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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0화

Author: 낭아감자
간단히 말해서 김석천은 김태빈이 이번 일로 인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 버림받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

김현민이 계획에 실패하자 이제는 감성팔이를 할 작정이었다.

“김예훈 씨, 제가 이런 제안을 하는 것도 사모님 앞에서 김예훈 씨가 난처해질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랑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무신 급 실력자에 도달할 만한 기회가 주어진 거잖아요. 그냥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에요. 이런 기회는 놓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요.”

김예훈은 피식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고 마지막 쟁반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마지막 이건 또 뭔데요?”

비장의 카드는 반드시 마지막에 오픈하는 법이다.

김예훈은 김석천이 과연 어떤 물건을 내놓으면서 자신에게 요구할지 궁금했다.

“10% 주식 양도 계약서예요.”

김석천은 직접 마지막 천을 걷어내고 계약서를 김예훈한테 보여주었다.

“진주에서 제일 큰 10대 상장 회사 주식인데 이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진주에서 바로 최상위에 오를 수도 있어요. 그러면 김예훈 씨가 진주 5대 도련님이 되는 거죠.”

김예훈이 참지 못하고 손뼉을 치며 말했다.

“정말 손이 크시네요. 이 주식들을 모두 합치면 그 가치는 아마 2조 원은 될 텐데요. 그런데 이 많은 걸 받고 제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주 간단해요.”

김석천이 웃으며 말했다.

“저한테 십 년 전 그 사건의 증거가 있는데 저희 집안을 제외한 다른 집안에서 모두 그 사건에 개입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만한 증거거든요. 절대 제 손에서 공개되면 안 되는데 김예훈 씨가 이걸 자연스럽게 승준이한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일이 성사되면 김예훈 씨는 바로 진주 5대 도련님이 되는 거예요.”

김예훈은 멈칫하다 곧바로 이 말의 뜻을 깨달았다.

‘김태빈을 수장 자리에 앉힐 생각인가 보네. 이 증거가 사모님한테 흘러 들어가면 첫 번째 집안과 네 번째 집안에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질 거야. 김석천의 목적은 바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완전히 혼란에 빠뜨리는 거겠지. 그래야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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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02화

    김예훈은 핸드폰을 건네받아 잠시 살펴본 뒤 웃으며 말했다.“어르신께서는 이익을 위해 딸까지 팔아넘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놀랍네요. 저를 사위로 들이고 싶다고요? 제가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는 둘째치고 저를 이용하고 나면 결국엔 내팽개칠 거잖아요. 이런 거로 제 입을 막으려는 건 아마 방금 생각해낸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해요. 어르신 따님도 방금 이용당한 거 모르실 거 아니에요. 재벌가가 정 없다는 말을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알 것 같네요.”퍽.김예훈은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는 다리를 꼬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르신께서 제시한 조건은 꽤 괜찮지만 저는 비열한 인간과 손잡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거절할게요.”퍽.김석천은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김예훈 씨, 정말 실망이네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랑 친해지려고 안달인데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제 딸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데 제가 거들떠보지도 않은 거 알아요? 어렵게 출세할 기회를 주려고 하는데 이런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나를 함부로 모욕하다니.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김석천이 말하는 동안, 단발머리의 비서와 보디가드들은 김예훈을 바보 보듯이 쳐다보고 있었다.그들은 김예훈이 정말 자기 분수를 모른다고 생각했다.‘복이 앞에 떡하니 놓였는데. 이대로 거절한다고?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네.’“지나치다고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사실 더 한 일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오늘 있었던 일을 전부 사모님께 알린다든가. 옮고 그름은 사모님과 수장님께서 알아서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믿어요.”“네가 감히?”김석천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김예훈,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이 건물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이렇게 된 이상 계속 착한 척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이 순간 김석천은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담담하게 말했다.“왜요? 여기 있는 사람들로 저를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

  • 지존 사위   제2801화

    “아, 맞다. 듣기로는 양상철 손녀와도 아주 친하다면서요? 그런데 김예훈 씨 현재 신분으로는 무신 손녀와 만날 자격이 없을 거예요. 진주 5대 도련님만 된다면 신분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이 세상에 자기 힘으로 진주 5대 도련님이 된 남자를 거절한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이 순간 김석천의 표정은 한없이 온화했다.마치 이 세계에서 오직 그만이 김예훈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낼 수 있다는 표정이었다.김예훈은 그가 제시한 조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세 살짜리 아이한테는 먹히겠지만 저를 속이려면 좀 어려울 텐데요? 비록 저는 이런 음모와 계략을 좋아하지 않지만 진주 5대 도련님을 시켜주겠다는 것도,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는 것도 저를 속이기 위해 찾은 핑계라는 걸 알고 있어요. 제가 정말 사모님께 소식을 전해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혼란을 가져다줘서 아드님이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어르신께서는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진주 5대 도련님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마 저를 죽여버리는 거겠죠. 결국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인 거잖아요. 그리고 저를 믿지도 않을 거고요. 제가 이 비밀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죽여야만 안심이 되는 거 아니겠어요?”김예훈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태연하게 말하자 김석천은 멈칫하다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김예훈이 이렇게 젊은 나이에 멀리 내다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재벌가의 행동 방식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대단하네.’김석천은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시가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빨아들이면서 말했다.“김예훈 씨, 저를 너무 안 좋게 보는 거 아니에요? 이건 저를 무책임한 사람으로 보는 거잖아요. 비록 제 아들이 출세하기를 바라고, 돈과 권력을 좋아하지만 저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에요. 저는 사업가로서 거래할 뿐이에요. 싸우고 죽이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럴만한 용기도 없고요

