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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어도 빛나는 나

당신 없어도 빛나는 나

By:  물고기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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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비서님, 대표님이 퇴사 결재는 이미 하셨습니다. 다만 퇴사자가 하 비서님이라는 걸 못 보신 듯한데, 따로 말씀드릴까요?] 전화기 너머의 말을 들은 하이솜은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 “아니요. 그냥 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그래도 하 비서님은 대표님 곁에서 4년이나 일하셨잖아요. 대표님도 제일 만족해하셨고, 하 비서님이 없으면 가장 불편해하실 텐데요. 퇴사... 정말 다시 생각 안 하시겠어요?] 인사팀 직원은 진심으로 붙잡았지만, 하이솜은 그저 가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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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妊娠25週目の健診の日、中山美羽(なかやま みう)は夫の浮気を目撃してしまう。

黒いコートを羽織った背の高いハンサムな男性が、腕の中にいる可憐な美人をかばうように立っている。その女性は白いコートを着て、頬はほんのりピンク色に染まっている。ふわふわのマフラーに包まれた小さな顔は、まるでお人形のように精巧な顔立ちだった。

美羽は健診結果の用紙を指が白くなるほど強く握りしめた。冷たい風が頬をかすめる。だけど、体の芯まで凍えさせるのは、ズキズキと痛む心のせいだ。

中山翔平(なかやま しょうへい)は、遠くにいる美羽の姿に気づいた。でも、その表情は平然としていて、浮気現場を見られた気まずさなんて微塵も感じさせない。それどころか、彼はその女性のために自ら車のドアを開けてあげるなど、終始優しい態度を崩さなかった。

いつもは人を寄せ付けない冷たいエリートなのに、こんな風に誰かを気遣う優しい一面もあるなんて。

その女性は美羽の視線に気づいたようだ。一瞬動きを止めると、不思議そうに美羽を見てから、翔平に尋ねた。「翔平さん、あのおばさん、ずっとこっちを見てるけど、知り合いなの?」

冷たい風が耳元で低く鳴った。

美羽には、その女性が翔平に何を言ったのか聞こえなかった。

それでも、彼女の口の動きで「おばさん」と言われたことだけは、はっきりと分かった。

「おばさん」って?

きっと、自分のことを言っているのだろう。

美羽は、心の中で力なく笑った。

まだ今年で24歳になったばかりだというのに。

もともとぽっちゃり体型なのに加え、顔立ちもごく普通。黒のダウンに黒のニット帽をかぶれば、妊娠後期のむくんだ体は重苦しく見える。やつれた顔も相まって、たしかに30代みたいだ。若くてきれいな美人とは比べものにならない。

翔平は、その女性が車に乗るのを優しくエスコートした。

美羽は体がこわばって、その場に立ち尽くした。車が走り去っていくのを、ただ見送ることしかできなかった。

美羽と翔平は、お腹の子供がきっかけで結婚した。翔平のようなエリートにとって、この不本意な結婚は順風満帆だった人生に生じた唯一の瑕のようなもので、お腹の子も、美羽が自分を縛りつけるための手段にすぎなかった。

翔平は、美羽のことを心から憎んでいる。

美羽は翔平に8年間も片想いをしていた。でも、自分が翔平にふさわしくないことを、美羽は分かっていた。だから、必死に勉強して、翔平を人生の目標として、その後を追いかけ続けた。

