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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작가: 낭아감자
별장에 도착한 정씨 어르신은 바로 선우 가문과 협력한 일을 정지용에게 알렸다.

  동시에 정씨 어르신은 다소 사려 깊은 표정을 짓고 말했다. "지용아, 이번 협력은 아마 선우정아가 직접 주도할 가능성이 높으니 기회를 잡아야 한다. 만약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그녀를 잡을 수 있다면, 네가 선우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할아버지는 동의할 것이다!"

  정지용은 어리둥절했다. 할아버지는 항상 자신을 가장 예뻐해주셨는데, 어떻게 자신을 데릴 사위를 하라고 할까? 나를 포기하는 것인가?

  정지용의 속셈을 알아차린 듯 정씨 어르신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용아, 안심하거라. 설령 네가 선우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정씨 가문은 여전히 네 것이니 걱정하지 마!"

  "선우정아의 일은 네가 가서 해봐. 선우정아가 선우 가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들었어. 만약 잡을 수 있다면, 설령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나중에 그녀가 자리에 오르면 네가 실권을 차지하면 돼!"

  "조만간 선우 가문을 정씨 가문으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정지용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정씨 어르신이 이렇게 깊이 그리고 멀리 생각할 줄은 몰랐다.

"할아버지,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걱정마세요. 제가 반드시 이 일을 잘 해낼 거예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정지용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만약 단지 프로젝트만 한다면, 그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여자 꼬시는 일만큼은 잘한다.

  선우정아가 인간 속세를 초월한 모습을 보니 분명 남자 친구가 없다. 이런 여자는 마음만 얻으면 그녀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정씨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 일에서 좀 잘 해냈으면 좋겠다. 이 일을 잘 해낸다면 대표 자리를 너에게 넘겨주마!"

  이 말은 정말 웃겼다. 뻔뻔스럽게 선우정아를 잡으면 잘 해내는 거라니?

  ......

  정씨 회사에서.

  김예훈은 모처럼 정씨 회사에 왔으며 그가 정민아 사무실에 왔을 때 그녀가 여전히 책상에서 일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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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14화

    김청미는 한참 동안 김예훈을 바라보다 그가 정말로 자신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 감옥에서 나올 때부터 아버지께서 나한테 임무를 줬어. 바로 어르신 생신 전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재단을 완벽히 장악하는 거 말이야. 내가 재단을 손에 넣어야만 김현민과 대결할 자격이 생기는 거지.”“그러면 잘해봐. 나도 뒤에서 응원할게.”김예훈은 진주·밀양 재단 사무실 위치를 검색하면서 추문성에게 빨리 그쪽으로 보내주라고 했다.김청미를 보내버리고 슬쩍 빠져나가려는 것이다.김청미는 태블릿으로 메일 하나를 확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아침 아버지께서 진주·밀양 재단의 모든 주식을 내 명의로 돌렸어. 딱 30%야. 그런데 계약서에 사인할 때 한 가지 제안하더라고. 바로 그중 15%의 지분을 선배한테 넘기는 거였어. 간단히 말하자면 진주·밀양 재단을 통합시키는 데 선배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또 한 가지 말해줄 게 있어. 진주·밀양 재단 이사장은 바로 김현민의 친아버지이자 내 큰아버지인 김태훈이라는 사람이야. 지금 진주·밀양에서 선배를 가장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지.”김예훈은 원래 거절하려다 김태훈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결국 승낙하기로 했다.김청미가 아무리 뛰어나도 아직은 조금 미숙한 면이 있었다.앞으로 그녀가 마주해야 할 상대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이 될뻔한 첫째 집안의 김태훈이었다.김예훈은 진주·밀양 사태를 빨리 수습하려면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다....김예훈과 김청미가 진주·밀양 재단을 논의하고 있을 때, 뒤쪽에서 벤츠 G클래스 몇 대가 느긋하게 앞서가는 토요타 프라도를 따라가고 있었다.김현민은 태블릿 화면으로 이 순간 서로 웃고 떠드는 김예훈과 김청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비록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현민을 경계하게 했다.김현민은 이미 소식을 접했기에 이번에 김청미가 풀려나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김

