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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Author: 윤지
두원 별장.

따스한 햇빛 때문에 박민정이 눈을 떴을 때, 유남준은 다시 침대로 돌아와 있었다.

고개를 든 박민정은 잘생긴 얼굴을 마주 보았다.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유남준이 갑자기 그녀를 품에 그러안았다.

“좋은 아침이야.”

유남준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

박민정은 약간 굳었다.

유남준은 그녀의 말을 잊어버린 것이 분명하다.

박민정은 바로 유남준을 피했다.

유남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바로 박민정의 턱을 잡고 키스를 퍼부었다.

전처럼 부드러운 키스가 아닌, 조급하고 거친 키스였다.

박민정은 손으로 그를 밀어내며 피하려고 했지만 밀어낼 수가 없었다.

유남준이 더한 것을 하려고 할 때, 벨 소리가 울렸다.

유남준은 미간을 팍 찌푸렸다.

‘또 무슨 일이지?’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조하랑이 박민정에게 건 전화였다.

그는 불쾌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박민정에게 건넸다.

“네 친구 전화야.”

박민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쥔 채 침대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하랑아, 왜 그래?”

조하랑은 박민정과 유남준이 한 방에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모든 일을 실토했다.

“김인우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 말을 들은 박민정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고민하던 박민정이 물었다.

“하랑아, 인우 씨가 말한 아이가 설마 예찬이는 아니겠지?”

조하랑 곁의 아이는 박예찬뿐이었다.

“박예찬?”

조하랑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맞다, 까먹고 얘기하지 않은 게 있는데, 저번에 유치원에 예찬이를 데리러 갔다가 마침 김인우가 예찬이를 잡으러 온 걸 봤어. 내가 마침 나타나서 다행이지...”

조하랑은 약간 겁이 났다.

박민정도 믿을 수 없었다.

왜 김인우가 박예찬을 데려가려고 하는 걸까. 설마 유명훈의 생신 축하연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김인우가 아무리 뒤끝이 길다고 해도 어린 아이한테 화풀이를 할 사람은 아니었다.

“하랑아, 예찬이가 뭘 숨기고 있는 거 아니야?”

박민정은 항상 어른스러운 박예찬을 믿었다.

박예찬은 웬만해서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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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5화

    유남준은 박민정의 부자연스러운 태도를 보고 더 묻지 않았다.박민정은 뒤로 물러나 그의 뜨거운 시선을 피했다.“씻으러 갈게요.”두 걸음 떼자마자 유남준이 박민정의 손을 잡고 뒤에서 그녀를 그러안은 채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계속해야지.”박민정은 약간 굳어버렸다.거절하기도 전에 유남준의 입술이 그녀의 얼굴과 목에 닿았다.“싫어요...”박민정이 얼른 그를 말렸다.유남준은 멈춰서 거친 숨을 내뱉었다.이유는 모르지만, 박민정과 한 후로부터 그는 자기를 자제하기 더욱 힘들었고 집착은 더욱더 강해졌다.“왜?”그의 목소리는 약간 거칠었다.박민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가 물었다.“싫으면 왜 돌아와서 나한테 손을 댄 거야? 뭘 원하는 건지 알려줘. 내가 줄 수 있는 건 다 줄 테니까!”유남준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랐다. 사람을 시켜 박민정의 과거를 조사해 본 결과, 그녀가 해외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것과 그녀가 연지석과 함께 4, 5년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왜 갑자기 유남준 곁으로 돌아온 것일까.유남준 품에 안긴 박민정은 어깨가 약간 아팠다.“놔줘요.”유남준은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금 놓아주면 영영 사라질 것만 같았다.두 사람이 대치하고 있을 때, 아래에서 대문 벨소리가 들려왔다.유남준은 옷을 갈아입고 아래로 내려갔다.고영란은 아래에서 기다리다가 유남준이 내려오는 것을 보자 얼른 달려갔다.“남준아, 오늘은 무조건 그 아이를 나한테 보여줘야 해.”며칠 전, 유남준이 아이를 데려왔다는 것을 들은 고영란은 사람을 시켜 조사해보았지만 유남준이 철저히 숨기는 바람에 아직도 그 아이에 대해 알아보지 못했다.유남준은 고영란이 온 이유를 알아채고 차갑게 얘기했다.“내 아이가 아니에요.”고영란은 멍해서 그대로 서 있었다.“무슨 소리야.”그토록 손자를 기다렸건만, 유남준의 자식이 아니라니.“그럼 누구 아이인데.”그녀는 유남준이 아무 이유도 없이 다른 사람의 아이를 돌봐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유남준은 의자를 꺼내 앉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6화

