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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or: 백소연
“심강후 씨 전화예요.”

온서린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내내 돌봐주느라 지금 너무 지쳐서 잠들었어요.”

육채원의 말끝에는 미묘한 자책과 미안함이 섞여 있었다.

“어디 아프신 건가요?”

“어젯밤에 술을 좀 많이 마셨어요. 순간, 마음을 다잡지 못해서...”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천천히 이었다.

“손목을 그었어요. 다행히 강후 씨가 제때 와서 병원으로 데려가 줬어요.”

온서린은 육채원의 말에서 조금의 흠도 잡아낼 수 없었다.

남편을 잃은 여자가 결국 무너져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고 시동생은 형수님의 곁을 지키느라 밤새 돌아오지 못했다. 겉으로 보면 너무도 자연스럽고 정당한 일이었다.

“그러시군요.”

온서린의 목소리는 담담하게 가라앉았다.

“그럼 푹 쉬세요.”

육채원은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통화 종료음이 울리는 순간, 온서린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하게 닫혀 있던 문이 조용히 열렸다.

육채원은 그녀의 남편을 불러 놓고는 단 한마디의 미안함도 내비치지 않았다.

조금 전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한 그녀의 말투에 온서린은 오히려 자신이야말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사람처럼 느껴졌다.

한 번 크게 요동치던 슬픔과 분노가 가라앉고 대신 또렷한 이성이 자리를 잡았다.

창밖을 바라보며 온서린은 자신을 스스로 다잡았다.

딸은 아직 어렸고 아이의 세계는 한없이 투명하고 맑았다. 그 무결한 세계를 그 누구도 흔들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어쩌면 이제는 이 얇은 막을 직접 걷어내야 할지도 몰랐다. 심강후와 육채원 사이에 무엇이 있었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했다.

오전 아홉 시, 온서린은 회사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실 안, 심강후는 피곤이 어린 얼굴로 상석에 앉아 있었다.

짙은 회색의 잔무늬 맞춤 정장에 넥타이는 매지 않았지만 흐트러짐보다는 느슨한 위압감이 먼저 느껴졌다.

심강후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심강후는 그룹 내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 왔다.

심강혁까지 유고가 생긴 지금은 사실상 심강후가 회사의 실권을 쥐고 있었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장악하는 그에겐 상위자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오늘 회의의 주제는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연구 프로젝트의 자원 배분과 예산 심의였다.

앞선 몇 개 프로젝트는 무난하게 넘어갔다.

그러다 표적 치료제와 혁신 제형 연구센터에서 신형 종양 억제제 프로젝트를 보고할 차례가 되자 회의실의 공기가 미묘하게 가라앉았다.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인 육채원은 불참했고 대신 한 연구원이 일어나 보고를 이어갔다.

최근 비전 3상의 일부 실험 데이터에서 소폭의 변동성이 관측되었으며 안정성을 확립하기 위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연구원은 상황을 자세히 재검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몇몇 임원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3년간 회사가 가장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였다.

심강후는 대형 스크린을 바라본 채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깊은 눈빛 아래 무슨 생각이 흐르는지 읽히지 않을 만큼 멍하니 앉아 있었고 그 탓에 평소와 달리 결정을 내리는 흐름도 한 박자 늦어졌다.

“저는 현 단계에서 이 프로젝트에 예산을 추가 투입하고 임상 준비를 시작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긴 테이블 중간쯤에 앉아 있던 온서린이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입을 열었다.

순간, 회의실 안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 쏠렸다.

온서린은 사내에서 줄곧 전문적이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온 인물이었다.

그런 그녀가 임원 회의에서 이토록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더구나 그 대상이 육채원이 주도해 온, 모두가 기대하는 프로젝트라면 더욱 그랬다.

심강후도 시선을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절대적인 통제자였다. 온서린을 향한 시선에는 그녀를 가늠하려는 의도와 깊은 의문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이유가 뭐죠?”

온서린은 그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한 채 자료를 들어 올렸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이번 데이터 문제는 단순한 배치 차이로 보기 어렵습니다. 동일한 이상 징후가 반년 전에도 한 차례 있었고 지금까지 세 번의 임상 실험의 편차까지 고려하면 이미 통계적 경계선을 넘었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몇몇 임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둘째, 자원 배분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 부서가 맡고 있는 복령 다당 유도체 프로젝트는 임상을 막 마쳤고 면역 조절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은 그쪽 데이터 심층 분석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시점입니다.”

“셋째.”

온서린은 심강후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육채원 박사께서 여러 차례 회의에 불참하셨습니다. 이는 연구 관리 원칙상 신중함에 어긋납니다. 우선 책임자께서 복귀해 데이터 문제를 직접 정리하고 설명하신 뒤 재평가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회의실이 고요해졌다.

