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운 별장으로 돌아온 후.임건우는 한시도 쉬지 않고 연금을 시작했는데, 여윤아가 도착하자 또 즉시 그녀를 위해 단전을 회복시키고 각종 보조를 했다... 그는 그 외에도 육남수의 파금권도 수정했다.어찌 되었든 피곤해서 죽을 노릇이었다.밤이 오면 빨리 잠이나 자야지.그래서 유화가 어영부영 잠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임건우는 그녀를 쫓아낼 여력이 없어 몸을 몇 번 뒤척이다가 그녀의 몸에 다리를 척 올리고 깊은 잠에 들었다.......다음 날.원래 임건우는 강마추를 연구하고 있었다. 이 법기를 자신만의 비밀무기로 개조하려 했지만 오후 세시 반이 넘어가자 그는 당자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임건우, 레드 홀릭 제품 광고 말이야, 우리 쪽 촬영팀이랑 사진 몇 장 찍었는데 시간되면 와서 볼래?"당자현은 말을 이어가면서 이유 모를 두근거림을 느꼈다.만나는 그 순간을 기대하면서.그러나 또 자신이 이성을 잃을까 걱정하면서.정말 어렵다.그에겐 돌아갈 집도, 지켜야 할 가정도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를 떠올리는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꿈속에도 그가 있었다.마치 그가 자신의 운명인 것 같았다.임건우가 흔쾌히 대답했다."그래, 어딘데? 내가 바로 갈게.""금성 인터내셔널에 우리 회사 실내 촬영지가 있어.""곧 갈게."4시 20분, 임건우는 차를 몰고 금성 인터내셔널에 도착했다.촬영지는 꼭대기 18층에 있었다.그러나 입구에 들어선 그는 경비원에게 가로막혔고, 동시에 고고한 옷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붉은 장미를 든 또 다른 남자 역시 입장을 거부당했다."뭐라고요? 당신도 당자현을 보러 왔다는 말이죠?""당신이 누군데요? 당자현이 당신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인줄 아나요?"경비원은 임건우의 수수한 옷차림과 빈 두 손을 보며 바로 인상을 썼다. 온몸으로 불쾌함을 드러내면서 말이다.평소에 이런 사생팬을 한두 명을 본 게 아니었다."저는 당자현의 친구입니다." 임건우가 말했다."당자현을 만나고 싶은 모
당자현은 원래부터 매우 아름다웠다.지금 그녀의 옛날 복장을 하고옷을 입고, 화장을 한 모습은, 이전에 강주 체육관에서 연주한 것보다 더욱 아름다웠고답고, 마치 아홉 천사가 천상의 선녀가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 같았다. 사람들은 그녀의 아황홀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여러 남자들은 멍하니 바라보았다.방금까지도 임건우의 경비원을 놀리비웃고 있던 경비원들의 사람들의 입에서도 침이 흘러내렸다.방금 당자현이 누구의 이름을 불렀는지에 대해서는…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그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너무 완벽했다.마치 그녀가 귀에 대고 직접 이야기 하듯이, 정신이 매료되었다정겨웠다.그렇다맞다, 당자현은 방금 무의식적으로 매료되었던 것이다.양수는 바로 꽃다발을 안고 달려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자현, 너는 마침내 나왔구나. 나는 오늘 네 생일인지 알고 있었어. 특별히 상경에서 달려왔어. 생일 축하해. 그리고 이 특별한 날에는......."이렇게 말하고,그러고는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었다.그는가 손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며 말했다. "자현, 사랑해, 나와 결혼해줘, 나는 너를 평생 사랑할 거야, 너도 나를 사랑하고 있었지, 그렇지?"“어?"당자현은 깜짝 놀랐다.예상치도 못했던 프로포즈였다.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슈퍼스타 양수에게 청혼을 받아서, 그 자리에서 행복해서 기절했을 것이다.그때, 스튜디오에서 또 다른 여배우가 나와서 이 장면을 보고는, 화가 나서 거의 혈전을 일으킬 피를 토할 뻔했다.얼굴에 질투와 부러움, 그리고 증오가 가득 차 있었다.그녀의 이름은 엄소천이며, 그녀도 당자현과 같은 회사에 속해 있다.그녀 또한 흔치 않은 미녀였이다.그녀는 천하에서 한 명뿐인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섭외하기 위해, 수십억 원천만원의 높은 가격도 많은 돈도 아끼지 않을 정도로, 그녀에게 열광했다.그러나 당자현과 함께 있을 때는, 모든 시선은 당자현한테 향했다.심지어, 그녀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양수에게 고백한
