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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박민정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며 움직일 엄두를 못 냈다.

당황한 그녀는 초점 흐릿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고였던 방은 어느새 유남준에 의해 정리도 되고 인테리어도 끝난 상태였다. 쿨톤으로 바뀐 방은 크기고 더 커진 듯 보였다.

유남준의 방은 예전과 같이 여전히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펜 하나도 통 오른 쪽에 잘 꽂혀 있었다.

그러다 박민정은 저도 모르게 다시 유남준의 손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흉터가 남아 있었다.

이 흉터들은 어쩌다가 생긴 것일까?

“손은 어쩌다가 유리에 베인 거예요?”

박민정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유남준은 이렇게 박민정을 안아본 것도 오래 되었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를 맡자 호흡이 거칠어졌다.

“기억 안 나.”

절대 그녀에게 알려줄 수 없었다.

만약 사실대로 말했다가 박민정이 자신이 기억을 회복한 것을 알고 쫓아낼 것이 아닌가?

박민정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네요. 그럼 예전에 일했던 내용도 기억 못하는 거 아니에요?”

“어떤 내용?”

유남준은 일부러 모른 척 하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박민정은 또다시 그날 유남준이 피아노를 치던 것이 생각나서 중얼거렸다.

“그런데 피아노 치던 건 왜 잊지 않았지? 근육이 기억한 건가?”

그녀는 혼잣말하면서 유남준이 자신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이 높은 콧대는 거의 박민정의 빨간 귓불에 닿을 것 같았다.

“이제 다리 괜찮아졌어요. 고마워요.”

박민정은 이제 다리도 안 아프고 유남준이 아무 대답도 없으니 내려가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입술이 바로 그의 볼에 닿았다.

유남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박민정은 깜짝 놀라 고개를 다시 돌리고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유남준은 다시 그녀를 힘껏 끌어당겨 품 안에 가두고 그녀에게 입맞춤했다.

순간 방 안은 시간이 멈춘 듯했다.

박민정은 코앞에 있는 유남준의 잘생긴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유남준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은은한 향기가 코에 닿았다. 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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