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혜는 전혀 두려움 없이 피식 웃을 뿐이다.“정말 인정해야 할 건 사쿠라 씨가 정말 멍청하다는 거예요. 설마 남자들이 얻지 못하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건 아니겠죠? 제가 오늘 죽는 순간 방호철 씨가 영원히 잊지 못하는 사람이 될 거고 사쿠라 씨한테는 더욱 기회가 주어지지 않겠죠.”오스카가 기괴하게 웃었다.“저희 일본 여자들은 남자의 심리를 연구하기 좋아하는데 그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 둘 것 같아요? 은혜 씨, 걱정하지 마세요. 영원히 잊어버리게 할 거니까요.”하은혜는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뭐 하시게요?”오스카는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더니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이거 흥분제인데 이걸 먹는 순간 성욕을 주체하지 못할 거예요. 이따 은혜 씨를 잘 모실 멋진 청년분들이 오실 거예요. 그러면 그 흉측한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퍼뜨릴 거예요. 당신의 보디가드인 변우진 씨가 발견하기도 전에 은혜 씨는 몰골이 말이 아닐걸요?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인터넷에 이런 동영상이 퍼지면 방 도련님이 그래도 좋아할 것 같아요?”오스카는 도자기 병을 옆에 있던 시녀한테 건넸다.시녀는 피식 웃더니 약을 하은혜의 입에 쑤셔 넣으려고 했다.하은혜는 철저히 당황하고 말았다. 그런 모욕을 당하는 건 죽기보다도 못한 짓이었다.“X발! 당신들은 정말 개보다도 못한 놈들이야!”“그러든가 말든가. 과연 어떤 치욕을 당할지 궁금하지 않아요?”오스카가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맘껏 즐기세요. 죽이지 않을 테니까. 끝나면 멱을 따서 기념품으로 일본에 가져갈 거예요.”이때, 오스카가 말했다.“도장님, 청년분들을 데려오세요.”오스카는 검을 거두고 촬영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하지만 밖에 있던 사람들은 그녀의 명령을 듣지 못했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바로 이때,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걸어들어오면서 오스카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사쿠라 씨가 직접 나서실 줄 알았는데 고작 부하가 왔네?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샤샥!아스카의 명령 없이도 세 명의 검을 든 여자들이 김예훈을 향해 덮쳤다.그리고 한 명은 하은혜를 인질로 삼으려고 하은혜한테 달려갔다.퍽! 퍽! 퍽!김예훈이 나서기도 전에 도포를 입은 한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이 여자들을 멀리 날려버렸다. 그녀들은 피까지 토해내면서 벌버둥 칠 힘조차 없었다.“웬 일본 놈들이 내 사찰안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여기가 어떤 곳이라고!”청현 도장이 법채를 휘두르자 풀린 실들이 일본 여자들의 머리를 관통했다.피바다에 누워있는 사람 중에는 방금 하은혜한테 길 안내했던 도장도 있었다.청현 도장이 아무리 김예훈의 상대가 아니라고 해도 이런 실력도 없는 사람들을 처리하기엔 식은 죽 먹기였다.마지막으로 그는 하은혜를 보호하려고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청현 도장에게 수표 하나를 건넸다.청현 사찰의 내부구조를 잘 알려면 청현 도장의 도움이 필요했다.청현 도장한테 무력이 먹힐지 몰라도 돈만 챙겨주면 협조해 줄 사람이었다.김예훈과 청현 도장의 거래에 아스카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청현 도장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다른 도장한테 접근했던 것이다.하지만 그래도 청현 도장이 개입할 줄은 몰랐다.아스카는 잠깐 생각하더니 청현도장을 주시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청현 도장님 되시죠? 저희 야마자키파 일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잘 협조해 주시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거로 해드리죠. 그러면 나중에 김예훈 씨가 드리는 액수의 두 배로 드릴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쳐다보자 청현 도장을 움찔하고 말았다.“이봐, 내가 돈에 넘어가는 사람으로 보여? 난 정의, 법과 도를 지키는 사람이야. 내가 김 회장님의 은혜를 입지 않았어도 너희들 편이 될 수 없어.”청현 도장의 정의로운 모습에 아스카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그러더니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김예훈, 청현 도장님이 편을 들어준다고 해서 우쭐대지 마!”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너희들 청현 도장님을 너무 쉽게 봤어!
