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토요일 오전.송유지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옆에서 채도하는 아직 자고 있었다.유지는 한동안 천장만 바라봤다.생각보다 마음은 조용했다.첫 승급 심사 때는 눈을 뜨자마자 순서부터 떠올렸는데.오늘은 아니었다.그냥.아침이었다.유지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났다.세탁해둔 도복은 완전히 말라 있었다.유지는 소매를 한번 펴고.띠를 운동 가방 안에 넣었다.물병.작은 수건.그 정도면 끝이었다.도하가 방에서 나왔다.“다 챙겼어?”“응.”“가방 확인 안 해?”“했어요.”“몇 번.”“한 번.”도하가 웃었다.“많이 달라졌네.”유지도 웃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아침은 가볍게 먹었다.유지는 밥을 조금 덜었다.도하가 물었다.“긴장돼?”“조금.”“몇 점.”“10점 만점에 4점?”“첫 번째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8점.”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많이 내려갔네.”“응.”유지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오늘은 그냥 하던 거 하면 되니까.”오전 9시 56분.둘은 체육관에 도착했다.유지는 먼저 안으로 들어가 출석을 확인했다.심사 대상자들이 이미 몇 명 와 있었다.서진도 있었다.“왔어요?”“응.”서진이 도하 쪽을 보고 웃었다.“남편분도 오셨네요.”도하가 가볍게 인사했다.유지가 말했다.“오늘은 박수 끝나고만 치기로 했어요.”서진이 웃었다.“약속까지 했어요?”“지난번에 중간에 쳐서 신경 쓰였거든요.”도하가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잘해서 쳤는데.”“알아요.”“그런데도?”“끝나고.”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10시 40분.심사가 시작됐다.유지는 줄에 서서 앞사람들의 동작을 봤다.그런데 오래 보지는 않았다.자기 차례가 오면 들리는 지시만 따르면 됐다.“송유지.”“네.”유지는 앞으로 나갔다.인사.준비 자세.관장이 바로 말했다.“후방 낙법.”퍽.일어났다.“측방, 오른쪽.”퍽.“왼쪽.”퍽.둘 다 안정적이었다.“회전 낙법 오른쪽.”데구르르.
목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관장 쪽을 봤다.토요일이 승급 심사였다.이제 정규 수업은 오늘이 마지막이었다.서진이 먼저 와 있었다.“오늘은 진짜 마지막이네요.”“응.”“떨려요?”유지는 도복 소매를 정리했다.“조금.”“화요일에도 조금이라더니.”“조금은 계속 조금이죠.”서진이 웃었다.준비운동이 끝나자 관장이 말했다.“오늘 심사 대상자는 무리하지 않습니다.”유지가 바로 물었다.“진짜 가볍게 해요?”“네.”“그럼 좋네요.”“좋다고 너무 풀어지지는 마시고요.”주변에서 웃음이 났다.유지도 웃었다.첫 번째는 기본 낙법이었다.후방 낙법.퍽.측방 오른쪽.왼쪽.그리고 회전 낙법.오늘은 횟수도 적었다.유지는 오른쪽으로 한 번.왼쪽으로 한 번.데구르르.왼쪽 착지도 괜찮았다.관장은 별말을 하지 않았다.유지도 묻지 않았다.그냥 일어나 줄 끝으로 돌아갔다.서진이 작게 말했다.“오늘 진짜 안정적인데요.”유지가 웃었다.“오늘은 욕심 안 내려고요.”다음은 발차기였다.앞차기 두 번.옆차기 두 번.끝.유지는 미트 높이를 평소보다 조금 낮게 잡았다.퍽.앞차기.다시.퍽.옆차기.퍽.착지.마지막 한 번.퍽.끝.관장이 말했다.“좋습니다.”유지는 고개만 끄덕였다.손목 풀기 역시 짧았다.상대가 오른손목을 잡았다.유지는 방향을 보고 몸을 옮겼다.툭.왼손.이번에는 안쪽으로 조금 당겨졌다.힘을 주지 않고 방향을 바꿨다.툭.관장이 바로 다음 사람을 불렀다.유지는 자기 손목을 한번 돌리고 자리로 돌아갔다.오늘은 잘했는지 못했는지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수업 중간.관장이 심사 대상자들을 앞으로 불렀다.“토요일에는 순서 외우지 마세요.”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지시 들리는 것만 하시면 됩니다.”“네.”“실수하면 멈추지 말고요.”유지는 웃었다.“그건 이제 좀 알아요.”관장도 웃었다.“그러니까 평소대로 하시면 됩니다.”