  • 지존 사위   제2813화

    “선배 말이 맞아. 예전에는 여자라서 항상 아쉬웠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김청미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또 어때. 다들 남자만이 큰일을 이룬다고 하는데 여장부도 남자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난 내가 잘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십몇 년이나 기다렸어. 난 모든 사람에게 내가 여자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역시 안동 김씨 가문 양녀는 달라. 김현민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너와 화해하려 애쓰는 것도 당연하지. 심지어 안주인 자리까지 내세워 너를 유혹하려 했으니까. 김현민도 분명 알고 있을 거야. 너 같은 출신의 여자는 돈이나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네가 원하는 건 오직 권력뿐인데 말이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는 수장님이나 안주인이어야 모든 걸 얻을 수 있을 거야. 만약 김현민이 너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네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야.”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엔 내가 걸림돌에 불과했겠지만 이번에는 달라.”김예훈은 피식 웃을뿐 더 이상 말싸움하지 않았다.김승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이때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비록 수장님께서 오늘 나더러 픽업오라고 했지만 너랑 나 사이에는 불가능해. 밥은 안 먹어도 될 것 같고. 어디로 갈래? 데려다 줄까?”김예훈은 빨리 이 골칫거리를 떼어내고 김청미가 김현민과 싸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싶었다.“방금 감옥에서 나왔을 때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 왔었어.”김청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출소해서 어르신 생신날까지 선배만 따라다니면 된다고 했어.”“나를 따라다니라고 했다고?”김예훈은 멈칫하다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를 따라다녀서 뭐할 건데?”비록 김청미는 예쁜 것도 모자라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이번에 감옥에서 나온 목적은 김현민과 대결하기 위함이었다.김예훈은 그녀를 곁에 둘 생

  • 지존 사위   제2812화

    그녀를 바라보며 김현민의 표정은 조금 복잡미묘했다.상대방은 그들과 합류할 생각이 없었고,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야 천천히 내려왔다.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한참 바라보다 앞으로 다가가면서 웃으며 말했다.“청미야, 돌아온 걸 환영해. 지금 태빈이 환영회를 준비 중인데 같이 할래?”김청미는 흥미롭게 김현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김태빈과 달리 이미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고 있었다.지금 풀려난 것은 김현민과 싸우기 위해서였다.그리고 그녀는 김현민도 분명 이 소식을 알고 있을 거로 믿고 있었다.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김현민이 여전히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 김청미는 다소 놀라웠다.“오빠도 내가 이 타이밍에 돌아온 이유를 알고 있을 텐데 환영회에 초대하고 싶다고?”김청미는 태연하기만 했다.김현민도 김청미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미리 소식을 들었든 못 들었든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만한 문제였다.김승준은 자식이 없었기에 김현민과 겨룰만한 사람은 양녀인 김청미뿐이었다.‘양녀인 주제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직계가족인 나랑 대결할 자격이나 있겠어? 기껏해야 나를 지치게 하겠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청미야, 너도 이 타이밍에 나타난 목적을 알고 있겠지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을 거야. 그럴 바에 우리가 힘을 합치는 게 낫지 않을까?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결국 우리 손에 들어올 거야. 네가 원한다면 안주인 자리를 너한테 주겠다고 약속할 수도 있어.”“안주인 자리?”김청미가 이때 손을 휘두르자 신문 한 장이 김현민 앞으로 날아갔다. 마치 악귀가 발톱을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는 것 같았다.“선재 스님한테도 똑같이 말했겠지. 나 김청미는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억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아.”김청미는 뒤돌아 옆에 나타난 토요타 프라도에 올라탔다.차량이 천천히 이곳을 벗어나고 있을 때, 김현민은 뒷좌석에

