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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나간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
Author: 맑은하루

제1화

Author: 맑은하루
채연의 소리는 아주 작았지만, 서지우의 귓가에 벼락처럼 울린 듯했다.

서지우의 눈빛에 낯선 매서움이 번졌다. 그는 눈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인을 노려보았다.

"채연! 세자빈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니, 네 어미가 매일 비싼 탕약을 먹고 있다는 것은 잊은 것이냐?"

그가 손짓하며 몸을 비키자, 몇몇 하인들이 채연의 어머니를 들어 뒤에 세웠다. 어머니는 두 눈을 꼭 감고 있었고, 눈가의 주름 사이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한바탕 울었던 것이 분명했다.

채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지우를 바라보다가 황급히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떨리는 손끝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소리로 흐느꼈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윤안화를 순조롭게 들이기 위해 서지우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듯했다.

"나를 떠나면 무엇으로 네 어미의 목숨을 이어 갈 셈이냐?"

채연은 울먹이며 고개를 들었다.

"제가 찻잎을 따면 됩니다..."

"네가 버는 푼돈으로는 낡은 그릇 하나 사기도 부족하다!"

서지우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그만하거라. 어린애처럼 떼쓰지 말거라. 안화는 그저 평처일 뿐이다. 네 세자빈 자리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윤안화는 사슴처럼 맑은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은 채 말했다.

"채연 언니, 저는 그저 지우 오라버니를 연모할 뿐입니다. 다른 뜻은 절대 없습니다..."

서지우의 눈빛이 누그러졌다. 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윤안화를 데리고 신방을 고르러 갔다. 채연의 어머니는 작은 마당으로 옮겨져 몸조리하게 되었고, 채연 혼자만 쓸쓸히 저택 문 앞에 남았다.

서지우가 마음먹은 일은 누구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채연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직접 겪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 년 전, 서지우가 다원을 지나던 순간이었다. 아침 햇살 아래 찻잎을 따던 채연의 모습에 홀린 듯 발걸음을 멈췄다. 맑은 눈동자와 차나무 끝을 스치는 그녀의 가벼운 손끝은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는 온화하고 단정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낭자, 이른 아침에 찻잎을 따는 데에도 특별한 비법이 있소?"

평온한 분위기에 젖어 있던 채연은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얼굴을 붉힌 채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자신에게 묻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채연은 오전 내내 그에게 봄 찻잎을 어떻게 따고, 어떻게 펼쳐 말리고, 어떻게 비벼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그녀는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했고, 그는 깊이 빠져들어 들었다.

그날 이후 서지우는 매일 날이 밝기도 전에 수십 리 길을 달려 다원으로 향했다. 오직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함께 찻잎을 따고, 함께 햇볕에 말리고, 채연의 어머니가 가져오는 밥을 함께 기다렸다.

채연의 어머니는 늘 소박한 음식이 귀한 도련님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서지우는 항상 집밥이야말로 사람 사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자주 새로 만든 다과를 가져왔는데, 모두 채연이 본 적은 있어도 먹어 보지는 못한 것들이었다.

그런 평온한 나날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채연이 찻잎을 따던 중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다. 산에서 흙더미와 돌이 무너져 내렸고, 미처 피하지 못한 채연은 놀라서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서지우는 잠도 자지 않고 사흘 밤낮 내내 하인들을 이끌고 그녀를 찾아 헤맸다. 그러다가 마침내 의식을 잃은 채연을 찾아냈다.

채연의 상처는 너무 심했다. 명의를 모두 불러 보았지만 아무도 방법이 없었다.

다급해진 서지우는 서지우 어머니의 막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문의 면사패(免死牌)를 들고 궁으로 가 폐하를 알현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구전환혼단(九轉還魂丹)을 얻어 마침내 채연을 죽음의 문턱에서 되살려냈다.

그날 이후 서지우는 다시 채연이 찻잎을 따게 두지 않았다. 사당에서 꼬박 마흔아홉 날을 무릎 꿇은 끝에, 마침내 서지우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 찻잎을 따던 채연을 세자빈으로 맞이했다.

"채연, 우리 살아서는 한 이불을 덮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힐 것이다. 평생 내 곁에는 너 하나뿐이다. 네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도 혼자 살아가지 않겠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게 알리는 것뿐이다. 안화를 평처로 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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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경성의 한 세자가 조정에 청하여 비적 토벌에 나섰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성을 함락시키고 적진을 무너뜨릴 때마다 목숨을 내던진 듯 싸웠다고 했다.그가 경성 주변에 수십 년간 뿌리내린 비적 소굴을 소탕하는 데 단 석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황제는 크게 기뻐하며 친히 그를 충용후(忠勇侯)로 봉했다.그 후 본래라면 경성 사방으로 나아가 계속 비적을 토벌해야 할 충용후는 뜻밖에도 가장 먼저 친위대를 이끌고 요주로 향했다. 요주에서 가장 뿌리 깊은 비적 소굴을 없애고, 그곳에 거점을 세워 백성들이 비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켰다.일 년 후, 채연은 찻집을 열었고, 백현진은 그 옆에 의원을 열었다.붉은 천을 걷어 내는 순간, 채연은 멀리서 익숙한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것을 보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서지우가 온 것이었다.'그녀는 백현진과 함께 웃으며 찾아와 준 손님들을 맞이했고, 다시는 바깥을 바라보지 않았다.백현진은 웃으며 채연의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같은 개업인데 어찌하여 네 찻집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내 의원은 파리만 날리는 것이냐?"채연은 팔꿈치로 그를 툭 찔렀다."거긴 의원입니다! 의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길 바라십니까? 그건 오히려 큰일이지요!"백현진은 웃으며 두 걸음 물러났다."네. 주인장께서 참으로 현명하십니다!"채연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받아쳤다."제가 당연히 현명하지요. 당신이 제 얼굴로 실험한 것까지 알고 있으니까요!"그러면서 그녀는 그에게 몇 대 쥐어박으려 했다.백현진은 그 광경을 보자 목을 움츠리고 달아났다."그래도 내가 결국 고쳐 주지 않았느냐? 게다가 내가 익숙하다고 한 적도 없잖니?"서지우는 찻집 안에서 웃고 떠들며 장난치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 문득 자신과 채연이 함께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녀는 늘 세자빈이라는 명분에 짓눌려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이 아무리 아껴 주어도 그녀는 한 번도 이렇게 거리낌없이 자신을 대하지 못했다.서지우의 눈가가 시큰했다.그가 없을 때야 그녀

