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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운축
정채윤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한동안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힘겹게 손가락을 움직여 이혼 합의서를 펼쳐 보았다.

이혼 합의서 마지막 페이지에는 권예준의 사인이 있었다. 남은 건 정채윤의 사인뿐이었다.

누가 봐도 한참 전부터 준비해 둔 것이 분명했다.

권예준은 정채윤에게 재산의 상당 부분을 나눠 주기로 했는데 유일한 조건이 바로 딸의 양육권을 자신이 갖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권예준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채윤에게 질려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혼한 이후에는 안하린과 결혼할 생각이었던 걸까?

권예준은 안하린이 본인의 사촌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안하린 모녀와 정채윤 가족 사이에 악연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걸까?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아내인 정채윤에게 얼마나 잔인하고 치욕적인 일인지 모르는 걸까?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권예준은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결혼 2년 차쯤부터 정채윤에게 싫증을 느끼고 안하린에게 마음이 기울었을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채윤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 온몸이 서늘하게 식었고 마음마저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때 그 남자가 정채윤을 버리고 아무 말도 없이 군대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여자와 사귀지도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 시기에 공교롭게도 권예준이 나타나 정채윤을 뜨겁게 사랑해 주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며 어둠 속에서 꺼내 주지 않았다면 정채윤도 꼭 권예준과 결혼해야 했던 건 아니었다.

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이 다시 한번 진동했다.

권예준에게서 온 문자였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들어갈 것 같아.]

차가운 말투였다. 정채윤과 정채윤의 부모님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긴, 이혼 합의서에 사인까지 한 사람이 나를 신경 쓸 리가.’

정채윤은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리며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았다. 그리고 이혼 합의서를 움켜쥔 채 서재를 나왔다.

그래도 정채윤은 권나율의 친엄마였다. 만약 권나율이 자신과 함께 살고 싶어 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예준과 양육권을 다툴 생각이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와 보니 다이닝룸에는 가정부만 있었다.

“나율이는요? 아직 밥 안 먹었어요?”

식기를 정리하던 가정부 장미정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네. 밥을 안 먹고 책가방을 메고 나갔어요...”

‘나갔다고?’

정채윤은 창백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여자의 직감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권나율이 분명 안하린을 만나러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권예준은 십중팔구 안하린과 함께 있을 것이다.

순간 가슴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정채윤은 권예준을 깊이 사랑했고 그를 위해 부모님 곁을 떠나 먼 타지에서 살았다.

권나율은 그런 정채윤이 목숨 걸고 낳은 딸이었다. 심지어 몸이 약했던 딸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앞날까지 포기했다.

“사모님...”

장미정은 정채윤의 안색이 좋지 않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남인 장미정이 보기에도 권나율은 정채윤에게 너무 매정했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딸마저 은혜를 모르는 아이로 자랐으니 말이다.

정채윤은 손을 내저은 뒤 자리를 떴다.

장미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채윤도 알고 있었다.

권나율은 정채윤이 최선을 다해 키운 아이였고, 어렸을 때만 해도 둘은 굉장히 사이가 좋았다. 권나율은 엄마를 무척이나 따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권예준이 딸을 자주 데리고 다니면서부터 아이가 달라졌다. 엄마를 그렇게 따르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무심하게 변했고, 엄마를 꺼리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곰곰이 되짚어 보니, 정채윤이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이 이미 변해 있었다.

정작 정채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혹시 자신이 뭔가 잘못한 건 아닐까 싶어 끊임없이 자신을 탓했다.

정채윤은 파르르 떨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다.

서재로 돌아온 정채윤은 펜을 하나 꺼내 이혼 합의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겨우 세 글자일 뿐인데 손이 너무 떨려 글씨가 삐뚤빼뚤하게 적혔다.

마침내 사인을 마친 순간,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한 기분이 들어 정채윤은 마치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무뎌진 표정으로 서류를 정리해 서랍 안에 넣었다.

권예준이 돌아오면 단번에 발견할 수 있도록 말이다.

권예준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정채윤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서재를 나와 침실로 가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정채윤은 홀로 계원시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짐 정리를 마쳤을 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정채윤은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하더니 눈빛에 미묘한 감정이 스쳤다.

정채윤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곧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쁜 소식 하나, 좋은 소식 하나가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좋은 소식부터 들을게.”

“좋은 소식은 네 건축사 자격증이 나왔다는 거야. 그리고 남진 그룹에서 너한테 신설할 산업단지 설계도를 맡기고 싶대.”

