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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화. 완벽한 일상에 파고든 균열(2)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1 08:03:58

"무슨 일이죠?"

연우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아주 건조하고 서늘한 목소리로 워치의 화면을 확인했다.

동시에 굳게 닫혀 있던 서재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땀으로 범벅이 된 김 비서가 사색이 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

"회, 회장님! 대표님! 비상사태입니다!"

김 비서의 목소리가 극도의 공포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 허락도 없이 들이닥쳐."

태경이 시아의 귀를 큰 손으로 다정하게 막아주면서도, 김 비서를 향해서는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야차 같은 눈빛을 쏘아보냈다.

"방, 방금 전 뉴욕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태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와 스텔라가 보유한 글로벌 포트폴리오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주가가 빠져?"

연우의 투명한 눈동자가 날카롭게 가늘어졌다.

그녀가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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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님. 방금 제시하신 양적 긴축 모델은, 현재 시장에 풀린 유동성 함정을 완벽하게 간과하고 있습니다."태성 펜트하우스의 넓은 서재.초대형 모니터 화면 너머로 땀을 뻘뻘 흘리는 백발의 외국인 노인을 향해, 아주 유창하고도 단호한 영어 발음이 쏟아졌다."소비자 물가 지수의 후행성을 고려하지 않은 금리 정책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뿐이죠. 하버드 경제학부의 최신 논문 치고는 논리가 너무 구시대적이군요."모니터 앞에 앉아 넥타이를 반듯하게 맨 채 서늘한 팩트 폭격을 날리는 이는, 이제 막 열 살이 된 차도윤이었다.[ 오, 맙소사. 미스터 차. 당신의 그 예리한 지적은 정말이지 열 살짜리 아이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군요. 내 모델의 허점을 단 10분 만에 박살 내다니. ]화면 속 하버드대 경제학과 석좌 교수가 결국 두 손을 들며 혀를 내둘렀다."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다음 주 세미나 전까지 모델링을 수정해서 다시 보내주시면 검토해 보죠. 이만 끊겠습니다."도윤이 아주 건조한 인사와 함께 미련 없이 화상 회의를 종료했다.세상을 호령하는 태성그룹과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완벽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꼬마 폭군.열 살이 된 도윤은 이미 세계 최고 학부의 교수들조차 쩔쩔매게 만드는 압도적인 천재로 성장해 있었다."오빠아!"그때, 굳게 닫혀 있던 서재 문이 벌컥 열리며 작고 사랑스러운 불청객이 난입했다.핑크빛 프릴 원피스를 입고 양 갈래로 머리를 묶은 네 살배기 차시아였다."시아야. 오빠 방에 들어올 때는 노크를 하라고 했을 텐데."방금 전까지 하버드 교수를 무자비하게 짓밟던 도윤의 서늘했던 미간이, 동생의 등장에 순식간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오빠 일 다 해쪄? 나랑 인형 노리 해!"시아가 짧은 다리로 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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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벅찬 환희로 뒤흔들었던 태성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이 막을 내린 깊은 밤.오만 명의 인파가 뿜어내던 뜨거운 열기와 쏟아지던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한 채, 최고급 방탄 마이바흐 리무진이 태성 대저택의 거대한 철문을 미끄러지듯 통과했다."오늘 하루 종일 수만 명의 시선을 받느라, 아이들이 꽤나 고단했던 모양입니다."마이바흐의 뒷좌석.차태경이 아주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며 맞은편 좌석을 턱짓으로 가리켰다."저 녀석도 어쩔 수 없는 여덟 살짜리 꼬마군요."태경의 시선 끝에는, 단정한 턱시도를 입은 채 고개를 꾸벅꾸벅 졸고 있는 도윤이 있었다.그 작은 꼬마 폭군의 무릎 위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시아가 오빠의 넥타이를 꽉 쥔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행사 내내 완벽한 제국의 후계자로서 단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던 두 아이였지만, 완벽하게 차단된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들어오자마자 거짓말처럼 긴장이 풀려 단잠에 빠져든 것이다."당연하죠. 아무리 당신과 나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해도, 아직은 품 안의 어린애들일 뿐인걸요."서연우가 나른하고도 애틋한 미소를 지으며, 도윤의 어깨 위로 부드러운 캐시미어 담요를 덮어주었다.끼이익.차가 대저택의 현관 앞에 부드럽게 멈춰 서자,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과 메이드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태경은 잠든 두 아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안아 올려 메이드들에게 넘겨주었다.아이들이 먼저 2층의 침실로 올라가고, 1층의 거대한 거실에는 오직 태경과 연우 두 사람만이 남았다."수고 많았어요, 태경 씨."연우가 하이힐을 벗어두며, 거실의 푹신한 소파에 우아하게 몸을 기댔다.티끌 하나 없는 순백의 실크 드레스가 달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났다."오늘 당신의 그 오만하고 압도적인 연설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250화. 오빠의 조기 교육 · 제국의 정점에 선 가족(3)

    "도윤아. 동생한테 무슨 말도 안 되는 경제지 타령이야.""맞습니다! 우리 시아가 과자를 좀 흘린다고 어떤 새끼가 감히 기사를 써!"태경이 냉큼 시아를 번쩍 안아 올리며, 혀가 반 토막 난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우리 공주님은 카메라 플래시가 눈부시면 다 부숴버려도 돼요. 아빠가 그 언론사들을 몽땅 사서 폐업시켜 버리면 그만이니까! 오구오구, 까까 마시쪄?""당신들. 제발 밖에서는 멀쩡하고 평범한 가족인 척이라도 좀 해요."연우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녀의 붉은 입술 위로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다정한 미소가 번져 오르고 있었다.똑똑.대기실 문이 열리고, 극도로 긴장한 얼굴의 김 비서가 들어왔다."회, 회장님, 대표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단상으로 입장하실 시간입니다.""가죠."연우가 우아한 걸음으로 앞장서자, 태경이 시아를 내려놓으며 자연스럽게 아내의 곁으로 다가갔다.연우가 도윤의 작은 손을 단단히 고쳐 잡았고, 태경 역시 시아의 고사리 같은 손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돈과 권력으로 빚어낸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압도적인 네 사람의 그림자가, 서서히 메인 도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스타디움 내부."지금부터, 태성그룹의 차태경 회장님과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서연우 대표님. 그리고 두 분의 자제분들이 입장하시겠습니다!"사회자의 장엄한 목소리가 거대한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졌다.동시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며, 단상 정면의 거대한 문이 좌우로 매끄럽게 열렸다."아아……!""세상에……!"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문 너머로 네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 순간.오만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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