짐승처럼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우는 아스카를 보고도 김예훈은 담담하기만 했다.“나랑 상대가 안 될 텐데? 정범아, 너의 실력을 보여줘.”오정범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빛에 살기를 품었다.어제저녁의 대결로 이미 실력이 레벌업된 상태였다.그는 허리춤에 있는 당도 손잡이를 잡더니 활처럼 앞으로 튕겨나가 어느샌가 아스카의 앞에 도착했다.“일반인 주제에 일본 검객 고수와 1:1로 붙어보겠다고? 죽고 싶어?”아스카는 콧방귀를 꼈다. 그녀는 이번에 부산에 파견된 고수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넘쳐났다.1:1로 붙으면 누구라도 때려눕힐 자신이 있었다.샤샥!아스카는 공기를 가르면서 오정범의 당도를 향해 검을 내밀었다.일본 검도는 멋보다 스피드와 정확성을 요구했다. 천하의 무술 중에 영원한 견고함이란 없으나, 오로지 속도만이 생명이라고 했다.만약 이대로 목에 검이 찔린다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검이 목에 닿으려던 순간, 오정범은 민첩하게 몸을 피하더니 오른손에 당도를 잡았다.바로 그의 최후 일격이었다!아스카는 순간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피할 새도 없이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풉!”이때 붉은 피가 그녀의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이 상황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말았다.야마자키파 고수라고 해도 그저 아무것도 아니었다....뒷짐을 쥐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변우진은 김예훈을 보자마자 멈칫하고 말았다.오늘이 하은혜를 자기 여자로 만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하은혜가 향을 올리다 말고 김예훈을 데려올 줄 몰랐다.조효임 역시 이 둘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하은혜는 별 설명도 없이 인사만 할 뿐 김예훈을 데리고 주차장으로 향했다.뒤에 있던 조효임과 변우진은 당황도 잠시, 따라서 주차장으로 향했다....“김 대표님, 죄송해요. 제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걸어가던 하은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이 어떻게 소식 듣고 달려왔는지는 몰랐지만 그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 장면을 보고 김예훈과 하은혜 두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지세도 가파른 이곳에 곧 비까지 올 상황에서 차량을 사용할 수 없다니.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김예훈은 빨간딱지를 유심히 보더니 말했다.“이거 청현 사찰 경비원이 한 짓이네요. 경비원 주제에 타이어에 자물쇠를 걸고 딱지까지 떼요? 몇 년이나 했길래 자신을 경찰이라고 착각하나 봐요!”김예훈은 청현 도장에게 전화하려다 그의 핸드폰 번호마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바로 이때, 경비복을 입은 3, 40대로 보이는 두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거들먹거리면서 걸어왔다.모자까지 비스듬히 걸쳐 쓰고 김예훈과 하은혜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거지를 만난 것처럼 가소롭기만 했다.하지만 하은혜를 본 순간 눈빛이 달려졌다.여신급 미모를 가진 그녀는 여느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보다도 예뻤다.이때 빡빡이 머리를 한 경비원이 다가오더니 하은혜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었다.“아가씨, 이 차 아가씨 거예요?”“네. 이 자물쇠 좀 풀어주세요. 저희 급한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이거 벌금 10만 원이니까 잘 부탁드릴게요.”하은혜는 별로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주머니에서 10만 원을 꺼내주었다.이에 빡빡이 머리 경비원이 피식 웃더니 하은혜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이봐요, 아가씨. 지금 이게 무슨 뜻이죠? 저희가 무슨 거지로 보여요? 고작 10만 원으로 저희를 쫓아내게요?”하은혜는 또 5만 원짜리 몇 장을 꺼내 그에게 던져주었다.“됐어요?”