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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or: 잔돈부자
가슴이 날카로운 칼날에 꿰뚫린 듯, 숨이 막혀 올 만큼 아팠다.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있는 힘껏 참았다.

더이상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려 뛰쳐나갔다.

그 와중에 발이 미끄러져 눈밭에 넘어지고 말았다. 입안 가득 차가운 눈을 머금었고, 쓸려서 살갗이 벗겨지면서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뼛속까지 통증이 밀려왔다.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서러움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탓에, 끝내 눈물이 쏟아졌다.

눈물이 다 마르고 나서야, 나는 축 늘어진 몸을 간신히 이끌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임진우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허겁지겁 병실로 달려왔다.

“여보, 비서가 아까 밥 가져왔을 때 당신이 안 보였다고 하더라고. 어디 갔었어?”

“나 놀라게 하지 마. 여보를 못 찾으면, 나 진짜 미칠지도 몰라!”

정말 미치기라도 할까?

그의 목덜미에 난 붉게 긁힌 자국을 힐끗 보면서 그저 비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시선을 거둔 나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답답해서. 잠깐 눈 구경 좀 하고 왔어.”

그제야 임진우는 내 눈이 붉게 충혈된 걸 알아차렸다.

“왜 울었어? 다 내 잘못이야. 일만 하느라 여보한테 신경 못 써 줬네. 미안해.”

“참, 3일 뒤가 우리 결혼 5주년이잖아. 그때 성대하게 파티 열어 줄게. 제대로 축하하면서 미안한 마음 푸는 셈 치자. 어때?”

그 말을 듣고, 나는 웃었다.

임진우는 내가 자신을 용서했다고 생각했는지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임진우는 알 턱이 없었다.

내가 웃은 건 3일 뒤가 내 위장 사망 예약을 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임진우가 상상조차 못 할, 엄청난 선물을 안겨줄 참이었다.

...

다음 날, 나는 퇴원 수속을 마쳤다. 임진우가 차로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조수석에 몸을 싣는 순간, 나는 자리가 평소보다 낮아진 걸 직감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역시나 시트는 몇 센티 정도 낮춰져 있었다. 게다가 등받이에 엉겨 있는 갈색 머리카락까지 발견하고 말았다.

내 머리 색깔은 검은색이다. 반면 진연아는 딱 갈색 머리카락에, 나보다 키도 조금 작다.

이 자리에 앞서 누가 앉아 있었는지,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내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서 차마 앉지 못하는 걸 임진우도 눈치챘다. 그러면서 내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자연스레 고개를 돌렸다.

내 손에 쥔 갈색 머리카락을 확인한 순간, 임진우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곧바로 평정을 되찾은 채 입을 열었다.

“여보, 오해하지 마. 형이 출장 가면서 연아 씨 좀 챙겨 달라고 했거든. 출퇴근 때 태워 주느라 조수석에 머리카락이 남은 거야.”

그 말을 듣자, 내 가슴속은 더욱 싸늘하게 식어 내려갔다.

하지만 그는 예전에 분명하게 말했었다. 이 자리는 나만의 전용석이라고.

그 누구도 더럽힐 수 없다고.

심지어 한 번은, 부서의 한 여직원이 임진우에게 접근하려고 나보다 먼저 조수석에 올라탄 적이 있었다.

그러자 임진우는 두말없이 그 여자를 차 밖으로 쫓아냈다.

“이 자리는, 내 아내만 앉을 수 있어!”

하지만 지금.

임진우는 진연아가 이 자리에 앉는 걸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진연아 하나 때문에, 자신이 평소 고수해 오던 원칙마저 깨 버린 것이다.

정말 피하고 싶었다면, 진연아에게 택시를 불러 주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터였다.

하지만 임진우는 굳이 자신이 직접 태워다 주는 쪽을 택했다.

심지어 나만의 전용석인 이 조수석에 진연아가 앉는 것도 묵인한 채.

설상가상으로, 나는 임진우 쪽 대시보드 위에 놓인 두 개의 깜찍한 캐릭터 인형을 발견하고 말았다.

남자와 여자 인형.

그 위에는 각각 JW와 YA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바로 임진우와 진연아, 두 사람의 이름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진연아는 이미 나의 자리를 완전히 빼앗은 모양이었다.

이 차의 진짜 여주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속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씁쓸함을 있는 힘껏 누르면서,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 조용히 안전벨트를 맸다.

어차피 곧 떠날 텐데... 임진우와 진연아가 얼마나 애틋한 사이든, 이제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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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전처가 재계 1위의 약혼녀로 돌아왔다   제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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