    실내는 매우 조용해졌다.유남준은 그제야 알았다. 박민정은 생화를 좋아하고 고향에 가고 싶어 하고 도쿄에 가고 싶어 하는 것 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었다.박민정은 어색한 기류를 눈치채고 얘기했다.“이미 얘기했잖아요. 부부 행세 하지 않기로.”유남준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는 기분이었다.“무슨 소리야. 그건 분명 너 혼자만의 결정이었어.”혼자만의 결정이라.모든 일이 두 사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면, 이지원을 만나러 가는 유남준은 뭐가 되는 것일까.박민정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느새 얼굴에는 핏기가 사라졌다.“그래요. 아직 19일이 남았으니 약속을 지켜줬으면 좋겠네요. 밥하러 갈게요.”그렇게 말한 박민정이 바로 주방으로 갔다.유남준의 가슴은 더욱 답답해졌다.유남준이 그녀를 따라가며 얘기했다.“내가 할게.”박민정은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유남준은 이미 주방에서 일하고 있었다.비싼 맞춤 정장을 입은 남자가 주방에서 일하고 있으니 조금 이상했다.유남준이 나서서 하겠다고 했으니 박민정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며칠 지나면 유남준은 또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 박민정은 정정당당하게 그를 떠날 수 있었다.유남준은 사업을 잘하는 편이지만 요리는 그럭저럭했다.아침을 만드는 데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맛없으면 사람을 시켜서 밥을 사 오라고 할게.”유남준이 자리에 앉아 얘기했다.박민정은 희멀건 죽과 약간 타버린 계란말이를 보면서 저번에 먹은 해물 죽을 떠올리고 이상함을 느꼈다.이지원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면 유남준은 요리를 잘하는 편이었는데...“요리할 줄 몰라요?”그녀가 의심스레 물었다.유남준은 약간 굳은 채 대답했다.“당연히 할 줄 알지.”미간을 찌푸린 그는 계란말이의 탄 부분을 잘라낸 후 박민정에게 건넸다.“이거 먹어.”박민정은 유남준이 자기 그릇에 있는 계란말이를 꺼내 탄 부분을 베어버리는 것을 지켜보았다.유남준은 그녀의 시선을 보면서 해명했다.“그저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야.”그는 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7화

    유남준은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서다희는 그저 그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얼른 법무팀에 연락해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했다.“대표님, 오늘 새벽 개인 계좌가 해킹당한 일은 당장 밝혀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가상 주소를 써서...”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지금까지 조사한 데이터를 다 나한테 보내.”“네.”유남준은 데이터를 받은 후 서재로 갔다.컴퓨터로 데이터를 연구하던 유남준은 빠르게 상대의 실수를 눈치채고 진짜 주소를 알아냈다.“하성이라...”다른 한편. 박예찬은 이마에 땀이 가득 맺힌 채, 유치원 화장실에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회로를 포기하고 자기 주소를 보냈다.이마의 땀을 닦은 박예찬이 얘기했다.“쓰레기 아빠한테 이렇게 유능한 부하가 있을 줄이야. 돈 훔치기 참 어렵네. 하마터면 발각될 뻔했어.”마음이 놓이지 않아 컴퓨터를 들고 와서 다행이었다.유남준은 그저 하성이라는 위치만 대강 알아냈다.“포기도 빠르네.”유남준은 이해할 수 없었다. 만약 라이벌 회사라면 이런 이상한 수단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대략적인 위치를 서다희에게 보내주면서 얘기했다.“잘 조사해 봐. 이 사람을 꼭 찾아내야 해.”유남준은 그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그냥 둘 수 없었다.모든 일을 처리한 후, 아침이 도착했다. 유남준은 내려가 박민정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박민정은 박예찬이 유남준한테 발각될 뻔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이번 달에 아이를 임신하는 것과 어떻게 윤우를 데리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윤우를 만나게 해주면 안 돼요?”박민정은 떠보면서 물은 후 해명을 덧붙였다.“아직 어리고 곁에 가족이 없으니까 걱정이 되어서...”저번 생일에 윤우를 만난 후, 그녀는 다시는 윤우를 만나보지 못했다.유남준은 젓가락을 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그는 또 고영란이 한 말을 떠올리게 되었고, 태어나지 못한 그 아이와 연지석을 떠올렸다.그리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8화