  • 지존 사위   제2811화

    진주 빅토리아 항구. 블랙 요트 한 척이 천천히 선착장에 도착했다.육지에는 벤츠 G클래스 차량 몇 대가 일렬로 서 있었고, 그 차에서는 열 명이 넘는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이 내렸다.아까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모두 미소를 짓고 있었다.앞장선 김현민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용연옥에서 풀려난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간단한 옷차림에 두 손에는 아직 붕대와 석고가 감겨 있는 이 사람은 바로 김태빈이었다.김현민은 속으로 김태빈이 이번 기회에 처리되길 바랐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김병욱, 곽영현과 함께 다가가 반갑게 맞이했다.“태빈아, 우리가 수장님께 빌어서 풀려날 수 있었던 거 알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한테 한턱내야지.”“수장님.”김태빈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김현민에게 예의를 갖췄다.그는 비록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지만 풀려난 것도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했다.복직되면서 골든 수비대를 다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존재임을 뜻했다.김태빈은 김현민과 인사를 나눈 뒤 무표정한 얼굴로 곽영현, 김병욱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어쨌든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직계가족이었기에 김현민 앞에서만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 외에는 예의를 갖춰야 할 사람이 없었다.“돌아와서 다행이야. 나 때문에 며칠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해서 미안해.”김현민은 너그럽게 김태빈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번에 입은 손해는 내가 반드시 갚아줄 테니까. 어차피 그냥 보잘것없는 놈이 소란 피우는 것뿐이야. 내가 큰일을 처리하고 나서 여유가 생기면 새끼손가락 하나로도 죽일 수 있어.”김태빈은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다. 이번 사건에서 제일 미운 사람은 김승준, 박연서, 김윤후가 아니라 바로 김예훈이었다.김태빈은 감옥에 있는 동안 김예훈이라는 놈이 갑자기 튀어나와 자기 일을 망치지만 않았다면 모든 일이 잘 풀려 감옥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지냈을 일도 없었을 거로 생각

  • 지존 사위   제2810화

    김예훈은 김석천이 떠나서야 한 권의 서류를 훑어보면서 조용히 말했다.“수장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이 자료들이 김석천 씨 손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진작에 빼앗아 와서 아드님의 억울함을 풀어줬어야죠. 왜 굳이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는 거예요? 이 자료 때문에 김태빈을 풀어주고 심지어 복직까지 시켜주겠다고요? 너무 손해 보는 장사 아니에요?”김승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물건은 제가 직접 찾는 거와 다른 사람이 저한테 넘기는 건 엄연히 다른 거예요. 적어도 어르신한테는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김태빈을 풀어주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태빈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제 양딸인 김청미를 풀어줄 명분이 없으니까요.”김예훈은 동공이 커지고 말았다.‘보아하니 수장님께서는 이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모양이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 생신날 아주 재미난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데?’이 생각이 들자 김예훈도 주저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수장님, 그렇다며 큰 어르신 생신 파티에 저도 꼭 초대해주세요. 직접 가서 구경하지 않으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그래요.”김승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김예훈 씨가 제 발로 안 와도 제가 직접 모시러 갔을 거예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 생신날은 다음 수장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날인데 김예훈 씨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저도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그러면 그렇게 하기로 하고 큰 어르신 생신날 뵙기로 해요.”김승준이 김청미를 풀어주려는 걸 보면 아마 김예훈의 제안을 고려한 모양이다.이 순간 김예훈은 꽤 기대하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만약 김청미가 수장이 된다면 김현민 일행의 표정이 얼마나 어두울지 상상이 되는 것 같았다.“아, 맞다. 이미 용연옥에 연락했는데 곧 김청미를 풀어줄 거예요. 원래대로라면 제가 아빠로서 직접 마중 나가야 하는데 제 신분이 워낙 특별해서 그러는데 혹시 김예훈 씨가 저 대신 좀 마

