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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소경절
윤슬이 분개해 중얼거렸다.

“시원 씨는 지난 2년 동안 꼼꼼하게 일만 했고, 연차도 한 번도 못 쉬었잖아요. 이번에는 그것도 산재인데, 며칠 쉰 게 뭐가 문제예요...”

“허, 연차 안 쉰 게 그렇게 대단해요? 마치 연구개발부에서 누가 연차라도 쓴 것처럼 말하네. 저도 안 쉬었거든요!”

양서연이 비웃듯 코끝을 올렸다.

“게다가 시원 씨는 어디까지나 낙하산으로 들어오신 분이잖아요. 특별대우를 원하신다면 못 이해할 것도 없고요.”

주변 사람들이 강시원을 향해 못마땅한 눈길을 던졌다.

그들이 그녀를 깔보는 이유는, 그녀가 갑자기 꽂혀 들어온 직원이라서 엄격한 평가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명문을 졸업하고 자부심 높은 수재들과 업계 엘리트들의 심기를 거슬렀고, 무엇을 보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단정했다. 강시원은 무능한 ‘빽’으로 들어온 사람이라고, 애초에 자신들과 어울릴 자격이 없다고 말이다.

윤슬의 얼굴이 붉어졌다. 강시원이 티 나지 않게 그녀를 등 뒤로 가려 세우고, 목소리는 담담히 높지도 낮지도 않게 울렸다.

“부장님, 예전에 그러셨죠. 이 부서는 Nora만 아니면 누가 빠져도 정상 운영된다고, 누구도 스스로를 대단하게 여기지 말라고요. 그런데 지금 보니 이 부서는 제가 빠지니까 부장님께서 꽤 곤란하신가 봐요. 아니었으면 제 휴식 문제를 이렇게까지 물고 늘어지실 리가 없잖아요.”

“시원 씨...!”

양서연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이건 지난 2년 동안, 강시원이 처음으로 세게 받아친 순간이었다.

그들은 그녀가 손아귀에서 빚고 주무를 수 있는 만만한 사람인 줄만 알았다.

작은 소동이 지나가자, 양서연은 강시원을 흘겨보고는 딱딱딱 하이힐을 울리며 자리를 떴다.

윤슬이 한숨을 내쉬었다.

“시원 씨, 양아치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진짜 미친 사람이에요!”

“보이더라고요. 저도 가식적인 사람과는 다투지 않아요.”

강시원이 눈꼬리를 부드럽게 접고, 바람 지난 듯 옅게 웃었다.

윤슬이 피식 웃고 그녀를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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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시원은 고개를 들어 박해순의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어머니, 왜 그러세요?”김설연은 바로 자세를 낮췄다.“시원아.”박해순은 자기 옆에 앉아 있는 강시원을 바라보더니 부드럽고 친근한 어조로 말했다.“앞으로 서씨 가문 가족 모임이라고 해도 부엌에 가서 신경 쓸 필요 없어. 우리를 위해 음식을 나를 필요도 없고.”강시원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할머니, 저...”박해순은 몸을 숙여 강시원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아가야, 편안하게 식사하자. 오늘 부엌 아줌마에게 네가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 만들라고 했어. 많이 먹어.”마음이 따뜻해진 강시원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이 집에서 강시원을 따뜻하게 대하는 사람은 박해순뿐이었다.임지민은 입술을 깨물며 옆에 있는 단정하게 앉아 표정이 엄숙한 남자를 바라보았다.서정혁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김설연은 많이 불쾌한 듯 숨을 가다듬더니 불만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서씨 가문의 세대를 이어온 며느리들, 어머니와 저 포함해서 모두 이렇게 해왔어요. 이것은 우리 서씨 가문의 규칙입니다...”“규칙이면 다 옳다는 거야?”박해순은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그저 씩 한 번 웃음을 지은 뒤 말을 이었다.“나는 서씨 가문의 이런 고리타분한 규칙이 가장 싫어. 옛날 시대도 아니고 조상들도 없는데 누가 아직도 이런 고리타분한 규칙을 지켜.”테이블 분위기가 확 가라앉자 김설연은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꼰대 같은 규칙, 진작 없애려 했어. 오늘이 아니면 어차피 내일 없앨 텐데 차라리 오늘 하는 게 낫지!”박해순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음식 올려!”맛있는 음식이 테이블에 올라온 후 가족들은 식사를 시작했다.“지민아, 요즘 몸 상태는 어때?”김설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자 임지민은 우아하게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웃으며 말했다.“많이 좋아졌어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네가 몸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번에 해외에 가서 건강식품 몇 개 사 왔으니 집에 가서 먹어. 규칙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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