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무식 형님을 알아?” 깡패가 좌영석에게 물었다. “알죠.” 좌영석이 가볍게 웃었다. 깡패는 그의 눈빛을 보고 약간 당황했다. ‘우리 앞에서 이렇게 주눅도 들지 않고 태연하게 행동하고, 거기에 큰형님까지 안다고?’ ‘보아하니 이놈 배경이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무식 형님 오셨어요!” 바로 그때 뒤쪽의 한 깡패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한 무리의 깡패들이 즉시 길을 열어 주었다. 곧 키가 크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노무식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들어왔다. “내 동생과 다투는 놈이 있다던데? 어디 있어? 누가 그렇게 간덩이가 부었는지 한번 보자!” 노무식이 거칠게 말했다. 그는 오늘 동혁에 의해 굴복당했다. 자신 명의의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3일 후에는 상복을 입고 백항남을 혼령을 위로해야 했다. 그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마음속이 상해 다소 갑갑함을 느꼈다. 그래서 부하들을 데리고 골드스타필드에 와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듣자니 누군가 자기 부하 동생과 싸우기 시작했다고 해서 마침 그 사람을 잡아 한바탕 패주고 화풀이를 하려던 참이었다. 화제의 주인공이 직접 등장하자 룸 안의 남녀는 더욱 놀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들의 시선이 잇달아 좌영석에게 쏠렸다. ‘방금 전 깡패와의 대화를 들어보니, 영석이가 우리를 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 좌영석은 그런 사람들의 기대의 시선을 즐기며 앞으로 나섰다. “무식 형님.” “누구냐? 넌?”노무식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젊은이를 노려보았다. 방금까지 대화를 하던 깡패가 어리둥절해하며 좌영석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무식 형님, 방금 이 자식이 형님을 안다고 했는데, 형님께서는 이놈을 모르시나요?” “무식 형님, 전 형님을 뵌 적 있습니다. 아마 기억은 잘 안 나시겠지만, 좌천문은 분명 아시지요?” 좌영석이 재빨리 말했다. “난우실업의 그 좌천문?” “맞아요, 맞아. 난우실업 좌천문이요. 지난번에 무식 형님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을 때 저도 있
좌영석은 완전히 멍해졌다. ‘무식 형님이 왜 갑자기 나를 쳤지?’ 룸 안에 다른 남녀들도 노무식이 뺨을 때리자 어리둥절했다. “어린놈 주제에 감히 나에게 네 체면을 세워달라고?” 노무식이 매섭게 말했다. “바로 네놈 아버지 좌천문이 왔어도 감히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고 못하는데 네놈이 뭔데?” 룸 전체에서 노무식의 화가 가득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는 오늘 한창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어린 녀석이 이런 자신 앞에서 허세를 부릴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노무식은 무자비하게 좌영석의 빰을 때려 혼을 냈다. 좌영석은 바로 몸을 뒤척이며 일어섰다. “무, 무식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감히 형님에게 못할 말을 했어요.” 그 순간 이상한 냄새가 즉시 온 룸 안에 가득 찼다. 모두들 코를 훌쩍거리더니 바로 좌영석에게 시선이 향했다. ‘방금까지 저 이동혁 앞에서 위세를 부리던 영석이가 저렇게 오줌을 지리다니.’ 온갖 의미가 가득 담겨있는 눈빛들이 좌영석의 몸을 마치 가시처럼 찌르듯 주시하고 있었다. 좌영석은 지금 너무 창피해 땅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기개가 없는 놈이 어디서 감히 허세야? 썩 꺼져!” 노무식은 한 발로 좌영석을 바닥으로 걷어찼다. 그는 방울만 한 큰 두 눈으로 독살스럽게 룸 안의 남녀들을 노려보았다. 사람들은 마치 사람을 골라 잡아먹으려는 맹수를 본 듯 소파에 웅크리고 벌벌 떨었다. “남자들은 꺼지고 여자들은 남아서 나와 술이나 마시자.” 지금 노무식에게 룸 안의 어린 여자들만 눈에 들어왔다. “뭘 멍하니 있어, 꺼지라고 하시잖아.”깡패들은 거칠게 사람들을 내쫓았다. 남자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얌전히 일어서 밖으로 나갔다. “형님, 여기 최고급 계집애가 있는데요?” 바로 그때 한 깡패가 사람들을 쫓아내던 중 소파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장현소를 발견했다. 룸 안의 불빛은 어두웠다. 노무식은 앞으로 다가가 장현소의 깨끗하고 예쁜 얼굴과 핫팬츠 아래 하얗고 긴 다리를 보고
