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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Author: 팔월설
임장청(林長青)은 고씨 집안 집사의 아들이다. 그는 임 집사를 따라 고씨 집안 안팎의 일을 처리하며 물건을 사러 나갈 때도 많았다.

"지금 비 내리잖아요. 시간도 늦었고, 내일 가요. 어쩌면 내일 나을지도 몰라요."

사월이가 추운이를 잡고 말했다.

"몸이 이런데도 미루는 거야? 내일 더 심해질 것 같은데. 그리고 오라버니는 착하잖아. 너는 기다리고 있어."

추운이는 그 말을 끝으로 우산을 들고 나갔다.

그러자 같은 방에 있던 아춘이가 웃었다.

"둘이 사이가 정말 좋아 보이네. 그런데 고뿔 무시하지 마. 질질 끌면 너만 힘들어."

그 말을 들은 사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말할 힘도 나지 않았다.

머지않아 추운이가 돌아오더니 웃으며 사월이에게 말했다.

"내가 오라버니는 착하다고 했잖아. 너 아프다는 거 듣고 마침 자기한테 고뿔을 낫게 하는 약재가 있다고 하면서 일단 돌아오라고 했어. 오라버니가 약을 달여서 가져오겠대."

추운이의 말을 들은 아춘이가 웃었다.

"장청 오라버니는 사월이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나 몰라."

그 말을 들은 사월이는 아춘이가 함부로 말하고 다닐까 봐 얼른 입을 뗐다.

"언니, 이상한 생각하지 마요. 장청 오라버니가 착해서 그런 겁니다. 다른 사람이었어도 오라버니는 똑같이 했을 겁니다."

아춘이는 자신의 농담에 사월이가 이렇게 진지하게 나올 줄 몰랐다.

"나 그냥 농담한 거야. 마음에 담아두지 마."

사월이는 그제야 마음을 놓고 다시 누웠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 까, 한 계집이 들어와서 말했다.

"사월아, 장청 오라버니가 약 가져왔어."

사월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른 일어났다. 그리고 이부자리 밑에 있던 은전 몇 개를 들고 나갔다.

밖에 나가보니 임장청은 약을 들고 서 있었다. 사월이는 그를 보자마자 얼른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장청 오라버니."

밤이라 임장청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지 말고 얼른 약 먹어. 내일 약을 주방에 두라고 할 테니까 밥 먹을 때 같이 먹어."

사월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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