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화

Author: 도도화
임서율은 원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하필이면 한종서까지 마주치게 되니 감정은 곤두박질쳤다.

그녀의 차가운 눈매에 분노가 스쳤다.

“놔. 안 그러면 사람 부를 거야.”

한종서는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설마 남편이라도 부르려는 거야?”

그는 고개를 돌려 안쪽을 흘긋 봤다.

“근데 보니까 꽤 바쁘시던데?”

장난처럼 들리는 말이었지만 그녀에겐 비수처럼 꽂혀버렸다.

임서율도 안쪽을 힐끔 바라봤다. 강수진은 애교부리며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고 얼굴은 홍조를 띠며 활짝 웃고 있었다. 차주헌은 잔을 들고 친구들과 웃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그 모습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

‘어쩐지 아까 내가 있을 땐 지루해 죽으려 하더니. 내가 있어서 스릴 있는 게임을 못했구나.’

임서율은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내가 불편하게 만들었네.’

한종서는 원래 또라이로 유명했다. 집안 어른은 군인이었고 운성시에서 차씨 가문 다음으로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동안 차주헌이 옆에 있어서 그나마 조심했을 뿐인데 지금은 장담 못 했다.

이럴 땐 정면충돌보단 잔머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도대체 뭘 원하는데?”

“간단해. 대학교 때 나 망신 준 거, 그걸 술 한 잔으로 사과하면 돼.”

그는 어설프게 수화를 흉내 내다 짜증이 났는지 욕을 내뱉었다.

“젠장, 귀머거리라서 진짜 귀찮아 죽겠네!”

그때 마침 웨이터가 잔을 들고 지나가자 한종서는 술 두 잔을 주문했다. 그리고 잔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며 눈짓했다.

“이거 마시면 끝. 사과는 받은 걸로 칠게.”

임서율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는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게다가 술은 웨이터가 방금 가져온 거였다. 한종서는 그녀가 여기에 있을 줄 몰랐을 테니까 안심하고 조용히 잔을 들었다.

“말 바꾸지 마.”

한종서는 쿨하게 동의했다.

“그래, 마시면 보내줄게.”

그녀는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잔을 웨이터의 쟁반 위에 내려놓고는 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제215화

    “게다가 제 아내는 오아시스 프로젝트의 책임자입니다. 제가 시간이 없을 때 하도원 대표님과 업무적인 만남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기자들은 다시 마이크를 들이밀며 질문을 이어갔다.“업무 회의를 하는 건데 왜 굳이 늦은 밤에 바에서 만난 거죠?”차주헌은 이 말을 듣고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제 아내가 하도원 대표님과 업무상 교류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에서 만난 여성은 대표님의 여자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차주헌은 오는 길에 사진을 여러 번 살펴보았다. 대부분이 옆모습이나 뒷모습이었고 임서율의 얼굴이 찍힌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었다.하도원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가능성도 있으니 기자들은 차주헌의 답에 일시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사진 속 여성이 임서율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도원의 얼굴은 선명히 나왔지만 여성의 얼굴은 거의 찍히지 않았다.기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차주헌의 말에 어떻게 반박할지 머리를 굴렸다.이때 하도원이 담배를 끄더니 긴 다리로 성큼성큼 기자들 앞으로 다가갔다.그의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눈빛은 기자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기자님들은 정말 제 사생활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다음에 여자 친구랑 키스할 때 미리 연락드릴게요. 좋은 앵글에서 찍어줘요.”“아니면 요즘 보도할 기삿거리가 없어서 한가하신가? 제가 실업률을 좀 높여드릴까요? 그럼 할 일이 생길 텐데.”하도원은 누구에게도 예의를 차리지 않았고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겉보기에는 반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도원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이것이 경고라는 걸 눈치챘다.기자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슬그머니 물러났다.차주헌이 자신이 기자들에게 긴 설명을 하는 것보다 하도원의 두 마디 위협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불편했다.하도원은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느릿느릿 걸었고 차주헌 옆을 지날 때 일부러 비꼬는듯한 눈길을 던졌다.“차 대표님, 거짓말을 아주 태연하게 하시네요? 놀랐어요.”“어떻게 여자 친구라는 발상