‘저 멍청이 형부, 말을 못 하면 차라리 가만히 있던지. 내가 꼭 세화 언니와 이혼시켜 버릴 거야!’ 장현소는 원래 동혁이 자신을 도와주려고 말하는 줄 알고 너무 감격했다. 그런데 동혁이 술 한 잔에 200억을 요구하며 자신을 돈 버는 도구로 여기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실망을 느꼈고 동혁이 미웠다. 그런데 노무식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목소리가 왜 이렇게 귀에 익지?’ 그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그의 부하 깡패가 먼저 움직였다. “젠장, 잡놈 하나가 아직 구석에 숨어 있었네. 너 귀먹었냐? 아까 남자들은 다 나가라는 소리 못 들었어?” 아까 접이식 칼을 가지고 놀던 깡패였다. 욕설을 퍼부으면서 동혁이 있는 어두운 구석으로 들어갔다. 퍽퍽퍽!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처절한 비명 소리만 들리더니, 그 깡패가 소리를 지르며 날아왔다. 그는 벽에 있는 액정 스크린을 산산조각 내고는 흐물거리며 바닥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이미 피투성이가 된 몸에는 상처가 여러 개 더 있었다. “접이식 칼? 이런 건 너처럼 다루는 게 아니야.”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탁! 깡패가 줄곧 가지고 있던 접이식 칼이 그대로 바닥에 던져져 버려졌다. 룸 안은 잠시 정적이 흘렀다. 바로 이어 노무식 밑에 있던 깡패들이 모두 화가 나 소란을 떨기 시작했다. “잡놈이, 감히 우리 형님에게 손을 대? 동생들아 저놈 죽여버려!” “닥쳐!” 노무식이 갑자기 큰소리로 깡패들에게 멈추라고 소리쳤고, 의아해하며 어두운 구석을 바라보았다. “혹시 우리가 아는 사이였나?” “아는지 모르는지는 네가 가까이 와서 보면 알 수 있잖아.” 동혁은 어두운 구석에 앉아 일어날 기색이 없었다. “저 미X놈이, 어딜 건방지게. 무식 형님, 다른 말 할거 없이 그냥 저놈 죽여버려요.” 깡패들이 동혁의 말을 듣고 건방지다며 또다시 소란을 피웠다. 노무식은 손을 내저으며 묵묵히 동혁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곧 그는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됐다. 내가 네 목숨을 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내 형제의 기일에나 와서 잘 모시기나 해라.” 동혁의 말을 들은 노무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때 동혁이 다시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규칙이라는 게 있어. 날 건드리면 항상 뭔가 대가를 남겨야 해.” “전에 김대이도 지금 너와 같은 상황이었지. 재산을 탕진하고 또 날 건드려서 내가 직접 그놈 앞니 두 개를 뽑게 했지.” 동혁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니 너도 뭐 좀 대가를 치르긴 해야겠지?” 노무식은 잠시 생각하더니, 즉시 기어서 동혁이 아까 바닥에 버린 접이식 칼을 주워 이를 악물고 두말없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버렸다. “으아!” 비명과 함께 두 개의 피범벅이 된 손가락이 땅에 떨어졌다. “이 선생님, 팔은 기일 당일 백 선생의 관을 들어 드려야 하니, 지금은 이 손가락 두 개로 그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노무식은 심한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 룸 안에서는 떨어진 손가락을 본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났다. 동혁은 표정을 전혀 바꾸지도 않고 손을 흔들었다. “꺼져.” 노무식은 부하들을 데리고 풀이 죽어 조용히 사라졌다. 룸 안은 한참 동안 잠잠했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참지 못한 장현소가 말했다. “형부, 정말 대단해요. 노무식이 형부를 이렇게 무서워할 줄은 몰랐어요.” “형부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오늘 밤 제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당했을 거예요.” 방금 일어난 일을 생각하니 장현소는 순간 겁이 났다. 동시에 그녀는 아까 전에 동혁을 오해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알고 보니 형부가 정말 나를 보호하려고 다 그런 거였어.’ “고마워요, 동혁 형부. 정말 대단해요.” “노무식까지 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암흑가에서 힘이 대단하신가 봐요.” 룸 안의 다른 남녀들도 동혁에게 아부하며 말했다. 동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의 경멸은 사라지고 호기심과 감탄으로 변했다. 동혁은 사람들의 질문에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이너스티 호텔에 도착했다. 건물 전체에는 이미 왕조희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었고 입구에는 엄격한 경호원이 서 있었다. “형부, 우리 여기 줄 서서 표 사요.” 장현소는 동혁을 끌고 줄 맨뒤에 섰다. “현소야, 형부랑 집에 안 갔어?” 바로 그때 함께 놀던 팬클럽 남녀회원들도 도착했다. 그 안엔 좌영석도 있었다. 그는 이미 옷을 갈아입었는데 장현소를 발견했을 때, 약간 난감해하며 시선을 피했다. 동혁을 볼 때는 그의 눈에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약간의 질투심이 있었다. ‘오늘 밤 저 이동혁이 나를 망신시켰고 내 계획도 모두 망쳤어.’ ‘현소의 그 쓸모없는 형부가 그렇게 힘이 있을 줄 누가 알았어?’ ‘손을 조금 썼다고 노무식의 부하가 쓰러지고 노무식이 놀라 무릎을 꿇다니.’ 좌연석은 동혁의 처음 보는 모습에 크게 놀랐다. 그러나 다시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동혁은 그저 싸움을 조금 하는 것일 뿐, 그 외에는 별 대단한 건 없으니까.’ “어, 형부한테 팬미팅에 가자고 했더니, 이렇게 함께 와줬어.” 장현소는 다소 거만하게 말했다. 말하는 사이에 앞에 줄지어 있는 팬들은 이미 표를 사서 입장했다. “안녕하세요. 표 두 장을 살게요. 여기 제 신분증이요. 아참, 형부, 신분증 좀 주세요.” 장현소는 직원 권정연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다. 오늘 밤의 팬미팅은 규모가 작은 특별 행사였다. 입장하는 팬들은 돈을 내고 표를 사는 것 외에도 보안을 위해 신분증을 제시해 검사를 받아야 했다. 모두 현장을 안전에 하게 지키기 위한 조처이다. 동혁은 별다른 이의 없이 신분증을 꺼내 건넸다. 권정연이 등록을 마친 뒤 말했다. “확인했습니다. 입장 티켓은 한 장에 400만 원이에요. 카드 결제인가요? 아님 카카오페이인가요?” “한 장에 400만 원요?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장현소와 팬클럽 회원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변했다.왕조희는 최근 2년 동안 인기가 급상승한 대스타이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 팬미팅의 티켓 가격이 매우