そしてついに願いが叶い、翔平の秘書として、そばに居れるようになった。

あの夜は、翔平の人生を狂わせただけじゃない。自分が大切にしてきた誇りもプライドも、無情に引き裂かれてしまった。

後になって、翔平が自分に向けた、まるで汚らわしいものでも触ったかのような、あの嫌悪に満ちた目を、一生忘れない。

だから、翔平にふさわしいのは、あんな風に綺麗で可愛らしい女性だけなんだ。

熱い涙が目じりを伝ってこぼれ落ちた。その直後、下腹部に激痛が走る。美羽は慌ててお腹に手を当て、もう片方の手でそばの石柱に寄りかかった。

通りがかった看護師が美羽に気づき、すぐに駆け寄って支え、診察室へ連れて行ってくれた。

どうやら、強いストレスでお腹の子に影響が出たらしい。

しばらくして、落ち着きを取り戻した。

美羽は病院を出て、心身ともに疲れきった体を引きずり、一人で車を運転して月見ヶ丘の家へ帰った。

ここは、翔平の私邸だ。

本邸にいる中山家当主夫人の中山日和(なかやま ひより)が、経験豊富な家政婦をよこして、美羽の世話をさせていた。

その頃。

美羽の世話係であるはずの家政婦二人は、まるでこの家の主人のように、暖房の効いたリビングで食事を楽しみながら談笑していた。

家政婦たちは物音に気づき、ドアの方へ振り返った。

美羽が帰ってきたのを見ると、家政婦の一人が立ち上がって近づき、こう尋ねた。「検診の結果はどうでした?」

その態度は横柄で、口調には侮蔑の色がにじんでいた。

世話係という名目だったけど、実際は自分を監視し、この家の主人にふさわしいかどうかを見張るためだった。

美羽はただ冷ややかに家政婦を一瞥しただけで、何も答えずにまっすぐ階段の方へ向かった。

家政婦は不満そうに眉をひそめた。

「聞いてますか?」

美羽は、それでも無視を続けた。

家政婦は美羽の後ろ姿を見ながら、悪態をついた。「デブのくせに。本当に自分がここの女主人だとでも思ってるのかしら。気取っちゃって」

美羽は寝室に戻り、ベッドに腰を下ろした。心は空っぽで、どうしていいか分からなかった。

翔平も、中山家も、自分を嫁として認めていなかった。

日和の判断で、自分と翔平は入籍した。

でもそれは、ちょうど自分が妊娠して翔平の元を訪れた時に、彼の祖父である中山剛(なかやま つより)が重病だったから。病気の剛のために縁起を担いで、入籍と出産という重なる喜びにあやかり、せめて祖父の快癒を願いたかったのだ。