육채원은 심씨 가문에서 공들여 키워 온 핵심 인재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동안 온서린은 회의에서 보완 의견을 내는 쪽이었지 이렇게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은 거의 없었다.

심강후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온 박사의 분석은 충분히 전문적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어딘가 한기가 스며 있었다.

“지금부터 임시 기술 재검토팀을 구성하겠습니다. 온 박사도 교차 검증에 참여하고 2주 안에 상세 데이터와 리스크 평가 보고서를 제출해 주세요.”

회의가 끝난 뒤에도 온서린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심강후는 이미 자리를 떴고 그녀는 스크린에 남아 있는 수치를 한동안 바라봤다.

조금 전 심강후는 육채원의 이름을 굳이 언급하지도 않았고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대신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그대로 묶어 두었다.

온서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을 나서는 찰나, 온서린은 직감했다. 자신과 심강후 사이에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선 하나가 선명하게 그어졌음을.

“온서린 씨, 잠깐 사무실로 오시죠.”

복도에 서 있던 심강후가 그녀를 불렀다. 온서린은 말없이 그를 따라 대표실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 심강후가 한 걸음 다가와 그녀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 프로젝트가 채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잖아. 왜 반대한 거야?”

온서린은 몸을 돌려 그를 등진 채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빌딩 숲을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 이익의 관점에서 판단한 거예요. 사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형수님이 당신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가장 힘든 시기에 굳이 프로젝트를 부결시키려는 이유가 뭐야?”

그의 말투에는 분명 불편함이 담겨 있었다.

온서린은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하지만 곧장 답하지는 않았다.

이 순간 조급하게 설명하는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의도를 드러내는 일이었다.

“심 대표님.”

그녀는 옅게 웃으며 호칭을 바꿨다.

“회사 일을 우선하라고 하신 건 대표님이십니다. 저는 그저 합리적인 의견을 말씀드린 것뿐인데 지금은 사적인 관계를 이유로 제 판단을 제약하시려는 건가요?”

심강후는 그녀를 내려다봤다. 부드러운 얼굴 아래 날카로운 기색이 스며 있었다.

그는 미간을 짚으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온서린, 이 프로젝트가 회사의 미래 전략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잖아. 게다가 형도 생전에 무척 중요하게 여겼던 프로젝트야.”

그는 심강혁의 이름을 꺼내며 목소리를 낮췄다.

“채원... 아니, 육 박사도 이 연구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쏟았어. 그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온서린은 심강후의 수려한 얼굴을 훑던 시선을 무심히 돌렸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죠.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면 그 순간부터는 더더욱 더 신중해야 하고요.”

그녀의 목소리는 단정했다.

“대표님께서도 재검토팀 구성에 동의하셨잖아요. 시간과 노력은 과학적 검증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은 대표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만약 결함이 있는 상태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다 실패하게 된다면 육 박사님의 명성과 회사의 손실은 더 커질 뿐입니다.”

끝까지 사무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그녀를 보며 심강후의 시선이 깊어졌다.

한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여자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낯설게 느껴졌다.

그의 기억 속 온서린은 늘 부드럽고 강인했으며 성실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 이 순간 논리 정연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그녀의 모습은 그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단면이었다.

“어젯밤 할머니께서 채원이를 회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외국으로 보내겠다고 말씀하셨어. 경황이 없어서 미리 말 못 한 거야.”

낮게 깔리는 심강후의 목소리에 온서린의 눈빛이 잠시 굳어졌다. 그가 어두운 눈빛으로 온서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채원이한테 가장 필요한 건 가족으로서의 이해와 지지야. 두 사람 관계도 좋았고 그동안 서로의 프로젝트를 도우면서 진행해 왔잖아. 그런데 굳이 이 시점에 채원에게 타격을 줄 필요는 없잖아?”

온서린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지만 표정은 담담했다.

“심 대표님, 책임자의 개인 사정으로 프로젝트의 검증 기준을 낮출 수는 없습니다. 물론 저는 연구개발부 구성원으로서 전문적인 의견을 드린 것뿐입니다. 결국 최종 결정권은 대표님한테 있는 거겠죠.”

심강후는 몇 초간 말없이 그녀를 응시하다가 돌연 등을 돌려 커다란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가슴 앞으로 손깍지를 낀 그의 모습은 모든 상황을 장악한 특유의 여유가 느껴졌다.

“온서린.”

그의 말투에는 다그침이 전혀 없었음에도 어조에는 도무지 끝을 알 수 없는 모호함이 서려 있었다.

“우린 가족이야. 어떤 일은 드러내놓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보다 우리끼리 조용히 해결하는 게 훨씬 유리해. 형 가신 지 얼마 안 돼서 심씨 가문을 주시하는 눈들이 한둘인 줄 알아? 한생도 마찬가지야. 고작 이런 의견 때문에 남들 웃음거리 되는 거, 난 원치 않아.”