  • 지존 사위   제2800화

    간단히 말해서 김석천은 김태빈이 이번 일로 인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 버림받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김현민이 계획에 실패하자 이제는 감성팔이를 할 작정이었다.“김예훈 씨, 제가 이런 제안을 하는 것도 사모님 앞에서 김예훈 씨가 난처해질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랑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무신 급 실력자에 도달할 만한 기회가 주어진 거잖아요. 그냥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에요. 이런 기회는 놓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요.”김예훈은 피식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고 마지막 쟁반을 쳐다보았다.“그러면 마지막 이건 또 뭔데요?”비장의 카드는 반드시 마지막에 오픈하는 법이다.김예훈은 김석천이 과연 어떤 물건을 내놓으면서 자신에게 요구할지 궁금했다.“10% 주식 양도 계약서예요.”김석천은 직접 마지막 천을 걷어내고 계약서를 김예훈한테 보여주었다.“진주에서 제일 큰 10대 상장 회사 주식인데 이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진주에서 바로 최상위에 오를 수도 있어요. 그러면 김예훈 씨가 진주 5대 도련님이 되는 거죠.”김예훈이 참지 못하고 손뼉을 치며 말했다.“정말 손이 크시네요. 이 주식들을 모두 합치면 그 가치는 아마 2조 원은 될 텐데요. 그런데 이 많은 걸 받고 제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모르겠네요.”“아주 간단해요.”김석천이 웃으며 말했다.“저한테 십 년 전 그 사건의 증거가 있는데 저희 집안을 제외한 다른 집안에서 모두 그 사건에 개입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만한 증거거든요. 절대 제 손에서 공개되면 안 되는데 김예훈 씨가 이걸 자연스럽게 승준이한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일이 성사되면 김예훈 씨는 바로 진주 5대 도련님이 되는 거예요.”김예훈은 멈칫하다 곧바로 이 말의 뜻을 깨달았다.‘김태빈을 수장 자리에 앉힐 생각인가 보네. 이 증거가 사모님한테 흘러 들어가면 첫 번째 집안과 네 번째 집안에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질 거야. 김석천의 목적은 바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완전히 혼란에 빠뜨리는 거겠지. 그래야 자기

  • 지존 사위   제2799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왜요? 오늘 저한테 인생 교육을 해주려고 부르셨어요? 겸손하게 살라고?”김예훈의 차가운 말투에 김석천은 소파에 기대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내륙 출신에 남양인한테 의지하는 장병급 실력자인 주제에. 주제 파악도 못 하고 자기가 정말 대단한 줄 알고 있나 봐.’재빨리 판단이 선 김석천은 손가락을 튕겼다.곧 문이 활짝 열리면서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보디가드가 각자 쟁반 하나씩 들고 들어왔다.김석천이 김예훈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김예훈 씨를 부른 것은 인생 교육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복수하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저희 각자한테 좋은 일 하는 거 어때요?”이때 김석천의 손짓 하나에 첫 번째 보디가드가 나무 쟁반 위의 붉은 천을 걷어 올리자 거의 부패한 두루마리 책이 나타났다.“이건 무술 성지에서 구해온 수련 비법이에요. 절반밖에 없긴 해도 김예훈 씨가 무신 급 실력자가 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예요. 제 성의를 담은 첫 만남 선물이니 김예훈 씨가 부디 사양하지 말고 받았으면 좋겠어요.”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보디가드가 무심한 표정으로 나무 쟁반을 김예훈 앞에 내려놓았다.김예훈은 큰손 김석천의 행동에 감탄했다.비록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5대 문호 중에서는 최하위일지라도 그들의 재산은 평범한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걸 첫 만난 선물로 주시다뇨. 손이 너무 크신 거 아니에요?”김석천이 웃으며 말했다.“각자한테 좋은 일을 하는 거잖아요.”이때 또 그의 손짓하나에 두 번때 나무 쟁반이 열리면서 부동산 계약서가 모습을 드러냈다.김석천은 부동산 계약서를 쥐고 잠시 망설이다 그제야 김예훈 앞에 내려놓았다.김예훈이 계약서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공짜로 저한테 주는 것은 아니잖아요.”“역시 말이 잘 통하네요.”김석천은 김예훈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이게 무엇인지 일단 설명부터 해드릴게요. 오륜 사찰과 가까운 별장인데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이