偶然か、本当に縁起担ぎの効果があったのか、剛の病状は少しずつ良くなった。

それから、日和の自分に対する態度も少しは改まった。

それでも、中山家の他の人たちは、相変わらず自分を軽蔑していた。

今日、病院へ検査に行ったのも、お腹の子の性別を確かめるためだった。結果は、女の子。

翔平の母親である中山百合(なかやま ゆり)のもとには、もう病院から連絡がいっているだろう。

その時、スマホが震えた。

美羽ははっと我に返った。

バッグからスマホを取り出すと、表示された名前に少し驚いた。指導教授の佐野隆(さの たかし)からの電話だった。

美羽は通話ボタンを押した。

「佐野先生、こんにちは」

「エルスタンフォード大学で博士課程に進める枠が一つあるんだが、挑戦してみないか?」

隆の言葉に、美羽はしばらくの間、呆然としてしまった。

美羽からの返事がないので、隆は言った。「必要ないなら……」

「行きます」

美羽は我に返り、すぐにきっぱりとした声で答えた。

今度は隆の方が黙り込んでしまった。

美羽が翔平のそばに立つ資格を得るために、どれだけ努力してきたか、隆は誰よりもよく知っていたからだ。

今ようやく念願の思いが叶い、結婚して妊娠までしたのに。そんな美羽が、簡単に全てを捨てて離れるはずがない。

手元に残っていたこの枠について、ただダメ元で美羽に尋ねてみただけだった。

「佐野先生」

美羽は呼びかけた。

隆は言った。「それなら、明日の午前10時に私の研究室に来てくれるかな」

「はい」

隆はそれ以上何も言わず、電話を切った。

スマホを置くと、美羽は長く息を吐き出した。

突然、立ち込めていた暗雲が晴れ、明るい月が見えたような、不思議な解放感を覚えていた。

もう、目を覚まさなきゃ。

あなたを愛していない男にとって、子どもは彼をつなぎとめる理由にはならないし、振り向いてくれることなんてないのだ。

そこへ、日和から電話があり、本邸に来るように言われた。美羽は了承した。きっと、お腹の子のことで話があるのだろう。

美羽は気力を取り戻した。

まずバスルームへ向かい、ゆっくりとシャワーを浴びた。

ドレッサーの前に座ると、美羽は鏡の中の自分を見つめた。むくんでまん丸になった顔、目の下のクマ、たるみ、くぼんだ目元、両頬にできたシミ。

こんな醜い姿、誰が見たって嫌になるだろう。

こんな自分が、どうして翔平のような恵まれた人の隣に立つ資格があるというのだろう。

美羽は化粧をし、ピンクのダウンに着替えた。そして白く丸い帽子をかぶると、ずいぶん生き生きとして見えた。

美羽は、自分で車を運転して本邸へ向かうつもりだった。

しかし、ちょうど家を出たところで、翔平から電話があった。彼の平坦な声が聞こえる。「外へ出ろ」

美羽は驚いた。

きっと、日和が翔平にも本邸へ戻るように言ったのだろう。

美羽は答えた。「はい」

家を出ると、翔平のロールスロイスが入口の前に停まっていた。ほんの数時間前、この車は他の女を乗せていたのに。

美羽は息を深く吸い込んでから、車に近づき、ドアを開けて乗り込んだ。

車に乗った途端、ほのかに香水の匂いがした。甘く若い女性の香りだ。車内にはピンクのクマのぬいぐるみが置かれていて、いかにも若い子の趣味なのが分かる。

ふと顔を上げると、翔平の手首にヘアゴムが巻かれているのが目に入った。

これは、女性が「私の彼氏よ」と周囲に示すための印だった。

翔平は、きっとあの女性のことがとても好きなんだろう。

美羽は胸の奥の苦い気持ちを押し殺し、席に座ってシートベルトを締めた。

運転手がゆっくりと車を発進させた。

美羽は黙ったまま、窓の外を眺めていた。

以前なら、翔平と二人きりになれる時間を大切にして、関係を縮めようとしただろう。たとえ嫌がられても、めげずに話題を探して話しかけていたはずだ。

それは、自分たちがもう夫婦で、子供もいて、これから先も長い人生を共にする、という純粋な幻想を抱いていたから。良き妻、良き母親であれば、いつか翔平も自分を振り向いてくれるかもしれない、と。

でも結局、それは全部、自分自身をだましていただけだった。

翔平は、美羽の今の気持ちなんて気にも留めていなかった。いつものように冷たい態度で、こう尋ねた。「子供の性別は?」

美羽は答えた。「女の子よ」

その言葉を聞いても、翔平の端正な顔には何の変化もなかった。ただ、淡々とした声で言った。「子供が生まれたら、離婚しよう」

その言葉が心を切り裂いた。

美羽は指先に力を込めた。

心臓をぎゅっとわしづかみにされたみたいに、息が苦しくなる。

この結婚が長く続くはずがないことは、もともと分かっていた。でも、いざ翔平自身の口からそう言われると、やはり胸が張り裂けそうに痛かった。

美羽は唇をきつく噛みしめて、答えた。「分かった」

翔平は美羽の方をちらりと見た。彼女があまりにもあっさりと同意したことに、少し驚いたようだっ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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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