    박민정은 이번에 와서 정림원 주변을 돌아볼 생각이었다. 만약 유남준이 윤우를 놓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윤우를 구해낼 수 있게 말이다.박윤우는 두 사람이 왔다는 말을 듣고 문 앞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엄마!”박민정은 작은 윤우가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달려가 그를 껴안았다.“왜 여기 서 있어?”박민정이 그의 손을 잡고 물었다.“안 추워?”“안 추워.”말을 마친 박윤우는 박민정 뒤에 있는 유남준에게 걸어가 얘기했다.“아저씨, 아저씨를 기다리다가 다리가 저려서 그러는데 저 안아주시면 안 돼요?”그 말을 들은 박민정이 바로 얘기했다.“엄마가 안아줄게.”박윤우는 바로 고개를 젓고 유남준을 쳐다보았다.“아저씨, 우리 엄마는 몸이 안 좋아서 안 돼요. 저 좀 안아주세요.”박민정은 약간 어색해졌다. 박윤우를 설득하려고 할 때, 유남준이 바로 앞으로 걸어가 박윤우의 멜빵 바지를 잡아서 그를 들어 올렸다.“가자.”박윤우의 몸이 그대로 허공에 뜨게 되었다.박윤우의 전적이 있어서, 유남준은 그를 들 때 일부러 거리를 유지했다.박윤우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리고 두 발로 힘껏 뒤를 차 유남준의 정장에 발자국 몇 개를 남겼다.유남준의 표정은 금세 굳어버렸다.박윤우는 그를 발로 차면서 사과했다.“아저씨, 죄송해요. 다리에 쥐가 나서 그래요. 일부러 찬 게 아니에요.”‘쥐가 났는데 이렇게 잘 맞춰서 찬다고?’유남준은 박윤우가 일부러 장난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봐줄게.”실내의 소파에 박윤우를 내려놓은 유남준이 손을 뻗어 그의 다리를 잡으려고 했다.박윤우는 얼른 피하며 얘기했다.“아저씨, 제 다리 이제는 나았어요.”유남준은 그저 그렇게 박윤우를 지켜보았다. 박민정은 두 사람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앞으로 다가가 얘기했다.“미안해요. 윤우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먼저 옷 좀 갈아입을래요?”유남준도 아이와 진심으로 싸울 생각은 없었다.“응.”유남준이 떠나자마자 박민정이 박윤우에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9화

    박민정은 윤우의 그림을 몰래 숨겨놓았다.정림원은 너무 커서 제대로 돌아보려면 적어도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주변에 숨어있는 카메라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유남준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려왔다. 거대한 몸집의 그는 검은 눈동자에 두 사람이 앉아서 노는 장면을 담았다.시간은 항상 빠르게 지나가서 놀라게 만든다.박윤우는 유남준을 발견하고 얼른 그와 인사했다.“아저씨, 우리랑 같이 놀래요?”아까는 그저 발로 몇 번 찼을 뿐이다. 그래서 성에 차지 않았다. 박민정은 박윤우를 말리고 싶었다. 아무래도 박윤우와 유남준은 혈연관계이니, 너무 오랜 기간 같이 있으면 서로의 신분을 알게 될까 봐였다. 유남준은 이미 그들에게로 걸어오며 물었다.“뭘 놀고 싶은데.”박윤우는 머리를 굴리고 얘기했다.“역할 놀이 해요! 아저씨는 아빠, 엄마는 엄마! 나는 두 사람의 아들!”박민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리해졌다.유남준도 멍해서 서 있었다.‘남자애가 무슨 역할 놀이를 좋아해? 여자애들도 아니고.’“아저씨, 우리 아빠는 엄청난 부자예요. 내 아빠 역할은 아무한테나 안 시키는 건데, 특별히 아저씨한테 주는 거예요.”박윤우가 입술을 움직이며 이 일이 유남준의 영광이라도 되는 듯 얘기했다. “윤우야, 아저씨 난처하게 하지 말고...”박민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남준이 얘기했다.“그래, 네 아빠가 되어줄게.”박윤우는 그가 동의하자마자 바로 그의 허벅지를 잡고 눈물과 콧물을 갈아입은 바지에 묻히며 얘기했다.“엉엉엉, 아빠, 윤우가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알아요? 보고 싶어서 죽을 뻔했다고요.”유남준은 박윤우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아빠라는 말에 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다른 한편, 박민정은 윤우가 유남준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서 말문이 턱 막혔다.그녀의 두 아이는 아빠를 원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사실 속으로는 아빠가 있었으면 했다.지금 윤우가 안고 있는 사람이 그들의 친아빠라고 알려주면 얼마나 좋아할까.하지만 박민정은 유남준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0화