  • 지존 사위   제2798화

    그는 바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셋째 집안의 김석천이었다.사무실에서 나온 김석천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잠시 바라본 뒤 조용히 말했다.“김예훈 씨 맞죠? 정말 대단한 사람이던데요?”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계속해서 시가를 만지작거렸다.“과찬이시네요. 저 같은 사람은 어르신 앞에서 거들먹거릴 자격도 없는 거죠. 이런 칭찬에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김석천은 김예훈이 이렇게 날카로운 인물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곧 그는 시선을 거두고 김예훈 맞은편에 앉아 그를 아래위로 훑었다.“젊은 나이에 경기도 김 세자는 물론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가 되다니. 저는 김예훈 씨 나이였을 때 이런 성과를 이루지 못했어요. 젊은이들 중에서는 뛰어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최소한 제 불효자보다는 훨씬 뛰어나잖아요.”‘불효자’라는 단어에 김예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김예훈 씨에 관해서 많은 소문도 들었어요.”김석천은 비서로 보이는 그녀를 내보내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예를 들어 그날 미야다 신노스케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남양 무신 양상철이 현장을 진압해줘서 가능했던 거라고요.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것도 나중에 조사해 보니 양상철이 그 현장에 있었다면서요? 그래서 정말 궁금하네요. 김예훈 씨가 충분히 강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양상철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그렇게 대담해진 건지요.”김석천은 이 말을 하면서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응시하며 마치 그의 내면과 모든 심리적 방어를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어르신께서는 못 하는 것이 없는 분인 것 같은데 한번 맞춰보세요.”김석천이 담담하게 말했다.“저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예로부터 5대 문호 중의 하나였어요. 저는 수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견문이 있는 사람이에요. 젊은 무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드문 존재라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

  • 지존 사위   제2797화

    별장을 벗어나면서 김예훈의 표정은 태연하기만 했다.그는 이 말이 김승준에게는 엄청난 충격임을 알고 있었다.아마도 김승준은 김청미를 수장 자리에 올릴지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김승준이 결심한 내린다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날에 분명 볼거리가 생길 것이 뻔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에 관심이 없던 김예훈 조차도 박연서에게 초대장을 한 장 얻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이런 구경거리는 아무 데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김예훈이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차 번호가 없는 토요타 알파드 한 대가 갑자기 그의 곁에 멈추어 섰다.곧이어 뒷문이 열리고, 제복을 입은 차가운 표정의 단발머리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태블릿을 들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김예훈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다.그녀는 사진과 실물을 비교한 뒤,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 씨 맞으시죠? 대표님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저랑 함께 이동하시죠.”“대표님이요?”김예훈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옷에 진 주름을 보니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자신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어떤 대표님을 말씀하시는 거예요?”그녀가 천천히 말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셋째 어르신인 김석천 대표님이요.”“김석천 대표님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셋째 집안의 어르신이자 김태빈의 아버지?”김예훈은 꽤 놀라며 말했다.“지금 저를 죽이고 싶을 텐데 왜 저를 만나자고 하는 거죠? 이 기회에 저를 죽이려는 건 아니죠?”그녀는 살짝 움찔하더니 조용히 말했다.“다른 의도는 없어요. 그냥 차 한잔 대접하고 싶으시대요.”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무 이유 없이 만날 일은 없을 텐데요. 그런데 오히려 궁금하네요. 이 중요한 순간에 저를 만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길을 안내하시죠.”김예훈은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이미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에 개입한 이상 결국 이 가