  • 지나간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   제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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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간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   제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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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간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   제15화

    채연은 날마다 백현진을 따라다니며 이곳저곳에서 진료를 도왔다. 벌어들이는 돈은 때로 자신의 끼니를 해결하기에도 부족했다."아휴... 이제야 스승님이 어째서 저를 구해 주셨는지 알겠습니다.""어째서?""스승님 마음씨가 부처님 같으시니까요!"요 며칠 두 사람은 발에 불이 나도록 바빴지만, 백현진에게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다.노인과 약자, 병든 이, 신체장애인들에게는 진료비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때로는 약재값까지 보태야 했다.백현진은 웃으며 말했다.백현진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래. 내일은 의원을 구한다는 방문을 떼어놔서 현령의 화류병을 고쳐 주고 큰돈을 벌어 오마. 그때가 되면 취향루(醉香樓)를 통째로 빌려 너를 데려가마!"채연은 탄복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백현진은 웃으며 그녀의 면사를 살짝 걷어 올리고, 채연을 바라보며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그의 얼굴이 다시 달아오르자, 곧장 시선을 돌렸다.'어찌 이리 순진하고 쉽게 만족하는지... 누군가에게 홀리기 참 쉬운 성정이구나.'그녀가 지난날 겪었던 일과 앞으로 마주할 일을 떠올리면, 가슴 위에 커다란 돌덩이가 얹힌 듯 무겁고 괴로웠다.그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마음 한편은 기쁘게 들뜨면서도, 다른 한편은 불안하기만 했다.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한 다원을 지나게 되었다. 그 다원이 매물로 나온 것을 본 채연은 얼마 남지 않은 돈을 서둘러 정리해 객주로 향했다.백현진은 의아한 듯 물었다."그 다원은 보기에는 좋은 땅 같지 않은데?"채연은 돈을 치르고 절차를 모두 마친 뒤에야 조용히 대답했다."요주는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서늘합니다. 여기엔 홍토라서 홍차, 녹차, 보이차를 기르기에는 적합하지만, 백차에는 맞지 않습니다. 다원 주인이 백차를 심었으니 애초에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백현진은 눈을 반짝이는 채연을 바라보았다. 요 며칠 며칠 사이 마음속 설렘은 점점 커졌지만, 그의 마음은 오히려 점점 무거워졌다.마치 무언가가 곧 터져 나올 듯했다.다음 날부터

  • 지나간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   제14화

    서지우는 길을 가는 내내 채연이 좋아했을 만한 것, 혹은 좋아할 것 같은 것을 다 사들였다. 열댓 명이 넘는 하인들의 두 손은 물건으로 가득 찼고, 그들은 비틀거리며 그의 뒤를 따랐다.그때 서지우는 길가에서 온몸이 곪아 문드러진 거지가 기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주변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고 있었다."아이고... 정말 안됐구나. 차라리 죽는 게 이렇게 사는 것보다 낫겠다.""그래도 살아 있으면 아직 기회가 있지. 전에 성문 앞에서 어떤 사내를 본 적이 있는데, 얼굴이 온통 문드러진 게 이 사람보다 더 심했다. 게다가 이 거지는 이렇게 늙기라도 했지만, 그 사내는 아직 젊었으니... 그야말로 사는 게 죽는 것만 못했을 거다."어멈도 차마 한숨을 삼키지 못했다."마마께서도 그때는 아마 살아 있는 게 고통스러우셨을 겁니다."서지우의 심장이 철렁 가라앉았다."마마?""네. 세자 저하께서 혼례를 올리시던 날, 제가 마마를 씻기고 단장해 드리러 갔을 때 마마께서도... 아휴..."어멈은 그날의 채연을 떠올리자, 목이 메어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서지우는 곧 죽을 듯한 늙은 거지의 손에 들린 진주 하나를 보고, 익숙하다고 느꼈다.그는 몸을 낮춰 앉아 차갑게 물었다."그 진주는 어디서 난 것이냐?"늙은 거지는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그날 골목에서 여러 거지와 다투어 빼앗은 것이었고, 아직 돈으로 바꾸지도 못했다.'그 진주는 당시 혼례 때 폐하께서 하사하신 것이었다. 그것을 함부로 거지에게 내줄 리 없었다. 그건 폐하의 뜻을 업신여기는 일이다!'수많은 장면이 서지우의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고 그는 벌떡 일어섰다.'장신구!''채연의 예복은 재가 되어 사라졌지만, 현장에는 장신구의 흔적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금비녀가 설령 녹아내렸다 해도 흔적은 남아 있어야 했다.'서지우의 가슴속에 희미한 희망이 피어올랐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붙잡듯 다급히 명했다."전당포와 재봉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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