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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Auteur: 도도화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남자가 곧장 안으로 들어왔다.

임태규는 낯선 얼굴을 보고 무심결에 물었다.

“서율아, 저 사람은 누구니?”

‘서율아’라는 호칭에 임서율은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났다. 정설아도 아니고, 하물며 임태규가 배우 흉내라도 내니 우습기만 했다.

집안싸움이 바깥에 새어나가 체면이 깎일까 두려운 나머지, 친근한 척하는 꼴이라니.

임서율은 담담하게 말했다.

“김 변호사예요. 아빠 이혼 소송을 맡으신 분이죠.”

“정설아 씨, 괜히 겁주려고 부른 게 아니니까 걱정 마요. 법은 제가 멋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못 믿겠으면 직접 알아봐도 되고요.”

그녀가 고개를 돌려 김 변호사에게 가볍게 눈짓하자, 김 변호사가 서류 한 장을 꺼내 정설아 앞으로 내밀었다.

“정설아 씨, 두 분 상황에 맞춰 정리한 자료입니다. 이 안에 궁금한 점은 다 들어 있을 겁니다.”

정설아는 반신반의하며 서류를 받아 들여다보다가 금세 눈을 크게 떴다.

“말도 안 돼요! 내가 이미 알아봤는데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걸 증명만 하면 유언은 무효가 되는 거라고요!”

김 변호사가 차분히 설명했다.

“법적으로도 분명한 기준이 있습니다. 실제로 의식이 명확하지 않았다거나, 일관된 행위로 정신적 문제가 입증되지 않는 한 유언장은 그대로 효력이 있죠.”

정설아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고 기계적으로 몇 마디만 되뇌었다.

“말도 안 돼... 이건 다 거짓말이야. 너희가 짜고 날 속이는 거잖아. 임서율, 네가 임씨 집안 재산을 독차지하려고 저딴 변호사를 불러와 날 속이는 거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가 믿을 줄 알아?”

임서율은 턱을 괴고 지그시 웃었다.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방금 들은 얘기는 전부 확인해 볼 수 있거든요.”

김 변호사는 한 걸음 다가와 명함을 내밀었다.

“의심된다면 언제든 제 신원을 조사해 보셔도 됩니다. 저희는 정식 로펌 소속입니다.”

정설아는 고개를 숙여 명함을 확인했다. 스카이 로펌이라는 걸 본 순간, 눈빛이 멍해졌다.

“당신... 스카이 그룹 소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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