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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1화

작가: 윤지
박민정은 아이의 말에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얼른 병원 가보자.”

하지만 박윤우는 도리어 박민정의 손을 붙잡더니 말했다.

“병원 안 갈래요. 아빠 보고 싶은데, 아빠 어디 있어요?”

박민정은 아이의 모습에 이내 박윤우가 꾀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내 아이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박윤우,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뭔지 알기나 해?”

엄마의 화난 모습을 마주한 박윤우는 이내 얼굴이 하얘진 채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엄마...”

“아빠가 그렇게 보고 싶다니까, 사람이라도 불러서 너만 아빠한테 보내면 되겠네?”

홀로 두 아이를 이렇게까지 키워냈건만 아직도 유남준만 찾으며 꾀병까지 부려대는 아이의 모습에 박민정은 기가 찼다.

화가 난듯한 엄마의 모습에 박윤우도 더 이상 꾀병을 부리지 않고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박민정을 붙잡았다.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화내지 마세요. 아빠한테 안 갈게요.”

사실 박윤우는 아빠보다 엄마인 박민정이 훨씬 좋았다.

“엄마...”

박민정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박윤우의 병이 얼만 심각한 병인지 잘 알고 있던 그녀는 더더욱 이런 장난을 용납할 수 없었다.

“엄마, 정말 잘못했어요.”

안쓰러워 보이는 아이의 모습에 설인하가 박윤우를 변호해주기 시작했다.

“민정 씨, 그만 하세요. 아직 어린 애잖아요.”

“인하 씨는 신경 꺼요. 얘가 이런 적이 한두 번 이여야 말이죠. 양치기 소년처럼 이런 거짓말이 계속됐다가 나중에 진짜 큰일이 났을 때, 제가 아이의 말을 안 믿게 될지도 몰라요.”

박민정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계속해서 꾀병만 부리다 보면 나중에 정말 병이 났을 때 아무도 박윤우를 믿지 못하게 될 것이다.

“박윤우, 아빠 보고 싶으면 다음부턴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해. 꾀병 부리면서 엄마 놀라게 하지 말고. 알겠어?”

같은 엄마로서 설인하고 역시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할 때 엄마가 어떤 고통을 감내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픈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라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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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박윤우는 박민정을 꼭 끌어안은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박민정은 곧장 유남준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는 빠르게 연결되었다.“무슨 일이야? 나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던 그는 장난스럽고도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유남준의 농담을 받아줄 기력이 없었던 박민정은 다급함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윤우 병이 다시 재발한 것 같아요. 얼른 병원으로 와주세요, 빨리요.”그 말을 들은 유남준의 목소리가 단번에 진지해졌다.“걱정하지 마. 금방 갈게.”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곧장 김인우에게 전화를 걸어 진주시에서 가장 유명한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유전병이나 백혈병 전문가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했다.그 후, 그는 운전기사도 부르지 않고 직접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병원 복도에서는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박민정이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런 상황을 여러 번이나 겪었음에도 아이의 병이 재발할 때마다 박민정은 죽을 만큼 두려웠다.만약 박윤우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겨버린다면 박민정은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그녀의 곁에 함께 있던 진서연이 그녀를 위로했다.“보스, 괜찮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민수아도 뒤이어 입을 열었다.“맞아, 아무 일 없을 거야.”설인하도 거들었다.“바로 병원에 데려왔으니까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박민정은 자신을 걱정하는 세 사람의 모습에 애써 눈물을 훔치며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네, 알겠어요.”“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박민정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하지만 세 사람은 여전히 더욱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행히 그때, 유남준과 김인우가 때마침 의료진들을 데리고 병원에 도착했다.김인우는 아무 말 없이 옷을 갈아입고 의료진들과 함께 수술실로 들어갔다.그리고 박민정의 곁으로 다가온 유남준은 몸을 숙여 그녀를 품 안에 꼭 끌어안았다.민수아 일행은 유남준이 도착한 것을 보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73화

