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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Auteur: 이야기보따리
호텔을 나서자 소예지와 윤하준은 각자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예지 씨, 나중에 시간 되면 같이 밥 한 끼 어때요?”

윤하준은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조금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요즘 좀 바빠서요.”

소예지는 솔직하게 말했다. 실제로 그녀의 일정은 숨 돌릴 틈 없이 빽빽했고 당장 눈앞의 업무만 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윤하준의 눈동자에 잠시 연민이 스쳤다.

그는 비록 지금은 지유선 연구소에서 물러난 입장이었지만 여전히 학계와 연구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었고 MD라는 거대한 조직을 책임지는 일이 그녀의 어깨 위에 어떤 무게로 얹혀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요. 바쁜 고비 지나면 그때 다시 연락 줘요.”

그는 이해한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소예지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작게 인사했다.

“그럼 먼저 갈게요.”

그녀가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윤하준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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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ire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승순
작가님 오늘도 재미있게 보았어요 예지의 마음에 동화된듯 화도 나고 어이도 없고 고구마먹다 목메이듯 하지만 머지않아 시원한 사이다를 마실수있으리란 기대감으로 내일을 또 기다립니다 수고 많이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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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그때, 고이한의 등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마워.”고이한은 놀란 듯 몸을 돌렸다.곧 소예지의 맑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 눈빛에는 진심 어린 감사가 담겨 있었다. 방금 전 주경호와 나눈 대화를 모두 들은 것이 분명했다.“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돼.”고이한이 낮게 답했다.“이 장비가 현욱 씨 치료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거야. 대신 고맙다는 말은 꼭 하고 싶었어.”고이한은 시선을 살짝 내렸다. 짙은 속눈썹이 눈 아래로 그림자를 드리웠다.소예지의 이 한마디는 임현욱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미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그때 옆에 있던 주경호가 자연스럽게 말을 받았다.“소 박사. 고 대표도 도와주고 있으니까 현욱이 치료도 잘될 거예요.”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고이한을 바라봤다.이 장비를 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가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는 사실 역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주경호는 손목시계를 한번 확인하더니 말했다.“회의가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네요.”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주경호가 자리를 뜨자 소예지가 입을 열었다.“난 좀 더 있다가 갈게. 바쁘면 먼저 가.”말을 마친 소예지는 돌아서서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고이한은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엘리베이터 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병원을 나서자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졌다.차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앉은 고이한은 곧바로 시동을 걸지 못했다. 방금 전 임현욱을 바라보던 소예지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기 때문이다. 진솔하면서도 담담했던 그 눈빛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던 원망과 응어리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했다. 소예지는 더 이상 그를 원망하지 않았고 그에게 무언가를 기대하지도 않았다.그저 담담하게 그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다른 남자를 위해 진심으로 감사를 전할 뿐이었다.그 순간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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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한이 돌아서며 윤하준을 바라봤다.“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윤하준은 그 말에 담긴 진짜 의미를 바로 알아들었다. 눈을 살짝 내리깔며 홀가분한 웃음을 지었다.“일단 이안이 잘 돌보고 회사도 잘 챙겨야지. 개인적인 건 나중에 생각하려고.”고이한은 한동안 윤하준을 바라보다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2년 전 그 일, 아직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못 했어.”윤하준은 잠시 멈칫했다. 곧 그가 말하는 것이 소예지가 수영장에 빠졌던 일을 가리킨다는 걸 알아차렸다.고이한의 눈빛에는 짙은 죄책감과 후회가 어려 있었다.“네가 그 자리에서 바로 뛰어들지 않았더라면...”“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거야.”윤하준이 나직하게 답했다.“그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그랬을 거야.”달빛 아래 두 남자의 시선이 마주쳤다. 고이한의 목젖이 천천히 움직였다.“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게.”윤하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감사는 굳이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어떤 우정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법이었다.그날 밤, 고이한이 심유빈을 구하러 뛰어든 지 채 3초도 지나지 않아 윤하준 역시 물속으로 뛰어들었었다.“왜 예지 씨를 먼저 구하지 않은 거야?”윤하준이 문득 궁금해져 물었다.그날은 사람이 많은 자리였다. 누군가 물에 빠졌다 해도 곧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상황은 아니었다. 고이한이 소예지를 먼저 구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심유빈은 다른 누군가가 구했을 수도 있었으니까.고이한은 눈을 내리깔았다.생각은 자연스럽게 그날 식사 자리로 돌아갔다.사건이 일어나기 10분 전, 그는 전화 한 통을 받았었다. 고이한은 고개를 들고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일 터지기 10분 전에 엄마 혈액병이 수경한테 50퍼센트 확률로 유전됐고 하슬이한테도 30퍼센트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고이한의 목소리에는 억눌러온 감정이 묻어났다.“심유빈이 그 당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맞는 공급자였어. 그 순간에는 본능적으로 그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8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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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87화

    저녁 다섯 시가 되자 소예지의 휴대전화에 고이한의 문자가 도착했다.저녁에 고하슬을 데리고 피로연에 갈 예정인데 함께 가겠냐는 내용이었다. 소예지는 정중히 거절한 뒤 딸 저녁만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고 고이한 역시 그 답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는지 더는 권하지 않았다.저녁이 되자 윤하준도 이안을 데리고 나타났다. 두 꼬마는 나란히 앉았고 그 곁에는 고이한과 윤하준이 각각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적잖은 사람들의 시선이 두 꼬마 공주에게 쏠리며 감탄을 내뱉었다.일부 사람들은 은근히 계산을 시작했다. 자기 아들이 나중에 이 두 공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고씨 가문, 윤씨 가문과 사돈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윤하준과 고이한 같은 사람과 사돈을 맺는다면 자식들은 평생 든든한 울타리 아래에서 살아갈 수 있을 터였다. 그 인연이 가진 가치는 단순한 재산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몇 세대에 걸쳐도 쉽게 쌓기 힘든 든든한 배경이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나 다름없었다.오늘 저녁, 많은 사람들이 고이한이 딸을 챙기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 평소 재계에서는 추진력 있고 냉철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딸을 돌보는 손길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세심하고 인내심이 넘쳤다. 얼굴에는 내내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식사가 한창일 때, 옆쪽 휴게 공간에서 아이들이 잠시 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아이 둘이 나타나더니 고하슬과 이안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두 꼬마가 풍선과 블록 장난감을 가지고 둘만 놀고 있었고 멀지 않은 자리에서 고이한과 윤하준이 그쪽을 계속 살폈다.그러나 남자아이 둘이 끼어드는 순간, 두 보호자의 긴장이 한순간에 팽팽해졌다. 남자아이들은 고하슬과 이안보다 두 살 많았고 집에서 귀하게 자란 티가 역력했다.거리낌없이 다가와 함께 놀자고 하자 그나마 다정한 표정이던 고이한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술잔을 쥔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갔다.그때 남자아이 하나가 음악 소리에 맞춰 고하슬의 손을 덥석 잡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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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문제없습니다. 그건 제가 제일 잘하는 일이거든요. 일주일 안에 사진을 드리도록 하죠.”소예지는 일단 그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아직 깊은 얘기를 하는 건 이른 것 같았다.“가격은 어떻게 되나요?”“일단 남편분의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모르면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워요.”소예지는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열었다.“고이한이라고 고신 그룹의 대표입니다.”“그쪽 남편이 A시의 최고 부자 고이한이라고요?”탐정이 놀란 표정을 짓자 소예지는 휴대폰을 다시 넣으며 말했다.“부담스럽다면 거절해도 돼요.”“아닙니다. 할게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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