흩날리는 현금에 눈이 돌아갔지만 허리 굽혀 주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이때 빡빡이 머리 경비원이 냉랭하게 말했다.“아가씨, 아직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것 같은데 저희가 고작 벌금을 받아내겠다고 자물쇠를 걸어놓은 것 같아요? 경찰에 신고해도 아무도 뭐라 못해요. 알아요? 돈을 뿌리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어요?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내가 말해주는데 이 돈 당장 주워요! 그리고 반성하는 의미로 저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대단한데? 경비원 따위가 정말 무슨 경찰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해? 너희들이 그렇게 대단해?”빡빡이 머리 경비원이 무전기에 대고 이 상황을 알리자 어느샌가 열몇 명의 경비원이 나타났다.이들은 저마다 가소로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이때 달려오던 한 경비원이 김예훈을 삿대질하면서 말했다.“이봐, 내가 말해주는데. 이 주차장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인 거야!”“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걸어가 그의 뺨을 때렸다.쨕!거대한 뺨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저 멀리 날아가 한 자동차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자동차에서 경고음이 울렸다.김예훈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휴지로 손을 닦을 뿐이다.“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해? 겁도 없이.”차가운 눈빛, 싸늘한 말투에 앞장서던 빡빡이 머리 경비원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난 늘 이 구역의 에이스였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이때, 그의 손짓하나에 열몇 명의 경비원이 하나같이 삼단봉과 전기충격기를 꺼내 들고 미친 듯이 김예훈을 향해 덮쳤다.김예훈은 뒤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뺨을 때려 날려버렸다.쨕! 쨕! 쨕!찰진 소리와 함께 열몇 명의 경비원들은 저마다 얼굴을 감싸 쥔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그중에는 목에 쥐가 나 일어서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바로 이때, 저 멀리서 마침 이 장면을 지켜본 조효임과 변우진은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이 주차장에서까지 사람을 팰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곳은 청현 사찰이라 그 어떤 신도라고 해도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되었다.부잣집 도련님, 따님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향을 피우려면 이 경비원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했다.이 경비원들의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청현 도장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런 사람을 때렸다니...빡빡이 머리 경비원은 김예훈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또 무전기에 대고 열몇 명의 건장한 경비원을 불러왔다.이 외에도 몇몇 무술
바로 이때, 조효임이 정신 차리면서 소리쳤다.“김예훈, 그만해! 그만하라고! 이 경비원은 청현 도장님 친척분이시라고. 저분 몸에 손댔다간 큰일 나!”빡빡이 머리 경비원은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더니 눈을 파르르 떨면서 흥분했다.“맞아. 청현 도장님은 내 외삼촌이라고! 날 때릴 수 없을걸? 우리 외삼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아? 부산에서 천하무적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내 몸에 있는 털끝 하나 건드렸다간 우리 외삼촌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청현 도장은 부산에서 영향력이 엄청났기 때문에 이들이 이토록 무서운 것이 없었다.