    박민정은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연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엄마는 거짓말 안 해. 윤우랑 약속할게. 아빠랑 다시 잘 지내볼 거야.”유남준은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박윤우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앗싸! 신난다. 이제 나한텐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네.”박민정은 이렇게까지 기뻐하는 아들을 보며 죄책감을 느꼈다.그녀는 이때까지 자신에게 좋은 선택지만 선택하며 두 아이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 아이들이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결국엔 어린아이들이었고 완전한 가정을 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기쁜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킨 박윤우는 갑자기 배가 고파져 박민정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만둣국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그 말에 박민정 역시 별다른 생각 없이 병실을 나섰다.그리고 병원을 나서기 전, 민수아 일행에게는 아이에게 아무 문제 없다고 전하며 집에 가서 쉬라는 당부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민수아 일행 역시 그제야 한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괜찮다니 다행이네요. 그거 봐요, 제가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그러게요.”...병실 안에서는 유남준이 박윤우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윤우야, 아빠한테 말해 봐. 엄마랑 아빠가 다시 잘 지내길 바란다는 건 대체 무슨 뜻이었어?”박민정이 먼저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했다는 것은 기뻐할 일이었지만 그 이유가 아이 때문이라면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몸 상태가 어느 정도 나아진 듯한 박윤우가 유남준에게 말했다.“아빠, 제가 아빠를 위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좀 마세요.”“그럼 누굴 위한 건데?”유남준이 물었다.“당연히 엄마를 위해서죠. 엄마가 이때까지 혼자 저랑 형 키우느라 고생을 너무 많이 했거든요. 곧 있으면 동생도 태어날 텐데, 동생이 태어나면 그 동생도 엄마가 혼자 돌봐야 하잖아요.”박윤우는 큰 눈으로 유남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멍청한 아빠. 지금 제가 아빠를 도와주는 것도 전부 엄마를 위해서라고요. 우리 엄마 잘 안 챙겨주면 나중에는 제가 아빠 가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74화

    그 말에 두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곧장 박윤우의 병실로 향했다.박윤우는 병실로 함께 들어오는 부모의 모습을 보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떻게 된 거야, 아가?”박민정이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박윤우는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박민정을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저는 또 부모님이 싸우고 저 버릴까 봐 무서웠어요.”“그럴 리가 없잖아. 엄마랑 아빠는 이미 같이 살기로 약속했어.”박민정이 박윤우를 다독이며 아이를 안심시켰다.그 말에 박윤우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진짜예요?”“당연히 진짜지. 자, 이제 다시 자자.”아이를 보는 박민정의 눈빛에는 따뜻함이 가득했다.“엄마, 엄마랑 아빠가 윤우 옆에 누워주면 안 돼요?”잠시 망설이던 박윤우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박민정은 유남준을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씻고 나서 옆에 누울게.”“네!”박윤우는 신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박민정 역시 신난 아이를 보며 기뻤다.유남준을 먼저 씻으라며 욕실로 들여보낸 박민정은 같은 침대 위에 누운 부자의 모습을 보다가 욕실로 들어가 간단히 샤워를 마쳤다.샤워를 마치고 나와 보니 박윤우와 유남준이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박민정은 유남준을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박윤우를 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기쁜 감정이 몰려왔다.그녀는 천천히 침대로 다가가 박윤우의 곁에 누웠다.“자, 이제 늦었으니까 얼른 자자.”“네!”박민정은 순순히 대답했다.아이는 눈을 감더니 박민정과 유남준의 손을 하나씩 잡아 자신의 작은 몸 위로 올려놓고는 두 사람에게 손을 마주 잡으라는 말을 했다.결국, 박민정과 유남준은 서로를 한 번씩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시간이 흐르자 박윤우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아이가 잠든 것을 확인한 박민정은 슬쩍 손을 빼려 했지만 유남준의 힘이 너무 강했던 탓에 손이 빠지지 않았다.그녀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75화

