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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Penulis: 이야기보따리
양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초대해야지.”

그때 문밖에서 임서윤이 얼굴을 내밀었다.

“양 교수님, 고 대표님이 오셨어요.”

양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오라고 해.”

잠시 후, 임서윤의 안내를 받아 고이한이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고이한은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평소처럼 날카롭고 냉정한 기세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고 대신 절제된 온화함이 은은하게 묻어났다.

그는 침대 곁으로 다가섰다.

“양 교수님, 좀 괜찮으십니까?”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진심 어린 염려가 실려 있었다.

“많이 좋아졌어. 이렇게 신경 써 줘서 고맙네.”

양정화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양 교수님은 우리 연구실의 중요한 축입니다. 모두가 하루빨리 쾌유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고이한의 말에 양정화의 눈빛이 조금 밝아졌다.

“경주까지 직접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바쁠 텐데 말이야.”

“별말씀을요. 당연한 일입니다.”

말을 잇는 동안, 고이한의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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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56화

    고이한이 두 사람을 위층까지 바래다주려는 게 분명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고수경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예지가 선물을 받아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신호였다.소예지와 고하슬이 현관 앞에 도착하자 고이한은 몇 걸음 뒤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는 두 모녀와 젤리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뒤에야 몸을 돌렸다.고하슬은 원래 선물 상자 뜯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엄마에게 선물한 가방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소예지가 상자를 열자 안에는 명품 핸드백이 들어 있었다.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소예지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와, 엄마! 이 가방 진짜 예뻐요!”고하슬이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소예지는 돈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쇼핑에 시간을 쓰는 편도 아니었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면 늘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골랐고 지금 들고 다니는 가방 역시 몇 년째 사용 중이었지만 바꿀 생각은 없었다. 오래 사용한 물건만이 주는 익숙함은 새것으로 쉽게 대신할 수 없는 법이었다.일주일 뒤.소예지가 연구실에 도착하자 국제 특급 우편 한 통이 와 있었다.봉투를 열어본 그녀는 특허 예비 심사 통과 통지서를 발견했다.역시 고이한이었다. 그는 논문이 발표되자마자 곧바로 특허를 출원해 두었다.일 처리만큼은 언제나 빈틈이 없었다.그때 휴대폰으로 메시지 한 통이 들어왔다.[특허 후속 절차는 내가 처리할게.]소예지는 짧게 답장을 보냈다.[고마워.]답장을 보낸 뒤 흰 가운을 걸친 소예지는 실험실로 향했다.복도로 들어서던 순간 이호연이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소예지는 방해하지 않으려고 발소리를 죽인 채 조용히 지나가려 했다.하지만 이호연은 소예지가 가까이 온 줄도 모른 채 전화 너머 상대에게 보고하듯 말했다.“저희 프로젝트는 아직 섣불리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실험용 원숭이에게서만 돌파구를 얻은 상태라 임상 실험이 더 필요합니다.”소예지는 무심코 지나치려다가 다음 말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임 대위님은 더 이상 기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55화

    고이한은 찻잔을 내려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깊어진 눈빛이 한곳에 머문 끝에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소예지의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야?”전화 너머로 소예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중대한 발견을 했다고 들었어. 축하해.”“어떻게 알았어?”“편 교수님이 방금 다녀가셨어.”고이한이 솔직하게 답했다.“특허 신청 건은 내가 처리할게.”소예지는 별다른 거절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자신이 그의 연구실에 몸담은 이상 연구원의 특허를 보호하는 일은 원래 그가 책임져야 할 일이기도 했다.소예지는 밤 여덟 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양희순은 고하슬과 고수경이 아래층에 내려가 놀고 있다고 알려줬고 젤리 역시 그곳에 있었다.지친 몸을 소파에 기대앉자 양희순이 홍삼 한 포를 내밀었다.“사모님, 이것이라도 드세요. 요즘 너무 무리하시잖아요.”요즘 소예지는 눈에 띄게 수척해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연구에 매달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양희순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유난히 머리를 많이 쓴 탓에 지금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었다.한편 아래층에서는 고수경이 고하슬과 함께 기타를 치고 있었다. 소파에 앉은 고이한은 맞은편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딸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고하슬은 연주를 하다가도 몇 번씩 아빠를 힐끔거리며 바라봤다. 아빠가 제대로 듣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고이한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봤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격려의 미소를 보내줬다. 그런 아빠의 응원에 힘을 얻은 고하슬은 마침내 ‘작은 별’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했다.“하슬이 최고야.”고이한이 두 팔을 벌리자 고하슬은 기타를 내려놓고 곧장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아빠, 나 아까보다 더 잘했어요?”“응, 많이 늘었어.”고이한은 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정말 열심히 했네.”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고하슬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엄마 왔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54화

