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할머니가... 할머니가 그랬어!”하얀 어금니를 꽉 깨문 서도훈은 김설연을 언급하며 방패로 삼았다.“할머니 말 틀린 거 하나도 없어. 분명 아빠한테 시집왔으면서 배다울 아빠랑 안고 그러는 건 자기 몸도 제대로 관리 안 하는 거야. 이런 더러운 엄마, 필요 없어!”격한 싸움 소리에 가정부들이 살금살금 다가와 구석에 숨어 엿보며 수군거렸다.“맙소사! 작은 도련님이 친엄마한테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우리 집이었으면 아빠가 벌써 한 대 후려쳤을 텐데!”“완전히 은혜를 모르는 자식이네!”“강시원 씨, 작은 사모님으로서 정말 얼굴을 못 들 지경이네요. 서 대표님한테서 무시당할 뿐만 아니라 친아들한테 이렇게 욕까지 먹고... 이 지경인데도 이혼 안 한다니... 정말 인내심이 대단하네요!”“재벌 집에 시집가면 하루가 바늘을 삼키는 것만큼 고통스럽다고 했어요. 이 정도 각오 없이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겠어요? 그냥 지위가 있는 가정부인 셈이죠. 제 주제를 잘 알아야 하기도 하고...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 지냈으니 이미 익숙해졌겠죠.”“그러게요, 서씨 가문에 상속자까지 낳아줬으니 20년만 더 버티면 황후가 되는데 어떻게 이혼할 수 있겠어요? 서 대표님과 이혼하면 다음 날 임지민 씨가 바로 들어올 텐데 겨우 얻은 자리를 어떻게 친여동생한테 내줄 수 있겠어요? 그야말로 본인만 망신당하는 거죠.”“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네요! 뒤에서 그렇게 말하지 말고 나가서 아나운서나 하지 그래요?”이 집사의 엄한 목소리가 들리자 가정부들은 이내 입을 꾹 닫은 뒤 고개를 푹 숙였다.“작은 사모님은 경시 대학교를 졸업한 훌륭한 인재이자 임씨 가문의 딸이에요. 학력으로나 집안으로나 임지민 씨에게 전혀 뒤지지 않아요. 남을 헐뜯고 평가하기 전에 자기 모습 똑바로 보고 말해요.”이 집사는 매서운 눈빛으로 속물적인 가정부 얼굴들을 훑어보며 냉소를 흘렸다.“토끼 같은 것들이 진짜 봉황을 비웃다니...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생긴 거죠?”가정부들은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
강시원은 서정혁에게 이렇게 안긴 건 처음이라 눈앞이 어리둥절했다.곧 닥칠지 모를 위험보다 이 상황이 그저 당황스럽고 어리숙하게 느껴졌다.시선을 내린 서정혁은 강시원의 맑은 눈동자 속에 긴장한 빛이 스치는 것을 보았다.마치 숲속 시냇가에서 물을 마시면서도 사냥꾼에게 쫓길까 걱정하는 어린 사슴 같았다.강시원은 언제나 부드럽고 순종적이며 담담함을 유지하곤 했다. 임지민처럼 남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봉황 같은 눈동자가 깊어진 서정혁은 강시원의 야윈 몸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바로 그때 쾅 하는 큰 소리가 울렸다큰 종이상자가 2층 난간에서 거실 바닥으로 떨어지며 안에 있던 물건들이 흩어져 산산조각 났다.고개를 숙인 강시원은 순간 발끝에 굴러온 물건을 본 순간 가슴이 턱 막히는 듯했다.발 앞으로 굴러온 건, 팔과 다리가 부러진 로봇 장난감이었다.이건 서도훈 4살 생일 선물로, 강시원이 보름간 밤을 새우며 직접 만든 것이었다.그리고 서도훈이 내다 버린 상자 한 가득의 물건들은, 모두 그녀가 아들에게 사 준 것들이다.강시원의 마음이 서도훈에게는 보물이었지만 녀석에게는 그저 쓰레기일 뿐이었다.서도훈의 마음과 눈에는 오직 지민 이모밖에 없었다. 제 아빠와 똑같이 강시원이 준 물건은 한 번도 건드리지도, 쓰지도 않았지만 임지민이 준 선물은 하나하나 애지중지하며 보물처럼 여겼다.어쩌면 정말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고, 혹시 본인이 쓰는 걸 지민 이모가 보면 기분 나쁠까 봐 그랬을 수도 있다.하지만 그게 어떤 이유든 강시원과는 상관없다.녀석을 위해 속상해하고 피를 토하듯 정성을 쏟은 모성애를 친아들이 무딘 칼로 조금씩 갉아버렸다.“어떻게 아빠랑 내가 있는 집에 와? 부끄럽지도 않아?”회전 계단을 급히 내려온 서도훈은 앓았던 기색이 남아있어 얼굴이 허약해 보였지만 분노 때문에 시뻘게졌다.“배다울 아빠랑 사귀는 거 아니야? 나랑 아빠 버린 거 아니야? 왜 가식적으로 여기 와?!”서정혁이 큰 소리로 꾸짖었다.