    “훨씬 좋아졌어요. 조금 더 있다가 유치원으로 갈 거예요.”박윤우가 대답했다.하지만 박민정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래도 퇴원하고 집에서 며칠 더 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엄마가 옆에서 돌봐둘게. 조금만 더 나아진 다음에 가는 게 어떨까?”박윤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요. 오늘 유치원 친구들한테 초상화를 그려주기로 했단 말이에요.”박윤우는 그림을 정말 잘 그렸고, 그 덕에 유치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박민정이 무어라 더 말하려는 순간, 유남준이 나섰다.“애가 가고 싶어 하잖아. 보내주자. 담당의도 지금 상태는 좋다고 했으니까 괜찮을 거야.”잠시 말을 멈췄던 유남준이 다시 말을 덧붙였다.“그래도 걱정되면 내가 따로 사람 붙여서 지켜보라고 할게.”유남준이 말을 마치고 박윤우 역시 간절한 눈빛을 보내니 박민정도 결국엔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좋아. 하지만 조금이라도 몸이 불편하다 싶으면 바로 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해.”“네.”그렇게 결정이 내려지자 박민정과 유남준은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박민정을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유치원에 도착하자 박윤우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당부까지 했다.“엄마, 아빠. 두 분 꼭 사이좋게 지내셔야 해요. 싸우지 말고요, 알겠죠?”“알겠어.”박민정은 박예찬만 잔소리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박윤우도 만만치 않은 잔소리꾼이었다.“그래요, 그렇다면 안심이네요. 그리고 아빠, 아빠는 엄마 잘 챙겨주시고요!”박윤우가 덧붙였다.“그래.”유남준은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박윤우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차에서 내렸다.유치원까지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아이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박민정은 창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곁에 있던 유남준이 참다못해 말을 걸었다.“너희 회사로 갈까?”그 말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박민정이 대답했다.“네.”그녀는 회사 주소를 유남준에게 알려주었다.유남준의 운전기사가 내비게이션을 통해 회사까지 가는 길을 찍었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76화

    하지만 유남준은 꾹 참아야 했다. 지금 둘만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회사 건물 앞으로 도착하자 박민정은 차에서 내려 유남준을 향해 작별 인사를 건넸다.마침 택배를 받기 위해 1층으로 내려왔단 민수아가 그 광경을 목격했다.이런 일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곧장 박민정에게 달려가 물었다.“민정아, 유 대표가 너 여기까지 데려다준 거야?”박민정은 그 질문에 딱히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응.”그러면서 민수아가 품에 한가득 안고 있는 서류들을 바라보며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이건 다 뭐야?”“계약서.”민수아가 간단한 대답에 이어 말을 덧붙였다.“참, 인하 씨가 오늘 오전에 법원 갈 거니까 반차 낸다고 전해달래.”“정말 간 거야? 성원 씨가 거절했다고 하지 않았어?”박민정 역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두 사람은 계속해서 걸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모르겠어. 오늘 아침에 전화 와서 봤더니 이혼하자고 그러더래.”“그래? 돌아오면 물어봐야겠다.”...법원 앞.아침 일찍부터 미리 도착해있던 설인하는 혹시라도 방성원이 마음을 바꿀까 봐 두려워 초조하게 마음 졸이고 있었다.그녀는 수시로 시계를 확인하며 안절부절못했다.“벌써 한 시간이 다 지나가는데,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그녀는 몰랐겠지만 근처에 주차된 검은 벤틀리 안에 앉아 있던 남자는 굳은 얼굴로 설인하를 지켜보고 있었다.방성원의 곁에는 김인우가 앉아 있었다.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버리자 짜증이 난 김인우가 물었다.“야, 방성원. 벌써 두 시간이나 지났어. 대체 언제까지 기다릴 건데?”그 두 사람 역시 설인하보다 일찍 도착해 있었지만 방성원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해서 법원 앞의 설인하를 지켜보기만 했다.방성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인우는 어젯밤부터 방성원에게 끌려 술을 마신 데다가 오늘 아침까지 법원까지 함께 끌려와 짜증이 나 있었다.“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가서 얘기하는 게 낫지 않겠어?”방성원은 냉랭한 시선으로 김인우를 쳐다보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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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란도 유석진의 고함에 깜짝 놀라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여태껏 모든 집안일을 아내한테 떠넘긴 채, 홀로 밖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유지욱이 원망스럽기만 했다.한 사람에 대한 단념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이런 실망감이 천천히 쌓이면서 식어가는 것이다.보아하니 오늘 저녁에도 잠들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유지욱이 도착해보니 유씨 가문의 모든 친척이 다 모여있었다.그리고 이미 상복으로 갈아입은 고영란을 보자마자 그녀에게 다가와 물었다.“왜 진작에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어?”그의 물음에 고영란은 실망 가득한 얼굴로 답했다.“제가 말해주지 않았다고요? 한 달 전에 전 분명히 아버님 건강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으니까 와서 회사 일 좀 도와드리라고 귀띔해 줬어요.”“난 네가 우리 아버지 재산 때문에 나더러 오라는 줄 알았지.”유지욱의 말에 고영란은 큰 충격을 받고 잠깐 멍해졌다가 다시 두 주먹을 꼭 쥐고 말했다.“유지욱 씨, 정말 어이없네요. 맞아요, 제가 빨리 돌아오라고 했던 원인이 아버님의 재산이 조금이라도 공평하게 지욱 씨한테도 나눠줬으면 했어요. 그런데 그 재산이 전부 아주버님한테 넘어갔네요?” 그러나 유지욱은 여전히 시큰둥한 얼굴이었다.“그깟 돈 몇 푼 가지고 왜 그래? 우리가 모두 한 식구인데 주면 줬지.”유지욱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님들을 맞이하러 떠났다.그리고 유석진과도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 고영란은 제대로 마음이 상했다.박민정도 손자며느리로서 유남준과 같이 손님들을 맞이하다가 우연히 시부모님이 서로 말다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녀는 사실 유씨 가문에 시집온 이후로 시아버지인 유지욱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유지욱은 젊었을 때부터 고집불통에 집안 사업에도 관심이 없었고 그저 매일 여행이나 다니면서 자유롭게 사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고 했다.하여 유지욱과 고영란은 1년 중에도 만날 수 있는 날이 별로 없었다.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살짝 다가가 그에게 말했다.“남준 씨, 가서 어머님 좀 위로해 주세요.”여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84화