    가끔 어린아이의 도발도 꽤 유용했다.유남준은 다시 박민정을 보더니 목울대를 꿈틀거리고 겨우 입을 열었다.“미안해.”박민정도 그를 보다가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얘기했다.“괜찮아요.”박윤우는 나름 참신한 방법으로 유남준이 사과하게 만들었다.“아빠, 매일 여기에 혼자 있는 건 너무 답답해요. 아빠랑 엄마랑 같이 나가서 놀고 싶어요.”박윤우의 애교는 누구도 당해내지 못한다.그건 유남준도 마찬가지였다.“그래.”동의한 후, 유남준은 사람을 시켜 박윤우를 데리고 근처의 놀이공원에 갔다. 하지만 박윤우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기에 많은 놀이기구들은 탈 수가 없었다. 박민정은 박윤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세 사람은 놀이공원에서 이목을 끌었다.박윤우는 조금 걷더니 피곤함을 느껴 유남준을 쳐다보았다. 유남준이 그를 안아주려는 생각이 없는 것을 보고, 박윤우는 그가 돈과 얼굴이 아니었으면 평생 아내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빠, 저기 다른 아빠들 좀 봐요.”박윤우는 멀지 않은 곳에서 딸을 어깨에 앉힌 남자를 가리켰다.유남준은 그 남자를 보고 또 박윤우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안돼.”“하지만 아빠, 나도 아빠한테 안기고 싶단 말이에요.”박윤우는 제자리에 서서 유남준을 바라보았다.“그럼 차면 안 돼.”그렇게 경고한 후에야 유남준은 박윤우를 안았다.박윤우는 전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그의 품에 안겨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이 놀이기구, 저 놀이기구 다 타겠다고 했다.“아빠, 저 판다 인형을 잡아서 엄마한테 줘요!”“아빠 최고!”“아빠, 나 엄마랑 저거 먹고 싶어요.”“아빠가 최고예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박윤우는 유남준의 품에서 다시는 내려오지 않으려고 했다.유남준은 아빠라는 소리를 들으며 점점 박윤우가 연지석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오후에 품에 안은 박윤우가 저녁에 그의 등에서 잠이 들자, 유남준은 그제야 놀이를 끝냈다.“내가 안을게요.”박민정이 손을 뻗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1화

    주변이 삽시에 조용해지고 바람이 나뭇잎을 휩쓸고 가는 소리가 들렸다.박민정은 익숙한 유남준의 얼굴을 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어색해하면서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난 이제...”그녀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유남준이 끼어들었다.“너랑 낳겠다는 게 아니었어.”박민정은 놀라서 동공이 떨렸다. 그의 차갑고 모진 말이 그녀의 고막을 때렸다.“어떤 남자가 자기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자와 계속 아이를 낳고 싶겠어.”유남준은 박민정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방으로 걸어갔다.자기 방에 도착한 그는 짜증스레 외투를 벗어 던졌다.아이를 갖고 싶다고 했을 때, 박민정이 거절하려고 하자 유남준은 그제야 자기가 얼마나 우스운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오늘 그가 얼마나 황당한 일을 저질렀는지도 알게 되었다.하루 동안 그 아이의 아빠 역할을 해주다니.얼마나 아이를 갖고 싶었으면 다른 아이의 아빠를 해줬을까.별장 밖.박민정은 홀로 바람 속에 서 있었다.머리에는 유남준이 한 말이 맴돌았다. “어떤 남자가 자기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자와 계속 아이를 낳고 싶겠어.”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거실에 들어갔다.거실에는 그녀뿐이어서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러자 박민정은 저도 모르게 5년 전의 일들이 떠올랐다.홀로 이렇게 넓은 곳에 있고 싶지 않았던 박민정은 얼른 방으로 돌아갔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음악을 틀었다.부드러운 선율에 박민정의 마음이 약간 풀렸다.쿠쿵~창밖에서 갑자기 우레가 치더니 번개가 하늘을 갈랐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나기가 멈추지 않을 기세로 쏟아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박민정은 빗소리를 들으면서 거의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 그때 마침 밖에서 차량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윽고 대문 벨소리가 들렸다.‘이 시간에 누구지?’박민정은 유남준이 잠에 들었는지 몰라 일단 나가보았다. 문을 열자 환자복을 입은 이지원이 목에는 붕대를 하고 비에 맞아 쫄딱 젖은 채, 핏기 하나 없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2화

