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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왕자에게 팔려갔다
지옥의 왕자에게 팔려갔다
Author: Connie

Chapter 1

Author: Conni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8 01:22:58

“그들이 오고 있습니다, 폐하.”

게이야의 눈이 두려움으로 빛났다. 이마와 목을 따라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나는 식탁 상석에 앉아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눈은 두려움을 고스란히 외치고 있었다. 어린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많은 눈물이 눈에 고여 있어, 금방이라도 뺨을 타고 흘러내릴 것 같았다.

“게이야, 우리를 내버려 두거라.”

아버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움찔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런 그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두려운 걸까? 아니었다. 아버지는 절대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평생 수많은 전투를 치렀고 언제나 승리를 거두고 돌아왔다.

“예, 폐하.”

몇 초 후, 문이 닫히며 우리 네 사람만 남았다. 우리는 모두 끔찍한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누구도 접시 위의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문밖에서는 검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고통에 신음하는 남자들의 소리도 들렸다. 그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 냄새가 느껴졌다. 마치 그 피를 혀로 맛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저 무서워요, 아버지.”

나는 나일라를 올려다보았다. 눈물은 이미 그녀의 뺨을 타고 턱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녀를 위로해 주려는 듯 손을 뻗어 나일라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녀의 눈물은 계속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흘러내렸다.

“내가 너에게 두려워하는 법을 가르쳤더냐, 나일라?”

내 시선은 아버지가 앉아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는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아버지가 자신을 어떻게 사로잡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나는 늘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그 남자가 우리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냉혹한 왕으로 변한 것일까.

“아니요, 아버지.”

나일라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감히 아버지를 바라보지도 못했다. 우리 중 아버지를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나일라였다. 나는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열두 살짜리 아이였지만, 열두 살짜리 아이로 있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그녀가 고작 다섯 살이었을 때부터 검을 휘두르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녀가 다칠 때마다 울음을 그치라고 소리쳤다. 약해지지 말라고 했다. 그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다.

“상처는 아물지만, 네 존엄은 그렇지 않다.”

“레이라, 물 좀 가져오거라.”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버지는 모든 시녀들에게 우리를 내버려 두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나는 감히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다. 나는 식탁 반대편에 놓여 있던 커다란 나무 물병을 양손으로 집어 들었다.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너무 커서, 물이 그의 잔으로 쏟아지는 소리마저 묻혀버렸다. 나는 아버지와 아주 가까이 서 있었고, 그의 관자놀이에 맺힌 작은 물기를 볼 수 있었다.

땀이었다.

아버지는 결코 땀을 흘리지 않았다. 물론 전투 중일 때를 제외하고는. 훈련할 때조차 그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치렀던 수많은 전투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물병을 단단히 움켜쥔 채 손을 떨었다. 평생 내게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쳤던, 헤라 왕국 전체에서 가장 강한 남자인 나의 아버지가…… 두려워하고 있었다.

“때가 되었다.”

그는 내가 방금 물을 따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천천히 삼킨 뒤, 말을 이었다.

“데가르는 나와 네 어미를 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너희 둘까지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자인 만큼, 너희 둘을 전리품으로 삼아 자신의 왕국에 끌고 가 사람들 앞에 내세우겠지.”

그가 잔을 쥔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것이 튼튼한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면, 아버지의 분노에 찬 악력에 이미 부서졌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서로를 놓치지 마라. 언제나 서로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어라. 너희 둘은 함께할 때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강하다.”

이것이 나일라와 나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작별 인사였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 언제나 명령으로 가득하고 확신에 차 있던 그의 눈은 더 이상 그러하지 않았다.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감정을 그 안에서 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가 내게 여동생을 돌보는 책임을 맡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바쳐서라도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갑자기 문 반대편에서 들려오던 소음이 점점 더 커졌다.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함께 울려 퍼졌다. 심장이 더 크고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두 개의 거대한 나무문이 활짝 열렸다. 피투성이가 된 듯한 남자들이 검을 들고 행진해 들어왔다. 어머니는 즉시 나일라에게 손을 뻗었지만, 검을 든 남자들이 두 사람을 붙잡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는 목에 검을 겨눈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아. 내가 가족의 저녁 식사를 방해했나?”

나는 사악한 남자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데가르 왕.

그의 공포 통치에 대한 이야기는 먼 곳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 왼쪽 눈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있었다. 그는 섬뜩할 정도로 위험한 기운을 풍기는 무시무시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그에 대한 이야기들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었다면, 이제 모두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나…… 필립.”

그는 식탁 반대편에 서 있었다. 반대편에서 인질로 붙잡힌 아버지를 집요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내 가족을 살려줘라.”

목에 단단히 겨눠진 검 때문에 아버지의 말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조금 전 그의 눈에서 보았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확신했다.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아버지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좋은 사람으로서, 네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 전에…….”

그가 손을 휘두르자 부하들이 우리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아버지만 제외하고. 이번에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얼굴도 눈물로 젖어 있었다. 나는 그가 검을 뽑아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완전한 공포 속에서 지켜보았다. 그는 아버지 위에 서서 입가에 억지로 지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소름 끼치는 미소였다.

“네 소원을 들어주기 전에 네가 먼저 죽어야 할 것이다.”

아버지는 대답할 기회조차 없었다. 길고 차가운 금속의 날붙이가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났다.

아버지의 억눌린 신음.

어머니의 비명.

여동생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내 심장이 백만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

어머니는 자신을 붙잡고 있던 자의 손아귀에서 몸부림쳐 빠져나와, 옆으로 쓰러지는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그녀는 아버지 곁에 생겨나기 시작한 피웅덩이 속에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의 피로 만들어진 웅덩이였다.

그녀는 아버지의 머리를 받쳐 들고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울었다. 데가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의 입술에는 성취감에 가득 찬 미소가 번져 있었다.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뒤 지을 미소가 아니라, 메달을 따고 난 뒤 지어야 할 법한 미소였다.

그는 나를 구역질 나게 했다.

내 피가 끓어오르게 했다.

“계집애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자.”

그는 몸을 돌려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럼 저 여자는요?”

그가 몸을 돌렸고, 나도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어머니는 이제 죽은 남편 곁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를 오랫동안, 아주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동정도, 공감도 없이. 그저 무관심과 태연함만이 가득한 눈으로.

“죽여.”

그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왔고, 나는 공포에 질려 눈을 크게 떴다.

어머니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죽어 있었다.

나일라는 계속 소리를 지르고 울었지만, 나는 너무 무감각해져서 그 어느 것도 할 수 없었다. 남자들이 우리를 끌고 가는 동안 나는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얼굴이 눈물과 피로 뒤덮여 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고결하고 아름다웠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안팎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문에서 몇 미터쯤 떨어졌을 때, 나는 다시 한 번 검이 찔려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나일라는 내 품으로 달려들었다. 남자들이 우리를 문에서 더욱 멀리 끌고 가는 동안 그녀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울고 있었다.

이제 우리 둘뿐이었다.

우리가 눈이 내리는 바깥으로 나가자 차가운 공기가 거칠게 내 얼굴을 후려쳤다. 그제야 아버지가 했던 말의 의미가 분명하게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에게 추위는 포근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추위는 잔혹하다.”

그때서야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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