    유남준의 아버지, 유지욱은 계속 외국에서 살다보니 이 자리에 없었다.그러자 고영란이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지욱 씨는 지금 당장 오는 게 불가능한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방금 비행기 탔다고 했으니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거예요.”그러자 유석진이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그러면 지욱이가 도착하고 나서 다시 말할 테니까 외부인은 참견하지 말아요.”순간 고영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 집에 들어와서 아이를 둘씩이나 낳아줬는데도 제가 아직 외부인인가요? 저는 오늘 아버님께서는 왜 그리도 자식들을 편애하시지 꼭 물어봐야겠어요!”“제 아들들이 능력이 뛰어나면 이런 불공평한 대우도 다 받아들여야 하나요?”여태껏 유명훈은 많은 주식을 갖고 있었다.비록 유남준이 현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유명훈의 지분이 그대로 유석진네로 넘어가게 되면 유남준의 자리가 위태로워진다.더구나 유남우도 그의 재산이 필요한데 말이다!게다가 유명훈은 오랜 세월 동안 주식 말고도 분명 많은 재산을 모았을 텐데 그 돈마저 전부 저 사람들에게 넘어가는 모습을 고영란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유석진은 유명훈의 앞을 가로막으며 다시 큰 소리로 외쳤다.“여태껏 지욱이를 잘 붙잡아 두지 못한 제수 씨를 탓해야죠! 지욱이가 오기 전까지는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소용없어요!” 고영란이 뭐라고 대꾸하려는데 유남준이 그녀를 말렸다.“엄마, 그만해요.”여태껏 유명훈이 유석진네만 편애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던 그이기에 지금 아무리 그와 말싸움해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유남우도 불쾌했지만 애써 덤덤한 척 그녀에게 말했다.“엄마, 형 말이 맞아요. 할아버지께서 결정하신 대로 받아들이면 되니까 싸울 필요 없어요.”이 시각, 침대에 누워있던 유명훈은 호흡이 점점 더 가빠져 헐떡거리기 시작했다.그런데도 눈앞에서 자식들이 자기 재산 때문에 싸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씁쓸하기만 했다.“지욱이...”그는 힘겹게 유지욱을 불렀다.유지욱은 평소에도 그의 말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83화