수업 후반에는 거리 이동만 짧게 했다.상대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도착하자마자 도복으로 갈아입었다.이번 주 토요일이 두 번째 승급 심사였다.그렇다고 체육관 분위기가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서진은 매트 한쪽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고.다른 수강생들은 미트를 꺼내고 있었다.유지가 옆에 앉자 서진이 물었다.“이번 주죠?”“응.”“토요일.”“응.”“진짜 안 떨려요?”유지는 다리를 뻗으며 잠깐 생각했다.“그냥 조금.”“저라면 오늘부터 잠 못 잘 것 같은데.”“첫 번째 때는 저도 그랬어요.”“이번엔 왜 괜찮아요?”유지는 발끝을 당겼다가 풀었다.“두 번째니까?”서진이 웃었다.“그게 이유예요?”“그런가 봐요.”준비운동이 끝나고.관장은 별다른 설명 없이 말했다.“오늘 기본기 갑니다.”유지가 바로 물었다.“심사 대상자도요?”“다 같이요.”첫 번째는 낙법이었다.후방 낙법.퍽.측방 오른쪽.왼쪽.회전 낙법까지.유지는 자기 차례가 올 때마다 그대로 했다.회전 낙법 왼쪽에서는 한 번 착지가 조금 넓었다.유지는 일어난 뒤 자세만 다시 잡았다.관장이 별말 없이 다음 사람을 불렀다.그걸로 끝이었다.두 번째에는 괜찮았다.다음은 미트.유지는 서진과 짝이 됐다.“제가 먼저 잡을게요.”서진이 미트를 들었다.유지가 말했다.“발 제대로 놓고요.”“알아요.”“지난번에 밀렸잖아요.”“한 번이었어요.”“그래도.”서진이 미트를 몸 가까이 붙였다.“이제 됐죠?”“응.”유지가 앞차기를 찼다.퍽.서진이 그대로 버텼다.“안 밀렸어요.”“그러네요.”두 번째.퍽.이번에도 괜찮았다.서진이 미트를 내리며 웃었다.“저도 늘었죠?”유지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많이.”“선배한테 인정받았다.”“그 말 꼭 붙여야 돼요?”역할을 바꿨다.유지가 미트를 들었다.서진의 앞차기.퍽.두 번째.퍽.세 번째에서 조금 옆으로 들어왔다.유지가 말했다.“잠깐.”서진이 멈췄다.“왜요?”“제가 미트 위치 이상하게 잡았어요.”유지는 높이를 다시 맞
다음 목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게시판부터 보지 않았다.심사 날짜는 이미 알고 있었다.대상자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갔다.이제 확인할 건 없었다.그런데도 몸은 자꾸 게시판 쪽으로 돌아가려 했다.유지는 일부러 반대쪽으로 걸었다.서진이 그걸 보고 물었다.“오늘은 공지 안 봐요?”“안 봐도 돼요.”“심사 준비생이 여유 있는데요?”유지가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괜히 계속 보면 더 긴장돼요.”“벌써 긴장돼요?”“조금.”서진이 웃었다.“지난번보다 덜하다면서요.”“덜한 거랑 없는 건 다르죠.”준비운동이 끝난 뒤.유지는 관장이 심사 준비 얘기를 꺼낼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첫 지시는 전혀 달랐다.“오늘은 정규 수업 그대로 갑니다.”유지가 눈을 깜빡였다.“점검 안 해요?”“안 합니다.”“심사 얼마 안 남았는데요.”“그래서요.”관장은 미트를 정리하며 말했다.“심사 준비한다고 매시간 심사만 연습하면 평소 동작이 더 굳습니다.”유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오늘은 그냥 수업?”“네.”“완전 평소대로?”“그게 제일 어렵죠.”유지가 피식 웃었다.맞는 말이었다.이미 머릿속 한쪽에는 심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첫 번째는 미트 연습이었다.앞차기.퍽.다시.퍽.그리고 옆차기.유지는 평소처럼 자기 높이를 골랐다.무리해서 높이지 않았다.무릎을 올리고.몸을 틀어.퍽.착지.안정적이었다.그런데 두 번째 옆차기에서.유지는 순간 생각했다.‘심사 때도 이 정도면 되겠지?’그 생각이 들어간 순간.발이 내려오며 몸이 살짝 흔들렸다.“아.”관장이 바로 말했다.“지금 심사 생각하셨죠?”유지 눈이 커졌다.“어떻게 알아요?”“표정이 바뀌었습니다.”주변에서 웃음이 났다.유지도 어이없는 듯 웃었다.“티가 그렇게 나요?”“네.”“다시 할게요.”이번에는 정말 미트만 봤다.퍽.착지.이번엔 깔끔했다.다음은 손목 풀기였다.서진과 짝이 됐다.서진이 유지 손목을 잡았다.유지는 방향을 느끼고.
