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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조수석에 앉아 서경아의 안색을 살핀 진루안은 그녀가 방금 전의 일로 고민하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비록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여자 혼자서 거대한 서화 그룹을 관리하고 있는데다 이제는 마 영감의 부하가 찾아와 문제를 일으켰으니, 두렵지 않을 리가 없었다.

다만 내내 강한 모습만 보이는 서경아라 마음속의 걱정은 입 밖으로 내지 않을 것 같았다.

"경아 씨, 걱정하지 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함께 맞서줄게요!"

이제 계약을 맺은 부부가 되었으니, 진루안은 그녀를 혼자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 일의 배후에는 음모가 있는 게 분명했지만 서경아의 경력으로는 알아채지 못할듯싶었다.

마 영감이라고? 진루안의 두 눈에 시린 한기가 번뜩였다. 진루안은 그 이름을 단단히 새겨두었다.

서경아는 옆에 앉은 진루안을 흘깃 쳐다봤다. 진루안의 위로를 들은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서씨 가문이 보통 집안도 아니고, 함부로 하지는 못할 거예요."

"전 진지하게 말하는 거예요. 전 경아 씨와 함께 맞설 거예요." 서경아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자 진루안은 다시 한번 반복했다.

그러자 서경아는 얼굴을 굳히고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했던 약속을 잊은 거예요? 제 일에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당신 일이나 잘해요!"

"게다가 당신은 일반인이잖아요. 주먹이나 좀 휘두르는 거 말고, 뭘 도와줄 수 있는데요?"

"그 주먹으로 싸움이나 하게요? 그건 저에게 해만 될 뿐이에요!"

"그러니까 더 귀찮게 하지 마요, 알았어요?" 서경아는 차갑게 몇 마디 한 뒤 브레이크를 밟고 별장 구역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뒤, 서경아는 진루안에게 말했다. "여기가 바로 제가 사는 리버 파크예요. 앞으로 당신도 이곳에서 지내요."

"하지만 당신은 손님방에서만 지내야 해요. 알았어요?" 서경아는 3번지라고 적혀 있는 유럽식 별장을 가리키며 말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서경아에게 혼나 시무룩해진 진루안은 그녀를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별장의 인테리어는 화려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었다. 막 안으로 들어서자, 앞에 놓인 신발장부터가 붉은 송나무 재질이었다. 안쪽의 바닥은 선명하다 못해 사람 그림자까지 보일 지경이라 마치 수정이라도 깔아놓은 듯했다. 고개를 드니 거대한 꽃 모양의 샹들리에가 보였다.

유러피안 스타일의 인테리어에, 안쪽 공간도 300평이 넘어 보이는 데다 2층까지 있었다.

"배고프다면서요? 냉장고 안에…"

띠리링!

서경아가 옆에 있는 냉장고를 가리키며 막 말을 하려는데 가방 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서경아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서경아입니다. 뭐라고요?"

"알겠어요, 바로 회사로 갈게요!"

서경아의 차갑던 얼굴이 이내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진루안에게 뭐라고 말할 겨를도 없이 가방을 챙겨 별장 밖으로 달려 나갔다. 그렇게 그녀는 마세라티를 타고 빠르게 사라졌다.

진루안의 안색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방금 전의 통화를 그는 전부 듣고 있었다.

세 협력 파트너가 갑자기 협력 중지를 선언하며 서화 그룹에 위생 점검을 요구했다. 그로 인해 동강시의 위생 대신마저 직접 서화 그룹으로 와 영업 중지와 전면 점검을 요구했다.

만약 영업을 중지하게 된다면 감당해야 할 손해는 가늠할 수 잇는 것이 아니었다.

서화 그룹은 주료 식음료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이런 위기를 직면하게 되었으니 서경아가 지금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을지 쉽게 가늠이 갔다.

"누구였든지 간에, 감히 이런 음모를 꾸미다니.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루안의 두 눈에 살기가 드러나더니 이내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세 번쯤 울렸을 때, 전화기 저 너머로 중후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서화 그룹의 일에 대해 전부 조사하세요. 십 분 내로 답 주세요!" 진루안은 쓸데없는 말은 삼간 채 한 마디만 던지고 전화를 끊은 뒤 별장 밖으로 나섰다.

서경아 혼자 힘으로는 절대로 이 일을 해결할 수 없었다. 이것은 마 영감의 부하가 소란을 피운 것부터 시작해 차례대로 이어지는 음모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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