    최현아는 손까지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지만 박민정은 그저 냉담한 얼굴로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세요?”그러자 그녀는 뻘쭘해진 손을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일은 무슨, 윤소현이 드디어 판결받았다고 해서 축하해주려고 왔지.”박민정은 분명 다른 속셈이 있다고 생각했다.지금 최현아와 그의 시아버지는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내고 있었는데 왠지 그럴수록 더 수상했다.“감사합니다. 다른 일 없으면 저는 이만 일 하러 갈게요.”말을 마치자마자 박민정이 뒤돌아서니 역시나 최현아가 빠르게 그녀의 팔을 부여잡았다.“민정아,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한 식구나 마찬가지인데 이렇게까지 딱딱하게 굴 필요는 없잖아?”박민정은 이제 와서 한 식구라는 그녀의 말이 그저 가소로웠다.“도대체 할 말이 뭔가요?”그리고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최근에 할아버지 건강이 점점 악화하면서 동서랑 남준 씨가 그립기도 하고 우리가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도 보고 싶은가 봐. 혹시 오늘 밤 할아버지 뵈러 같이 가지 않을래?”최현아는 최대한 상냥하게 물었다.사실 박민정도 할아버지의 건강이 여태껏 좋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오늘 두 사람을 부른 이유도 아마 자신이 얼마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네, 알겠어요.” 최현아는 그제야 박민정의 팔을 놓아줬지만 그녀가 떠나가자마자 눈빛이 순식간에 돌변했다.그리고 차에 올라타자마자 한껏 불쾌한 얼굴로 중얼거렸다.“재수 없는 것, 운발로 지금 자리에 올라앉은 주제에.” 차에는 낯선 남자 한 명이 더 있었다.“박민정한테 화낼 필요 없어.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 할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할아버지의 주식이랑 모든 돈을 너한테 넘길 수 있도록 잘 구슬리는 거야.”그러자 최현아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나도 알아, 저번에 이미 할아버지랑 말해봤다니까? 유남준 씨랑 민정이는 괜히 고고한 척하면서 아무것도 받지 않겠다고 말한 상황이라 우리 쪽에 전부 몰리게 되어있긴 한데, 난 지금 성혁 씨 얼굴만 봐도 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82화

    조하랑은 그제야 화가 사그라지는 것 같았다.“그러면 왜 저 여자한테 찾아갔어요?”“당연히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러 갔죠. 그리고 이지원에 대해 정신감정도 의뢰했거든요. 만약 진짜로 정신에 이상이 있는 거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이 모든 게 다 쇼하는 거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으려고 했어요.”김인우는 진지한 얼굴로 말하다가 조하랑을 보고 다시 말을 이었다.“예전에 제가 지원이한테 어떻게 가스라이팅 당했는지 하랑 씨도 잘 알잖아요. 만약 저를 구해줬던 사람이 형수님이었단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그 애를 도와주지도 않았을 겁니다.”“지금은 그저 마땅히 받아야 할 벌만 받았으면 좋겠고요.”조하랑은 묵묵히 듣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제가 오해했네요. 정말 미안해요. 저는 인우 씨가 또 그새를 못 참고 다른 여자한테 찝쩍거린다고만 생각했어요.”그녀의 말에 김인우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못 참고 되물었다.“하랑 씨, 혹시 지금 질투하는 거예요?”순간 조하랑의 얼굴이 새빨개졌다.“누, 누가 질투한다는 거예요? 그저 저를 배신한 인우 씨한테 화나고 그런 사람을 좋아했던 나한테 실망했을 뿐이라고요!”“알겠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리고 의사도 임산부가 흥분하면 아이한테 안 좋다고 말했잖아요.”말을 마치자마자 김인우는 다정하게 조하랑을 품에 안았는데 순간 그녀는 얼굴이 더욱 빨개진 채 온몸이 굳어버렸다.당연히 김인우도 눈치채고는 빠르게 물었다.“왜요, 부끄러워요?”“그, 그럴 리가요...”조하랑은 말까지 더듬으며 애써 덤덤한 척했다.“저도 안을 줄 알거든요?”그리고 똑같이 김인우를 꼭 안아줬는데 이번에는 김인우가 속으로 움찔했다.추운 밤, 그렇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꼭 껴안아 줬는데 거리를 지나가던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계속 그들에게 멈춰졌다 가곤 했다.조하랑도 어느새 그걸 느꼈는지 재빨리 김인우를 밀쳐냈다.“됐어요. 이제 병실로 돌아가 봐야 하니까 인우 씨도 그만 돌아가요.”“저랑 같이 안 가고요?”김인우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81화

