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사세준이 보낸 대리인이 이미 도착했네. 이동혁, 이제 너는 흥정할 기회도 없어.”“나를 탓하지 마. 네 자신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거야!”말을 하면서 하영림은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손을 흔들었다.“그 구경꾼들을 좀 비키게 해. 사씨 가문의 대리인을 맞이해야 하니까.”하영림이 데려온 수하들이 곧바로 거들먹거리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몰아내기 시작했고, 곧바로 깨끗하게 정리했다.“하 사장님, 사씨 가문의 대리인이 이미 도착했습니다.”곧 상황을 보러 나갔던 부하가 돌아와서 보고했다.고개를 끄덕인 하영림은 옷 매무새를 정돈한 뒤 부하들을 데리고 마중하러 나갔다.곧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오던 일행과 마주치게 되었다.선두에 선 남자는 정장 차림에 약간 위축된 표정이었다. 두 뺨도 약간 빨갛게 부어 있었다.수하가 지목하지 않았다면, 하영림은 이 사람이 바로 사세준이 보낸 사람이라는 걸 정말 믿지 못했을 것이다.수하가 지목하자, 하영림이 곧바로 앞으로 나서서 맞이했다.“X시 하씨 가문의 하영림입니다. 선생님께의 도움에 감사를 드립니다. 선생님 성함은 어떻게 되시는지요?”“저는 강경영이라고 합니다.”남자가 예를 갖추면서 말했다. 바로 사해상공회의소의 대표인 강경영이다.강경영은 손사래를 치면서 호기롭게 말했다.“사씨 가문에서 이미 내게 말했으니, 하 선생은 안심하세요. 이 작은 H시에서 그래도 우리 사씨 가문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없습니다!”“그 사람이 아무리 큰 배경이 있어도, 제가 오늘 하 선생을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하영림은 원래 강경영의 위축된 표정을 보고, 일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이렇게 강경영이 계획을 세워 놓은 모습을 보자, 걱정했던 게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된 하영림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감사의 말씀은 일단 하지 않겠습니다. 이 일이 끝나면 사씨 가문에서 받아갈 몫 외에도, 강 선생님한테도 당연히 좋은 점이 있을 겁니다!”하영림은 동혁에게 6백억 원의 배상금과 더불어, 태성쇼핑센터 1층의 권리도 넘기라고
“왜 그래? 진 회장, 이제 무서워진 거야?”세화의 표정 변화를 본 하영림이 씩 웃었다.“진작 이렇게 나왔으면, 애초에 내가 이럴 필요가 있었겠어?”“이렇게 하지. 사세준이 보낸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았으니꺄, 당신 남편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기만 하면 돼.”“그리고 노스폴구스에 2백억 원의 손실을 배상하고, 태성쇼핑센터 건물의 1층을 내게 양도하면 그냥 넘어가겠어.”“만약 승낙하지 않는다면, 허허.”“사세준이 보낸 사람이 도착하면, 말하기 곤란해.”“결국 사씨 가문에 직접 가는 것보다는,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2백억 원을 배상해서 해결하는 게 낫지 않겠어?”하영림은 마치 아랫사람을 대하듯이 세화에게 말했다. 심지어 동혁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영림은 이곳의 주인이 세화라고 판단했다.‘이동혁은 양아치 어릿광대에 불과해.’‘자기 마누라의 신분과 지위를 믿고 이렇게 날뛰다니.’세화는 하영림의 뜻을 알 수 있었다.‘사세준이 자신을 대표해서 사람을 보낸다고 했어.’‘그건 명문 사씨 가문을 대표해서 얘기할 것임을 의미해.’‘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 2백억 원은 배상하는 게 아니야.’‘스타가 행사에 참석해도 출연료가 있는데, 하물며 명문가의 사람이야.’세화는 결국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꼈다.‘명문 사씨 가문’이라는 이 단어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로 압박을 받는 느낌이었다.바로 그때, 동혁이 갑자기 세화의 손을 힘껏 잡았다.“여보...”세화가 고개를 들었다.“괜찮아, 내가 있잖아.”세화에게 미소를 지은 동혁은 곧 싸늘한 눈빛으로 하영림을 바라보았다.“아직 사세준의 대리인이 오지 않았으니까, 좀 있다가 어떻게 가격을 올릴 건지 한번 말해봐.”“나도 잘 결정해야겠어. 사세준이 보낸 사람을 처리한 다음에, 어떻게 가격을 올릴지 말이야.”이 말을 들은 하영림은, 그저 멍하니 동혁을 바라보다가 냉담하게 말했다.“명문 사씨 가문도 너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이동혁, 네가 정말 무식헤서 두려움이 없는 건지, 아니면 간이 부은 건지