유미
유미
SNS 광고를 통해서 보고 왔는데 뒷내용이 너무 흥미진진하고 하이솜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궁금해서 보러 올 정도입니다!
2026-08-19 16: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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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 Jeong
Eunbee Jeong
킹받음...‍♀️
2026-07-03 03: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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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링엘
리링엘
재미있습니다!!!!
2026-07-01 07:09:58
1
0
이익준
이익준
이거 구독 해야만 볼 수 있는건가요;;?
2026-07-03 2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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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Chapters
제1화
“세상에 누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은 없어요. 부모님 건강도 좋지 않고, 저는 고향에 내려가 선도 보고 결혼 준비도 해야 해요.” “대표님 결재가 났으니 절차대로 인수인계하고 한 달 뒤에 나가겠습니다.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전화를 끊고 나서야 하이솜은 자기 물건을 다시 정리했다.하이솜은 이 집에서 3년을 살았다. 짐은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렸다.서서히 비어 가는 방을 보자 하이솜은 잠시 멍해졌다. 잊었다고 믿었던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8년 전, 평범한 읍내 출신인 하이솜은 세연대에 합격했고, 경울시 재벌가의 외동딸 기하은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집안도 환경도 전혀 다른 두 여자는 이상할 만큼 마음이 잘 맞았다.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쇼핑을 다니며 매일 붙어 지냈다.그러는 사이 하이솜은 기하은의 세계 안으로 들어갔다. 기하은의 가족을 알게 되었고, 기하은의 오빠 기선후를 좋아하게 되었다.다만 그 마음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두었다.졸업 뒤 기하은은 유학을 떠났다.하이솜은 경울시에 남아 직장을 구했고, 기선후의 비서가 되었다. 기선후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그러다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기선후가 누군가에게 의해 약을 먹은 날이었다.하이솜이 병원에 연락하려 했지만,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기선후에 의해 벽으로 밀려났다. 거센 키스가 숨 쉴 틈 없이 쏟아졌다.긴 밤이 지나고 눈을 떴을 때, 기선후는 창가에 앉아 있었다. 담배 연기 속에 잠겨 있는 윤곽이 뚜렷한 얼굴은 차분하면서도 쓸쓸해 보였다.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돌아본 기선후가 한마디를 물었다.“날 좋아해?”하이솜은 본능적으로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선후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나를 볼 때마다 얼굴이 붉어졌고, 내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도 전부 다 기억했지. 졸업하자마자 내 비서로 들어왔고.”“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말하지는 마.”한 글자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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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주말 이틀을 쉬고 월요일, 하이솜은 정시에 회사로 갔다.하이솜은 평소처럼 맡은 일을 처리했고, 곧 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기선후에게 알리러 갔다.대표실 앞에 도착한 하이솜은 살짝 열린 문틈으로 소해나를 보았다.기선후의 무릎에 앉은 소해나는 자신이 먹다 남긴 쿠키를 기선후에게 먹이고 있었다.원래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깔끔한 남자가 웃으며 쿠키를 받아먹으면서, 소해나의 손끝에 다정하게 입을 맞췄다. 목소리도 부드러웠다.“어제 네가 이 집 디저트 먹고 싶다고 했잖아. 오늘 아침에 일부러 세 시간이나 줄 서서 사 왔어. 맛은 어때?”“맛있어. 예전처럼 달지만 부담스럽지 않아. 예전엔 며칠에 한 번씩 멀리까지 가서 사다 줬는데, 지금은 그룹 대표잖아. 왜 아직도 직접 가? 비서한테 시키면 되잖아.”기선후는 소해나의 발목을 살살 주무르며, 눈가에 넘칠 듯한 애정을 담았다. “네 일은 내가 직접 하고 싶어.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아.”소해나의 입가에 달콤한 미소가 번지더니, 기선후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기선후도 소해나를 안으면서 깊은 키스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다.