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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Author: 이야기보따리
양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초대해야지.”

그때 문밖에서 임서윤이 얼굴을 내밀었다.

“양 교수님, 고 대표님이 오셨어요.”

양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오라고 해.”

잠시 후, 임서윤의 안내를 받아 고이한이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고이한은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평소처럼 날카롭고 냉정한 기세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고 대신 절제된 온화함이 은은하게 묻어났다.

그는 침대 곁으로 다가섰다.

“양 교수님, 좀 괜찮으십니까?”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진심 어린 염려가 실려 있었다.

“많이 좋아졌어. 이렇게 신경 써 줘서 고맙네.”

양정화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양 교수님은 우리 연구실의 중요한 축입니다. 모두가 하루빨리 쾌유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고이한의 말에 양정화의 눈빛이 조금 밝아졌다.

“경주까지 직접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바쁠 텐데 말이야.”

“별말씀을요. 당연한 일입니다.”

말을 잇는 동안, 고이한의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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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2화

    그때, 커다란 손 하나가 그녀의 가방을 슬쩍 받아 들더니 동시에 팔을 내밀었다.“잡아줄까?”소예지는 괜찮다고 말하려다가 그 말을 삼켰다. 그리고 잠시 망설인 끝에 조용히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다.그 작은 손길 하나에 고이한의 귀 끝이 슬쩍 붉어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팔에 힘을 주었다.이 순간만큼은 늦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까지 가는 길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하지만 두 사람이 걸어야 할 거리는 고작 십오 미터 남짓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차 앞에 도착했다.고이한은 차 문을 열어주었고 소예지는 몸을 숙여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그녀의 머리가 문틀에 부딪히지 않도록 받쳐주던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 이어 가방까지 조심스럽게 차 안에 넣어주었다.소예지는 가방을 받아 든 뒤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일곱 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하늘은 이미 어둑해졌고 거리 곳곳에는 화려한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었다.고이한은 차를 출발시켜 밤빛이 내려앉은 거리 속으로 천천히 들어섰다.소예지는 그가 늦은 시간을 만회하려고 서둘러 운전할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급하게 속도를 내지도,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달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운전하고 있었다.소예지는 몇 번이나 시간을 확인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운전석의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조금 더 빨리 가는 게 낫지 않을까? 많이 늦었는데.”고이한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차 안에서 그의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급하지 않아.”그는 잠시 뒤 아무렇지도 않게 핑계를 덧붙였다.“앞쪽이 조금 막히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네.”소예지가 앞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막힌다고 할 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그녀가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고이한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고집스러운 기색이 담긴 목소리였다.“그냥 우리 둘이 야경 좀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1화

    소예지는 앞서 나눴던 대화를 다시 확인했다.고이한은 그녀를 데리러 갈지 물었고 결국 직접 오겠다고 결정했다. 지금쯤이면 거의 도착했을 시간이었다.소예지는 짧게 답장을 보냈다.[됐어. 내가 직접 운전해서 갈게.]하지만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고이한에게서는 아무런 답장이 오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가방을 챙겨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실험실 로비를 빠져나오는 순간, 저녁 햇살을 등진 키 큰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안내 데스크 직원은 고이한을 발견하자마자 서둘러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고 대표님, 오셨어요.”“소 박사님 모시러 왔습니다.”고이한은 자연스럽게 대답했지만 그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예지에게 머물러 있었다.그는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일 다 끝났어?”“응, 방금 끝났어.”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미안. 시간 확인하는 걸 깜빡했어.”고이한은 그런 그녀를 보며 살짝 웃었다.“괜찮아. 일이 더 중요하지. 가자.”두 사람이 함께 로비를 빠져나가자 안내 데스크 쪽에서는 금세 작은 소란이 일었다.“저 눈빛 봤어? 완전 다정하던데.”“그러니까. 딸까지 있는데 뭐.”“그래도 강 박사님이랑도 잘 어울리던데. 나는 은근히 그쪽도 응원하고 있었어.”“모르지, 이런 건. 지켜봐야 알지.”소예지는 하루 종일 이어진 업무로 지쳐 있었다. 직접 운전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고이한의 차에 올라탔다.호텔로 곧장 갈 거라 생각했지만, 차는 삼십 분 뒤 한 드레스숍 앞에 멈춰 섰다.소예지가 의아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다 물었다.“여긴 왜 왔어?”“드레스 고르러 가자. 시간은 아직 충분해.”고이한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굳이 이렇게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나 싶어 거절하려 했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데다 고이한이 쉽게 물러설 사람도 아니었다. 게다가 오늘 밤은 할머니의 생신 잔치였다. 어른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조금 더 단정하게 격식을 갖추는 것도 예의였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0화