밴 한 대가 보였다. 정장을 입은 한 무리의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차는 천천히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차 안에 앉아 있는 것은 분명 왕조희 본인이 틀림없었다. 한 무리의 어린 남녀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때 한 팬이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 왕조희 언니에게 주최 측에서 입장 티켓 가격을 사사로이 인상한 것을 알려요. 언니는 팬들에게 제일 잘해줬으니 당연히 이번에도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 “그래요, 우리 왕조희 언니에게 말해봐요.”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찬성했다. 그래서 밴이 멈추어 서고 왕조희가 차에서 내리자 어린 남녀들이 소리를 질렀다. “조희 언니, 주최 측이 제멋대로 티켓 값을 너무 올렸어요.” “합리적인 티켓 가격을 받게 좀 도와주세요. 우리도 언니의 팬미팅에 참석하고 싶어요.” 표를 파는 직원은 놀라 표정이 금세 변했지만, 이미 감정이 북받친 어린 남녀의 무리를 멈출 수는 없었다. 권정연은 그저 빨리 자신의 상사에게 전화해 이 상황을 알렸다. “미수 언니, 이게 무슨 일이죠?” 선글라스를 낀 왕조희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옆에 있는 매니저 동미수에게 물었다. 동미수는 방금 연락을 받고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티켓값이 400만 원으로 올라서 팬들이 불만인가 봐. 조희 넌 먼저 들어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400만 원짜리 표도 사기 싫으면서 내 팬이라니, 흥!” 왕조희는 콧방귀를 뀌고는 곧바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로 들어갔다. “어? 조희 언니 어딜 가요? 저희 안 도와줘요?” 팬들이 실망하고 있을 때 동미수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왔다. “팬 여러분, 조희가 오늘 비행기를 타고 와서 좀 피곤해요. 행사 전에 잠깐 쉬어야 해서요. 제가 매니저이니 할 말 있으면 저에게 해주세요.” 동미수의 말을 듣고 팬들은 안심했다. ‘역시 조희 언니는 여전히 우리 팬들에게 잘해, 이렇게 매니저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다니.’ “예,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오늘 행사의 주
“여기 계신 모두는 우리 조희의 진정한 팬이실 겁니다.” “우리 조희의 활동은 이제 막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조희를 좋아하신다면 더 잘 될 수 있도록 성원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크게 활동할 수 있어요.” “자, 제 말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조희의 활동을 성원해 주실 팬 여러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성원하고 싶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빨리 여기서 나가주세요. 만약 질서에 방해가 된다면 경찰에 신고해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동미수는 망설임 없이 돌아섰다. 모여있던 한 무리의 팬들이 멍해졌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자신들의 뜻과 다르게 흘러갔다. 결국 그들은 항의를 계속할 수 없었다. 일부는 직접 400만 원을 내고 표를 샀고 다른 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호텔로 들어갔다. “저기, 여러분, 다들 왕조희 팬미팅에 들어가고 싶어요?” 그때 갑자기 좌영석이 웃으며 말했다. “영석 씨, 무슨 당연할 소리를 해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요. 여기 주최 측은 돈에 눈이 먼 사람들뿐이에요, 정말 인정 없는 사람들.”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좌영석은 갑자기 은행 카드를 꺼내 권정연에게 건네며 호기롭게 말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는 제가 계산하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표를 다 내시겠다고요?” 표를 파는 직원들이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지금 여기에 거의 20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한 번에 몇천만 원을 계산한다고? 이 젊은 사람 너무 돈이 많은 거 아니야?’ “왜, 당신이 아까 전까지 우리 모두를 궁색하다고 욕했잖아요?”좌영석은 곁눈질로 권정연을 째려보았다. “당신의 그 바보 같은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봐요. 이 도련님은 돈이 많으니까!”당황한 권정연의 안색이 계속 변했다.‘젊은 사람이 이렇게 오만 떠는 걸 보니, 아마 어디 돈 좀 있는 집안 도련님인가 보네.’ 즉시 권정연은 웃는 얼굴하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방금 한 말에 대해 도련님께 사과드려요.”