청현 도장의 친척이라고 하면 평소에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었는데 김예훈은 그의 신분을 알고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었다.빡빡이 머리 경비원은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뒤로 슬금슬금 물러서고 있었다.“뭐 하려고? 도대체 뭐 하려고!”쨕!김예훈은 그의 뺨을 때려 바닥에 눕히고는 발로 그의 가슴을 짓밟았다.“대단한 거 아니었어?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내가 너 가만히 놔두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저 멀리서 달려오던 조효임은 미처 김예훈을 말리지 못해 미쳐서 날뛰었다.“김예훈, 지금 무슨 짓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사고 치고 있는 거라고! 그것도 큰 사고! 은혜 씨, 얼른 김예훈 좀 말려요. 저분 정말 청현 도장님 친척분이시라고요!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요!”조효임은 정말 화가 난듯했다.‘김예훈이 미쳐서 날뛰는 것도 모자라 어떻게 은혜 씨도 분위기 파악을 못 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담담한 표정인 하은혜는 원래 김예훈한테 일을 크게 벌이지 말라고 말리고 싶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하은혜가 못 들은 척하자 조효임은 화가 더 치밀어올랐다.“김예훈! 그만 못해? 책임질 수 있겠어?”“그래?”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내가 책임질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지켜봐야겠네.”김예훈에게 손이 짓밟힌 경비원은 돼지 멱따는 소리를 냈다.이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의 악독스러움
김예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빡빡이 머리 경비원의 뺨을 수십 대나 때렸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발로 걷어차이는 바람에 그는 한참 동안 얼어서지도 못했다.이때, 드디어 달려온 조효임이 이 장면을 보고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김예훈, 내 말 우습게 들려? 내 말 안 들리냐고! 청현 도장님의 친척분을 건드리면 어떡해!”어느샌가 몰려온 구경꾼들은 김예훈이 평소에 거들먹거리던 경비원들을 교육시키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깨 고소해했다.청현 사찰은 외진 곳이라 주차장 자리가 많지 않았다.경비원들이 돈을 뜯어내고, 여자 신도들을 희롱하려고 일부러 주차장 자리를 줄이는 바람에 많은 신도들이 피해를 보았다.하지만 신성한 곳이라고 여겨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 일부러 못 본 척한 것이다.심지어 어떤 신도들은 이 경비원들에게 일 년에 몇백만 원을 바치기도 했다.그런 사람들이 맞아대는 걸 보니 환호할 뿐이다.바로 이때, 누군가 실성한 듯 소리쳤다.“큰일 났어요. 청현 도장님께서 아셨어요!”“오신대요?”“네?”“청현 도장님께서 정말 이곳에 오신대요?”“어떻게 이런 후진 곳을 오실 수가 있대요?”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움과 두려움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러다 김예훈을 불쌍하게 쳐다보았다.‘이런 사소한 일로 청현 도장님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좋은 꼴을 보지 못하겠군...’청현 도장의 천하무적이라는 타이틀은 괜히 붙여진 타이틀이 아니었다.밑에 제자들을 많이 두고 있는 청현 도장님을 건드렸다간 김예훈이 열 명이라도 꼼짝하지 못할 수 있었다.조효임이 두려운 마음에 중얼거렸다.“김예훈,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까 도망갈 생각하지 마! 어차피 도망가봤자 청현 도장님이 끝까지 쫓아가실 거야! 그냥 무릎 꿇고 용서 빌어. 다른 수 없을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 나는 절대 도망가지 않을 거니까.”김예훈은 휴지로 두 손을 닦을 뿐이다.“청현 도장님은 나한테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아야 할 거야.”김예훈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내가 청현 도장한테 너무 예의를 갖췄나?