다음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체육관에 도착했다.오늘은 전체 연결 점검이 있는 날이었다.이걸 무난하게 넘기면.두 번째 승급 심사 대상자로 최종 확정된다.도복으로 갈아입고 허리띠를 묶는데.서진이 옆에서 말했다.“오늘이죠?”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응.”“떨려요?”“조금.”“저였으면 엄청 떨릴 것 같은데.”유지는 매듭을 한번 정리했다.“첫 번째 때보다는 괜찮아요.”“왜요?”“뭘 하는지는 아니까.”잠시.“그리고 틀리면 다시 하면 되고.”서진이 웃었다.“그 말 이제 진짜 자연스럽게 하네요.”유지도 피식 웃었다.“그러게.”준비운동이 끝나고.사전 점검 대상자 네 명이 앞에 섰다.관장이 말했다.“오늘은 심사처럼 진행합니다.”유지 시선이 바로 올라갔다.“진짜 심사처럼요?”“순서는 랜덤입니다.”“아.”“중간에 틀리더라도 설명하지 말고 다음 지시 들으세요.”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 승급의 모의 심사 때 들었던 말과 비슷했다.하지만 이번에는.그 문장이 전보다 덜 무서웠다.“송유지 씨.”“네.”유지가 앞으로 나갔다.첫 지시.“측방 낙법, 왼쪽.”유지는 바로 몸을 낮췄다.퍽.일어나자마자.“거리 이동.”맞은편 상대가 들어왔다.유지는 뒤로 가지 않았다.사선으로 반 걸음.상대가 따라오자 반대 방향.손이 닿지 않았다.“회전 낙법, 오른쪽.”데구르르.바로 일어났다.“손목.”상대가 오른손목을 잡았다.유지는 힘의 방향을 느꼈다.몸을 조금 틀고.툭.빠졌다.“앞차기.”퍽.착지.흔들림 없음.유지는 숨을 짧게 내쉬었다.두 번째 연결은 더 길었다.후방 낙법.회전 낙법 왼쪽.거리 이동.손목 풀기.옆차기.그리고 미트 받기.후방 낙법.퍽.바로 일어났다.왼쪽 회전 낙법.데구르르.이번에는 발 간격이 안정적이었다.유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그대로 다음 동작.거리 이동.상대가 접근했다.유지는 옆으로.다시 들어오자 사선.그 순간.상대가 생각보다 빠르
다음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들어오자마자 매트 한쪽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오늘 머릿속에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왼쪽 회전 낙법 뒤 착지.지난 사전 점검에서 관장이 짚어준 부분이었다.서진이 옆으로 다가왔다.“오늘 그거 보는 날이죠?”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응.”“긴장돼요?”“조금.”“저 같으면 계속 그것만 생각날 것 같은데.”유지는 잠깐 웃었다.“저도 예전엔 그랬어요.”“지금은요?”“수업 시작하면 하면 되죠.”서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진짜 여유 생겼다.”유지는 대답 대신 어깨를 한 번 돌렸다.*준비운동이 끝나고.관장은 사전 점검 대상자들을 따로 불렀다.“오늘은 지난번에 짚었던 부분만 짧게 보겠습니다.”유지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괜히 처음부터 전부 다시 할 줄 알았다.첫 번째 순서는 다른 수강생이었다.발차기 착지.다음은 손목 풀기.그리고 유지 이름이 불렸다.“송유지 씨.”“네.”“왼쪽 회전 낙법.”유지는 앞으로 나갔다.괜히 한 번 더 발 위치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참았다.관장이 말했다.“평소대로 하세요.”“네.”*첫 번째.왼발을 앞으로.몸을 낮추고.어깨를 넣었다.데구르르.그리고 일어났다.유지는 자기도 모르게 아래를 봤다.발 간격.지난번보다 나았다.관장이 말했다.“한 번 더.”유지는 바로 다시 섰다.두 번째.이번에는 생각을 덜 했다.몸을 보내고.굴렀다.발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일어섰다.흔들림이 없었다.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좋았습니다.”유지 얼굴이 바로 밝아졌다.“진짜요?”말이 튀어나오고 나서.유지는 입을 다물었다.관장이 웃었다.“네. 진짜요.”주변에서 웃음이 났다.유지도 결국 웃었다.*그런데 끝은 아니었다.관장이 말했다.“이번에는 바로 이어서 거리 이동.”유지가 자세를 다시 잡았다.왼쪽 회전 낙법.데구르르.일어나는 순간.맞은편 상대가 한 걸음 들어왔다.유지는 바로 옆으로 반 걸음.상대가 방향을 바꿨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