“싫어. 이혼은 꼭 해야 해.”시선을 내린 강시원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잘생긴 얼굴이 확 굳은 서정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온몸에 분노가 뿜어져 나왔다.“강시원! 할머니가 너를 그렇게 아끼고 친손녀처럼 대했는데 너는 할머니 생각 조금도 안 해? 이제보니 할머니가 너를 아껴준 거, 다 쓸데없는 거였네!”“할머니가 나를 아끼는 건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어. 늘 감사드리고 있고.”천천히 고개를 들어 서정혁을 바라본 강시원은 표정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지쳐 보였다. 두 사람은 티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 있었지만 하늘과 땅 차이처럼 멀어 보였다.“하지만 할머니가 계신다는 게 내가 당신이랑 계속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진 않아. 예전에 아무런 생각 없이 당신에게 시집가서 당신이 나를 신경 안 쓰는 것도 참고 살았어.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도 계속 참았고. 그때는 당신을 정말 사랑했기 때문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순식간에 목이 꽉 멘 서정혁은 말이 나오지 않아 손은 꽉 움켜쥐었다.“사랑 없는 결혼, 그게 설령 일방적인 사랑이라고 해도 더 이상 버틸 이유 없어.”서정혁을 바라보는 강시원은 눈빛이 공허한 하늘을 맴도는 듯 차가웠다. 마치 눈보라에 묻힌 깊은 산굴처럼...“예전에는 당신이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였고 당신을 떠나면 살 수 없을 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은 내 인생의 족쇄야. 당신을 떠나야만 진짜 내 모습으로 살 수 있어.”이 모든 말들은 강시원이 지금 화가 나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우러러 나온 말이었다.거짓말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보다 진실이 가장 빠른 칼이 될 테니까...몸의 뼈마디마저 굳어버린 서정혁은 강시원의 차분한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눈빛은 점점 붉어졌고 담배 맛보다 백 배는 쓴 느낌이 입안을 휩쓸었다.남자가 말이 없는 걸 본 강시원은 살구꽃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농담조로 말했다.“망설이는 거 당신답지 않아. 혹시 나랑 이혼하는 게 아쉬워?”이를 악물고
강시원은 절대 그만한 능력이 없을 것이다.임지민처럼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 연구원이 곁에 한 명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드문 일인데 어떻게 갑자기 두 명이나 나올 수 있겠는가?‘복권 당첨보다 확률이 더 희박한데, 절대 이런 우연이 있을 리가 없어.’“6천만, 혹시라도 배기훈에게 구걸해서 받을 생각이라면, 차라리 그 마음을 일찍 접는 게 좋을 거야.”봉황 같은 눈을 가늘게 뜬 서정혁은 온몸으로 강한 기세를 뿜어내며, 입꼬리를 차갑게 올렸다.“배기훈, 그래 똑똑한 장사꾼이지, 멍청이는 아니겠지. 이 세상에 어느 남자가 다른 여자의 아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겠어? 게다가 그 아이가 자기한테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을 텐데.”서정혁의 눈에 강시원은 절대 혼자 못 피는 꽃일 뿐, 남자에게 기대야만 살 수 있는 존재였다.“기훈 씨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판단할 자격 없어. 게다가 세상 남자가 아무리 나쁘다 해도, 기껏해야 당신과 비슷하겠지. 이미 겪어본 만큼 충분히 각오하고 있어.”강시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혁을 바라보았다.“빨리 서명해.”주고받는 말들 하나하나 모두 거칠었다.예전 같았으면 서정혁이 그녀를 비웃고 깎아내리면 강시원은 홀로 방에 틀어박혀 해가 질 때까지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저녁이면 이불 속에서 밤새 잠들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강시원의 마음은 잔잔한 물결처럼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눈동자에 검은 파도가 휘몰아친 서정혁은 큰 손으로 주먹을 쥐고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이혼은 언젠가 하겠지만 지금은 안 돼.”