“변우진?”“소문으로만 듣던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왜 이곳에 있는 거지?”“MZ한테 인기 많은 사람이잖아. 실력도 어마어마하다고 들었어!”변우진이라는 말에 주위가 떠들썩했다.그는 평소에 유명 플랫폼에 손으로 벽돌을 부수고, 가슴으로 대리석을 부수는 등 동영상을 업로드해 인기가 많았다.청현 도장이 두려웠던 조효임은 변우진이 나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혜 씨, 걱정하지 마세요. 지난번 사찰에서도 변 도련님께서 저희를 보호해 줬잖아요! 이번에 사고를 크게 저지르긴 했지만 청현 도장님께서 그래도 변 도련님 체면을 세워 드릴 거예요. 그런데 김예훈 저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죽든 살든 그냥 내버려 두죠 뭐!”조효임은 한껏 우쭐거리는 표정이었다. 변우진만 있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아무리 충고해봤자 듣지 않는 김예훈이 무슨 결말을 맞이하든 모두 자초한 짓이었다.“청현 도장님 오셨어요!”조효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청현 도장 일행이 이쪽으로 걸어왔다.앞장서던 청현 도장은 청색 도포를 입은 채 심상찮은 포스를 풍겼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뒷짐을 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청현 도장이 설명을 내놓기를 기다리는 눈치였다.사실 김예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청현 도장이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었다.청현 도장의 자존심이 짓밟힌 상황이었기 때문이다.변우진 같은 사람이 나선다고 해도 이대로 마무리될 분위기가 아니었다.조효임도 무의식결에 파르르 떨고 말았다.비록 변우진 실력이 대단하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해도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천하무적이라고 불리는 청현 도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일에서 직접 나선 적이 없었다.그렇게 그가 나서겠다고 하면 아무도 말릴 자가 없었다.아무리 변우진이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청현 도장을 꺾을 수가 없었다.조효임이 어이없다고 느끼는 것은 김예훈도 똑같이 뒷짐을 쥐고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오늘부터 골든 수비대는 김윤후가 책임져. 기존 책임자 김태빈은 안동 김씨 가문 집법부대에서 심문을 받아야 할 거야. 둘째,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별장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해. 내 명령을 어기면 무조건 처형할 거야. 셋째,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님이신 김예훈 씨는 지금부터 나의 귀한 손님이며 진주·밀양에서 나랑 동등한 신분을 누리게 될 거야. 김예훈 씨를 모욕하는 자는 곧 나를 모욕하는 것으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김승준은 말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도 김승준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김예훈은 자신이 그동안 진주·밀양에서 해온 일을 그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으로서 분명히 다 알고 있다고 믿었다.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으니 이건 사실 그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였다.그를 위해 우산을 들어주던 성지우는 이때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잘생긴 것 외에는 별 볼 것 없는 김예훈이 왜 수장님에게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다.하지만 평소에 명령을 잘 따르는 그녀는 이 순간에도 쓸데없는 말 없이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네.”김태빈은 ‘집법부대’라는 네 글자를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작은아버지, 저는 작은아버지 조카잖아요. 제가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 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작은아버지!”김승준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성지유의 손짓하나에 경호팀이 김태빈을 붙잡아 바로 헬리콥터 기내로 데려갔다.김태빈이 몰락하고 김윤후가 부상하면서 안동 김씨 가문에 거대한 파문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이로써 김예훈도 진주·밀양이라는 큰 무대에서 큰 부각을 나타내게 되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의 귀한 손님을 건드리면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했다.한마디로 김예훈은 김승준 덕에 빛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었다....김승준은 박연서의 방이
“네가 게임을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함께해주지. 여기 빼낸 총알 다섯 알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다섯 집안을 대표하는 동시에 너의 자존심을 지켜준 거나 다름없어. 마지막 한 알은 한 남자가 반드시 해야 할 책임을 뜻하고. 이제부터 벌어질 일은 네 운명에 달렸어.”김승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총으로 김태빈의 오른쪽 어깨에 겨냥했다.그리고는 태연하게 방아쇠를 당겼다.퍽.굉음과 함께 김태빈은 온몸이 흔들렸고, 거대한 힘에 휩쓸려 그래도 옆으로 날아갔다.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그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이를 꽉 깨물었다.‘첫 방에 맞다니. 정말 지지리도 운 없는 놈이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김승준을 쳐다보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이 능력도 있고 기개가 넘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것도 당연한 것이 만약 이 정도의 능력이 없었다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의 들끓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김태빈은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 손이 모두 망가져서 지렁이처럼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그의 부하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김태빈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예전에는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몇 마디 꾸중만 들었을 뿐이다.어차피 김승준은 자식이 없어서 조카들을 엄청나게 아꼈었다.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기껏 해 뺨이나 몇 대 때리고 발길질하는 정도였다.이 정도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후손들에겐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하지만 김태빈은 김승준이 직접 총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지을 오른팔을 망가뜨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에게는 인생의 큰 치욕일 뿐만 아니라 앞날의 미래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자기가 안동 가문 셋째 집안의 도련님이자 아버지가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 중의 한 명인데 말이다.김태빈은 김승준이 이렇게 하는 건 자기 아버지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
