 짜증 난다고.”희주는 말없이 쿠션을 집어 들었다.⸻다음 날 오후.세린은 희주와 함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다음 주 협찬 방송에 필요한 장비를 챙기기 위해서였다.관리사무소에 방문 사실을 알리고, 두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필요한 것만 챙겨서 바로 가자.”“알았어.”“옆집 남자 만나도 괜히 말 걸지 말고.”“그건 장담 못 하는데.”“유세린.”“농담이야, 농담.”엘리베이터가 멈췄다.문이 열리자마자 세린의 발걸음도 멈췄다.“어머.”702호 앞.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백시헌이었다.옆에는 지난번 엘리베이터에서 봤던 정장 차림의 남자도 있었다.“시헌 오빠!”시헌의 고개가 돌아갔다.“아, 씨발.”세린이 활짝 웃었다.“와, 오랜만이에요.”“며칠 안 봤다고 오랜만은 무슨.”“보고 싶었어요?”“지랄.”옆에서 희주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쟤
“유세린. 너 지금 뭐 해?”희주의 목소리에 세린이 휴대폰을 뒤집었다.“아무것도.”“거짓말하지 마. 또 그 남자 사진 찾아?”“사진이 있어야 찾지.”“그럼 뭐 보는데?”“내 방송.”세린은 다시 화면을 켰다.방송을 쉰 지 사흘째.평소라면 이 시간쯤 화장을 마치고 시청자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을 것이다.[로지 언제 돌아와요?][누나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방송 보고 싶다ㅠㅠ]댓글을 읽던 세린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나 진짜 일하고 싶다.”“며칠 쉰다고 망하지 않아.”“언니. 나 이거 취미로 하는 거 아니거든?”세린은 쿠션을 끌어안았다.방송을 시작한 지 벌써 몇 년이었다.처음에는 시청자가 열 명도 되지 않았다. 온갖 악플을 견디고 새벽까지 방송하며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다.그런데 정체도 모르는 남자 하나 때문에 자신의 생활이 무너지고 있었다.“진짜 짜증 나.”“그러니까 경찰에서 연락 올 때까지 조심하자.”“알아.”세린은 입술을 삐죽였다.“근데 나 계속 언니 집에 얹혀살 수도 없잖아.”“그건 나중에 생각하고.”그때 휴대폰이 울렸다.방송 협찬 담당자였다.[세린 님, 다음 주 예정된 브랜드 라이브 관련해서 일정 확인 부탁드립니다.]세린의 표정이 굳었다.다음 주.잊고 있었다.외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기로 한 협찬 방송이 있었다.출연료도 적지 않은 일이었다.“아, 미치겠네.”“왜?”“나 다음 주에 촬영 있어.”희주가 고개를 들었다.“그것도 미루면 안 돼?”“계약한 거라 마음대로 취소하기 어려워.”세린은 잠시 고민하다 담당자에게 답장을 보냈다.개인 안전 문제로 일정 조정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내용이었다.“일단 물어봤어.”“잘했네.”“근데 언니.”“응?”“나 진짜 그 옆집 남자 때문에 이렇게 된 거면 가만 안 있을 거야.”희주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너 그 남자 엄청 좋아한다며.”“좋아하지.”“그런데?”세린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얼굴 좋아하는 거랑 피해 보는 건 별개지.”그
“……이 새끼가 왜 살아 있어?”백시헌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옆에 서 있던 강도윤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저희도 확인하고 놀랐습니다.”사진 속 남자는 장문규.오래전 시헌의 아버지인 백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남자였다.정확히는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석 달 전,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인간.“죽은 줄 알았는데.”“사망이 확인된 건 아니었습니다. 실종 상태였죠.”“그걸 누가 몰라?”시헌이 짜증스럽게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근데 이 새끼가 왜 하필 지금 나타나냐고.”도윤은 대답하지 못했다.더 이상한 것은 장문규가 시헌에게 직접 접근하지 않고 옆집 여자부터 건드렸다는 사실이었다.“형님. 그 여자 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뭘 어떻게 해.”“계속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시헌이 도윤을 노려봤다.“그럼 경찰이 잡게 증거부터 넘겨. 우리 쪽에서도 출입 기록 확인하고.”“알겠습니다.”“그리고 이범준한테는 아직 장문규 얘기 꺼내지 마.”“예.”시헌은 소파에 몸을 기댔다.평생 다시 볼 일 없을 줄 알았던 얼굴이었다.그런 놈이 하필 자신의 집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씨발. 재수 없게.”⸻다음 날 오후.세린은 거실 바닥에 앉아 방음 패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방송을 쉰 지 이틀째.평소 같으면 화장을 고치거나 방송 아이템을 고민했을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휴대폰 알림만 울려도 움찔했다.“아, 진짜 짜증 나.”그때 희주에게 전화가 왔다.—야, 오늘 우리 집으로 올래?“생각 중.”—뭘 생각해. 무섭다며.“무섭지. 근데 짐 싸기도 귀찮고…….”—유세린.“알았어, 알았어. 저녁에 갈게.”통화를 끊은 세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문득 옆집 남자가 떠올랐다.백시헌.이제 이름도 알겠다, 원래라면 마음껏 들이댔을 텐데.문제는 그 남자 때문에 이상한 일들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잘생긴 건 잘생긴 거고.”세린이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이건 좀 아니지.”⸻오후 다섯 시.세린은 작은 캐리어를 끌고
“유세린. 너 오늘 방송 켜기만 해 봐.”희주가 팔짱을 꼈다.세린은 소파에 웅크린 채 입술을 삐죽였다.“안 켠다니까.”“그럼 휴대폰은 왜 들고 있어?”“공지 올리려고.”세린은 방송 채널에 짧은 글을 남겼다.[개인 사정으로 며칠 쉬어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평소 같았으면 하트도 세 개쯤 붙였겠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희주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경찰에서 연락 오면 바로 알려 줘.”“응.”“그리고 당분간 우리 집에 있을래?”세린은 잠시 고민했다.솔직히 무서웠다.밤새 현관 쪽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몸이 굳었다.하지만 자기 집에서 도망치듯 나가고 싶지도 않았다.“일단 오늘까지만 생각해 볼게.”“고집은.”“알잖아. 나 고집 센 거.”세린은 웃어 보였다.그때 희주가 무심하게 물었다.“근데 너 그 조폭한테는 이제 관심 없어졌지?”“왜?”“왜긴 왜야. 지금 이 상황에 그 남자 꼬실 생각이 나냐?”세린이 눈을 깜빡였다.“언니.”“뭐.”“무서운 거랑 잘생긴 거랑은 별개거든?”“아, 진짜 미친년.”“그리고 내가 언제 조폭이 좋아서 꼬시려고 했냐? 얼굴 때문에 꼬시고 있지.”희주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네 팔자 네가 꼬아라.”⸻같은 시각.백시헌은 강남의 한 고급 일식당 별실에 앉아 있었다.맞은편에는 오십 대 남자가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이범준.오랫동안 조직의 자금과 사업체를 관리해 온 인물이었다.“요즘 집에 손님이 많으신 모양입니다.”시헌은 대답하지 않았다.범준이 웃었다.“옆집에 젊은 아가씨가 산다면서요.”“그래서.”“인터넷 방송을 한다던데. 꽤 유명한가 봅니다.”시헌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할 말이 그거야?”“그냥 걱정돼서 그러죠.”“누가.”“대표님이요.”시헌이 피식 웃었다.웃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았다.“아저씨.”“예.”“내 집 주소까지 알아낸 건 그렇다 쳐.”시헌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근데 왜 옆집 여자 얘기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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