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결혼한 진짜 이유는, 임혁수의 주변을 맴돌던 나를 떼어내기 위해서였다.자신의 형 임혁수와 진연아를 온전하게 이어주기 위해서, 그저 쓰고 버릴 가짜 방패막이에 불과했던 거다.정말 우스운 일이었다.지난 몇 년 동안 그토록 행복하다고 믿었던 내 결혼 생활이, 결국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 않았다니.지금 와서 손에 쥔 쑥떡을 다시 봐도 아무런 감흥도 일지 않았다.“입맛이 없어.”쑥떡을 한쪽으로 치우려는데, 임진우가 손을 내밀어 내 행동을 가로막았다.“왜 그래, 여보? 그날 내가 당신보다 연아를 먼저 구해서 화난 거야?”“미안해, 여보. 그때 정말 사람을 착각해서 그랬어. 바닷물 때문에 눈앞이 흐려서 연아를 당신인 줄 알고 먼저 구한 거야...”임진우가 진심을 가장해서 사과할수록, 내 가슴속에는 서글픈 한기만 감돌았다.사람을 잘못 봤다니. 정말 그럴듯한 변명이었다.설령 정말 사람을 잘못 본 거라 쳐도, 물속에서 진연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친 건 뭐란 말인가? 그것도 본능적인 실수였다고 우길 셈인가?하긴, 거짓말도 오래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자기 자신마저 완벽하게 속여 넘겨 버린 모양이었다.나는 간신히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응, 알겠어.”그러자 임진우는 내가 화를 풀었다고 생각했는지, 안도 섞인 한숨을 내쉬며 다정하게 속삭였다.“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해. 셰프한테 연락해서 바로 준비하라고 할 테니까.”그러고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화면을 확인한 임진우의 표정이 순간 미세하게 굳어졌다.“여보,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겠어. 조금 이따가 다시 올게.”“먹고 싶은 거 있으면 비서한테 연락해. 바로 갖다 달라고 할 테니까.”말을 마친 임진우는 내가 붙잡을 틈도 주지 않은 채, 나를 병실에 덩그러니 남겨두고 서둘러 빠져나갔다.임진우가 문을 나선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진연아에게서 곧바로 메시지가 날아왔다.[따라와 봐.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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