“네가 팀을 이끌고 별장을 포위하고, 수장 패쪽을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행동한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네가 절차대로 나한테 전화라도 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그랬다면 네 행동을 이해했을 거야. 좀 더 문명적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런데 넌 내가 골든 수비대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서 마음대로 행동하려 했어. 넌 내가 수년간 골든 수비대를 위해 쌓아온 명예를 짓밟으려는 거라고. 김태빈, 정말 실망이야.”김승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김태빈을 쳐다보았다.김태빈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망설이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골든 수비대 정예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무릎을 꿇었다.“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수장님께서 저희를 처벌해주세요.”김태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꺼풀이 떨렸다.그는 김승준 앞에 무릎 꿇으면 평생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때 김태빈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를 무시한 게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거미파 킬러를 잡으려는 거였어요. 다른 킬러가 진주에 숨어있다가 저희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을 노릴까 봐 두려웠다고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서 급한 마음에 그런 거라고요. 제가 한 행동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바로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한테도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께서 불편하셨다면 제 뺨을 때려도 좋아요. 절대 피하지 않을게요.”김태빈은 말하면서 일부러 부러진 왼손과 뺨 자국이 나 있는 얼굴을 드러내며 얼마나 억울했는지를 말없이 호소하는 듯했다.그는 일부러 뒤로 한 발짝 물러나는 척했다.김승준이 조금이라도 물러서거나 이 일을 이대로 너머길 기미만 보여도 김태빈은 그 틈을 타서 김예훈을 한 방에 밟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김승준이 왜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왔는지 김예훈은 대충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만약 김태빈이 아직도 예전 방식대로 김승준을 속이려 한다면
골든 수비대든, 별장 경호원이나 하인들이든 이 순간 본능적으로 고개부터 숙였다.늘 거칠고 포악스럽던 김태빈도 김승준 앞에서는 갑자기 자기가 광대처럼 느껴져 너무나 우스꽝스럽고 무식해 보였다.그의 광기는 이 남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잠시 후, 거의 모든 사람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수장님.”오직 김예훈만은 인사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을 바라보았다.김승준이 이번에 돌아온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예훈은 이제는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박연서에게 억울함을 뒤집어씌운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었다.김예훈은 이참에 힘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김예훈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김태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얼굴을 감싼 채 김승준 앞에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작은아버지.”이 순간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친척관계를 이용해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김승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골든 수비대에 특수 권한을 부여한 건 나야. 사정이 급할 때 권한을 임시로 행사하는 것도,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침입한 것도 이해해. 그리고 내 수장 패쪽을 망가뜨린 것도 난 네 책임을 따지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난 항상 골든 수비대를 늘 지지해왔고, 골든 수비대가 있어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똘똘히 뭉칠 수 있었어. 그런데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별장을 장악하고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사람을 죽이려 한 건 내 아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내가 오늘 안 돌아왔으면 너의 작은 어머니도 죽였겠네?”말하는 사이 김승준은 김태빈의 턱을 잡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어르신 생신이 지나면 김현민이 바로 수장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래서 내가 만만해 보였어?”“작은아버지, 그럴 리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작은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그냥 오늘 급하게 움직여야
