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계곡 출신의 여인은 열여덟이 되면 제 손으로 꽃이 새겨진 연등을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연등을 갖는 자와 혼인해야 했다. 김아영과 대사제(大司祭) 박우진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벗이었기에 박우진은 김아영의 연등을 가져가기로 되어있었다. 그날 김아영은 하루 종일 박우진을 기다렸지만 결국 장군 윤준호가 연등을 가져갔다. 나중에 윤준호는 김아영이 다른 이를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저는 그저 아씨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윤준호는 우람한 체격을 가졌지만 무척 다정했다. “다 제 잘못입니다. 하지만 아씨의 연등을 가졌으니 앞으로 잘해주겠습니다.” 백성들은 다들 김아영이 윤준호와 혼인할 수 있는 건 그녀의 복이라고 했다.
ดูเพิ่มเติม서북과 서남의 날씨는 완전히 달랐다.서북에는 겨울이 일찍 찾아와서 십 월이면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군막 밖에서는 바람이 휘몰아치며 울부짖고 있었다. 윤준호는 탁자 앞에서 공문을 든 채 한참을 바라봤지만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결국 공문을 내려놓은 그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그것은 비녀였다.비녀에 새겨진 꽃은 군데군데 닳아있었다. 비녀도 손때가 묻어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윤준호는 매일 그 비녀를 꺼내봤다. 그리곤 다시 품속 깊이 넣어뒀다.숯을 보태러 들어온 병사는 윤준호가 들고 있던 비녀를 보곤 아무 말 없이 물러났다.군영의 병사들 모두 장군 마음속에 한 여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여인이 윤준호의 옆에 없었기에 그 누구도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윤준호는 매일 밤, 넋을 놓고 혼자 그 비녀를 바라봤다.눈을 감으니 갑자기 몇 년 전의 봄날이 생각났다.윤준호는 계곡의 화신절에서 김아영을 처음 만났다.그때까지만 해도 윤준호는 김아영이 박우진의 어릴 적 벗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그녀를 보진 못했다.그날, 도화가 흐드러지게 핀 나무 아래서 김아영은 까치발을 든 채 나뭇가지에 연등을 놓고 있었다.바람이 일자 김아영의 치맛자락과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리고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윤준호는 고삐를 꽉 움켜잡았다. 그의 심장이 제 속도를 잃고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나중에 윤준호는 김아영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말했다.사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거짓말과 계략에 파묻혀 버려서 김아영은 더 이상 믿지 않았다.연등을 뺏는 이런 일은 너무나도 뻔뻔한 짓이었기에 윤준호는 자신에게 이건 윤지혜를 위한 거라고, 윤지혜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한 거라고 말했다.윤준호는 그 핑계를 이 년이나 믿었다.그리고 그날 밤 사당의 문을 열었을 때, 김아영이 보이지 않자 윤준호는 그제야 스스로를 너무 오랫동안 속여왔음을 발견했다.윤준호는 김아영을 사랑했다.그는 그녀를 처음부터 사랑했지만 감히 인정할
우산도 없이 홀딱 젖은 채 서 있던 이는 바로 윤준호였다.그는 술을 적잖이 마신 것 같았다. 윤준호는 빨개진 눈으로 김아영을 바라봤다.앞으로 한 걸음 내딛으려던 윤준호는 멈칫했다. 자신이 가까이 다가가면 김아영이 또 도망갈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아영아, 나를 좀 돌아봐 주면 안 되겠냐?”윤준호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있었다.김아영은 점포 안에 서서 윤준호를 바라봤다.그러다가 우산 하나를 꺼내 밖으로 나가 윤준호에게 우산을 건네줬다.“윤준호, 나는 널 미워하지 않아. 하지만 다시 사랑하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까 가.”윤준호는 김아영이 건네준 우산을 꽉 잡았다. 빗물이 그의 턱을 타고 계속 아래로 떨어졌다.윤준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뗐다.“삼 황자께서 널 좋아한다는 거 안다. 나는 삼 황자를 이길 수 없다. 삼 황자만큼 많은 걸 주지 못하니 네가 삼 황자를 선택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래도 우리가 함께 지낸 세월이 있는데…”윤준호의 말을 듣던 김아영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삼 황자 덕분에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웠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혼자 잘 살 수 있다.”김아영은 그 말을 끝으로 점포 안으로 돌아갔다.윤준호는 빗속에서 김아영이 건네준 우산을 든 채 닫힌 문을 바라봤다. 그는 그렇게 비가 그칠 때까지 서 있었다. 날이 조금 밝아지고 나서야 윤준호는 발걸음을 돌렸다.그날 밤, 이성호가 점포에 들렀다.그는 탁자 오른쪽에 있는 고정석에 앉아 김아영이 건네준 찻잔을 들었지만 마시진 않았다.찻잔을 빙글빙글 돌리던 이성호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비를 쫄딱 맞아가면서 너한테 자기 마음을 고백한 이가 있었다며?”그 말을 들은 김아영은 고개도 들지 않고 주판을 보며 말했다.“소식이 참 빠르십니다.”“당연하지. 내가 네 점포 맞은편에 사람을 꽂았다.”이성호가 당당하게 말하자 김아영이 드디어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그 눈빛에 이성호는 조금 불편해졌는지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시더니