    계속해서 괴롭히다니.박민정은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계속해서 남을 모함하는 건 이지원이 아닌가.이지원의 두 손은 이미 피로 물들었다. 유남준은 얼른 그녀를 구급차에 태워 갔다.떠나기 전, 이지원은 박민정을 슬쩍 쳐다보았다.마치 ‘봤지? 너와 나 중에서 유남준은 날 선택할 거야’라고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지금의 박민정은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이지원이 빨리 유남준과 사귀어서 유남준이 박민정과 박윤우를 놓아주었으면 했다.구급차에서.유남준의 차가운 얼굴은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이렇게 늦은 밤에 두원에 와서 뭐 하는 거야.”“혼자 병원에 있는 건 너무 무서워서 오빠를 보려고 왔어요.”그렇게 심하게 다쳤지만 끝내 유남준을 잡지 못했다.이지원은 유남준이 앞으로 자기를 버릴까 봐 걱정이었다.그리고 오늘의 일로 그 걱정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유남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앞으로 두원에 오지 마.”이지원은 목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왜요? 민정 씨 때문이에요? 그런 여자는 오빠한테 어울리지 않...”유남준이 이지원의 말을 끊었다.“박민정은 내 아내야!”이지원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굴에도 핏기가 가셔 창백했다.“그럼 나는요? 오빠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8년이나 기다렸어요!”“보상할게.”유남준은 무표정으로 유명한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지원의 앞에서 드라마 주인공 배역을 따주었다.“내가 있으면 넌 영원히 승승장구하게 될 거야. 그런 비열한 수단 없이도 말이야.”이지원은 그제야 알았다. 유남준은 진작 그녀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두려워진 이지원은 유남준에게 결혼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전에 이지원이 해외 노래를 표절한 것 때문에 사건이 터졌었는데 유남준 덕분에 깔끔하게 해결되었었다. 여전히 많은 브랜드들이 이지원을 모델로 삼으려고 했다. 이지원의 명성에는 전혀 흠집이 없었다.그날 밤, 유남준은 두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이튿날, 박민정은 뉴스에서 이지원이 또 유명한 감독의 여자 주인공 배역을 따고

Pinakabagong kabanata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6화

    유남준이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차가 병원 입구에 도착했다.“내일 봐요.”“응, 그래요.”박민정은 손을 가볍게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넨 뒤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병실로 들어서자, 간병인이 다가와 말했다.“오늘 사모님께서 한 번도 안 깨시고 푹 주무셨어요.”“그래요?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 이제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네, 고생 많으셨어요.”박민정은 엄마 정수미를 위해 몇 명의 간병인을 고용해 두었고, 이 아주머니는 야간 근무 담당이었다.박민정은 옆방에서 조용히 잠자리에 들었다.이튿날 아침, 박민정은 엄마와 함께 소소한 아침 식사를 마쳤다.그때, 정민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말은 충격적이면서도 어쩐지 예상한 그대로였다. 박민호는 최근 엄청난 빚을 지고 있었고, 유주아와의 결혼만 성사되면 상당한 지참금을 받아 그 빚을 메우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박민정은 헛웃음을 지었다.‘박민호가 갑자기 성실하게 사업을 한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결국엔 이런 속셈이었구나.’한때 여유롭게 살던 박씨 가문의 재산을 모조리 말아먹은 장본인이 바로 박민호였다. 그런 그가 이제 와서 남의 귀한 딸을 아내로 삼겠다고 하니, 박민정은 헛웃음이 나왔다.“알겠어요. 수고했어요.”짧게 대답한 뒤 박민정은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이쯤에서 박민호에게도 뼈저린 대가를 한 번쯤은 치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그러면 박민호는 계속 이렇게 무책임하게 살 것이 뻔했었다. 게다가 유주아 같은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하니, 박민정은 박민호에게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줄 예정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그녀는 그제야 오늘 혼인신고를 하기로 했다는 걸 떠올렸다. 그리고 마침 이번 기회에, 박민호에게 맡겼던 회사의 실권도 유남준에게 전부 회수해달라고 얘기할 참이었다.박민정이 병원 밖으로 나오자, 유남준이 차 옆에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유남준은 깊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5화

    “크윽...!”심홍원은 제대로 피하지도 못한 채 가슴팍을 얻어맞고는 그대로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연신 기침을 토해냈다.“켁, 켁... ”아빠의 분노에 심홍원은 한마디 반항도 못 하고 있었다.그는 이 모든 게 억울하기만 했었다. 그는 원래 오늘 밤 자신이 맞았다고 모욕당했다고 제대로 복수를 해달라고 아빠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러 돌아온 것이었다.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오히려 아빠한테 뺨도 아니고 발길질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멍청한 놈! 오늘 네가 건드린 사람들, 누군지나 알고 이러는 거냐?”심홍원의 아빠는 이성을 잃은 듯 아들에게 소리쳤다.“네?”심홍원은 얼빠진 얼굴로 되물었다.“그중 한 명은 방성원의 아내고, 또 한 명은 유남준의 아내야! 거기다 김씨 가문의 며느리까지! 너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심홍원의 아빠는 분노로 가슴이 죄어오더니 심근 경색이 발작될 지경이었다.“그중에서도 네가 말한 그 여자, 박민정이라는 여자 말이야. 누군 줄 알아? 바로 지엔 그룹의 대표야! 우리 이씨 집안이 몇 년째 거래하고 있는 지엔 그룹 말이다! 그런 사람을 네가 감히 건드려? 제정신이야!”“뭐라고요?”순간 심홍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각해 보니, 그 자리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남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말투며 눈빛이며 전부 만만치 않은 아우라가 느껴졌고 게다가 빼어난 미모에 대단한 용기까지 가지고 있었다.만약 심홍원이 미리 그 다섯 여자의 신분을 알았더라면 감히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것이었다.“그럼, 저...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그의 아빠는 울화통이 터진 듯, 이를 꽉 깨물고 손가락으로 아들의 이마를 콕 찔렀다.“뭘 어떻게 해?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해!”“우리가 그나마 지금까지 무사한 건 다 네 형 덕분이야. 너 하나만 믿었다면 이 집안은 진작에 말아먹었어.”심홍원은 억울한 듯 입술을 달싹였다.“...아빠는 늘 형만 좋아하시죠. 아빠가 형만 편애하시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런 무리수까지 뒀겠어요?”짝!심홍원의 말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4화

