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경민준을 포기하는 순간, 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은 가진 것을 모두 잃는 데 그치지 않고 빚까지 떠안게 될 처지였다.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경민준을 붙잡아야 했다.손수희가 임지유를 바라보았다.“지유야, 민준이는...”임지유의 대답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제가 연락해 볼게요.”손수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지금까지 손수희는 자신이 남자를 다루는 데 제법 능숙하고, 남자의 심리도 잘 안다고 자부해 왔다.그러나 착각이었다.엘투스 연구원 기념행사가 있었던 날부터 지금까지 경민준이 보여 온 일련의 반응은 거의 모두 손수희의 예
경민준이 의아한 듯 물었다.“정말? 엄마 안 보고 싶어?”경다솜은 고개를 돌린 채 대답했다.“보고 싶으면 제가 엄마한테 연락할게요. 아빠가 약속 잡을 필요 없어요.”경민준은 그 말을 듣고 경다솜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경다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연미혜에게 걸려 온 전화였다.경다솜은 화면을 바라보다가 두어 초가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엄마?”“응, 엄마야.”전화 너머로 연미혜가 물었다.“추석 연휴에 엄마랑 같이 보낼래?”요즘 들어 연미혜는 경다솜이 자기와 거리를 둔다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정범규가 기억하는 경다솜은 언제나 명랑한 아이였다.‘다솜이한테 속상한 일이 생겼다면 제일 먼저 민준이한테 말했을 텐데. 달리 기분 나쁠 일이 뭐가 있겠어?’경다솜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태블릿 화면을 넘기며 대답했다.“저 기분 나쁜 거 아니에요...”평소 경다솜은 만날 때마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아 지켜보는 사람마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게 했다.때로 누가 장난을 걸면 금세 발끈하면서 지지 않고 곧잘 받아치곤 했다.그런데 지금은 정범규가 아무리 놀려도 별다른 반응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정범규의 눈에도 경다솜이 다운돼
그 후 며칠 동안 연미혜는 줄곧 회사 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그러던 어느 날, 김태훈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세인티에서 최근에 핵심 기술 인력 몇 명이 또 빠져나갔대.”“저도 들었어요.”“투자사 몇 곳은 이미 빠졌지만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곳도 몇 군데 남아 있어. 아마 좀 더 지켜보려는 거겠지. 경민준이 나설지 말이야.”거기까지 말한 김태훈이 웃으며 덧붙였다.“듣기로는 투자금을 뺀 곳 중에 성영 그룹도 있대.”성영 그룹은 염성민의 회사였다.연미혜가 고개를 끄덕였다.김태훈이 의외라는 듯 말했다.“전에는 염
그날 밤, 경다솜은 바비큐 꼬치를 몇 개 먹고 나서 잠시 블록을 가지고 놀았다.그리고 별까지 실컷 구경한 뒤에는 산에서 내려와 호텔로 돌아가 쉬었다.다음 날, 연미혜는 김태훈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과 업무를 논의할 때를 제외하면 거의 줄곧 경다솜과 함께 다녔다.김태훈과 구진원도 몇 차례 먼저 다가가 말을 걸며 경다솜과 친해지려 했다.그럴 때마다 경다솜도 두 사람을 삼촌이라고 부르며 꼬박꼬박 감사 인사도 했다.하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과 가까워진 것은 아니었다.처음에는 김태훈과 구진원 모두 경다솜이 낯을 가리는 줄 알았다.그
밤공기는 쾌적했고, 산 위에는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어 도시의 화려한 불빛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연미혜와 경다솜이 산에 도착했을 때는 넥스 그룹 직원 몇 명이 이미 전망대 옆 공터에 바비큐 그릴을 설치하고 고기를 굽고 있었다.두 사람을 발견한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그중 한 사람이 말했다.“여기 고기 정말 잘 굽는 사람이 있거든요. 진짜 맛있게 구웠는데, 좀 드실래요?”연미혜가 웃으며 바비큐 꼬치를 건네받았다.“고마워요.”“뭘요. 다 먹으면 더 있으니까 많이 드세요.”그러고는 경다솜에게도 바비큐 꼬치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