“안 된다고? 왜?”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조급한 기색이 명백히 보였다.“서정혁, 지금 나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장난? 내가 그렇게 한가한 것 같아?”서정혁은 눈빛 속의 감정을 꾹 누르고 담배 한 개를 꺼내 손바닥에 쥐었다.“할머니가 다시 입원하셨어. 이번엔 병세가 아주 심각해.”순간 심장이 죄어온 강시원은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할머니 심장병 다시 발작하셨어? 위험한 고비는 넘기셨어
눈을 가늘게 뜬 서정혁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비꼬는 어조로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강시원, 우리 5년간 그래도 부부였어, 굳이 나에게 허세 부리고 승부를 걸 필요 없어.”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테이블 위 이혼 합의서를 힘주어 가리켰다.“여기 분명히 적혀 있잖아. 이혼 후 매달 양육비 6천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고.”강시원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들었다고, 나 귀머거리 아니야. 6천만, 내면 되잖아.”무심코 ‘들었다고’라는 말을 내뱉은 순간 가슴이 마치 핀셋으로 꽉 조인 듯 죄어왔다.서정혁의 잘생긴 얼굴이 서리가 내린 듯 싸늘해졌다.“서씨 가문의 모든 것,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어. 그리고 매달 6천만 원, 네 능력으로는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차를 팔지 않고선 절대 마련하지 못할 거야. 어쨌든 결혼 후 네가 다녔던 직장도 다 내가 마련해 준 거니까. 내 곁을 떠나면 경시에서 네가 설 자리 절대 없어.”부부 관계가 완전히 끝난 지금, 강시원은 자만심 가득한 이 남자를 차갑게 바라보며 피식 비웃었다.“아침에 양치 안 했어? 입 냄새가 꽤 심하네. 독한 말을 내뱉으면 내가 꿈쩍이라도 할 줄 알았어?”남자는 관자놀이의 핏줄이 불끈 튀어나왔다.“지난 3년간 내가 서정 그룹 연구개발팀에서 일할 때 당신 내게 조언 한마디 해준 적 있어? 아니면 잘하라고 응원 한 마디는? 힘이 돼준 적도 없어. 모두 나 스스로 학력과 능력으로 서정 그룹에 들어간 거야.”서정혁은 눈이 살짝 휘둥그레졌다. 마음속에는 미세한 파동이 이는 듯했다.‘그랬었나...’당시 강시원이 서정 그룹에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 서정혁은 처음엔 반대했다. 그냥 집에서 남편 모시고 아이 키우며 집 안 인테리어 같은 아내, 제대로 된 주부가 되길 바랐다.그저 강시원이 여동생인 임지민의 재능을 질투해서 커리어 우먼이 되어 자기 주목을 받으려고 한 거라고 생각했다. 여자들 사이의 질투심과 경쟁이라고만 여겼다.이후 강시원이 계속해서 애원하자 서정혁은 어쩔 수 없이 겨우 허락했다. 자신은 아무런
“도련님은 안에 계십니다.”“알겠어요.”강시원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 작은 도련님 퇴원했어요. 지금 위층에 계세요.”이 집사가 친절하게 말했다.“작은 도련님 얼굴 보고 싶으면 제가 불러드릴까요...”“도훈이 금방 퇴원했으니 푹 쉬어야죠. 굳이 부를 필요 없어요.”강시원은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오래 있지 않을 거예요. 서 대표님과 이야기하고 바로 나가겠습니다.”“알... 알겠습니다.”안타까운 듯 고개를 숙인 이 집사는 강시원이 서도훈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걸 바로 알았다.‘사모님과 도련님이 이혼 중이긴 하지만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돌아와도 아이를 만나려 하지 않으니 어머니로서 너무나도 차갑고 무정한 거 아닌가? 혹시 예전에 집에 있을 때 보여줬던 남편 뒷바라지를 잘하고 아이를 잘 가르치는 현모양처 같은 모습, 모두 콘셉트였던 걸까? 아니면 서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처럼 새로운 사람이 생겨서 지나간 사랑과 아이를 잊어버린 걸까?’