  • 지존 사위   제2796화

    “저요?”김예훈은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수장님께서는 저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거예요? 아니면 저를 테스트하려는 거예요?”김승준이 흥미롭게 말했다.“정말 가르침을 청하면 어떻고. 또 테스트하면 어떤데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가르침을 청하는 거라면 저는 상대방을 사지에 몰아넣고 살아남았을 거예요. 단순히 테스트하려는 거라면 저는 현 상태를 유지하라고 말씀드렸을 거예요. 다만 제가 말하는 이 길은 한순간의 실수로 끝이 안 좋을 수도 있어요. 물론 수장님께서는 안동 김씨 가문 전체를 컨트롤할만한 큰 결단력과 강력한 힘을 쥐고 있어서 무엇을 하든 다 옳은 선택이겠지만요.”“사지에 몰아넣고 살아남는다? 짧고 굵게?”김승준이 혼자 중얼거렸다.그에게 김현민 일행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 뼛속 깊이 스며든 암과도 같은 존재였다.만약 이 암을 제거하려 한다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분열될 수도 있고, 또한 그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 암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간신히 버티다가 결국 몰락할 가능성도 있었다.안타깝게도 김승준 같은 영웅조차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오늘 김예훈의 말이 그를 정신 차리게 했다.계속 시간을 끄는 것보다 짧고 굵게 해결하는 것이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제가 상대방을 사지에 몰아넣고 저만 살아남겠다고 한다면 김예훈 씨가 저를 도와줄 건가요?”김승준은 기대에 찬 눈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집안일에 제가 끼어드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아니요. 김예훈 씨는 경기도 김 세자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기도 하잖아요. 김예훈 씨가 원한다면 심지어 직접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김승준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박연서가 거실에서 나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김 도련님께서 수장 자리에 오르길 원한다면 저 박연서는 무조건 전폭적으로 지지할 거예요.”박연서의

  • 지존 사위   제2795화

    김예훈은 잠시 침묵한 뒤 조용히 말했다.“사실 한 가지 의문이 있었어요. 수장님께서는 아직 젊으셔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몇십 년은 충분히 더 이끌 수 있을 텐데 왜 사람들이 빨리 물러나길 바라는 거예요?”김승준은 멈칫하더니 이내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 씨, 역사에 대해 좀 아시나요?”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김승준이 웃으며 말했다.“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옷매무새를 바로잡을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알 수 있는 거죠. 요즘 젊은이들은 쾌락에 빠져서 저희 세대와는 다르게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이야기를 하던 중 김승준은 잠시 고민에 빠진 듯 잠시 후 조용히 말했다.“김예훈 씨가 역사에 대해 알고 있다면 가장 번성했던 시기의 세 황제에 대해 아실 거예요.”김예훈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개국 군주는 넘어가고. 나머지 두 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두 번째 황제는 현명한 분이셨고, 마지막 황제는 한 나라의 마지막 기운을 다 소모했죠. 하지만 두 번째 황제의 재위 기간은 겨우 13년에 불과했고, 마지막 황제는 무려 60년 동안 재위했었죠. 그 이유에 대해 혹시 알고 있어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까다로우면 따르는 사람이 없듯이 현명한 군주는 실수를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거예요. 따라서 아래 사람들은 당연히 그가 퇴위하기를 바랐을 거고요. 어리석은 군주는 설령 통치 능력이 부족하다 해도 그 아래 사람들은 밑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어서 그가 하루빨리 권력을 잡기를 바랐을 것이고, 또 그가 오래 재위하기를 바랐다고 봐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오직 현명한 군주만이 한 나라와 한 가정을 오래도록 평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거예요. 어리석은 군주 밑에서는 비록 이득을 볼 수 있었지만 멸종 시기는 결국 멀지 않을 수밖에 없어요.”김승준은 흐뭇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 지존 사위   제2794화

    미식가인 김예훈 조차도 참지 못하고 감탄할 정도였다.“정말 훌륭한 솜씨네요.”물을 마시던 김승준은 이때야 고개를 들어 김예훈을 바라보면서 웃으며 말했다.“집에서 직접 만든 반찬인데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요.”김예훈은 멈칫하더니 시선은 다시 앞에 놓인 깍두기 접시로 향했다.조각마다 크기가 균일했고, 색감 또한 완벽했다. 겉보기에는 무심한 듯한 플레이팅이었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느낄 수 있었다.정말 대단한 솜씨였다.김승준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으로서 아마 수십 년간 수련을 쌓았을 것이다.그가 일부러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음식솜씨만으로 최소한 무신 급임을 알 수 있었다.게다가 김현민처럼 약의 힘을 빌려 무신이 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무신이었다.김예훈이 김승준의 실력을 연구하고 있을 때, 김승준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김예훈 씨는 경기도 김 세자이자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시죠? 젊은 나이에 이런 신분을 가지고 있으니 사실 이미 상위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김예훈은 김승준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를 몰랐지만 그래도 웃으며 대답했다.“아닙니다. 과찬이십니다.”“겸손하기까지 하네요.”심승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사실 어제저녁 김예훈 씨 이력서를 받아보게 되었거든요. Q 그룹을 직접 세우고 김씨 가문에게 배신당했지만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았더군요. 이일매, 김병욱도 만만치 않은 사람인데 결국 진주에서 쫓겨났더라고요. 제가 듣기로는 이일매가 지금 김예훈 씨 이름만 들어도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가 되어 미야다 신노스케를 살해하고, 아마미네 토시로를 대한민국에서 쫓아내기까지. 평범한 사람은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에요.”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서는 칭찬하려고 저를 이 자리에 초대하신 건가요?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김승준이 진지하게 말했다.“칭찬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탄하는 거예요. 동시에 사과의 뜻도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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