“진 회장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우리 노스폴구스는 처음 N도로 진출해서 기초가 별로 없어. 하지만 그래도 친구들은 좀 있지.”“예를 들어, S시의 사해상공회의소는 우리와 많은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진 회장, 우리와 맞서겠다는 게 확실해?”임민옥에 비해서 하영림은 비교적 솔직하게 노스폴구스가 N도에서 기초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그러나 곧바로 사해상공회의소라는 거대한 이름을 끄집어냈다.그 솔직하면서도 비할 수 없는 힘을 드러낸 것이다.세화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사해상공회의소는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하 회장님, 사해상공회의소로 나를 압박할 생각 하지 마세요.”“게다가, 소비자가 공정한 처리를 원하는 것도 맞서는 걸로 여기고 있군요.”“하 회장님, 그럼 우리가 맞서고 있는 걸로 치세요!”까칠하게 충돌하는 세화의 강렬한 반응에, 동혁은 마음속으로 박수를 치면서 감탄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놀라서 세화를 바라보았다.‘저 여자가 이렇게 강경할 줄은 정말 몰랐는데.’‘상대방은 사해상공회의소와 같은 거대한 기관을 언급했는데도, 뜻밖에도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어!’남자들은 경이로운 시선으로 세화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남편을 강하게 옹호하는 여자가 내 아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영림의 표정이 또 다시 어두워졌다.“젊은 나이에 두 그룹을 장악한 여장부답게, 진 회장은 과연 기세도 대단하네.”“그런데...”하영림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리면서 냉소했다.“강하게 나온다 해도 실력이 뒷받침이 되어야겠지.”“당신들이 끝까지 가겠다고 하는 이상 나도 무슨 말을 하기가 어렵네.”말을 하면서, 하영림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사세준 형님이세요? 저는 X시 하씨 가문의 하영림입니다...”하영림의 말을 듣자, 동혁은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곧추세웠다.‘사세준?’‘내 기억이 맞다면, 사정우 그 자식의 애비겠지.’그러나 입을 열지 않고 하영림이 전화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누군가 했더니 원래
동혁은 아무렇게나 손을 휘두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느낌이 어때?”“이제는 내가 남자처럼 느껴지겠지?”잠시 멍하니 있던 임민옥은 곧 히스테릭한 비명을 질렀다.“아악! 이 개자식, 네가 감히 나를 때렸어! 죽여버리겠어!”임민옥은 동혁의 말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하영림의 앞에서 동혁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정말 독하게 때렸어.’‘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망신을 당하다니!’뒤에 서 있던 하영림도 지금은 잔뜩 어두운 표정이었다. 하영림이 이를 악물고 억지로 말을 내뱉었다.“어린 친구가 그래도 기개가 있네. 감히 내 앞에서 손을 대다니!”동혁이 씩 웃으며 말했다.“하 회장, 맞지? 계속 잘난 척하면, 따귀를 맞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 줄게.”말을 하던 동혁의 표정이 갑자기 착 가라앉았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노스폴구스는 태성쇼핑센터에서 꺼져.”“아니면 내가 전화할 시간을 줄 테니까, 나를 누를 수 있는 사람을 불러오던가.”“하지만 최종 결과는 그래도 똑같아!”“오늘, 노스폴구스는 반드시 태성쇼핑센터에서 꺼져야 해!”동혁의 이 기세등등한 말을 은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다.‘보아하니, 저 사람은 정말 노스폴구스와 끝장을 볼 모양이야!’“어린 친구, 자네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배짱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네.”하영림이 가늘게 눈을 떴지만, 눈빛은 차갑고 매서웠다.하영림은 바보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태성쇼핑센터의 오너라면, 당연히 평범한 가문 출신이 아니겠지.’‘그러나 노스폴구스는 다국적기업이야. 이동혁이 무슨 배짱이 있어서 감히 노스폴구스와 완전히 끝장을 보려는 거지?’“회장님...”바로 그때, 하영림의 뒤에 있던 수하가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귓속말을 했다.수하는 바로 지금 알아낸 동혁에 관한 각종 상황을 말해준 것이다.“원래 혜성그룹 진세화 회장의 남편인 항난그룹 이동혁 회장이었군. 당신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이제 동혁의 신분을 알게 되자, 하영림의 어두웠