그 장면을 본 하이솜은 숨이 막혔다. 가슴 안쪽으로 시린 통증이 퍼졌다.하이솜이 손가락을 힘껏 움켜쥐자, 손가락 마디는 하얗게 질렸고 손바닥은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짓눌렸다.그렇게 시간이 지나 회의 시간이 가까워졌다.하이솜은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회의가 곧 시작됩니다.”하이솜의 목소리를 들은 기선후가 잠깐 멈칫하면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나 소해나가 기선후를 다시 붙잡았다.“나... 오빠가 가는 거 싫어. 조금만 더 있어 줘.”소해나가 애교를 부리자 기선후의 표정이 녹아내렸다.“회의 두 시간 뒤로 미뤄.”이번 회의는 경울시의 여러 대기업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사의 미래에도 중요한 일이었다.그 의미를 알기에 하이솜이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말했다.“세림그룹, 도원그룹, 민성그룹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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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멀어지는 기선후의 뒷모습을 보며 하이솜은 참고 있던 눈물을 흘렸다.이를 악물고 일어난 하이솜은 빗자루와 대걸레를 가져와서 바닥에 흩어진 컵 조각과 커피를 치웠다.마음이 좋은 동료 몇 명이 도와주었다. 동료들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내가 들었어. 소해나 씨가 분명 얼음 넣고 설탕 빼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말을 바꿔? 이솜아, 혹시 소해나 씨한테 뭘 잘못했어?”“뭘 잘못해야 그래? 나도 들었는데, 원래 저렇게 제멋대로래.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사람 앞에서 면박을 준다는 거야.” “업계에서도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다더라. 그런데 대표님이 감싸니까 아무도 못 건드리는 거지.”“하아, 대표님이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처음 보네. 이솜아, 앞으로 조심해.”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잖아. 저런 재벌가 따님이랑은 다르지. 대표님이라는 배경까지 있으면 억울해도 당할 수밖에 없어.”하이솜은 동료들이 선의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런데도 그 말을 듣자 마음이 복잡해져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예전에 하이솜이 맡았던 계약서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사실은 거래처의 실수였지만, 거래처는 문제를 하이솜에게 떠넘겼다.상대 회사의 압박과 비난 속에서도 기선후는 끝까지 하이솜을 믿었다. 조목조목 따져 하이솜의 억울함을 풀어주었다.하지만 지금은 소해나가 아무렇게나 거짓말을 해도 확인하지도 않았다.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잘못을 모두 하이솜에게 덮어씌웠다.‘나는 성실히 일했고, 기선후를 위해 수많은 문제를 처리했는데...’‘그런데 결국 이 정도 믿음조차 없었어?’‘아니면 기선후의 마음속에서는 옳고 그름보다 소해나가 기분 좋은 것이 더 중요했을까?’그렇게 생각하자 하이솜의 가슴이 아리고 따끔거렸다.하이솜은 오랜 시간에 걸쳐 사무실을 정리한 뒤, 지친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갔다.씻고 나왔을 때 기선후에게서 전화가 왔다.[생강대추차랑 핫팩 좀 가져와.]하이솜은 최대한 빨리 준비해 기선후의 집으로 갔다.3일 보지 못한 사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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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하이솜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조용히 듣기만 했다.소해나는 의기양양하게 다가와 하이솜을 깔보듯 바라보았다.“파티는 괜찮게 했네. 그런데 작은 문제가 있어. 홀에 카펫이 없어서 내 드레스가 더러워졌거든. 실수한 걸 만회하려면 하 비서가 드레스 자락을 들어줘.”하이솜은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하게 말했다.“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대기실에 카펫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깔도록 하겠습니다.”감히 거절했다고 생각했는지 소해나의 표정이 굳어졌다.마침 들어온 기선후가 소해나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곧장 다가왔다.“무슨 일이야?”“오빠, 드레스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하 비서한테 조금만 들어 달라고 했는데 싫대. 지난번 일 때문에 나를 아직도 원망하나 봐.”소해나가 억울한 표정을 짓자 기선후는 곧바로 소해나를 품에 안고, 어두운 눈빛으로 하이솜을 바라보았다.“드레스 좀 드는 게 어려워? 원래 하 비서가 해야 할 일이야. 비서 일을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일도 처리 못 해?”주변 손님들도 수군거리며 비꼬았다.