정채윤의 어두웠던 마음속에 마침내 한 줄기 빛이 비쳤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당시 정채윤은 권나율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밝은 미래를 포기하고 집에서 아이를 돌봤지만, 사실 전공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몇 년 동안에도 정채윤은 꾸준히 자격증 공부를 해왔다.

그리고 다행히 노력은 그녀를 배신하지 않았다.

“그, 그럼 남진 그룹 사람들과는 언제쯤 만나면 돼?”

“그 얘기는 잠깐 미뤄 두자. 아직 나쁜 소식은 말하지 않았거든. 휴, 사실 누군가 네 기회를 가로챘어. 내가 업계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알아봤는데, 네 기회를 가로챈 사람이 안하린인 것 같더라. 그것도 네 남편이 직접 나서서 다리를 놔줬대. 참나, 네 남편은 자기 사촌 여동생을 정말 끔찍이 챙기네...”

정채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남자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안하린 이력서를 봤는데 확실히 훌륭하긴 했어. 해외 명문대 건축학과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는데 올해 겨우 스물다섯이더라고.”

상당히 뛰어난 인재였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고 해도 다른 사람의 기회를 가로채는 건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남자는 솔직히 안하린의 능력이 정채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정채윤은 말 그대로 천재였다. 대학교에서 학부생으로 공부하던 시절부터 하종규가 탐내던 인재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채윤은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았고,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정채윤은 멍하니 남자의 말을 듣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서늘한 눈빛을 했다.

“채윤아...”

남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정채윤의 이름을 불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정채윤과 오래 알고 지낸 남자는 정채윤과 안하린의 집안 사이에 어떤 악연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안하린을 도운 사람이 다름 아닌 정채윤의 남편이지 않은가? 그건 사람 마음에 대못을 박는 것과 다름없었다.

“괜찮아. 우리 곧 이혼해.”

“어?”

정채윤은 눈가를 한 번 닦으며 말했다.

“그 일은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하자. 우리 아빠가 아프셔서 조금 있다가 계원시에 가봐야 하거든.”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그저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정채윤은 마음이 따뜻해져 작게 대답했다. 동시에 지인조차도 자신을 이렇게 걱정해 주는데,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과 애지중지 키운 딸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전화를 끊은 후 정채윤은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섰다.

아래층에 있던 장미정은 정채윤이 떠나려고 하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

“사모님, 혹시...”

정채윤은 걸음을 멈추고 덤덤히 말했다.

“계원시에 가서 며칠 있으려고요. 그동안 나율이 좀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권예준이 집에 돌아온다면 저한테 연락하라고 전해 주세요.”

정채윤은 권예준과 이혼에 관해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장미정은 말리고 싶었지만 할 말이 없어서 그저 짧게 대답했다.

“네...”

...

비행기가 푸른 하늘을 가르며 날아갔다.

정채윤은 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는 빨갰으며 얼굴에 서러움과 속상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친정에 돌아갔을 때만 해도 정채윤과 권예준의 사이는 무척이나 좋았다. 결혼 첫해에는 서로를 끔찍이 아끼며 사랑했고, 딸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지금은...’

정채윤은 자조하듯 입꼬리를 끌어올렸고, 더는 창밖에 시선을 두지 않았다.

비행기가 계원시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정채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입원 병동으로 향한 정채윤은 부모님이 계신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복도 끝에서 낯익은 세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권나율은 안하린의 손을 꼭 잡은 채 고개를 들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정하게 안하린을 위로하고 있었다.

안하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권나율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권예준은 안하린의 반대편에 서서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오로지 안하린 한 사람만 담겨 있는 듯했다.

정채윤은 그 눈빛이 너무 익숙했다.

서로를 사랑했던 시절, 권예준은 저토록 다정하고 애틋한 눈빛으로 정채윤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제는 정채윤에게 주었던 사랑을 매정하게 모조리 거두어 갔다.

정채윤은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며 가방끈을 힘주어 움켜쥐었다. 손끝이 파랗게 질릴 정도로 말이다.

예전이었다면 안하린을 향한 두 사람의 감정을 의심하는 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정채윤은 문득 웃음이 나왔다.

정채윤의 시선을 눈치챈 건지 권예준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정채윤은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면서 온몸이 얼어붙었다.

정작 권예준은 바람피우는 걸 들켰음에도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다만 무심한 얼굴로 정채윤을 힐끗 바라본 뒤 시선을 거두었을 뿐이다. 그리고 안하린과 권나율을 데리고 태연하게 자리를 떠났다.