    김인우는 유남준의 마지막 한마디까지 다 듣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그러면 지금 하랑 씨가 형수님이랑 같이 있다는 거지?”“응.”김인우가 왠지 자신이 방금 했던 말을 귀담아듣지 않은 것 같아 유남준은 다시 한번 주의를 줬다.“결혼 전에는 아무 여자나 끼고 놀아도 상관없겠지만 지금은 결혼도 했고 아이까지 있는 마당에 좀 조심해야 하지 않겠어?”김인우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황당하다는 듯이 그에게 답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 버릇 고친지가 언젠데, 예전의 내가 아니야.”“응, 그러면 다행이고.”“그러면 지금 하랑 씨는 병원에 있는 거야?”“응.”유남준은 대답하자마자 전화를 끊었는데 보아하니 오늘에도 독수공방해야 할 것 같았다.김인우는 그길로 빠르게 조하랑 보러 병원으로 달려갔다.그리고 가는 길에 방금 유남준이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설마 하랑 씨가 오해한 건가?’그러다가 눈이 번쩍 뜨이더니 무언가가 생각난 듯 자기 머리를 퍽퍽 내리쳤다.“이 멍청한 놈, 그때 통화하는 걸 분명 옆에서 다 들었던 거야!”그는 곧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이지원의 영상을 자기한테 보내라고 했다.드디어 병원에 도착했다.조하랑이 막 잠들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누구세요?”박민정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간호사인가? 내가 가볼게.”“응.”박민정이 슬리퍼를 신고 문어구에 다가가 문을 열어보니 눈앞에 김인우가 서 있었다.“형수님, 하랑 씨 여기에 있나요?”김인우는 다급하게 물었다.박민정은 그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해 살짝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제가 들어가도 될까요?”그러나 박민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조하랑은 김인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빠르게 다가와 차갑게 말했다.“아니요. 민정아, 너는 일단 먼저 자. 내가 나가서 말할게.”말을 마치자마자 김인우를 한번 쏘아보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갔고 김인우도 서둘러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하랑 씨, 진짜 오해예요.”그러나 조랑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80화

    김인우는 집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조하랑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는 식은땀이 맺힌 채로 급히 박예찬과 김훈에게 달려가 물었다.하지만 김훈은 일부러 모른 척하며 그가 이번 기회에 정신 좀 차리길 바랐다.“나도 몰라. 하랑이가 방에 없다고? 화장실 간 거 아니야? 화장실은 찾아봤어?” 김훈이 일부러 태연하게 말하자 김인우는 인상을 찌푸렸다.“거기도 없어요.”“그거 참 이상하네.”김훈은 걱정스러운 척하며 말했다.“그럼 멀뚱멀뚱 서서 뭐 하는 거냐? 어서 찾아봐야지. 지금 임신 중이잖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만두지 않겠다.”박예찬도 거들었다.“오늘 아줌마가 좀 안 좋아 보이긴 했어요. 혹시 가출하신 거 아니에요?”그 말에 김인우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는 곧장 조하랑을 찾아 나섰다.한편, 조하랑은 이미 병원에 도착해 있었다. 박민정이 곁을 지키고 있었고 둘은 정수미와 잠깐 이야기를 나눈 뒤 병실로 들어가 조용히 대화를 이어갔다.“하랑아, 너 그냥 이렇게 온 거야? 가족한테는 말 안 했어?”조하랑은 고개를 저었다.“응. 그냥 조용히 나왔어. 지금은 누구 얼굴도 보기 싫어.”“그래도 집에 한 통은 전화해. 안 그러면 걱정하실 텐데.”박민정이 말했다.“괜찮아. 다들 내가 자는 줄 알 거야. 내일 아침에 슬쩍 들어가면 돼.”조하랑은 개의치 않는 듯 말했다.임신 후로 김인우와는 방도 따로 쓰고 있었기에 자신이 방에 없다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알겠어.”박민정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조심스레 물었다.“그런데, 하랑아. 너 아까 말한 그 여자, 혹시 누군지 짐작은 가?”조하랑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난 김인우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박민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내가 남준 씨한테 한 번 물어볼게. 혹시 오해일 수도 있으니까.”“응, 좋아.”조하랑도 더 큰 싸움으로 번지는 건 원치 않았다.박민정은 조하랑 앞에서 유남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유남준도 막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79화