“비서가 소해나 씨한테 표정 관리도 못 해? 자기 처지를 좀 알아야지.”“같은 사람이라도 태어날 때부터 다른 법이잖아요. 저쪽은 귀하게 자란 사람이니 사랑받는 게 당연하지.” “어떤 사람은 파티에서 드레스 좀 들어주는 것도 과분한 건데 주제 파악을 해야지.”“...”차가운 말들이 귓가에 박히자 하이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수치심을 억누르면서 하이솜은 허리를 숙이고 드레스 자락을 들었다.소해나는 기선후의 팔짱을 끼고 위층과 아래층을 일부러 오가며 하이솜을 괴롭혔다.치맛자락에는 진주가 촘촘히 박혀 있었다. 하이솜은 팔이 저릴 정도로 들고 있어야 했지만 이를 악물었다.소해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술을 여러 잔 가져오게 한 뒤 하이솜에게 손짓했다.“오늘은 술 마시고 싶지 않은데, 친구들이 와 준 걸 거절하기도 그렇잖아. 하 비서가 대신 다 마셔.”“저는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습니다...”하이솜이 설명하려 하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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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 짧은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처럼 하이솜의 가슴에 박히면서 살을 헤집었다.상처투성이였던 마음은 찢겨 나갈 듯했고, 하이솜은 숨쉬기조차 어려웠다.머릿속이 윙윙거리면서 눈에는 멍한 공허만 남았다.홀의 사람들이 언제 다 사라졌는지 몰랐지만, 정신을 차리니 남은 것은 눈부신 조명뿐이었다. 조명이 하이솜의 상처를 또렷하게 비췄다.하이솜은 통증을 참으며 억지로 일어났다. 착한 도우미가 옆에 놔 둔 코트를 집어서 몸에 두른 뒤 비틀거리며 그곳을 나섰다.밖에는 억수 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이솜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빗속으로 걸어갔다.차가운 빗줄기가 뺨을 때리면서 한 방울씩 흘러내렸다. 꼭 눈물 같았다.하지만 하이솜에게는 더 흘릴 눈물도 남아 있지 않았다.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하이솜은 거리 위를 목적 없이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 한 대가 곁에 멈췄다.창문이 내려가고 기선후의 차갑고 단정한 얼굴이 드러났다.“타.”하이솜은 마치 그 말을 듣지 못한 사람처럼 무거운 몸을 끌고 비를 맞으며 걸었다.기선후는 미간을 찌푸린 기선후가 화를 억누르면서 조용히 말했다. “타라고.”발걸음을 멈춘 하이솜은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로 기선후를 보았다.“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표님. 저는 그저 비서일 뿐이니까요.”서릿발처럼 차가운 말투에 기선후의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차 문을 열고 빗속으로 나온 기선후가 하이솜의 손을 꽉 붙잡았다.“오늘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나는 해나를 한 번 잃었는데, 두 번은 잃을 수 없어.” “네가 겪은 모욕은 내가 다른 방식으로 보상할게. 이 일 때문에 화내지 마.”이번에는 하이솜이 물러서지 않았다.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기선후의 손을 뿌리친 뒤 뒤로물러났다. 목소리는 고요한 물처럼 착 가라앉아 있었다.“대표님 농담도 심하시네요.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대표님이나 소해나 씨 같은 분들께 화를 내겠습니까? 예전의 제가 너무 순진하고 우스웠던 거죠.”“제 주제도 모르고요. 이제부터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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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병원에 며칠 머무는 동안 기선후는 다시 오지 않았다. 비서실장에게 메시지만 보내서, 안심하고 회복한 뒤 출근하라고 했다.하이솜도 더는 자신을 억지로 몰아붙이지 않았다. 과로로 지친 몸이 완전히 회복된 뒤에야 퇴원했다.그동안 회사 단체 채팅방은 계속 시끄러웠다. 사람들은 기선후와 소해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나눴다.기선후는 소해나의 생일을 위해 루미랜드를 일주일 동안 통째로 빌렸고, 화려한 불꽃이 사흘 동안 쉬지 않고 밤하늘을 밝혔다.기선후는 소해나를 가족 모임에 데려갔고, 며느리에게만 물려준다는 팔찌를 소해나의 손목에 채웠다.기선후는 개인 스키장을 짓기 위해 땅까지 샀고, 이름도 소해나와 깊이 관련된 것으로 정했다.하이솜은 그 소식들을 조용히 보면서 마음속에는 이제 어떤 파문도 일지 않았다.퇴원 뒤 하이솜은 평소처럼 출근했고 업무도 빈틈없이 처리했다.다만 기선후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일은 비서실의 다른 동료들에게 부탁했다.겨우 일주일 동안 조용했다가 기선후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요구한 서류를 전달하고 하이솜이 나가려고 했지만, 기선후가 불러 세웠다.“회의에 들어가야 해. 해나가 혼자 밥 먹는 걸 싫어하니까 네가 같이 있어.”하이솜의 표정이 굳어졌다. 거절하려고 했지만, 소해나가 익숙한 듯 하이솜에게 지시했다.“나 새우 좋아해요. 먼저 한 접시 까 줘.”기선후는 서재 문을 닫았다. 하이솜은 말을 삼킨 뒤 식탁 옆으로 갔다.