정채윤은 그 모습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바로 그때 가방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뭔가를 예상한 정채윤은 휴대폰을 확인했다.

권예준에게서 온 문자가 보였다.

[이따가 할 말이 있어.]

정채윤은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권예준은 아마 이혼하자는 얘기를 꺼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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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SUV 한 대가 이쪽으로 다가왔다.정채윤은 무심코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자를 흘끗 바라봤다.햇빛이 내려앉은 가운데 남자는 역광 속에 앉아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그는 위에 심플한 검은색 티셔츠 한 장만 걸쳤지만, 단단하고 남성적인 분위기는 전혀 가려지지 않았다.햇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그의 날카로운 얼굴 윤곽을 흐릿하게 만들었지만, 곧게 뻗은 옆모습과 깔끔한 짧은 머리만으로도 얼마나 잘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순간 스쳐 지나갔을 뿐인데 정채윤은 왠지 이 남자가 낯익다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운전기사인 줄로 착각하고는 조정섭에게 말했다.“조심해서 가세요.”“그래. 들어가 봐. 이따 회의도 있잖아.”조정섭은 손을 흔들고 조수석에 올라탔다.안전벨트를 매던 그는 고개를 돌려 운전석을 바라봤다.남자는 한 손으로 운전대를 꽉 쥐고 있었고, 팔뚝에는 힘줄까지 선명하게 솟아 있었다.조정섭이 웃으며 말했다.“내려서 채윤이한테 제대로 인사를 하든가, 아니면 출발하든가 해. 여기서 남들 길 막고 있지 말고.”그제야 남자가 반응했다.그는 고개를 돌려 조정섭을 흘겨본 뒤, 사람 자체처럼 차갑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누구한테 인사를 하라는 거예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조정섭은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내심 한마디 묻고 싶었다.그럴 거면 오늘 나랑 여기까지 왜 따라온 거냐고 말이다.그는 피식 웃었다.“그래. 내가 괜한 소리를 했네. 그럼 이제 출발해도 되겠습니까, 엄 소령님?”엄준후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려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를 바라봤다.거울 속에는 여전히 건물 아래에 서 있는 여자가 비쳤다.흰색 쉬폰 블라우스에 검은색 머메이드 스커트를 입은 모습은 평소와 달리 성숙한 여성미를 풍겼다.9년 전, 풋풋했던 그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변한 게 어찌 외모뿐이겠는가. 그 마음도 변했을 텐데.무언가를 떠올렸는지 엄

  • 이혼 후 꽃길   제25화

    “정채윤 씨의 경력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여러분께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수 없지만, 이 자리를 맡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췄어요. 제가 보증합니다.”회의실이 순간 조용해졌다.모두가 문 쪽을 바라봤다.정채윤은 그가 엄석현의 오른팔인 조정섭이라는 걸 알아보고 감사한 미소를 지었다.그녀가 프로젝트를 해 본 적이 없는 게 아니었다.다만 지금까지 맡았던 프로젝트들이 모두 정부나 군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전부 보안이 걸려 있어 외부에 밝힐 수 없었을 뿐이었다.김현중은 구세주라도 만난 듯 서둘러 앞으로 나갔다.“조 부사관님.”조정섭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나눈 후 멀찍이 있는 정채윤에게도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저분은 엄 사령관님의 부사관이잖아.”“그, 그럼 저분 말이 거짓말일 리는 없겠네. 직접 여기까지 왔는데.”“그러게. 우리가 정채윤 씨를 오해했나 봐. 정말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던 걸 수도 있겠어.”“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난 직접 실력을 보기 전까진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할래.”그 말을 듣던 안하린은 의심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곧 정채윤의 할아버지와 엄 사령관이 전우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긴장을 풀었다.정채윤의 실력이 어떤지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졸업하자마자 집에서 가정주부로 살던 사람이 무슨 대단한 비밀 프로젝트를 했겠는가?결국 인맥을 썼다는 걸 감추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다.권예준도 정채윤을 한 번 바라봤다.그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한 게 분명했다.권예준이 안하린을 보며 물었다.“이 프로젝트, 계속하고 싶어?”안하린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자신을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졌다.권예준의 능력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통째로 자신에게 가져다주고 정채윤을 내쫓는 것쯤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안하린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인맥으로 들어온 데다 실력도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았다.안하린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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