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언제나 공평했다. 누구를 위해 멈춰 주지도, 누구를 위해 더 빨리 흘러가지도 않았다.사흘째 되는 날이 예정대로 찾아왔다.밖에서는 혼례 행렬이 들뜬 분위기 속에서 세자부로 향하고 있었다.저택 일을 관리하는 어멈은 아무리 찾아도 부인을 찾지 못하자, 급히 작은 마당으로 향했다.역시나 부인은 아직도 깊이 잠들어 있었다.온몸은 열로 달아올랐고, 얼굴은 온통 망가져 있었다.어멈은 한숨을 내쉬었다. 세자부의 경사에 세자빈이 빠질 수는 없었다.그녀는 억지로 채연을 일으켜 세자빈의 예복을 입히고, 머리 장식까지 모두 갖춰 씌웠다.예복 위에 줄지어 수놓은 꿩 문양이 고귀하고 화려했으며, 길게 늘어진 자락은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한 예복 적의 위에는 살이 뒤집히고 상처투성이가 된, 차마 보기 힘든 끔찍한 얼굴이었다.채연은 어멈이 하는 대로 가만히 몸을 맡겼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저항하지도 않았다.세상은 언제나 새 인연의 웃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버려진 이의 눈물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총애를 잃은 세자빈인 그녀는 결국 때마침 좋은 기회를 얻었을 뿐인 찻잎 따던 여인이었다.이제 얼굴마저 망가진 그녀는 그저 남의 손에 마음대로 휘둘리는 처지일 뿐이었다.상처를 치료할 약과 붕대조차 가질 수 없는 비참한 신세였다.채연은 억지로 끌려가며 대청으로 향했다. 그런데 세자빈의 자리에는 버젓이 돼지머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옆에 있던 시녀가 머뭇거리며 말했다."마마, 안화 낭자께서 방금 마마께 절하지 않겠다고 하셨고, 세자 저하께서... 허락하셨습니다..."채연은 돼지머리를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눈 두 개에 입 하나, 생김새도 곱구나. 나보다 훨씬 보기 좋으니, 잘됐구나. 정말 잘됐다..."시녀는 바닥에 무릎 꿇은 채 몸을 떨며 말했다."안화 낭자께서 또... 마마께서 피로 화합 경문을 아흔아홉 번 베껴 두 분께 복을 빌어야만 저택에 들어오겠다고 하셨고, 세자 저하께서도... 허락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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