김태빈은 얼굴을 감싸주니 채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김예훈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보다 더 잔인한 사람을 마주하자니 정말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심정이었다.김태빈은 마음속으로 이미 겁을 먹었지만 그동안 잘난 척한 것을 생각하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애원할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면 골든 수비대가 진주·밀양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기회 한번 더 줄게.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사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목숨을 내놔야 할 거야.”김예훈은 태연하게 김태빈의 운명을 선고해버렸다.김태빈이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오른손을 부러뜨리려 할 때, 하늘에서 갑자기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곧이어 열 대의 검은 물체가 굉음을 내며 접근했다.이것은 무장 헬리콥터로 멀리서부터 바다를 가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무장 헬리콥터들은 이내 별장 꼭대기에 도착했다.이때 거대한 총이 헬리콥터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와 현장에 있는 모든 골든 수비대 정예들을 조준했다.곧이어 무심한 듯한 목소리가 공중에서 흘러나왔다.“여기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 경호팀. 이곳은 우리가 접수했으니 총 내려놔.”얼굴을 감싸고 있던 김태빈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확 변했다.‘이제 끝장이야.’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둘씩 맥이 풀려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들은 진주·밀양을 누비고 다니면서 모든 사람을 짓밟고 다녔지만 수장 경호팀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굴지 못했다.김윤후가 본능적으로 말했다.“수장님께서 돌아오셨어.”김예훈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부대를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승준이라는 사람이 참 재미있네. 천군만마를 이끌고 외국에서 돌아온 거야? 뭐 하러 온 거지?’김예훈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 헬리콥터들이 차례로 내려와 별장 한가운데에 멈췄다.총구로 골든 수비대를 겨누고
거침없던 김태빈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겁먹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김태빈 역시도 자기가 충분히 미친 줄 알았는데 김예훈이 자기보다는 훨씬 더 미친 사람일 줄 몰랐다.엄마를 크게 부르는 김태빈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도무지 반응할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태빈의 진짜 얼굴인가?’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폭탄이 안 터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왜 안 터진 거지? 총을 쏘면 다 같이 죽는 거 아니었어?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김태빈은 얼굴이 갑자기 굳어버리더니 이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늘 목숨으로 사람을 협박하던 김태빈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며불며 엄마를 부를 줄이야...이 순간 김태빈은 차라리 맹승현처럼 겁에 질려 울고 싶었다.장내 한복판.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총을 보면서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총알이 어디 걸렸나? 보니까 다들 운이 좋나 봐요.”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다시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총을 겨누더니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철컥. 철컥. 철컥.소리만 날 뿐 총알은 튕겨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어디 걸렸던 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김예훈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었다.담담한 목소리, 거침없은 행동에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들이 평소에 아무리 거만하고 대단할지라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김태빈이 엄마를 찾은 것으로 이미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골든 수비대는 오늘부터 진주·밀양에서 하나의 큰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재미없어. 총을 바꿔서 계속 놀아볼까?”김예훈은 고장 난 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손을 툭툭 털면서 김태빈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손을 뻗어 김태빈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내려 했다.방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김태빈은 창백해진 얼굴로 본능적으로 피하려 했다.거의 죽을 뻔한 사람만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이 순간 김태빈은 진짜 두려워하고 있었다.“왜? 넌 골든 수
철컥.네 번째도 여전히 헛발이었지만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가 이번에 총을 쏠 때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다른 골든 수비대 정예들도 하나같이 눈꺼풀이 떨릴 정도였다.앞선 세 발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나머지 세 발은 한 발 한 발 지옥문을 드나드는 것과 같았다.김윤후는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져서 골든 수비대 정예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빼앗으려다 간신히 참았다.그는 상대가 한순간 흥분해서 방아쇠를 여러 번 당길까 봐 두려웠다.죽음의 먹구름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뒤덮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때 김태빈이 피식 웃더니 몸을 비틀며 말했다.“김예훈,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다음번엔 다 같이 죽을지도 몰라.”“그래?”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몸에 폭탄을 달고 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은 재빨리 총을 낚아챘다.“이런 제기랄!”김태빈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를 힐끔 보더니 총을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겨눴다.