    “그 인간, 단순히 능글맞은 것도 모자라서 범죄까지 저지르려던 사람이에요. 아까 어떤 여자를 강제로 차에 태우려 했다니까요. 누가 봐도 수상했어요.” 진서연이 여전히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말했다.그 말을 듣고 방성원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누군지 내가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요.”감히 자기 구역에서 이 소란을 피우다니, 방성원은 그 남자가 분명 제정신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아까 분명 자기 아내에게도 집적거렸던 놈이니, 방성원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방성원은 즉시 호텔 매니저를 불러 CCTV 영상을 확인하게 했다.그리고 그가 호텔에 도착한 지 10분도 채 안 돼 문제의 남자가 심홍원임을 알아냈다.그는 망설임 없이 곧장 심씨 가문에 연락을 취했다.한편, 유주아는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막상 거실에 들어서자, 부모님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 모습에 유주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지금 저... 놀리시는 거예요?”그녀의 목소리엔 억눌린 분노가 배어 있었다.“그렇게 안 했으면 네가 순순히 돌아왔겠니?”유주아의 엄마는 못마땅한 얼굴로 딸을 보며 말했다.“어른 와 봐라. 우리가 또 몇 명 골라놨어.”그 말을 들은 순간, 유주아의 머릿속에 심홍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참았던 분노가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내가 몇 번을 말했어요? 소개 안 받는다고요! 오늘 제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나 하세요?”“무슨 일이 있었는데?”그녀의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하마터면 엄마, 아빠가 소개해 준 그 심홍원이라는 남자한테... ”그녀는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그녀의 얼굴엔 수치심과 두려움이 뒤엉켜 있었다.그제야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유주아의 엄마가 급히 딸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레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 주아야, 천천히 말해 봐.”유주아는 떨리는 숨을 가다듬으며, 그제야 진정된 목소리로 방금 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3화

    심홍원은 잠시 당황한 얼굴로 세 여자를 번갈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곧 정신을 가다듬고 반박했다.“이건 나랑 내 여자친구 사이의 일이에요. 당신들은 참견하지 마세요.”“헛소리 하지 마! 내가 왜 네 여자친구야?”유주아가 발끈하며 소리쳤다.그녀는 박민정 일행을 찬찬히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우스 클럽 안은 조명이 어두워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에, 이제야 박민정을 알아본 것이었다.하지만 박민정은 유주아를 단 한 번 본 적밖에 없어서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유주아는 박민정이 유남준의 아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가족 모임에서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박민정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혹시라도 박민정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사람이란 게 속을 알 수 없는 법이니 먼저 다가갔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까 염려됐던 것이었다. 상류사회에선 소문이 빠르게 퍼지기에, 괜히 입방아에 오를 수도 있었으니까.“제발 도와주세요. 저희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유주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절히 말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심홍원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못 들으셨어요? 저 여자가 당신 여자친구 아니라고 했잖아요.”그리고 다시 한번 경고했다.“좋게 말할 때 그만 놓으시죠.”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낀 심홍원은 일이 커지기 전에 유주아를 끌고 차에 태우려 했다.하지만 그때, 진서연이 더는 참지 못하고 팔을 걷어붙이며 다가갔다.그녀는 단숨에 심홍원을 업어치기로 바닥에 메쳤다.쿵!심홍원은 땅에 처박히며 고통에 몸부림쳤고, 그의 경호원이 달려들려는 순간, 박민정의 경호원들이 재빠르게 나서 상황을 제지했다.그 순간, 심홍원의 경호원은 압도당한 듯 움직이지 못했고, 이내 심홍원 곁으로 가서 그를 부축했다.“도련님, 저쪽 인원이 많습니다.”경호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심홍원은 전혀 이해할 마음이 없었다. 오히려 고래고래 소리치며 경호원을 몰아세웠다.“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2화