임민옥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하영림의 팔을 잡고서 놓지 않으려고 했다.“하 회장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저 이동혁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태성쇼핑센터의 오너라는 걸 빌미로 우리 매장을 문을 닫게 만들겠다고 해요.” 임민옥이 울며불며 불쌍한 모습으로 매달리자, 하영림은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침대에서 뼛속까지 요염했던 여자의 모습을 떠올리자, 더욱 화가 치밀어오른 하영림이 싸늘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태성쇼핑센터 오너? 대단하네!”“우리 노스폴구스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고급 의류 브랜드야. H국에 문을 연 오프라인 매장도 무수히 많지.” “애초에 우리가 이 작은 H시에 진출을 탐색하고 있을 때, 너희 태성쇼핑센터의 사장이 우리에게 입점해 달라고 부탁했어.”“태성쇼핑센터 사장이 바뀌었다고 하던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간으로 바뀐 건가?”“일단 우리 노스폴구스를 퇴출하면, 너희 태성쇼핑센터는 순식간에 폭망하게 될 걸!”“아무도 찾지 않는 저가품이나 파는 쇼핑센터로 전락하겠지!”하영림의 말투는 거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노스폴구스는 제품은 항상 품질 문제가 발생했지만, 광고를 기가 막히게 잘 했다.이번에 하영림은 바로 새로 등장한 국민급 인플루언서 천용훈과 대변인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특별히 H시에 온 것이다.바로 이런 지속적인 광고를 투입함으로써, 노스폴구스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줄곧 간지나는 고급 의류 브랜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태성쇼핑센터와 같은 쇼핑몰은, 유명 브랜드를 유치해서 고객의 수를 확보해야 한다.그래서 하영림은 믿는 구석이 있기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하영림이 받쳐주자, 임민옥은 다시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동혁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비아냥거렸다.“이동혁 씨, 하 회장님 말씀 들었지? 이게 바로 우리 노스폴구스의 힘이야!”“우리 노스폴구스가 없으면, 태성쇼핑센터는 아무것도 아니야!”“눈치가 있다면, 방금 그 말들을 취소해. 그리고 우리에게 사과하고, 우리의 손해 배상금으로 2백억 원을 배상
동혁의 발밑에 무릎을 꿇은 채 비굴하게 비는 남편 정한강을 보자, 임민옥은 분노가 치밀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러나 지금 우리 처지는,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남편의 자리도 보장받지 못할 거야.’ ‘그저 이 분노를 억지로 참을 수밖에 없어.’숨을 크게 들이마신 임민옥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 선생님, 저도 이 선생님께 사과를 드리겠습니니다. 진 회장님과 두 어르신에게도 사과를 드립니다.”“그런 무의미한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반품이나 해.”동혁은 백마리를 안은 채 임민옥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만약 백마리만 없었다면, 바로 경비원들을 시켜서 임민옥의 얼굴이 문드러질 때까지 때렸을 거야.’‘백마리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참고 있을 뿐.’‘결국 이 여자는 방금 전까지 무지막지하게 굴면서, 말끝마다 내 얼굴이 걸레가 될 때까지 때리겠다고 했어.’‘지금의 사과는, 형세가 불리하니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는 것에 불과해.’“이... 이 선생님, 제가 점장이지만 반품할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난처한 표정의 임민옥이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동혁이 태성쇼핑센터 배후의 빅보스이지만, 다국적기업인 노스폴구스의 힘이 더 크다.H국 경내에서 반품을 하지 않는 건 노스폴구스 전체 회사의 정책이다.사소한 일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나비효과를 임민옥도 알고 있었다.‘일단 여기서 반품을 승낙했다가, 다른 고객도 반품을 하겠다면 어떻게 해?’‘지금은 소비자 상담도 발달되어 있어서, 한 가지 사례가 곧 인터넷에 퍼질 수 있어.’‘H국에 수많은 노스폴구스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데, 만약 반품 사태라도 일어나면 어떻게 할 거야?’‘결국 장본인인 내가 책임을 져야겠지.’임민옥은 사람들 앞에서 노스폴구스의 규칙을 어길 수 있는 배짱이 없었다.심지어 자신이 정말 이렇게 한 다음에, 노스폴구스로부터 얼마나 보복을 당할지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환불을 못하겠다고?”동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임민옥은 여전히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