그러나 몸부림치던 임건우의 표정이 갑자기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당자현은 이를 악물고 발끝을 들고 임건우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죽겠네.’더욱 중요한 것은 그 순간 운명의 종소리가 들리며, 마치 그녀가 자신이 찾던 전생의 연인 같았다.그 순간 머릿속에는 황홀함만 남았다.사랑.욕.세상의 이성을 모두 버리고 그는 당자현을 꼭 껴안고 맹렬하게 대응했다.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세상에!”엄소천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지만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그녀는 양지휘관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바로 다가가서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양지휘관님, 당자현이 저렇게 능숙하게 키스하는 것을 봐요.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니라니까요. 저 여자는 순결하지 못 해요. 하지만 난 아직 순결해요. 지금 당장 날 좋아한다고 해요? 당신이 고개만 끄덕이면 바로 난 당신의 여자가 될 수 있어요.”“꺼져!”양지휘관은 그녀를 밀쳐냈다.“너 뭐야? 거울을 볼 줄 몰라? 당자현과 비교하면 너는 쓰레기야, 내 여자친구가 될 자격이 있어? 꺼져!”엄소천은 만신창이가 되도록 욕을 먹었다.안색이 몹시 흉하다.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임건우와 당자현을 정신 차리게 했고, 황급히 서둘러 떨어졌다…….입술선 하나.당기고,끊다.둘은 갑자기 어색해 하며 쭈뼛쭈뼛 거렸다. 다 좀 어색했다.당자현은 얼굴이 붉어지고 귀밑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심장이 뛰쳐나올 것 같았지만, 이 순간 두 사람의 영혼에 씨앗이 싹트는 것 같았다.“양지휘관, 이제 믿겠어?”그녀가 조용히 말했다.양지휘관의 얼굴이 갈수록 일그러지며 울그락불그락 거렸다.. 그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자현, 너 정말…… 나를 놀라게 하는 구나. 언제 남자친구 생긴 거야? 나 한테 말도 하지 않고. 그럼…… 소개해 줄 수 있어?”당자현이 말했다. “그의 이름은 임건우.”많은 것은 말하지 않겠다.양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기억할게.”그는 임건우를
경비원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게 변해 몹시 보기 흉했다.몇 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절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눈앞에 있는 평범한 옷차림에 극성팬 같은 남자가 뜻밖에도 당자현이 마음 속에 품은 남자라니...당자현은 회사의 높은 임원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눈빛 하나면 그 경비원은 한순간에 실직할 수도 있었다.“죄송합니다. 아까는 제가 뭐를 잘 몰라서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그때, 임건우가 그의 말을 끊었다.“제가 당신 입장을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남자면 자기가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하죠. 저는 당신이 이번 일을 통해 이 한 마디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눈은 백 퍼센트 정확한 게 아니여서 때때로 자신을 속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말 한 마디로 비웃은 상대방은 당신을 영원히 망가뜨려놓을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존재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쓰레기통을 먹는 건 좀 그렇고, 대신 퇴근할 때까지 쓰레기통을 안고나 있으세요.”쓰레기통을 먹는 것과 쓰레기통을 안고 있는 것은 천지차이였다.그의 말에 경비원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심지어 그의 눈빛에서는 감격스러움이 물씬 풍겼다.그때, 경비원은 재빠르게 임건우에게 다가가 그를 덥석 안았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똑똑하고 눈치빠른 당자현은 비록 조금 전에 발생한 일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속으로 무슨 일인지 대충 알아차리고 경비원을 무섭게 노려보았다.“앞으로 잘 기억하세요. 본분만 지키고 일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의 무기가 되지 마세요. 무기는 무기로서의 용도가 끝나면 그 가치를 금방 잃게 돼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임건우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저기... 오늘 당신 생일이지?”임건우가 말했다.당자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왜 일찍 말하지 않았어? 그러면 생일 선물이라도 준비했을 텐데...”“말하면 꼭 내가 마치 생일 선물을 달라고 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됐어, 없어도 돼.”“그럼... 말뿐이지만