    비록 유주아가 말로는 강하게 나왔지만, 사실 그녀도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남자였고, 힘도 훨씬 셌다. 심홍원의 손을 뿌리치려고 해도, 그녀에겐 역부족이었다.“알겠어요, 알겠어요. 화 풀고, 우리 이제 집에 가요.”심홍원의 머릿속에는 못된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유주아처럼 자존심이 강한 여자는 애초에 순순히 말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압적으로 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심홍원이 눈짓을 보내자, 곁에 대기하던 경호원이 곧장 다가왔고, 심홍원은 망설임 없이 유주아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를 억지로 끌어안았다.“됐어요, 주아 씨. 다신 이런 데 안 온다고 약속할게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화 좀 풀어요.”심홍원은 마치 유주아와 연인인 척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그녀를 바깥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옆에 있던 경호원도 능숙하게 그를 거들었다.유주아는 여자인 데다 상대는 건장한 남자 둘이었다. 힘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었고, 결국 몸을 가누지도 못한 채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심홍원이 사람들 눈앞에서 이런 짓까지 벌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었다.그 순간, 박민정 일행이 이 모습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직감했다.“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네.”진서연이 비아냥거리듯 중얼거렸다.민수아 역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 여자, 아무리 봐도 저 남자 여자친구 아닌 것 같지 않아?”박민정은 아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나도 그렇게 보여. 우리 따라가 보자.”유주아가 저 더러운 남자에게 무슨 짓이라도 당할까 걱정이 된 박민정은 마음이 급해졌다. 그렇게 박민정, 민수아, 진서연 세 사람은 곧장 클럽 밖으로 나갔다. 조하랑은 그 자리에 남았고, 설인하가 그녀 곁을 지키고 있었다.한편, 제우스 클럽 밖.심홍원은 유주아를 억지로 차에 태우려 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유주아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고, 그래서 강제로 관계를 맺은 뒤, 언론에 기사를 퍼뜨릴 계획을 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1화

    박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남자와 말다툼을 벌이는 진서연을 말렸다. 그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 남자를 쏘아보며 말했다.“충고하는데 말 좀 가려서 하세요. 누가 여자는 클럽에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 정하기라도 했어요? 클럽에서 술 마시는 여자는 다 나쁜 여자예요?”남자는 연달아 망신을 당하고 박민정에게까지 반박당하자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의 신사적인 태도는 한순간에 사라져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다.“너,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기나 해?”“너희 엄마가 말 안 해줬어?”박민정은 똑같이 되받아쳤다. 그녀의 그 한마디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그 남자의 얼굴은 눈에 보일 정도로 시커멓게 변해갔다.“그래, 좋아. 어디 두고 봐.”남자는 한 마디 내뱉고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박민정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그리고 곁에 있던 설인하가 먼저 입을 뗐다.“성원 씨한테 연락해서 대신 처리 좀 해달라고 할게요.”“그럴 필요 없어요. 우린 계속 놀던 대로 놀면 돼요. 여기 사람들도 많은데 그 남자가 더 이상 뭐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박민정은 밖에 경호원도 두고 있었기에 그 남자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박민정의 말에 설인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했다.곁에 있던 진서연도 한마디 거들었다.“잊지 마세요. 저 싸움 잘해요.”설인하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맞네요, 맞네요. 깜빡할 뻔했어요. 저 인간 꼭 한 번 제대로 손 좀 봐줘야겠어요.”한편, 그 남자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마침, 이 곳으로 놀러 온 유주아와 마주쳤다.순간, 남자는 얼굴빛이 확 변하더니 유주아에게 물었다.“주아 씨가 이런 곳엔 어쩐 일이에요?”유주아의 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그녀와 맞선을 본 남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은 심홍원이었다. 그의 아빠는 확실히 상업계에서 손꼽히는 인물로 유명 항공 그룹의 대표직을 맡고 있었다.유주아의 아빠는 늘 그녀에게 심홍원은 착실한 사람이라고 칭찬했었다.하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900화