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태빈, 네가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한다면 내가 계속 놀아주지. 이 총에는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남아있어. 이번에 다 같이 죽을지, 아니면 다음에 다 같이 죽을지 선택권은 내 손에 있어.”김예훈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무릎 꿇고 사모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아니면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김태빈은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감히 그럴 용기가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내륙에서 온 놈들은 하나같이 죽기 두려워하는 겁쟁이들이지. 능력 있으면 쏴보든가. 총을 안 쏘면 넌 벌레보다도 못한 놈이야. 너...”철컥.김태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예훈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이 순간, 김태빈을 포함한 골든 수비대 정예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하얗게 질렸다.거만하기만 하던 김태빈은 아예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악!”비록 헛발이었지만 사람들 대부분 놀라 비명을 질렀다.김태빈이 너무 독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치 동반 자살하겠다는 사람처럼 오싹함을 자아냈다.누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은 다시 흉측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피융.몸에 폭탄이 묶여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이번에도 역시 헛발이었지만 별장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모두가 골든 수비대의 광기에 압도되어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자기 행동 때문에 김태빈이 자극받아 다 같이 죽으려할까 봐 겁났다.김윤후가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도련님! 그만 하세요. 사모님께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세요.”“하하하하. 그때가 되면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저승길에서 다 같이 만날 건데 감당은 무슨. 그렇게 대단하면 지옥에 내려가서 나를 한 번 더 죽여보든가.”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태빈은 미친 듯이 웃더니 자기 오른손을 밟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어디 한번 날 죽여봐. 그럴만한 능력 없으면 날 놓고 무릎이나 꿇어. 아니면 내가 명령하는 순간 쟤가 또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 다음번에는 실탄일지 아닐지 아무도 몰라. 다 같이 죽을 수도 있고. 어때? 스릴이 넘치지? 장난 아니지?”김태빈은 배를 끌어안으면서 웃었다.“내 뺨을 때리고 납치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해? 내가 맹승현처럼 부실한 놈으로 보였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피바다에서 살아남은 놈이야. 나한테 협박 같은 건 먹히지 않아. 기껏 해 다 같이 죽으면 되니까.”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딱.운 좋게도 역시나 헛방이지만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겁에 질려 온몸이 나른해졌다.앞에 헛방이 많을수록 뒤쪽으로 가면서 실탄일 확률이 더 높았다.운이 좋아서 앞으로 두 발 연속으로 헛방이라 해도 마지막 한 발은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창피한 줄 알아.”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날뛰는 김태빈을 바
이 순간 살기도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모든 이들은 살기로 가득 차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김태빈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었다.이어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김 세자, 집법부대 당주, 대단한데?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내가 봤을 땐 넌 내 손이나 부러뜨릴 용기밖에 없어. 나를 죽이지는 못하겠지. 이게 뭘 설명하는지 알아? 너도 결국엔 겁먹은 거지. 넌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능력 있으면 지금 당장 나를 밟아 죽여봐. 아니면 내가 너를 죽이고 범인을 데려갈 거니까. 어디 한번 해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김태빈은 말을 마치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왼손이 분명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흥분제를 복용한 듯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예훈은 그런 그를 보면서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미친 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에도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맹승현도 이런 기질을 타고났으나 김태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을 수년간 굳건히 지켜온 것을 보면 이런 인재가 나타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다음 순간, 김예훈은 왼발로 김태빈의 오른쪽 손목을 짓밟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있는 한 아무도 범인을 데려가지 못해. 그리고 너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오른쪽 손목도 부러뜨릴 거야. 절세 총잡이라면서? 명사수라면서? 손이 부러졌는데 언제까지 잘난 척하는지 지켜볼 거야.”“오른쪽 손목마저 부러뜨리겠다고?”김태빈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김예훈, 그렇게 했다간 어떻게 되는지 너도 잘 알 거야. 난 너와 함께 죽을 거거든. 그렇게 대단하면 지금 바로 나를 죽여보든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 내가 봐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명령하는 대로 총격전이 벌어지면 너는 물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목숨을 잃을 거야. 이 많은 사람이 나를 따라 죽겠다는데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지.”김예훈이 어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