    “아버지는 나와 연구 이야기만 나누셨고 나도 굳이 깊게 묻지는 않았어.”편정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사실 네 아버지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분이라면 당시 투자자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을 거야.”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네 아버지가 네가 학교를 그만두고 고 대표와 결혼하는 걸 받아들인 것도 아마 이런 생각 때문이었을 거야.”“혹시라도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고 대표가 부부로서의 책임과 약속을 생각해서라도 그 연구를 이어 가 너를 살려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겠지.”편정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물론 이 말이 듣기 좋지는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부모라는 건 언제나 자식의 미래를 위해 가장 좋은 길을 마련해 주고 싶어 하는 법이니까.”소예지는 그 말을 들으며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상상할 수 있었다. 당시 아버지가 얼마나 불안했고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그런 선택을 했을지.“쉽게 말하면 네 아버지는 네가 앞으로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을 곁에 두길 바라셨던 거야.”편정우는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소예지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아버지가 왜 그러셨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그래서 나중에 너희가 이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꽤 놀랐고 걱정도 됐어.”편정우가 말했다.“그때는 나도 고 대표를 조금 원망했지.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혼을 먼저 결정한 건 너였더구나.”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듯 웃었다.“그래도 네가 직접 네 아버지가 풀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했잖아. 결국 스스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낸 거야. 정말 대단한 일이야.”소예지는 고개를 숙였다.“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제는 다 이해했어요.”“이해했다니 다행이구나.”편정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었다.“중요한 건 지금과 앞으로야. 내가 보기에는 고 대표가 네 연구를 진심으로 지원하고 있어. 비록 이혼했어도 네 아버지와의 약속을 잊지 않았지. 이 연구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한 것도 나는 높이 평가해.”소예지도 알고 있었다. 고이한이 이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09화

    다음 날 아침.오늘은 최현숙의 생일이라 고이한은 딸과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하지만 소예지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아침 일찍 연구실로 향했다.안시윤은 이미 연구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이지원 역시 책임감이 강한 조수였다.“예지야, 점심에는 편정우 박사님 연구실에 가야 해.”이지원이 그녀에게 일정을 다시 한번 알려 주었다.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실험 데이터 분석을 위해 편정우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둔 상태였다.편정우의 연구실 역시 이번 연구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오전 10시.소예지는 이지원과 함께 과거 지유선의 연구실이었던 곳으로 향했다. 지금은 편정우가 운영하는 라인 연구실이었다.간단한 확인 절차를 마친 뒤 소예지는 편정우의 회의실로 들어갔다.“예지야, 왔구나. 앉아.”편정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옆에 있던 안시윤은 긴장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편정우는 국내외 의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였기 때문이다.소예지는 이번 연구 데이터를 가지고 편정우와 논의하기 위해 찾아왔다.특히 몇 가지 핵심 단계의 데이터 분석은 그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이후 한 시간 넘게 소예지 연구팀은 편정우와 함께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 갔다. 소예지는 한순간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중요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펜으로 표시하고 메모하며 그의 분석에 귀를 기울였다.회의실 화면에는 복잡한 데이터 그래프와 신경세포 이미지들이 떠 있었고 두 사람은 그 자료들을 중심으로 두 시간 가까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 갔다.정오가 되자 이지원은 안시윤을 데리고 먼저 연구실로 돌아갔다. 소예지는 편정우와 따로 점심 약속을 잡았다.식당에 도착한 편정우는 안경을 벗고 눈가를 가볍게 눌렀다. 그리고 감탄한 듯 말했다.“요즘 젊은 연구자들의 성장이 정말 놀랍구나.”그는 소예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번 연구 방향은 아주 정확해. 이 방향으로 계속 연구를 확장해 나간다면 정말 의미 있는 돌파구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08화

    양희순은 곧 손질한 과일 접시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방으로 돌아갔다.거실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고이한은 사과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으며 소예지에게 물었다.“내일 할머니가 조금 격식 있는 자리로 준비하고 싶어 하셔. 입을 만한 드레스 있어?”소예지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다른 손님들도 와?”혹시 고씨 가문의 다른 친척들까지 초대한 건지 궁금했다.고이한은 고개를 저었다.“올해 할머니는 외부 손님들은 부르지 않으실 거야. 우리 가족끼리만 식사할 거야.”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덧붙였다.“당신 드레스는 내가 준비할게.”소예지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내가 준비할게.”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리라면 조금만 신경 써도 충분했다. 굳이 지나치게 화려하게 차려입을 필요는 없었다.소예지는 포도 한 알을 집어 껍질을 벗겼다. 그때 고이한이 갑자기 물었다.“임 대위랑은 인사 잘했어?”“응. 했어.”소예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고이한은 더 이상 그 이야기를 이어 가지 않았다. 대신 낮에 이야기했던 벽 공사에 대해 꺼냈다.“벽에 문 내는 건 업체에 이야기해 뒀어.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설치될 거야.”“응.”소예지는 조용히 대답했다.“혹시 다른 생각나는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고이한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예전의 소예지는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참 많이 했다. 사소한 일부터 마음속 감정까지도 숨김없이 털어놓곤 했다.하지만 지금의 소예지는 달랐다.그녀의 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없었고 이제는 억지로 알아내려 하기보다 언젠가 소예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해 주기를 기다리고 싶었다.소예지는 껍질을 벗긴 포도를 입에 넣었다. 달콤한 과즙이 입안에 퍼졌다. 그녀는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특별히 생각하는 건 없어. 그냥 하슬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으면 돼.”그랬다. 지금 두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딸이었다. 모든 기준은 고하슬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그때 고이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을 확인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07화

