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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Author: 도도화
임서율은 자신이 하도원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는 걸 깨닫고선 놀란 듯했다. 솔직히 하도원은 성격이 변덕스럽다는 점만 빼면 인품부터 얼굴, 몸매까지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니 하도원처럼 완벽한 사람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며 단정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율이는 차주헌이 다시 돌아온 줄 알고 즉시 하도원의 몸에서 뛰어내려 문 쪽으로 달려갔고 임서율도 이 틈을 타 재빨리 하도원을 밀치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임서율은 방금 하도원이 자신을 지켜주려고 손을 뒤통수에 받쳐준 걸 알고 있었다. 그 배려가 없었다면 진작에 뇌진탕이 와서 의식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하도원은 걸어가서 문을 열었고 율이는 사람을 보자마자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율이야, 들어가.”

하도원이 낮은 목소리로 윽박지르자 율이는 순순히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본 임서율은 갑자기 어떠한 기시감을 느꼈다. 율이는 분명히 덩치 큰 대형견인데도 꼭 하도원 앞에서만 작은 애완견 같았다.

그리고 율이는 유독 임서율이 있을 때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긴... 아무리 개여도 대표님 앞에서는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겠지.’

하도원은 배달원이 건네준 양꼬치를 받으며 감사 인사를 한 후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는 순간, 임서율은 은은하게 퍼지는 양꼬치의 향기를 맡고 배가 꼬르륵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하도원이 물었다.

“어디서 먹을까요?”

임서율은 거실에 놓인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먹어요.”

지난 몇 년간 해외에서 줄곧 일만 하며 시간을 보낸 임서율은 특히나 차주헌 사건을 겪은 후로 남자를 믿으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란 걸 깨달았다.

남자를 믿는 순간 재산이고 인생이고 송두리째 남자의 손아귀에 놓이게 된다.

차주헌은 기분이 좋을 때 선물이나 맛있는 걸 사주며 환심을 사는 타입이지만 마음이 다른 곳에 간 순간 가차 없이 상대를 내친다. 그러니 당사자 앞에서 대놓고 강수진과 꽁냥거리는 상황도 일어났던 것이다.

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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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등골이 오싹해진 임서율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사양할게요.”사실 임서율은 하도원이 이런 어마어마한 체력과 정력을 가진 게 유전적인 영향이 큰 건지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여자를 만나지 않은 이유 때문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차 문을 연 하도원은 본능적으로 임서율을 부축하려고 손을 뻗었지만 임서율은 곧바로 피했다.“혼자 탈 수 있어요. 그 정도로 약한 사람은 아니에요.”하도원은 칠흑 같은 눈동자로 의미심장하게 임서율의 하체를 힐끗 보더니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약한 편은 아니지. 의사가 가능하면 누워서 쉬라고 했는데도 침대에서 기운 넘치는 걸 보면 별로 심각한 것 같지도 않네.”그는 한 손으로 차 문을 집더니 몸을 굽혀 임서율 앞으로 다가갔다.“설마 전부 연기였어? 그럼 내가 만지는 게 싫었던 거야?”임서율은 그 터무니없는 발언을 듣고 하도원과 진짜 연애하는 사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 여겼다. 남자 친구가 실제로 이런 말을 내뱉으면 정말 화가 나서 기절할 가능성도 있었다.나중에 어쩌면 배우자의 독설을 견디지 못하고 화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헤드라인에서 보게 될지도 몰랐다.임서율은 어이없다는 듯 하도원을 째려보고서는 차 문을 끌어당겼고 하도원은 밀려나듯 뒤로 물러섰다.잠시 후 운전석에 앉은 하도원은 임서율에게 말했다.“며칠 뒤에 할아버지 생신이야. 같이 가자.”임서율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벌써요?”사실 그녀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하도원의 차는 별장으로 향했다.“못생긴 여자 친구라도 가족한테 소개해야지.”발끈한 임서율은 주먹을 불끈 쥐었으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렇게 하는 것도 나쁠 게 없었다. 어차피 하도원과는 계약을 맺은 사이고 그 근본적인 목적은 할아버지가 여자 친구를 소개해 주는 걸 포기하게 하는 것이니 하루빨리 인사드리는 게 좋을 수도 있었다.하도원의 바람을 이뤄주면 마음에 든 돌 하나를 내려놓는 셈이었다.임서율은 미리 그에게 경고했다.“가족분들이 선을 잘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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