온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요.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회사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그래서 더더욱 과학적인 근거와 업무적인 차원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문과 회사에 책임을 다하는 길이니까요.”

심강후의 미간이 깊어졌다. 그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손을 내저으며 다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끝까지 전문적인 판단을 고수하겠다면 재검토팀의 직무에 충실해. 나가봐.”

“네, 대표님.”

온서린은 서류를 집어 들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고리를 잡는 순간, 등 뒤에서 심강후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오늘 당신이 채원의 입장이라면, 채원이는 분명 끝까지 당신을 보호해 줬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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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에 의하면 심우혁은 해외 정상급 경영대학원 출신에 국제 투자 은행에서 수년간 실무를 쌓은 인재라고 했다.일 처리는 날카롭고 매서우며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로, 심씨 가문 젊은 세대 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진 인재로 꼽혔다.온서린에게도 그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 심씨 가문의 일원이 된 후 집안 연회 자리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스물일곱. 젊고 거침없는 기세가 넘쳤으며 눈매에는 가문 특유의 분위기가 깃들어 있었다.하지만 심강후에게서 풍기는 차분하고 무게감 있는 위엄과는 다르게 그는 마치 통제 불가능한 야생마와도 같았다.온서린이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유하림이 조심스럽게 노크하며 들어왔다.“온 박사님, 부대표님이 오후 세 시 반에 아래 카페에서 뵙자고 하십니다.”온서린은 미세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심우혁은 부임 첫날 그룹의 어른들과 핵심 인사들을 찾아가지도 않았고 앞으로 책임져야 할 업무를 살피지도 않았다.무엇보다 복잡한 직급 체계를 단숨에 무시한 채 고작 연구부 팀장일 뿐인 그녀와 커피를 마시자고 했다.“알겠어요. 시간 맞춰 갈게요.”온서린은 미간을 찡그렸다.‘도대체 무슨 속셈인 거지?’오후 3시 30분, 온서린이 약속 시간에 맞춰 카페에 도착하자 심우혁은 이미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오늘 그는 정장 차림이 아니었다. 질감 좋은 짙은 색 티셔츠와 베이지색 팬츠 차림으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발소리를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형수님...”심우혁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인사를 건넸다. 온서린은 심강후와 어딘가 닮은 듯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준수하고도 젊은 얼굴이었다.심강후가 태산처럼 묵직하고 냉랭한 위엄을 지녔다면 심우혁은 칼집에서 채 빠져나오지 않은 날 선 검과 같았다.눈빛은 맑고 또렷했으며 그 속에는 세상을 얕잡아 보는 듯한 비릿한 장난기가 서려 있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으며 눈이 부시도록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형수님, 앉으세요.”손을 들어 정중히 자

  • 이혼 후, 빛나는 삶   제25화

    강도윤은 전송된 파일 몇 장을 천천히 넘겨본 뒤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에는 칭찬과 호감이 묻어났다.“서린아, 네가 수정한 부분 아주 좋아. 회의에서 논의해 보고 결과 정리해서 다시 알려줄게.”“오빠는 이번 협력 가능성을 어떻게 보세요?”온서린의 목소리에는 이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사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강도윤은 금테 안경을 가볍게 고쳐 썼다. 단정한 얼굴 위로 이성적인 판단이 깊게 내려앉았다.“초안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안이야. 다만 예산이 예상보다 커질 거야. 특히 네가 제안한 정밀 바이오마커 분석이랑 장기 추적과 조사 부분은 한주 쪽에서도 자원이 많이 들어가거든. 선택지는 두 가지야. 일부 항목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서 단계적으로 진행하거나 아니면 외부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법.”온서린은 그 말의 핵심을 즉각 이해했다.“알겠어요. 회사 쪽에 정식으로 신청하고 예산 문제는 제가 해결해 볼게요.”강도윤은 그녀의 확신에 찬 눈빛을 잠시 바라보다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너는 정말 한생 그룹의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온서린은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제 몫의 배당금은 챙겨야 하니까요. 돈 문제에 있어서는 꽤 확실하게 챙기는 편이거든요.”강도윤이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알기로 너를 데려가려는 곳은 사방에 널렸어. 네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돈일까, 아니면 사람일까?”그의 말에 온서린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으며 굳게 닫혔던 기억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이익 때문에 심강후와 결혼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의 마음 어딘가에는 심강후라는 이름이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몇 년 전, 바이오 업계 정상회의에서 지도교수의 갑작스러운 병가로 대신 무대에 올랐던 온서린은 한약재 단일 성분 분리 연구 자료를 발표하고 있었다.손에 쥔 마이크는 미세하게 떨렸고 그녀는 그저 이 자리를 빨리 끝내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런데 앞줄에 앉아 있던, 짙은 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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