“나도 경성 클럽의 회원이야.”“어...”레드 홀릭 제품의 광고 모델로서 당자현은 행여 제품을 손에 넣지 못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후, 임건우는 곧바로 어머니에게 광고서류를 보냈다. 그녀가 직접 고르도록 할 셈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우나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우리 아들 정말 장해. 엄마 대신 자현이 한테 고맙다고 인사 좀 전해 줘. 때가 되면 세 개를 한 번에 방송에 내보낼거야.”일은 이렇게 일단락되었다.임건우는 피식 웃었다.“들었지? 엄마가 고맙다고 전해달래. 마침 오늘이 당신 생일이니까 얼굴이나 내비출겸 같이 밥이나 먹는 건 어때? 생일 기념으로 말이야.”“난 상관없어.”“그래, 그럼 그냥 다 같이 가자. 어쨌든 다들 고생했으니까 말이야. 강남 레스토랑으로 가자.”만리상맹.이곳은 현재 임건우의 뒷정원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강남 레스토랑은 만리상맹 산하 소속이었기 때문에 임건우는 그 레스토랑의 VIP였다. 때문에 그는 번거롭게 사전에 미리 룸을 예약할 필요없이 VIP카드를 보여주면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직접 달려와 공손한 태도로 그를 VIP룸으로 안내했다.임건우의 비서인 소미는 일찍이 준비해둔 케이크도 함께 가져왔다.비록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당자현은 이런 생일 파티 분위기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한편, 같은 레스토랑의 다른 룸. 양지공도 이곳에 와있었다.마침 누군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대표님, 전에 찾으시던 자료를 전부 준비했습니다. 알아보니까 이 사람... 그저 그런데요? 강주 임씨 그룹의 창시자인 임우진의 아들입니다. 이 사람을 왜 뒷조사하시는 겁니까?”“알아낸 게 이것 뿐이야?”“그는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멍청이예요. 예전에는 재벌 2세였는데, 아버지가 쓰러진 후에는 완전히 망나니가 되었다니까요? 와이프에게 빌붙어서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아직도 백수라고 하더군요.”“그자한테 와이프가 있어?”“네. 유씨 가문의 여자라고 합니다. 유씨 가문도 강주에서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죠. 그저
얼마 지나지 않아 임건우는 차를 몰고 당자현을 별장까지 데려다 주었다.그는 여기를 이미 두 번 정도 와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오늘 만큼은 유달리 전번과는 심경이 남달랐다.문을 열자 당자현은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바닥 위를 걸어갔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핸드백을 마음대로 던져버리더니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돌았다. 그녀의 몸짓은 가볍고도 날렵했다.“그래도 집이 제일 편하다니까?”당자현은 고개를 돌려 임건우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주춤거리는 임건우를 보고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들어와. 문 앞에 서서 뭐 해?”“그게... 아니면... 나 먼저 갈게. 우리 집에...”임건우는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당자현은 깡충깡충 달려와 그를 안으로 끌어당겼다.“이렇게 그냥 가면 내 생일 선물은 어떻게 하려고 그래?”임건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이왕 이렇게 된 거, 거절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예 대범하게 안으로 들어가서 물었다.“어떤 곡을 쳐줄까? 예전 그 노래?”당자현은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임건우의 손을 잡고 피아노 쪽으로 갔다.임건우는 마주잡은 당자현의 손길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 섬세하고 부드러운 피부, 보드라운 것이 손가락에 뼈가 없는 건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만 했다.임건우 자신도 지금 자기가 어떤 심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위험해, 이러다가 홀딱 넘어가겠어.앞에 놓인 길이 깊은 구렁텅이 일수도 있겠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힘이 그를 계속 앞으로 밀고 나아갔다.당자현은 악보 한 권을 꺼냈다.“이 곡 좀 쳐줘.”임건우는 악보를 건네받아 유심히 살폈다. 《육도윤회》라는 악보였는데 그는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보아하니 넌 대부분 고풍이나 무협 느낌의 곡을