“조희 언니 매니저와 주최 측이 짜고 바가지를 씌우는 거지, 조희 언니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조희 언니가 얼마나 우리 팬들한테 잘해주고, 얼마나 착한데요. 언니가 만약 이런 걸 알면 분명 화를 낼 거예요.” 장현소는 분명 슬퍼하면서도 왕조희의 편을 들며 두둔했다. 동혁은 고개를 저었다. 연예계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는 그조차도 소위 스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가식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대중 앞에서 보이는 모습은 모두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스타들이 사석에서 진짜 모습이 어떤지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현소 이 얘는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 거지?’ ‘아주 스타에 빠진 게 중증이 고만.’ 동혁이 갑자기 말했다. “현소야, 네가 정말 이 팬미팅에 참석하고 싶다면 내가 너를 데리고 들어가 줄게.” “정말이요, 형부. 표를 살 돈이 있어요?” 장현소가 흥분해서 물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는 티켓을 사지 않아도 돼. 사람들 틈에 섞여 왕조희를 만나는 건 재미없잖아. 네가 왕조희와 단독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줄게. 내가 직접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마.” 동혁은 앞으로 집에서 누가 매일 자신의 형제인 항남을 죽인 여자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 “단둘이 만난다고요?” 장현소는 어리둥절해졌고 동혁의 말뜻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흥, 티켓도 못 사는 궁색한 너희 둘이 왕조희와 단독으로 만난다니, 너무 미쳐서 헛소리가 나오나 보지?” 그때 갑자기 코웃음이 들려왔다. 표를 팔던 직원 권정연이 동혁의 말을 듣고 깔보며 말했다. “아직 거기 서서 뭐 해? 아까 영석 도련님 말 못 들었어? 빨리 여기서 꺼져, 빨리!” 동혁은 상대방을 흘끗 쳐다보고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직접 휴대폰을 꺼내 선우설리에게 전화했다. “선우 사장, 내가 왕조희 팬미팅이 열리는 호텔에 왔는데, 왕조희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개인적으로 200억
“어?”순간 생기가 없어진 우대평의 눈빛에서 광채도 사라졌다.‘이동혁이 이렇게 절대적이고 포악한 방식으로 행동해서 나를 이 H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쓸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하지만 이제 어떻게 할 수 있겠어?’‘H시상공회의소의 회원들이 모두 이동혁의 말에 따라서 움직이는데.’‘게다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인 강경영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끊임없이 자신의 따귀만 때리고 있어.’우대평은 절망했다.동혁의 이 한마디는 바로 우대평의 운명을 가르는 선고였다.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네 조카딸과 졸개를 데리고 꺼져.”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동혁은 한 마디를 던지고 바로 강경영에게 갔다.지금 사람들을 등지고 있는 강경영의 얼굴은 퉁퉁 부었고 입가에선 피가 흘렀다.그러나 동혁이 멈추라고 하지 않았기에 잠시도 멈출 수가 없었다.“이제 됐어.”바로 그때 뒤에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경영에게는 천상의 목소리나 다름없었다.시큰시큰한 손을 내려놓은 강경영이, 동혁을 향해 퉁퉁 부은 얼굴을 내밀면서 말했다.“이 선생님,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차 명의 변경은 어떻게 됐어?”동혁이 차를 마시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강경영이 굽실거리며 대답했다.“아직, 아직 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결국 백억 원 이상 하는 슈퍼카라서 처리에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웃으면서 쳐다보던 동혁은, 강경영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손짓했다.“너도 꺼져.”강경영 혼자라서 동혁이 더 이상 혼을 내기도 어려웠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일어난 강경영은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떠났다.H시상공회의소 본부에서 나오자마자, 1초라도 더 머물게 될까 싶어서 바로 도망쳤다.“여러 선배님들, 이번에 100년 만에 닥친 엄청난 폭우로 H시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우리 H시상공회의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그래서 회장