    “한 가지 더 있어.”편정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번 발견은 분명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될 거야. 미리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부터 해두는 게 좋겠어.”고이한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기에 그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바로 법무팀을 붙이겠습니다. 모든 특허는 소 박사 개인 명의로 출원하고 고신 그룹에는 귀속시키지 않겠습니다.”편정우는 찻잔을 손에 쥔 채 눈앞의 젊은이를 바라봤다. 예전에는 그를 다소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지만 소예지를 지키는 모습만큼은 진심으로 인정할 만했다.“정식 의식을 치른 적은 없지만 예지가 태어났을 때부터 나는 이미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했어. 소예지가 그렇게 부르진 않더라도 앞으로도 딸처럼 생각할 거야. 그 말을 들으니 정말 고맙네.”편정우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고이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교수님,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특허 출원도 확실하게 도와드리고 다른 사람이 가로채지 못하도록 철저히 보호하겠습니다.”“후속 연구에서도 돌파구가 생기면 노벨상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거야.”편정우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날이 오기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바라는 듯했다.고이한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교수님, 오늘 나눈 이야기는 소 박사에게 비밀로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편정우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왜? 이런 걸 왜 숨기려고 하지?”“저와 소 박사는 이미 이혼한 사이입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감정도 남아 있고요. 제가 지원한다는 걸 알게 되면 받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고이한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소 박사의 연구에 투자하는 건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명의로 투자할 생각입니다.”편정우는 미간을 좁혔다.“적은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잖아. 과학 연구는 원래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분야야.”그 말을 하면서도 편정우는 문득 고이한이 안쓰럽게 느껴졌다.하지만 고이한은 담담하게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53화

    소예지의 눈가가 뜨거워졌다.편정우에게도 한때는 아내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밖에 모르고 살아가는 그를 끝내 견디지 못한 아내는 곁을 떠났고 그렇게 그는 가족과 반평생을 떨어져 살아왔다. 앞으로도 혼자 늙어갈 가능성이 큰 사람이었다.“교수님, 제 마음속에서 교수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에요. 몇 년 뒤 은퇴하시면 제가 모실게요.”소예지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편정우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그는 소예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아직 그런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니야. 너는 네 가정이나 잘 챙겨.”편정우가 떠난 뒤 소예지는 다시 연구에 몰두했다. 저녁 무렵 이호연과 이지원이 구내식당으로 내려가고 나서도 소예지는 혼자 뇌파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실험 대상이 특정한 사고 활동을 할 때마다 뇌의 특정 영역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독특한 동기 방전 패턴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그 발견에 소예지는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곧바로 과거의 실험 데이터를 전부 불러와 반복해서 대조하고 검증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흥분을 감추지 못한 소예지는 즉시 편정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편정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소예지, 네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뇌 정보 인코딩 메커니즘을 증명한 거야. 이 발견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에 혁명적인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신경 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어.”편정우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 담겨 있었다.“예지야, 이건 노벨상급 발견이야!”하지만 그는 곧 목소리를 가라앉혔다.“물론 과학 연구의 가치는 상에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있지만.”“교수님, 바로 정리해서 논문으로 쓰고 국제 학술지에 제출할게요. 지금 맡은 과제가 끝나면 이 메커니즘의 임상 응용 가능성도 더 깊이 연구해 볼 생각이에요.”“좋아. 정말 잘했어. 훌륭하다.”편정우가 흡족한 목소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52화

    그당시 공항에는 이미 유미나가 마중 나와 있었다. 유미나는 그 장면을 빠짐없이 사진으로 남겼고 심유빈은 곧바로 언론사에 전달했다. 소예지가 그 사진을 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기사가 올라온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김경환이 이를 발견했고 즉시 언론사에 연락해 기사를 내리게 했다.그래도 심유빈은 확신했다. 소예지는 자신과 고이한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었으니 그 사진도 분명히 봤을 터였다.다만 그 무렵 소예지는 이미 사설탐정을 고용해 같은 장면을 확보해 두었고 그 사진들이 결국 소예지의 이혼 결심을 굳히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는 사실을 심유빈은 끝내 알지 못했다.심유빈은 예전 자신이 좀 더 과감하게 나서지 못한 걸 후회했다.‘고이한이 마시는 물에 무언가를 탔더라면, 김경환을 멀리 내보냈더라면, 진작에 그와 같은 침대에 있을 수 있었을 텐데.’한 번만 그렇게 됐다면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심유빈은 믿었다. 적어도 그런 면에서는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녀의 첫 경험은 방기성이 아니었다. 열일곱 살, 고이한을 알기 전 백인 남학생과 몰래 첫 경험을 했다. 결과적으로 그 남학생은 한 학기 동안 식비와 용돈을 책임졌다.하지만 지난 일들은 오래 남지 않았다. 심유빈은 언제나 눈앞의 이익에만 집중했고, 방기성이야말로 자신의 미래를 든든하게 지탱해 줄 존재였다.“방기성이 인공수정을 제안했어. 아직 고민 중이야.”심유빈이 뒤를 돌아보며 유미나에게 말했다.유미나는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언제 그런 얘기까지 나온 거야?”심유빈의 눈빛에 은근한 경멸이 스쳤다.“그 나이에 자연임신은 거의 불가능하지. 방 대표한테 고이한과 맞설 힘을 빌리려면 결국 임신은 해야 해.”“근데 인공수정은 엄청 힘들다고 하잖아. 진행하는 동안 활동도 전부 중단해야 할 텐데.”유미나는 다급하게 만류했다. 심유빈이 늙은 남자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심유빈은 차갑게 웃었다.“꿈? 내 꿈은 남들 위에 서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51화

