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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otten sons 4

Autor: 장순혁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4-02 15:44:05

“왜 이런 옷을 입어야 하는 거야?”

릴리가 투덜댔다.

“오, 릴리. 우리의 전통 의상의 의미를 묻는 거니?

이 복장은 우리가 드디어 축제에 주인공이 됨을

의미함과 동시에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자스민의 말을 끊으며 릴리가 말했다.

“자스민, 너한테 물어본 거 아니야.

넌 잠시라도 그 주둥이 좀 다물어 줄 수 없냐?”

자스민의 구겨지는 얼굴을 보며 데이지가 황급히 말했다.

“그래, 그래. 자스민, 너 말이 무슨 뜻인지는

릴리도 알 거야. 그리고 릴리,

자스민한테 시비 그만 걸어.”

릴리가 데이지에게 조그맣게 말했다.

“신께서 자스민에게 입 좀 다물라고

전해주시면 좋을 텐데.”

데이지 역시 릴리에게 조그맣게 말했다.

“그건 나도 동감하기는 해.”

흰 색 천막 뒤에서 데이지, 릴리와

자스민을 포함한 아이들은 전통 의상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이제 교주님 말씀 끝났고, 아기들에게 기도도 드렸고,

곧 나갈 차례구만. 만약 내가 선택받은 사제님들이 되고

교주님도 된다면 축제 시간부터 줄일 거야.”

릴리가 말했다.

“하! 꿈도 크네.” 

자스민이 비꼬며 말했다.

“자스민, 내 주먹이 니 얼굴에 닿기 전에

우리가 나갈 시간이 오기를 바라야 할 거야.”

릴리가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나는 그때까지 퍽이나 가만있겠다. 어?”

자스민 역시 지지 않고 받아쳤고

데이지는 그 둘 사이에 서서 중재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때 우드가 천막을 들추며 말했다.

“이제 나갈 시간이란다, 얘들아!

세상에, 다들 너무 예쁘구나!”

데이지는 아직도 서로를 노려보는

릴리와 자스민에게 말했다.

“자자, 나갈 시간이야. 가자고, 어서! 노려보기 멈추고,

주먹 내리고, 릴리, 자스민, 빨리 내 손 잡아. 가자!”

릴리와 자스민은 데이지의 양쪽에서 마지못해

데이지의 손을 잡고 분을 못 이기고 계속 중얼거렸다.

“그래, 그래. 아이고 착하다.”

데이지가 어린아이들을 어르듯이 말했다.

“자! 올해로 열일곱이 된 사제들을 소개합니다!”

밖에서 사회를 맡은 풀의 말이 들렸고 아이들은

다 같이 나란히 손을 잡은 채 천막 밖으로 나갔다.

무대 아래의 사제들은 아이들을 향해 박수를 쳤고,

무대 위에서는 교주님과 아기를 안은 선택받은 사제님들이

따뜻한 미소와 함께 아이들을 바라봤다.

아이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교주님 앞에 다가섰다.

“이제 교주님이 새로운

선택받은 사제님들을 선정하시겠습니다!”

풀이 소리쳤다.

교주님은 양팔에 열 개의 화관을 두른 채

천천히 아이들을 향해 다가갔다.

몇 명의 아이들을 지나치고, 또 몇 명의 아이들에게는

머리에 화관을 씌워주며

교주님은 천천히 데이지에게 다가갔다.

먼저 자스민의 머리에 화관이 씌워지고,

(이때 릴리의 표정이 구겨졌다.) 

데이지의 머리에도 화관이 씌워졌다.

교주님은 데이지에게 다가가 자그맣게 말을 걸었다.

“데이지, 축하한단다.” 

그러나 교주님은 그 말을 마친 후

릴리의 앞을 그냥 지나가 버리고는 제일 끝에 선 아이에게

마지막 화관을 씌워줬다.

“새로운 선택받은 사제님들에게 박수를!”

풀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무대 아래의 사제님들은 모두 웃으며 박수를 쳤다.

데이지는 차마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릴리를 바라봤다.

릴리는 데이지가 처음 보는 무표정으로 앞만 바라보다가,

문득 데이지에게 몸을 기울여 귓속말을 건넸다.

“데이지, 사랑해.”

데이지가 릴리의 얼굴을 바라보자 릴리는 늘 짓는

웃음과 함께 데이지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그제야 데이지는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었다.

이어서 교주님은 아기를 안은

선택받은 사제님들 중 한 분을 다음 교주로 선정하셨다.

아기들은 아기들을 기르시는 사제님들의 품으로 전해지고

교주님은 선택받지 못한 사제님들과 함께

무대 뒤편으로 향하셨다.

새로운 교주님은 잠시 목을 가다듬으시더니 말씀하셨다.

“잘 부탁드립니다. 신께 영광을!”

사제들이 한목소리로 함께 소리쳤다.