윤준호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이성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술잔을 들었지만 마시진 않았다.“전하, 요즘 바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리 연회까지 여시다니, 전하야말로 기분 좋은 일이 있나 봅니다.”윤준호가 그렇게 말하며 티 나지 않게 김아영 쪽을 바라봤다.“그리고 요즘 전하께서 제 부인과 자주 만나는 것 같던데 그 원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윤 장군님 부인이요?”그 말을 들은 이성호가 술잔을 내려놓았다. “윤 장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아영 아씨는 혼인한 적이 없는데 윤 장군 부인이라뇨?”이성호의 말을 들은 윤준호의 안색이 조금 변했다.그리고 그가 입을 떼려던 찰나, 옆에 있던 박우진이 갑자기 나섰다.“아영이와 윤 장군의 혼사는 낙인을 찍지 않았으니 전하께서 노여움을 푸십시오.”박우진의 말은 두 사람을 말리는 듯했지만 윤준호의 상처에 칼을 꽂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이성호는 박우진의 말을 듣더니 그를 보며 웃었다.“대사제는 잘 알고 있네요. 헌데 대사제는 무슨 신분으로 아영 낭자를 그리 친근하게 부르는 겁니까?”이성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했지만 박우진의 표정이 굳었다.부채를 잡고 있던 박우진의 손에 힘이 들어갔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자리에 있던 이들도 조용해졌다. 그들은 세 사람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옆에 앉아 있던 김아영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그녀는 그 누구도 보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아영은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이성호가 김아영 대신 할 말을 다 하고 상황을 정리해 줬기 때문이다.윤준호는 김아영을 바라보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듯했지만 결국 입을 열지 않았다.그리고 술잔을 들어 술을 들이켰다.박우진도 눈을 내리더니 더 이상 아무 말하지 않았다.그러자 이성호가 자신의 술잔에 술을 붓더니 옆에 있던 김아영의 찻잔에도 차를 부어줬다.“올해 새로 딴 차다. 맛보거라.”김아영은 차를 마시며 두 사람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연회는 해시가 되어서야 끝났다.이성호는 등롱을
윤준호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아영아, 사실 나는 진작부터 널 좋아했다.”하지만 김아영은 윤준호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용하려는 것도 아니고 널 어찌해보려는 것도 아니고 진심이다.”윤준호가 빨개진 눈으로 말을 이었다.그리고 자신이 처음에는 확실히 윤지혜를 위하여 김아영에게 접근한 사실부터 나중에 저도 모르게 마음을 동했지만 인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윤준호는 김아영의 마음속에 아직 박우진이 있을까 봐 걱정돼서 그녀를 사당에 가두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그리고 윤준호가 박우진에게 김아영이 어디에 있는지 봐달라고 했지만 박우진이 거절해서 자신이 박우진에게 사람을 붙여서 그녀가 경성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폐하에게 말을 하고 미리 돌아왔다는 사실까지 털어놨다.말을 잇던 윤준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지금 이런 얘기를 해봤자 늦었다는 거 안다. 그래도 얘기해 주고 싶었다.”조용히 윤준호의 말을 듣던 김아영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알겠습니다.”윤준호는 그런 김아영을 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결국 이 한마디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분노도, 질의도, 눈물도 없었다.심지어 김아영은 용서하겠다,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윤준호가 떠난 뒤, 김아영의 생활은 안정을 되찾았다.하지만 윤준호는 사라지지 않았다.그는 김아영의 점포 주위에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다.아무 말도 없었고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그저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했다.어떤 때는 김아영이 전에 즐겨 먹던 곶감을 점포 앞의 계단 위에 두고 사라지기도 했고 또 어떤 때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김아영에게 안부를 묻기도 했다.하지만 김아영은 그 어떠한 것도 받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곶감은 점포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나눠줬고 윤준호의 말을 전하러 온 자는 안으로 들이지도 않았다.며칠이 지나 점포에 또 다른 손님이 찾아왔다.전보다 야윈 박우진이 탁자 앞에 섰다.그는 별다른 말 없이 그저 향신료를 사겠다고 했다. 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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