    고이한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괜찮아.”김경환은 그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고이한이 새 계약서를 준비한 이유는 방기성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었다. 방기성 역시 IT 업계에서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고신 그룹의 기반이 탄탄해도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무엇보다 심유빈 하나 때문에 두 회사가 분쟁에 휘말리는 건 더더욱 말이 되지 않았다.회의실 문 앞까지 걸어간 고이한은 잠시 멈춰 고개를 돌렸다.“태산 그룹 세무 조사 한번 해봐.”김경환은 즉시 뜻을 알아들었다. 고이한은 승산 없는 싸움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상대보다 먼저 움직이는 쪽이었다. 방기성이 끝까지 심유빈 편을 들 경우, 결국 고신 그룹과 얽히는 상황도 피할 수 없을 터였다.한편 심유빈은 이미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차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심유빈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유미나 역시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저 손가락을 꼬아 뜯으며 이를 악물고 있는 심유빈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보기만 해도 단단히 화가 난 게 분명했다.사실 유미나는 애초부터 고이한을 찾아가는 걸 반대했다. 직접 고이한의 수완을 본 이후 그는 유미나에게 두려운 존재가 됐다.‘사업가는 이익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과연 심유빈이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유빈아, 앞으로 고이한 만나지 마. 더 당하기 전에.”유미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심유빈의 눈빛에는 억울함이 차올랐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히려 고이한이 새 계약서를 들고나온 것 자체가 방기성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자신 때문에 방기성과 맞서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흥, 고이한도 두려운 게 있긴 하구나.’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럼 태산 그룹 법무팀이나 기다려 보라고 해. 내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줄 테니까.’“내가 걔를 무서워한다고 생각해?”심유빈이 고개를 돌려 유미나를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운명 앞에서 고개 숙일 사람처럼 보여?”유미나는 할 말을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8화

    소예지는 순간 멈칫했다.룸 안에는 7, 8명의 남녀가 있었고 상석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고이한이 느긋한 자세로 앉아 있었으며 그 옆에는 섹시한 와인 레드 드레스를 입은 심유빈이 앉아 있었다. 조명 아래 비친 두 사람은 마치 천생연분인 커플처럼 보였다.고씨 가문의 모임이 아닌, 고이한의 개인적인 자리였다.이내 상황을 알아차린 소예지는 바로 고수경에게 따졌다.“아가씨, 왜 제대로 말 안 했어요?”고수경은 순간 당황했다. 순간적인 장난으로 소예지를 놀려먹으려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랐다. 소예지의 꾸짖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677화

    소예지는 처음에는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러나 곧,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임현욱이 정말로 아픈 상태는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의 표정 어딘가에는 미묘한 과장이 섞여 있었고 일부러 괴로운 척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분명히 전해졌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어요. 그만 연기하세요.”가슴을 누르고 있던 임현욱의 손이 순간 멈칫하더니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들켰군요.”소예지는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솔직하게 말했다.“송세아 씨는 참 괜찮은 분이에요. 밝고 자신감도 있고 게다가 능력도 있고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9화

    “알겠습니다, 교수님. 꼭 시간 내서 참석할게요.”소예지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기쁨이 담겨 있었다.그런데 통화 너머에서 양정화가 문득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소예지, 난 언젠가 네가 노벨상 무대에 오르는 걸 보고 싶어. 넌 분명 그럴 자격이 있어. 우리나라의 자랑이 될 거야.”너무 실현하기 어려운 꿈이었다.소예지는 차마 고개를 들어 그런 꿈을 정면으로 바라보지도 못할 만큼 그 말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깊은 곳에서 묘한 뿌듯함이 차올랐다.“전 지금 제 자리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요. 감히 불가능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56화

    익살스러운 그의 웃음에도 불구하고 소예지는 마음 한편이 서늘하게 저려왔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얽힌 채, 말 없는 시간이 흘렀다.그 순간 임현욱의 목젖이 가볍게 움직이더니 예상치 못한 요청이 조심스럽게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작별 인사로 포옹 한 번 해도 될까요?”그리고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친구끼리, 예의상 하는 그런 포옹이요.”소예지는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스스로 한발 다가서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아주었다.“꼭 무사히 돌아와요.”그녀가 몸을 떼려던 찰나, 임현욱은 갑자기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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