강시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익숙한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공기 속에 은은하게 감도는 씁쓸한 담배 냄새가 강시원의 코끝에 스며들었다.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든 순간 서정혁이 긴 다리를 꼰 채 소파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서정혁은 봉황 같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얇은 입술 사이 담뱃불의 붉은 불빛이 깜빡였다.시선을 살짝 내린 강시원은 그가 물고 있는 담뱃불 불빛에 따라 눈을 깜빡였다.한때 그녀는 그 누구든 자기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샤워를 하고 입었던 옷까지 빨아야 했을 정도로 담배 냄새를 혐오했다.하지만 유일하게 서정혁에게만은 예외였었다.서정혁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에 대해서는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때는 그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우아하며 심지어 섹시하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다.하지만 이제는 그 뼛속까지 새긴
그 종이는 가볍게 허공을 돌아 남자의 번들거리는 구두 앞에 내려앉았다.거기에는 단단한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사직서]‘강시원!’사람들 사이로 냉기가 한 번에 빨려 들어갔다.‘공개석상에서 염라대왕과 맞짱을 뜬다고? 이 아가씨, 엄청 대담하네!’서정혁의 관자놀이가 불끈거렸다.“임지민 덕 좀 봤네. 나 같은 말단이 그룹의 큰어른들을 이렇게나 한꺼번에 뵐 줄이야. 서정에서 일한 게 아주 헛수고는 아니었어.”강시원의 눈매는 붉고도 차가워 눈부시게 빛났다. 남자의 드러난 놀람을 똑바로 보며 고운 미소를 그렸다.“그럼, 여기서
연안 빌리지로 돌아가는 길, 서정혁은 내내 먹구름을 이고 있었다. 호화로운 차 안은 얼음 창고처럼 싸늘했다.서도훈은 좌석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숨소리조차 죽였다.“정혁 오빠... 아직 언니한테 화났어?”임지민이 살살 떠보았다.“그런데 정말 뜻밖이네. 언니가 유재윤 변호사를 알 줄이야. 언니의 인맥은 오빠가 아는 것보다 훨씬 깊은 것 같아.”“서도훈.”서정혁은 아들의 하얀 얼굴을 똑바로 겨누었다. 목소리는 매섭고도 압박감이 들이쳤다.“바람났다는 그 막말, 누가 가르쳤어?”아버지의 새까맣게 굳은 낯빛에 질려 서도훈은 덜덜
“서도훈, 너는 아빠랑 잘 먹어. 엄마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그러나 두 걸음 떼자마자, 서정혁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힘은 섬뜩할 만큼 세찼다.“강시원, 너 지금 나한테 삐진 거야?”강시원은 아파 어깨를 떨고 손을 뿌리치려 하며 낮게 깔린 목소리에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아이 앞이야. 서 대표, 자중해.”‘자중이라니?’서정혁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애매하게 얽혀 같은 식탁을 마주하고도, 감히 그에게 자중하라 했다.‘그 입으로 그 말을 어떻게 내뱉지?’“저 남자,
강시원의 입은 헝겊으로 막혀 있었고 목구멍에서는 울먹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속눈썹에는 아직도 굳은 핏덩이가 매달려 있었고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으며 시야는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하지만 절망적이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강인한 의지를 내보였다. 수정처럼 맑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몸부림치면서 주변 상황을 끊임없이 살폈다.비록 불빛이 어두웠지만 희미하게나마 여기의 구조가 폐공장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챘다.게다가 구석에 흩어진 부품들도 몇 개 보였다.강시원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천천히 그 부품들 옆으로 기어갔다.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