새우 한 접시를 다 까자, 소해나는 호두와 잭프루트가 가득 담긴 접시를 가져오게 했다.“후식도 좀 먹고 싶네. 여기 도구가 없으니까 손으로 해.”딱딱한 껍데기와 날카로운 가시를 보자 하이솜의 마음이 내려앉았다.소해나가 일부러 자신을 괴롭히려고 그런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하이솜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호두를 까고 잭프루트를 손질하고 나니, 양손은 가시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었다.소해나는 그래도 놓아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주방에서 국을 가져오라고 했다.막 끓여 낸 뜨거운 미역국 냄비에 하이솜의 손은 벌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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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안 됩니다. 해나를 먼저 병원으로 보내야 합니다. 해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놔둘 수는 없어요. 전부 해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건 없습니다!”기선후의 다급하고 당황한 고함 소리가 하이솜이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였다.끝없는 어둠이 밀려와 하이솜을 완전히 삼켰다.하이솜은 아주 긴 악몽을 꾼 것 같았다....꿈에서 깨어 눈을 뜨자, 눈시울이 붉어진 기하은이 보였다.“이솜아, 나 막 귀국했다가 네가 사고로 입원했다는 말을 들었어. 의사가 출혈이 심해서 큰일 날 뻔했다더라. 나 정말 너무 놀랐어!”기하은을 보자 하이솜은 마음 깊이 눌러 두었던 서러움이 한꺼번에 올라왔다.눈이 붉어진 하이솜은 더 참지 못하고 기하은을 끌어안았다.“괜찮아. 나 괜찮아...”두 친구는 오래도록 서로를 안고 있었다. 기하은은 물 한 잔을 따라 하이솜에게 먹인 뒤, 의사의 당부를 떠올리고 일부러 가벼운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요즘 국내에서 잘 지냈어? 우리 오빠가 괴롭히지는 않았고? 남자친구 있다더니 언제 소개해 줄 거야? 내가 제대로 봐야지. 너한테 못하면 절대 안 돼.”하이솜의 표정이 굳어졌다.“기 대표님은 공과 사가 분명해서 나를 괴롭히지 않았어. 남자친구는... 헤어졌어.”하이솜이 이렇게 빨리 남자친구하고 헤어진 줄 몰랐던 기하은은 하이솜이 상처받을까 봐 서둘러 달랬다.“괜찮아. 끝난 사람은 끝난 거고, 다음 사람이 더 좋은 법이야. 내가 아는 멋진 남자들 다 소개해 줄게!”말이 끝나기도 전에 병실 문이 열리면서, 기선후가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왔다.“소개라니? 안 돼. 네가 아는 그 바람둥이들 중 괜찮은 사람은 하나도 없어.”기선후가 단번에 잘라 말하자 기하은은 입을 삐죽거렸다.“무슨 바람둥이야, 오빠. 함부로 말하지 마. 다들 연애 몇 번 한 정도거든? 누가 다 오빠처럼 지독한 순정파인 줄 알아?” “소해나 한 사람만 바라보는 오빠하고는 다르지. 게다가 내 친구한테 남자친구 소개해 주겠다는데 오빠가 왜 끼어들어?”그 말을 들은 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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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 말을 듣고 하이솜은 잠시 표정이 굳어졌지만 곧 다시 정신을 차렸다.기선후가 경울시 전역에서 피를 구한 것은 하이솜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었다.그러나 하이솜과 소해나 둘 중 누군가 죽어야 한다면, 그 한 사람은 반드시 하이솜일 것이다.그래서 하이솜은 기선후에게 더는 어떤 환상도 품지 않았다.경울시에서 보내는 마지막 며칠 동안 하이솜은 병원에서 쉬었다.간호사들이 회진을 올 때마다 윗층 VIP 병동 이야기를 종종 했다.“기진그룹 대표가 한 층을 통째로 빌렸대요. 경울시에서 은퇴한 명의들까지 다 모셔 왔대요. 여자친구 돌보려고요.”“저도 몇 번 봤어요. 기 대표님이 직접 물도 떠다 주고 보석 선물도 잔뜩 사서 기분 풀어주면서, 밤새 병상 옆을 지키더라고요. 정말 대단한 애정이에요.”“...”하이솜은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들으며 가슴에 손을 얹었다.이제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 다만 심장이 조금 느리게 뛸 뿐이었다.마음의 상처도 곧 나을 것 같았다....퇴원하는 날, 기하은은 하이솜을 데리러 오려고 했지만 집안일에 붙잡혔다.하이솜은 기하은을 안심시킨 뒤 혼자 퇴원해서 회사로 갔다.오늘은 하이솜이 마지막 출근하는 날이라서 절차대로 퇴사 처리를 마쳤다.상자를 안고 나가려던 하이솜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소해나와 마주쳤다.소해나는 커피 텀블러를 들고 있다가 일부러 하이솜과 부딪쳤다. “앞을 안 보고 다녀? 내 치마가 더러워졌잖아! 또 이러는 거 보니 일부러 그런 거지?”소해나는 혼자 꾸민 장면을 현실처럼 몰아간 뒤, 경호원들을 불러 하이솜을 본사 입구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하라고 했다.하이솜이 굴복하지 않자 소해나는 더 심하게 굴었다. 남은 커피 반 잔을 하이솜의 얼굴에 뿌렸다.“뭘 봐? 억울해? 알려줄게. 선후 오빠 마음속에는 나밖에 없어. 내가 뭘 해도 오빠는 내 편이야. 너 같은 작은 비서 하나 벌주는 건 아무 일도 아니고.”소해나는 위세 좋게 말한 뒤 오만한 표정으로 떠났다.