강경영마저 무릎을 꿇자, 우대평의 마음속에는 이미 동혁에게 계속 대항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그러나 동혁은 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중앙에 우뚝 서서, 세 가주와 100명에 달하는 전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을 뵙습니다!”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이 한마디를 외쳤다.이 장면을 본 세화는 눈시울을 붉혔다.‘예전에 동혁 씨는 H시에서 여전히 모든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폐물 데릴사위였어.’‘그런데 지금은 H시의 가장 뛰어난 기업가들이 동혁 씨한테 이렇게 예의를 갖추다니.’“여보, 오늘 너무 멋있어!”입을 가린 채 세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뒤에 있는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한 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여러분께서 이동혁의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많은 H시 재계의 친구분들도 알게 되었습니다.”“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사람들이 분분히 말했다.동혁의 손짓에 장내가 다시 조용해지자, 동혁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여러분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하셔서, 제 체면을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응?’동혁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앞서 동혁과 우대평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지금 이동혁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나 어쨌든 체면은 반드시 세워줘야겠지.’“우리 소씨 가문은 즉시 H시상공회의소에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오씨 가문도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정씨 가문도...”세 가문의 가주들이 태도를 표명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따라서 가입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은 이 말에 크게 기뻐했다.“이 선생님은 정말 대인이십니다. 이 늙은이가 이렇게 미움을 샀는데도, 이전의 원한을 따지지 않으시는군요.” “H시 재계의 발전을 생각하시는 모습에 정말 제가 부끄럽습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이 동혁에게 계속 아부 멘트를 날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세 가문의 가주들조차 인정하지 않고 폄하했던 강경영!그랬던 그가 지금 뜻밖에 동혁의 말 한마디에 깔끔하게 무릎을 꿇었다.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헛!”세화조차 믿기지 않아서 입을 딱 벌렸다.‘동혁 씨가 블루라군 별장에 간 다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강경영이 동혁 씨를 이렇게 두려워하지?’우대평은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었다.새 가주들도 멍한 표정이었다.다른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도 마찬가지로 멍한 표정이었다.‘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잖아.’‘사해상공회의소라는 거대 단체를 배경으로 N도 전체를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존재인데, 이렇게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었단 말이야?’“이 선생님, 우대평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겁니다.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지금 강경영은 주위의 의아해하는 시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울상을 지으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동혁에게 소리쳤다.여기에서 동혁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강경영은 놀라서 자빠질 지경이었다.‘블루라군 별장 사건의 전체 과정을 목격한 사람만 이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고귀한 가문 태생인 사성우조차도 인간의 모습이 아닐 정도로 이동혁에게 호되게 시달렸어.’‘강경영 내가 뭐라고...’세화 옆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이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사해상공회의소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었지.”“네가 들어온 뒤 쓸모 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시치미를 떼는 말만 할 줄은 몰랐네.”“강 대표, 아주 잘난 척하던데?”놀란 강경영은 곧 울음을 터뜨릴 듯이 부들부들 떨었다.“아, 아닙니다. 이 선생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감히 잘난 척할 수 있겠습니까!”“안 그랬어?”동혁은 코웃음을 쳤다.“세 가문의 가주님들은 모두 나의 오랜 친구분들인데, 네가 인간쓰레기라고 했잖아?”세 가문의 가주들은 줄곧 동혁의 편에 확고히 서 있었다.제씨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