    소예지가 차에 올라타자 임현욱이 낮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예지 씨, 앞으로는 연락하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기억해 주세요. 저는 언제나 예지 씨의 친구고 예지 씨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짧은 말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그 말에는 미련이나 망설임 대신 오직 진심 어린 걱정과 순수한 축복만이 담겨 있었다.두 사람 사이에 한때 싹텄던 미묘한 감정은 이제 단단한 우정과 변함없는 배려로 바뀌어 있었다.소예지는 눈시울이 살짝 뜨거워졌다. 그녀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현욱 씨, 꼭 건강하고 무사하셔야 해요.”“네. 약속할게요.”임현욱은 웃었다. 노란 가로등 아래에서 그의 미소는 여전히 따뜻하고 반듯했다. 그 모습은 그의 사람됨을 그대로 보여 주는 듯했다.그때 임현욱의 시선이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세워진 검은 SUV로 향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저 차... 경호 차량이에요?”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 대표가 보낸 거예요.”임현욱은 안심한 듯 웃었다.“그럼 됐어요.”소예지가 말했다.“현욱 씨도 이제 들어가세요.”“잘 지내세요.”임현욱은 돌아서서 자신의 검은 랜드로버 SUV로 걸어갔다. 차 문을 열고 올라타는 움직임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곧바로 시동을 건 차가 천천히 출발했다.소예지는 그의 차가 도로 위 차들 사이로 들어가고 마침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봤다. 그러다 나직하게 감탄했다. 임현욱은 마치 그녀의 인생을 잠시 스쳐 지나간 유성 같았다. 잠깐 밝게 빛나며 그녀의 길을 밝혀 주었지만 결국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향해 멀어져 갔다.소예지의 차도 곧 출발했다. 그 순간 뒤따르던 검은 SUV 안에서 메시지가 전송됐다.고씨 저택.고이한의 휴대전화 알림음이 울리자 그가 화면을 확인했다.[소 박사님, 식사 자리 종료했습니다.]고이한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차량 계속 따라가.][알겠습니다.]고이한은 창밖의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7화

    그러나 최현숙이 하도 주겠다고 고집한 탓에 계속 거절하면 어르신으로서 분명 화를 낼 것 같아 일단 받아두기로 했다. 이혼 후에 다시 최현숙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고수경은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밖으로 나갔다. 진가영은 고하슬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고 고이한은 옆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위층에서 내려온 소예지는 무슨 핑계를 대어 딸을 데려갈지 고민하고 있었다.“오늘 저녁에 하슬이는 여기에서 재우고 너희 둘은 집에 가!”진가영이 손녀를 안으며 말했다.시어머니가 딸을 여기에 재우려는 것을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858화

    고이한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시선을 곧게 둔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업무 이야기만 할 거야.”강준석은 지금 민간용 프로젝트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소예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을 넘기면 다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별도로 회의를 잡으려면 그녀 역시 일정을 따로 비워야 했다.잠시 머릿속으로 일정을 가늠한 소예지는 계산을 마친 뒤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고이한의 입꼬리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는 짧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그럼 이동하시죠.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851화

    고이한은 휴대전화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답장을 보냈다.[네가 오늘은 곁에 있어 줘. 난 내일 가볼게.]곧이어 하종호에게서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그래.]이튿날 이른 아침, 양희순은 거실 창가에 앉아 고하슬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 주고 있었다. 그때 한쪽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젤리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더니 문 쪽을 향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낮고 들뜬 소리로 끙끙 울기 시작했다.그 소리에 고하슬이 번쩍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빠 온 거 아니에요?”젤리의 반응을 본 양희순 역시 문밖에 서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843화

    소예지는 고이한의 손을 매섭게 뿌리쳤다.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고이한, 선 넘지 마.”공중에 멈춰 있던 그의 손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목젖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무언가를 삼키듯, 남자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단 5분이면 돼.”“난 1분도 낭비하고 싶지 않아.”소예지는 등을 돌려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 순간, 고이한의 낮은 목소리가 다시 그녀를 붙잡았다.“내가 알기론 M 국의 윌리엄스 박사가 췌장암 분야 최고 권위자야. A시로 초청해서 양 교수님 진료를 받게 하고 싶어. 전문가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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