  •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제214화

    차주헌은 자신이 하도원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의 의견 대립을 원치 않았다.직접 임서율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병실 어디에서도 벨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이때 강수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 대표님, 화장실을 좀 사용해도 될까요?”“마음대로 하세요.”비록 막지는 않지만 차주헌과 강수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속셈이 눈에 뻔했다.하도원의 옆을 지나던 강수진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진짜 포스가 장난 아니네.’‘하여튼 임서율은 한심하다니까? 하도원 같은 남자가 이혼녀를 진심으로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냥 놀고 버리는 건데. 쯧쯧.’화장실에 들어간 강수진은 여기저기 살펴보고선 밖으로 나오며 차주헌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때마침 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강수진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주헌아, 기자들이 올라온 것 같아.”병원 곳곳에 기자들이 가득하니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 마지못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일단 열어.”임서율이 없으면 이들이 아무리 떠들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강수진이 문을 열자 기자들이 우르르 밀려 들어와 차주헌과 하도원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차주헌 대표님, 하도원 대표님과 사모님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사모님이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으셨는데 대표님께선 걱정도 안 하셨나요?”“설마 사모님이 귀가하지 않은 걸 모르고 계셨나요? 두 분의 스캔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비록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왔지만 막상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니 표정이 굳어지며 이마에 핏대가 서렸다.입을 꾹 다물고 있는 차주헌과 달리 하도원은 마치 구경 온 듯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며 고개를 들었다.“기자님들, 생각보다 많이 한가하시네요? 남의 사생활을 캐는 게 그렇게 재밌어요?”기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경계하듯 하도원을 바라봤다.존재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소름 끼치게 만드는 인물이라서 그런지 몇몇 기자들은 벌써 물러날 준비를

  •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제213화

    “사이즈가 맞을지 모르겠네요.”“괜찮아요.”지금 사이즈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조현우가 휴게실을 가리키자 임서율은 서둘러 들어가 간호사복으로 갈아입었고 사이즈가 조금 크긴 했지만 나름 입을 만했다.하도원은 조현우에게 임서율을 맡기며 말했다.“기자들에게 들키는 순간 넌 의사를 그만둬야 할 거야.”그러자 조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사업 범위가 이렇게까지 넓었나? 병원에도 손을 대고 있는 거야?”하도원은 고개를 돌려 조현우를 흘끗 보았다.“이 병원의 최대 주주가 나야. 무슨 뜻인지 알지?”조현우는 그제야 꼬리를 내렸다.“알았어. 못 들은 거로 해.”조현우는 임서율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서율 씨, 이쪽으로 따라오세요.”임서율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절 기억하세요?”“물론이죠. 도원 형이 남의 일에 관심을 보인 건 서율 씨가 처음이거든요.”곧바로 하도원의 경고가 이어졌다.“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네.”조현우는 입을 닫고 웃음만 지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임서율은 조현우를 따라 나갔고 하도원은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막 자리에 앉자마자 문이 열리며 차주헌과 강수진, 그리고 그 뒤를 따른 일행이 우르르 들어왔다.차주헌은 문을 열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훑었다.아무리 찾아도 임서율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하도원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임서율 지금 어디 있어요?”하도원은 그 말을 듣더니 꼬았던 다리를 풀며 피식 비웃었다.“차 대표님, 정신이 나갔어요? 병원에서 왜 그쪽 아내를 찾아요.”“아니면 애인과 놀다가 문득 아내가 생각났나?”하도원은 필터링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내뱉으며 누구에게도 체면을 주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차주헌은 표정이 굳더니 한참 후에야 허리를 펴며 말을 이었다.“기사에 나왔잖아요. 어젯밤 싸움이 났다면서요? 하 대표님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 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차주헌은 자신이 하도원의 함정에 정확히 걸려들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하도원은

  •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제212화

    “설명할 게 없어요.”사실 차주헌은 이미 두 사람의 관계가 애매모호하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다만 지금의 상황이 그의 추측을 확증해 줄 뿐이었다.어차피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발악해 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다.하도원은 담배를 피우며 턱을 만지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로 임서율을 흘겨보았다.“서율 씨한테 이런 화끈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임서율은 그저 웃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하도원은 담배를 끄고 임서율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따라와요.”임서율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밖에 기자들이 잔뜩 깔려있는데 어딜 가려고요?”“따라오기 싫으면 말고요. 솔직히 스캔들 터져도 난 손해 볼 게 없어요.”하도원은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였다.반면 임서율은 일이 커지질 원치 않았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난처한 상황이지만 어디까지나 기자들의 추측에 불과했다.만약 기자들이 하도원과 같은 병원, 같은 병실에 있었다는 걸 입증한다면 그들의 추측은 확신으로 변해 임서율을 폭발시킬 도화선이 될 것이다.그 후에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그러니 임서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도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갈게요.”하도원은 임서율을 데리고 여러 진료실을 지나 신경과로 향했다.안에서는 의자가 환자를 진료 중이었으나 하도원은 문을 열더니 말없이 임서율을 밀어 넣었다.임서율은 난처한 표정으로 하도원에게 속삭였다.“이렇게 마음대로 들어가도 괜찮아요?”그러자 하도원은 개의치 않는 듯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싫으면 기자들한테 직접 우리 관계에 대해 해명해요. 과연 그 사람들이 서율 씨의 말을 믿어줄까요?”임서율은 말문이 막혔다.기자들에게 설명하는 건 소귀에 경 읽기와 다름없다. 그들은 제멋대로 생각하고 기사를 쓰는 게 일상이니 이곳에 온 것도 단지 자신들의 추측을 확인하고 확증하기 위함이다.그렇게 해야만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니 다들 특종에 눈이 먼 것이다.의사의 얼굴을 확인한 임서율은 어딘가