경호원들은 하이솜을 아래층으로 끌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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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그 이름을 들은 기하은은 분노에 사로잡혔다. 하이솜을 부축해서 기선후의 대표실로 곧장 올라갔다.“소해나, 너무하는 거 아니야! 이솜이 네게 뭘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려?” “이솜이는 우리 오빠 비서지, 너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어. 여기서 대표 부인 행세라도 하겠다는 거야?”안에 있던 기선후가 엉망이 된 모습을 하이솜의 보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고 했다. 그 전에 소해나가 기선후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오빠, 나 아니야. 내가 한 비서한테 무슨 원한이 있다고 갑자기 무릎을 꿇리겠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는데, 한 비서가 나를 모함해...”소해나가 여전히 말을 뒤집는 것을 듣자 기하은은 참지 못했다. 곧장 소해나에게 다가가 뺨을 때렸다.“거짓말하지 마. 우리 이솜이는 거짓말 안 해!”평생 이런 모욕을 당해 본 적 없는 소해나는 뺨을 감싸고 울음을 터뜨렸다.“오빠, 하 비서가 나를 모함하더니 이제 오빠 동생까지 나를 괴롭혀. 좋아. 둘은 한 가족이니까, 우리 헤어져.”그 말을 들은 기선후의 표정이 흔들렸다. 곧바로 차가운 얼굴로 일어나더니 기하은의 뺨을 때렸다.“그만해! 기하은, 언제까지 소란을 피울 거야! 해나는 네 올케가 될 사람이야!”이어 기선후는 하이솜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왜 아무 이유 없이 해나를 모함해?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비서 자리도 필요 없어.”기하은은 뺨을 감싸고 충격에 빠진 얼굴로 오빠를 보았다.하이솜은 기하은을 끌어들인 걸 후회하면서 서둘러 기하은을 데리고 나왔다.기하은은 속에서 불이 치밀어 올라 다시 가서 따지려고 했다. 하이솜은 어쩔 수 없이 이미 사직했고 경울시를 떠날 생각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리고 고개를 저으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기하은은 하이솜이 떠난다는 말에 서운하고 마음 아파 어쩔 줄 몰랐다. 더는 소해나를 찾아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하이솜을 안고 한참 울면서 가지 말라고 부탁했다.하이솜은 눈시울을 붉힌 채 기하은의 등을 쓸어 주었다. “하은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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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그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 기선후는 머리를 닦고 있었다. 핸드폰 알림을 듣고 막 집으려 했지만, 소해나가 먼저 핸드폰을 가져갔다.“내가 봐 줄게.” 소해나는 핸드폰을 흔들며 달콤하게 웃었다.기선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기선후의 핸드폰에는 오래전부터 소해나의 지문이 등록되어 있었다. 소해나는 익숙하게 하이솜과의 대화창을 열고 그 메시지를 보았다. 눈에 업신여기는 기색이 스쳤다. 소해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메시지를 삭제했다.귀국 첫날, 소해나는 이미 기선후와 하이솜 사이의 일을 알고 있었다. 소해나에게 그것은 하이솜 혼자 매달린 일일 뿐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선후는 지독한 순정파였고, 소해나를 뼛속까지 사랑했다. 그런 기선후가 다른 사람을 좋아할 리 없었다.소해나는 그 메시지를 지우고 나서 협력사들의 업무 메일도 여러 건 보았다. 그것들도 함께 삭제했다. 그때 머리를 다 닦고 다가온 기선후가 바디워시 향기를 풍기며 소해나를 안았다.“무슨 메시지야?”소해나는 몸을 돌려 기선후를 끌어안고, 핸드폰을 자연스럽게 옆에 내려놓았다.“스팸 문자였어.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우리한테만 집중하면 안 돼?”소해나는 요염하게 웃었다. 잠옷 사이로 살짝 드러난 모습에 기선후의 눈이 후끈 달아올랐다. 기선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더는 핸드폰을 보지 않은 채 소해나를 안고 침대로 갔다.두 사람은 밤새 서로에게 빠져서 탐닉했다.기선후가 아직 자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처음에는 무시하려고 했지만 벨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짜증이 치밀었다. 오늘은 분명 업무 일정이 없는 날이었다.품 안에서 잠든 소해나를 보며 기선후는 핸드폰을 들고 목소리를 낮췄다. 표정에는 불쾌함이 가득했다.“무슨 일이지? 오늘은 주말이고 업무 일정이 없을 텐데.”상대는 비서실장이었다.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제 협력사에서 대표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오늘 회의 때문에 오기로 되어 있었고요! 지금 이미 도착하셨습니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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