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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Author: 도도화
임서율의 얼굴은 잔잔한 물결처럼 평온했다. 마치 자기가 직위를 잃는 게 전혀 큰일 아닌 것처럼 한 점의 찡그림조차 없었다.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가장 큰 슬픔은 마음이 완전히 죽는 것이라는 걸.

그 고통은 무감각과도 같았다.

차주헌이 이렇게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강수진이 그에게 자신이 재호 그룹으로 간 건 이직하려는 거라고 말했을 때 그가 그대로 믿어버린 것도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그때, 양지우는 참다못해 임서율 대신 나섰다.

“차 대표님, 제가 임 팀장님이 재호 그룹으로 간 건 정말 개인적 일 때문이라는 걸 증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직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양지우는 강수진을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사실을 완전히 뒤집어 말하다니.’

양지우의 성격은 직설적이었다.

강수진이 온 이후로 임서율이 계속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걸 차마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수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강수진 씨, 임 팀장님이 이직하려 한다고 주장할 근거가 있나요? 게다가 평소에 기본적인 데이터나 문서조차 제대로 못 하면서 어떻게 계약을 따낸다는 거죠? 그런 사람이 총괄이라니, 이런 얘기가 퍼지면 성운 그룹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될지...”

“양지우!”

임서율은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꾸짖으며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그만둬, 그만 말해.”

하지만 오늘따라 양지우는 반항하는 기운이 가득했다.

“왜요, 말을 못 하겠어요? 평소에 데이터 하나 제대로 못 하면서 낙하산으로 들어온 강수진 씨, 누가 강수진 씨를 회사로 끌어들였는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주변 동료들은 양지우의 말에 속삭임을 멈추지 않았다.

“양지우 씨, 미쳤나 봐. 차 대표님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감히 강수진 씨를 공개적으로 의심하다니.”

“맞아. 강수진 씨가 아무리 그렇다 해도 뒤에 누군가가 있잖아. 그게 혹시 차 대표라면 말 다 한 거지.”

“임 팀장님이 해임된 상황에서 양지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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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주헌은 곧바로 강수진을 다정하게 달랬다. “걱정하지 마, 서율이는 아까 바빴어. 지금 말했잖아, 조금 있다가 마신다고.” 강수진의 목소리는 금세 장난기 가득한 애교 섞인 톤으로 바뀌었다. “거짓말하지 마! 난 서율 씨가 마시는 거 못 봤어! 주헌아, 꼭 서율 씨한테 내 말 좀 전해줘. 내가 가끔 말이 서툴러서 사람들 기분 상하게 할 때가 있거든.” 임서율은 강수진의 애교 섞인 목소리를 들으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청력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 강수진이 차주헌 앞에서 장난치고 싸우는 모습도 안 들었을 텐데.’ 차주헌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서율이가 너한테 화낼 리 없어. 서율이는 그렇게 쪼잔한 사람이 아니야. 내가 잘 알아.” “그럼 빨리 서율 씨한테 내가 사 온 커피 마시라고 해 줘.” 강수진은 마치 어린아이 같았고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귀여웠다. 차주헌은 커피를 임서율 앞으로 내밀며 그녀의 입술 가까이 가져다 댔다. “너도 들었잖아. 진짜 진심으로 사과하는 거야. 어린애한테 뭐라고 하겠어? 두 시간씩 줄 서서 샀대. 며칠 전에 다리도 다쳐서 안 좋은데 말이야.” 임서율은 얼굴을 찌푸렸다. 강수진이 더 끼어드는 게 싫어 살짝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말했잖아, 속이 안 좋아.” “두 시간이나 줄 서서 사 준 어린애 마음을 생각해 봐. 안 마시면 걔 속상해서 오늘 밤도 잠 못 잘 거야.” 차주헌은 커피를 든 손을 입술 근처에서 떼지 않았다. 이미 그의 태도는 분명했다. 임서율은 마치 몸 전체가 상처투성이인데 그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리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지만 이젠 아픔이 아니라 무감각해졌다. 그녀는 입꼬리를 꽉 다문 채 차갑게 차주헌을 곁눈질했다. 그리고 그가 든 커피를 단숨에 받아 들고는 차주헌과 강수진 앞에서 남김없이 다 마셔버렸다. “됐어?” 차주헌은 다정하게 임서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화내지 마. 다음부턴 마시기 싫으면 안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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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서율은 문서를 넘기던 손을 무의식적으로 살짝 움츠렸다. 강수진은 다급하게 해명했다. “서율 씨, 오해하지 마세요. 지금 서율 씨의 신분이 좀 특별해서 그래요. 주헌이가 서율 씨를 직접 챙기면 가족이라서 봐준다는 소문이 돌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임서율은 비웃듯 시선을 거두었다. ‘나를 챙기면 욕먹고 강수진을 챙기면 괜찮다는 말인가.’ 그녀는 생각을 접고 말했다. “그래요, 가요. 다 정리하면 이메일로 보내 줄게요.” 강수진은 금세 눈이 반달처럼 휘어지며 웃었다. “서율 씨, 역시 최고예요! 주헌이랑 같이 커피 사 올게요.” 그녀는 말을 끝내자마자 깡총깡총 뛰어나갔다. 임서율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발도 참 빠르네.’ 임서율이 정리를 끝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 차주헌에게서는 단 한 통의 연락도 없었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 떠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지막 정리라도 해야 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차주헌이 준 반지를 팔고 그가 예전에 준 명품들도 모두 중고 거래 앱에 올리는 것이었다. 이제 이 모든 것들은 그녀에게 단지 금전적 가치일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던 옷 몇 벌은 챙겨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대학 시절에 함께 찍은 사진을 한 번 바라봤다. 자신은 사진 맨 앞에 서 있고 그는 뒤에서 깊은 애정을 담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 속 모습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살아있는 그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그의 눈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남은 것은 위선뿐이었다. 차주헌은 돌아와 집 안에 들어섰을 때, 임서율의 캐리어를 발견하고는 얼굴이 바로 변했다. 그는 곧장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임서율은 컴퓨터로 차주헌이 준 물건들을 판매했고 상대가 돈을 송금하는 걸 보고 있었다. 그는 다가와 침대 옆에 앉아 위로하듯 그녀의 팔을 살며시 쥐었다. 낮의 차가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짐을 싸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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