“신께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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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순혁 중 º 단편   벽과 문의 차이

    그대는 나와 함께 소파에 앉아내가 그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테레비 속 축구를 보며 웃을 때에도그대는 테레비 너머의 벽을 보았지난 홀로 웃다가 괜히 멋쩍어서그대에게 재밌지 않냐고 물었고그대는 그 벽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대강의 대답으로 나의 질문을 넘겼지나는 그러려니 했어뭐, 누구에게는 테레비 속 축구보다테레비 너머 벽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으니까그게 우리의 일상이었지하지만 그날은 유독 심했어우리가 함께 밥을 먹을 때도,우리가 함께 커피를 마실 때도,우리가 함께 침대에 누울 때까지도그대는 그 벽만 바라보았잖아그래도 나는 참으려 했어우리의 대화가 단절되고우리의 시선이 마주치지 않고그대는 나와 생각을 맞추려 하지 않았지만나는 그런데도 참고, 또 참으려 했어하지만 그대는 선을 넘어버렸지나는 그대에게 도대체 왜 그러냐고 소리쳤고그대는 조용히 떨면서 울었지그리고는 말했어 저 벽 너머에는 무엇이 있냐고나는 그게 뭐가 중요한 거냐고 조용히 물었지또, 알고 싶냐고 물었어그대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나는 테레비를 옆으로 밀고더듬더듬 벽에 달린 손잡이를 찾았어실은 벽이 아닌 커다란 문이었지근데 고작 손잡이의 유무에 따라 벽과 문으로 나뉘는 것이라면굳이 벽과 문에 차이를 둬야 할까?아무튼 나는 벽인지 문인지를 열었고그대는 그 안에 채워진 그대들을 보고 소리를 질렀지나는 그대 전의 그대에게 사용한 망치를 들고그대의 머리칼을 잡고 그 안으로 들어갔지문을 닫고 보니자그마한 구멍이 뚫려있네그 구멍에 눈을 갖다 대보니피 흘리는 그대가 보여그래서 그대가 그랬나 봐다음 그대를 위해 이 구멍은 메꿔야겠어알려줘서 고마워이제는 그대들이 되어버린 그대여

  • 장순혁 중 º 단편   Forgotten sons 10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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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순혁 중 º 단편   Forgotten son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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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순혁 중 º 단편   Forgotten sons 8

    보고싶은 릴리에게.릴리, 이곳에 온 지도 어느새 삼 년이 지났네.너를 못 본 지는 한 육 년은 된 것 같아.잘 지내? 잘 지냈으면 좋겠네. 늘 너 생각을 해.너도 내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어.내가 널 생각하는 것의 반이라도 좋으니까.오늘도 신께 기도를 드렸어.첫 아기는 이안이었지.얼굴도 보지 못했어. 사제님들이 데리고 나가셨거든.두 번째 아기는 우리와 같은 아기였어.두 번째 아기는 나와 함께 있게 해주시더라.아기가 칭얼거리네, 잠시만.됐다. 잠이 든 것 같아. 마저 쓸게.오늘 이안을 죽였어. 내 손으로.이안을 이미 낳았으니 그 이안은 필요 없대.내가 낳은 이안이 그 이안의 자리를 대신할 거래.죽은 이안의 발에 묶인 쇠사슬을 풀어줬어.멍이 들어있더라.우리 어렸을 때 위험하게 놀다가 멍 많이 들었었잖아.그거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란 멍이.이안은 우리가 아니야.이안은 우리가 아니야.이안은 우리가 아니야.그래, 이안은 우리가 아니야.신께서 우리를 위해 주신 거지.내가 죽인 이안은 어디로 가는 걸까.다시 이안으로 태어나는 걸까?자스민은 잘 지내. 다른 아이들도.처음에는 다들 당황스러워하다가 곧 적응했어.나도 그렇고.내가 마지막으로 우리의 아기를 낳았어.이제 곧 산에서 내려갈 거야.곧 너를 볼 수 있겠지.꿈속의 너가 아니라 진짜 너를.사랑해.데이지가.

  • 장순혁 중 º 단편   Forgotten sons 7

    ‘발바닥에 물집 잡힌 것 같은데.. 아 쓰라려.언제까지 올라가야 하는 거야?’데이지는 목 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속으로 삼키며활기차게 발걸음을 옮기는 자스민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삼 년 정도의 교육이 끝나고 교주님은 때가 왔다며 데이지를 포함한 선택받은 사제들을 데리고제대로 닦이지도 않은 산길을 올랐다.교주님은 이 또한 기도의 일종이라며 일체의 쉬는 시간도허용해주지 않으시며 맨 앞에서 나아가셨고데이지는 억지로 보폭을 맞췄다.‘한 시간은 걸은 것 같은데. 설마 정상까지 올라가나?’저 멀리 아스라이 구름에 닿을 듯한 산꼭대기를 보며데이지는 한숨을 뱉었다.다행히 데이지의 생각이 틀렸다.수풀이 우거진 산 중턱에서 교주님은 발을 멈추셨다.“자, 도착했다!” 교주님이 아이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다.“음.. 교주님? 여기는 아무것도 없는데요?”데이지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주변에는 온통 나무, 풀, 웬 바위 하나,그리고 또 나무밖에는 보이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이 바위가 보이니, 데이지?”교주님이 가리키신 바위는 알 수 없는 글자가희미하게 쓰인 데이지의 몸만 한 크기의 바위였다.“네.” 데이지가 말했다.“이 바위가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곳이라는 표식이란다.”교주님이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한편, 신기한 눈으로 바위의 이곳저곳을 바라보던자스민이 교주님께 물었다.“교주님? 이 글자는 뭐에요?”교주님이 자스민을 보며 설명해주셨다.“먼 옛날, 신께서 적어주신 글자란다.이안의 동굴이라는 뜻이지.”“이안이 뭐에요?” 데이지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교주님은 잠시 눈을 감으신 뒤, 천천히 말씀하셨다.“이제 곧 알게 될 거란다.”교주님은 바위를 주먹으로 세 번 두들기시며“선택받은 사제들이 왔습니다!”라고 소리치셨다.그러자 바위가 굉음을 내며 천천히 옆으로 이동했고,먼지가 걷힌 뒤, 바위가 온전히 옆으로 옮겨지자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가자.” 교주님은 한마디 말과 함께먼저 계단을 내려가셨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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