  •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제211화

    임서율은 하도원의 답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꼭 저런 표현을 써야 해?’‘몰래 침대에 올라갔다는 게 말이야 뭐야...’하도원은 뭔가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고 임서율도 미세한 표정 변화를 알아채고선 그대로 굳어버렸다.이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양지우의 전화인 걸 보고선 망설임 없이 받았다.“무슨 일이야?”“큰일 났어. 너 어젯밤 내내 하 대표님이랑 같이 있었지?”임서율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응. 어떻게 알았어?”“나뿐만 아니라 지금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 어젯밤에 하 대표님이랑 같이 술 마셨지? 대표님이 다쳐서 경찰까지 왔고 네가 밤새 병원에서 간호했다며?”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는 말에 임서율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머릿속에는 단 세글자만 맴돌았다.‘X됐다.’임서율이 대답하지 않자 양지우가 다시 말을 이었다.“제발 휴대폰 좀 보면서 살아. 아참, 그리고 이틀 정도는 회사에 안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아. 밖에 기자들이 잔뜩 깔렸어. 절대 찍혀서는 안 돼. 찍히는 순간 차주헌이 가만두지 않을 거야.”임서율은 그제야 휴대폰으로 기사를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타이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차씨 가문 며느리, 재호 그룹 대표와 밀회하다? 불륜인가?]한껏 과장된 기사 내용에 임서율은 기자들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기자로만 있기엔 아까운 실력이네. 이런 재능이면 웹소설 작가가 적성인데...’그때 차주헌이 전화를 걸어왔다.임서율은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보고는 처음으로 전화를 받는 게 두려워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 시각 하도원은 병실 창가로 가서 밖을 내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래에는 기자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임서율도 따라가 보더니 기절할 뻔했다.“기자들이 왜 이렇게 많아요.”하도원은 진승윤에게 전화를 걸더니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문 앞에 있는 기자들 처리해.”“대표님, 지금 운성의 모든 언론사에서 몰려들었습니다. 한두 군데가 아니에요.”하도원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서

  •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제210화

    “조사했습니다. 백혈병에 걸린 아이가 있는 게 사실이고 중간에서 약 2억 정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됩니다.”임서율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말문이 막혔다.‘하도원한테서 2억이나 가로챘다고? 진짜 간이 부었네.’일반인에게는 큰 액수로 들리겠지만 백혈병 환자에게 2억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불치병 앞에서는 아무리 많은 돈도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만약 하도원이 진짜로 책임을 묻는다면 매니저는 인생이 완전히 끝장나는 거나 다름없고 2억을 갚지 못하면 감옥에 가야 할 판이다.예상치 못한 금액에 하도원도 놀란 듯 눈살을 찌푸렸다.“그렇게나 많이?”“네. 대표님께서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진승윤도 이해가 갔다. 하도원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업무에 쏟아부었기에 일상생활의 지출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게다가 최근에는 오아시스 프로젝트에 집중하느라 더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잠시 후 진승윤이 다시 물었다.“대표님,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하도원은 손을 저었다.“됐어.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할 시기니까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돼. 해고 처리하고 얼른 새로 뽑아.”“알겠습니다.”임서율은 그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원칙주의자인 하도원은 직원들에게 어떤 특혜도 주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번 일은 매니저를 용서해 준 것 같았다.사정이 있는 만큼 법보다는 정이 앞선 셈이다.임서율은 하도원이 겉보기만큼 냉정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평소에 상식선을 벗어나는 행동을 자주 했기에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다잡았다.진승윤은 일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임서율은 밤새 하도원의 곁을 지켰고 옆에 놓인 접이식 의자에서 겨우 잠을 청했다.하루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던 탓인지 지칠 대로 지쳐 딱딱한 접이식 의자에서도 금세 잠이 들었다.다음 날 임서율이 눈을 떴을 땐 해는 이미 중천이었다.흐릿한 눈을 비비며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병원 침대 위에 누워있는 걸 깨닫고 벌떡 일어나 주변을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