순식간에 유가연의 심장은 후덜덜 떨려왔다.“당신 남편과 저 여자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 금추세월 18호 별장으로 와. 오면 알게 될 거야.”......별장 안.임건우는 악보를 닫았다.그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두 손을 건반 위에 얹고 연주하기 시작했다.아름답고도 약간 구슬픈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당자현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완벽하고 아름다운 호흡을 자랑했다.“세월은 유유히 흐르고 흘러 몇 번의 추위와 더위를 동반하겠죠. 삼생석, 삼생로, 세 번의 연은 돌고 돌아 먼지로 된다지만 서로를 사뭇치게 그리워하고 원한다면 윤회의 끝에 다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겠죠. 현생의 저는 아직도 전생에 이별한 님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손에 사랑의 증표를 쥔 채로 말이죠.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은은하게 울려퍼지는 노랫소리는 마치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하는 것처럼 들려왔다.방안을 가득 메운 노랫소리와 피아노 소리. 임건우는 피아노를 치고 당자현은 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두 사람의 눈빛은 공중에서 서로 뒤엉켰다. 그들은 마치 전생에 애타게 기다린 자신의 연인을 만난 것처럼 애절하고 절절했다.임건우는 마치 아름다운 여자가 자신의 애인을 기다리지 못하고 강에 몸을 던져 윤회의 길로 뛰어내리는 것을 보는 것만 같았다.한 곡이 끝나자 두 사람의 얼굴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당자현이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임건우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두 사람은 마치 오랜 윤회 끝에 드디어 마주한 연인처럼 서로를 꼭 껴안았다. 아주 오랫동안.잠시 후, 연주의 여운이 싹 밀려갔지만 임건우는 여전히 그녀를 품에서 놓아주지 않았다.“삼생석, 윤회, 마치 정말 내 두 눈으로 직접 본 것 같았어. 이런 장면들은 상상하면서 가사를 쓴 거야? 이 노래, 직접 만들었어?”당자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아까 나한테 왜 고풍을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지 물었지?”“왜
유가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얼굴은 갑자기 창백해졌다.온몸이 덜덜 떨려왔다.그녀는 비록 이 물건을 써본 적은 없지만 분명 본 적은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이 물건을 몰래 구입해 쓸 준비까지 했었다. 하지만 지금...자신도 고이 간직해두고 아직 써보지 못했던 물건을 다른 여자가 먼저 쓰게 됐다니... 순간, 그녀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가슴이 쥐어뜯기는 것처럼 아파왔다.사랑이 깊은 만큼 고통도 큰 법이다.유가연은 죽을 것처럼 이를 꽉 악문 채 장장 10개월이란 세월을 견뎌냈었다. 이제 곧 고난이 지나갈 것이라고 믿었는데, 고난 끝에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고 원만한 결말이 자신을 기다릴 것이라고 믿었는데, 모든 게 그저 반짝이는 물거품이었을 뿐이었다.눈물이 무기력하게 툭 떨어졌다.“퍽.”그녀는 임건우의 뺨을 세게 한 대 때렸다.“나한테 떳떳하다고 말할 수 있어?”유가연은 고함을 지르며 몸을 돌려 밖으로 달려나갔다.임건우는 마음의 고통 때문에 뺨을 맞은 아픔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조금 전 뺨을 맞은 것에 대해 임건우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비록 두 사람은 선을 넘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임건우는 방금 당자현에게 마음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차마 부인할 수 없었다. 매우 이상한 느낌이었다. 몸은 아니지만 그의 영혼은 이미 바람을 피웠던 것이다.유가연이 밖으로 뛰어나가는 것을 보고 임건우는 당연하다는 듯 그녀 뒤를 쫓아갔다. 한밤중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나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여보, 가지 말고 기다려.”임건우가 유가연을 쫓아가는 것을 보고 안에 있던 당자현은 긴장하기 시작했다.그녀의 보디가드들이 전부 자리를 비운 지금, 집에 건장한 사람들이 쳐들어왔다. 당자현은 행여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만약 정말 그런거라면 그녀는 정말 끝장날 것이다. 그녀가 내일 인터넷 뉴스 헤더라인을 장식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톱스타 당자현, 몇 명의 괴한에게 윤간을 당한 후 건물에서 뛰어내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