    조하랑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걱정 마, 민정아. 나 그냥 좀 화가 났을 뿐이야. 아직은 냉정해.”그리고는 씁쓸하게 웃으며 덧붙였다.“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야. 그냥... 기분이 나빠서 그래. 내가 지금 그 사람 아이까지 품고 있는데 저렇게 행동하면 기분이 어떻게 안 상하겠어.”박민정은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잠시 후, 조하랑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민정아, 나 네가 있는 곳으로 가도 될까?”“당연하지. 내가 데리러 갈게.”박민정은 임신한 친구의 감정이 요동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걱정된 마음에 바로 나섰다.하지만 조하랑은 코끝이 붉어진 채 대답했다.“아냐, 이미 차 탔어. 지금 가는 중이야.”그녀는 더 이상 그 집에 있고 싶지 않았다. 김인우가 눈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둘 수가 없었다.박민정은 그녀가 이렇게 단호하게 움직일 줄은 몰랐던 지라 속으로 적지 않게 놀랐다.“알겠어. 그럼 내가 문 앞에서 기다릴게.”“응, 고마워.”...한편, 김인우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길가에 있는 꽃집을 발견했다.그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게 하고는 직접 차에서 내려갔다. 잠시 후, 그는 품에 형형색색의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돌아왔다.차에 다시 올라타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가자. 좀 빨리 가 줘.”예전에도 김인우는 여자를 위해 꽃을 보낸 적이 있었지만 그건 대부분 비서가 대충 주문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꽃다발은 그가 직접 고르고 색을 맞춰 정성껏 고른 것이었다.운전기사도 그의 얼굴에서 어쩔 수 없이 번지는 미소를 보고는 감탄하듯 말했다.“사모님은 참 복도 많으시네요. 이사님께서 뭐든 다 챙기시니.”김인우는 입꼬리를 높이 올리며 웃었다.“당연하지. 내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사람이잖아. 그 정도는 해야지. 사실 하랑 씨가 임신하지 않았더라도 난 여전히...”하지만 마지막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그는 조하랑을 보기 위해 한 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78화

    조하랑은 요즘 집에서 태교에만 전념하고 있었다.그녀는 요 며칠 김인우가 어쩐 일인지 늦게야 귀가하는 게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어디를 다녀오는 건지 궁금해져 하녀에게 슬쩍 물었지만 하녀는 말끝을 흐릴 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그걸 본 김훈은 손자를 거론하며 말했다.“하랑아, 인우는 네 남편이다.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갈 거냐? 궁금하면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 딱 잡아봐야 정신 차리지.”그리고는 단단히 이죽였다.“만약 귀찮다느니, 피하려 든다느니 하면 내게 말해. 그놈 등짝 몇 대는 내가 책임진다.”조하랑은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거나 집착하듯 물어보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임신한 이후로는 자꾸만 불안해졌다.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그가 밖에서 사고를 당하진 않을까, 예상치 못한 위험에 휘말리진 않을까 하고.아무래도 몸 안에 김인우의 피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한 걱정도 따라온 모양이었다.“...알겠어요.”조하랑은 김훈이 자신 편을 들어준다는 사실에 조금 안심한 듯 더는 망설이지 않고 김인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김인우는 아직 클럽을 떠나지도 않은 상태였다.“하랑 씨, 무슨 일이에요?”전화가 오자 그는 목소리를 누그러뜨리며 다정하게 받았다.“지금 어디예요?”조하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김인우는 주변을 둘러보며 그녀가 괜한 오해를 할까 싶어 거짓말을 꺼냈다.“아, 지금? 돌아가는 길이죠.”돌아가는 길이라고?그런데 조하랑의 귀에는 전화기 너머로 분명 남녀가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누가 들어도 외부 소음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나는 소리였다.그녀의 미간이 좁아졌다.“정말이에요?”“당연하죠. 내가 왜 하랑 씨한테 거짓말을 하겠어요?”김인우는 그녀가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하필 그때, 뒤편에서 이지원이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오빠,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오빠?그 말을 듣자마자 김인우는 재빨리 경호원에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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