    제우스 클럽.조하랑도 한걸음에 달려왔다.박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랑아, 너 아직 배에 아기가 있잖아. 어떻게 여기 왔어?”조하랑은 그녀의 팔을 붙잡고 애교를 부렸다.“걱정 마. 나 술 안먹잖아. 오랜만에 우리끼리 모이는 건데 나만 빼놓을 수 없잖아?”“그럼 약속한 거야. 조금 있다가 조심해야 해.”박민정은 그녀를 가장 안쪽 자리에 앉히며 사람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했다.“알겠어!”조하랑이 약속했다.그녀는 임신한 후로 사실 별로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가끔 입덧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박민정은 그녀를 보호해야 할 동물처럼 여기며 그녀 옆에 앉았다.민수아, 설인하, 그리고 진서연은 신나게 놀았다.진서연은 원래 정민기를 부르려고 했지만, 다른 친구들이 한목소리로 거절했다.“절대 안 돼! 오늘은 우리의 날이니까 남자는 데려오지 마.”“알았어.”진서연은 약간 실망했다.그녀는 요즘 정민기가 점점 더 좋아졌다. 그의 진지한 모습도, 때로는 냉정한 모습도 좋았다. 매일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박민정 근처에 미녀들이 모여 있으니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한 부잣집 아들이 다가와 말했다.“다섯 분 미녀분들, 오늘 술값은 제가 전부 쏘겠습니다.”“쏘신다고요?”민수아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남자는 그녀가 자신의 통 큰 모습에 감탄한 줄로 알고 말했다.“네, 마음껏 드세요. 전혀 부담 갖지 마시고요.”남자는 말하면서 시선은 설인하의 얼굴에 머물렀다.솔직히 다섯 명 중에서 설인하가 가장 예뻤다.만약 박민정의 얼굴에 흉터가 없었다면 설인하와 비견될 만했을 것이다.“아름다운 여성분, 저와 춤 한 곡 괜찮으세요?”그는 손을 내밀어 설인하에게 향했다.설인하는 조금 느끼한 그의 손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안 괜찮아요.”남자의 손은 공중에 멈췄다.옆에서 민수아는 그저 웃겼다. 저 남자는 누구지? 방성원 사모님도 못 알아보는 건가? 이곳 제우스 클럽은 바로 방성원의 소유였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99화

    박민호는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외할머니,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 집은 원래 제 것이었어요. 단지 나중에 경매에 넘어갔고 여러 사람을 거쳐 박민정 손에 들어갔다고요.”“그러면 그 애가 너한테 돌려줘야지. 딸이라니, 게다가 양녀인데 어떻게 박씨 집안의 집을 차지할 수 있어?”김말숙은 집과 재산은 아들에게 줘야 하는 것이지 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했다.박민호도 그녀가 나이가 많아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외할머니, 어쨌든 앞으로 그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시면 안 돼요. 지금은 정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이고, 유남준 씨의 부인이잖아요. 외할머니 친손자인 저도 그 사람 덕분에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고요!”김말숙은 이 말을 듣고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그래, 알았다. 앞으로 그 애한테 함부로 안 할게. 그런데,”김말숙은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었다.“유씨 집안의 그 아가씨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하지 않았니? 그 애가 결혼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니? 내가 전에 유씨 집안이 갔었을 때 그 부부가 어찌나 얄밉던지.”박민호의 눈빛이 수상하게 변했다.“저희끼리는 안 되겠지만, 누나와 형부라면 분명히 해낼 수 있을 거예요.”그는 자기 주제를 알았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절대 유주아에게 장가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누나는 지엔 그룹의 대표이고, 형부는 IM 그룹의 책임자였다. 두 사람이 도와준다면 유주아의 부모도 감히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믿었다.“그러면 다행이고. 그 유주아 부모라는 사람들 너무 거만하더라. 네가 그 집 딸을 데려오면, 나중에 걔네 집안을 아주 제대로 휘어잡을 수 있을 거야.”유주아 역시 외동딸이었다.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낳을 때 사고가 발생해서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유주아와 결혼하는 것은 곧 그 집안의 재산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바로 박민호가 박민정에게까지 부탁한 이유였다.그는 이미 결혼할 나이가 되었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898화

    정호철은 그녀가 화를 내자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고개를 들자 그의 눈가가 온통 붉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정수미 역시 그것을 알아채고 마음이 아파졌다.“정 대표님, 화나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저는 정말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설득하지 마세요.”정수미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나 때문이지?”정호철은 목이 메었다.정수미는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당신과 살 생각 없어.”정호철은 목에 바늘이 꽂힌 듯 고통스러웠다. 그는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아, 알아요.”“그럼 정말 평생 혼자 살거니?”정수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그렇게 분명하게 말했는데도 왜 그렇게까지 마음을 굳게 먹었는지.정호철은 정말 외골수였다. 그는 다시 한번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쁜지 모르겠어요. 대표님이 저를 좋아하지 않고, 함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결혼하지 않는 건 대표님 잘못이 아니에요.”“그리고, 따님과 약속했어요. 대표님 곁을 마지막까지 지켜드리고 나서,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요.”정수미는 베개에 기댄 채 숨을 쉬었다.“알겠어.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정호철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또 한 가지.”정수미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민정이가 이전 일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으니 죄책감 느낄 필요 없어.”“안 됩니다!”정호철은 단호하게 거절했다.“당시 제가 따님과 예찬이를 거의 해칠 뻔했어요. 제가 멀쩡히 살아있다면 저 스스로도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한번 결심한 일은 누구도 바꿀 수 없었다.정수미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이미 이만큼 나이를 먹었으니, 사람의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알겠어. 하고 싶은 대로 해.”정호철은 그제야 다시 얌전히 앉아 그녀에게 물었다.“의사 불러드릴까요?”정수미는 의아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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