  • 지존 사위   제2809화

    김석천은 몸이 살짝 굳더니 손에 든 찻잔을 도저히 내밀 수가 없었다.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승준을 잠시 바라보다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수장님을 오래 하다 보니 형제애가 다 사라졌나 보군. 남들이 명문가에 정이 없다고 할 때는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알 것 같네.”김승준이 차갑게 말했다.“형,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김석천은 김승준이 이렇게도 자기 체면을 세워줄 줄 몰랐는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둘째 형이 너한테 전화했을 거야. 태빈이를 풀어줘.”김승준이 냉랭하게 말했다.“왜 그래야 하는 거지?”“내 아들이야. 비록 잘못은 있지만 죽을죄는 아니잖아. 집법 부대에서 모든 걸 관리하긴 해도 네 한마디에 집법 부대가 감히 거역할 수 있겠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자식이 원래 그렇게 많지 않은데 태빈이가 그래도 그중에서 제일 괜찮지 않겠어? 난 내 아들이 이대로 좋은 앞날을 망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 네가 원한다면 네 호적에 올려줄 수도 있어. 어쨌든 네 조카잖아. 우린 한 가족인데 굳이 이렇게 죽기 살기로 싸워야겠어? 가장 중요한 건 태빈이의 안전이야. 그래야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안정을 지킬 수 있지. 현민이랑 견줄만한 사람은 그래도 우리 태빈이 아니겠어? 태빈이가 없으면 어르신은 모든 기대를 현민에게만 걸 수밖에 없을 거야. 그렇다면 너도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지.”김석천은 마치 이러면 김승준을 설득할 수 있는 것처럼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김승준은 무표정으로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둘째 형 체면을 봐서 태빈이를 놔줄 수는 있는데 한 가지 물을 것이 있어. 형은 이 대가로 뭘 내놓을 건데?”김석천은 김승준이 이런 요구를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건 김승준의 평소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하지만 김석천도 이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기에 고개 들어 김승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승준아, 네가 내

  • 지존 사위   제2808화

    김석천은 바람막이를 입고 상위자의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그의 얼굴에 남은 상처는 치료받아 이제는 흔적을 찾아볼 수도 없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래도 그의 얼굴에서 희미한 손바닥 자국을 볼 수 있었다.김승준은 흥미롭게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김석천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했다.“수장님, 계세요? 엇, 이게 누구야. 김예훈 씨는 왜 여기 있어요?”이곳으로 초대받지도 않은 김석천은 요트로 달려가서 김예훈과 엄청 친한 척했다.이 모습만 봐도 오늘 아침 김예훈을 어떻게 해보려다 오히려 뺨 맞았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김예훈은 그저 이 늙은 여우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뺨 맞은 것이 아직도 생생한 텐데 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거지? 대단하네.’하지만 김예훈은 이대로 김석천을 그냥 놔두려고 하지 않았다.“어르신, 세상이 참 좁네요. 아침에도 만났는데 이렇게 또 만났네요? 뺨 맞은 것이 아직도 아픈지 모르겠네요. 치료비가 꽤 많이 나왔을 텐데 정말 죄송해요. 제가 젊어서 좀 경솔하고 흥분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래요. 치료비는 제가 배상해드릴게요. 가격만 말씀해주시면 바로 수표에 사인해서 드릴게요.”김석천은 화내지도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 씨, 별것도 아닌 일을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예전에 승준이가 수장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만 다 같이 참전했던 사이인데요, 뭘. 전쟁터에서는 상대방에게 뺨을 맞고, 진주에 돌아와서는 권력자들에게 뺨을 맞고. 그때부터 저희는 무조건 출세하겠다고 맹세했었죠. 봐봐요. 승준이가 수장 자리에 오르니까 아무도 저희를 건드리지 못하잖아요. 저도 이제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님의 친형이잖아요.”김석천은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굳이 말하자면 최근에 저를 건드리는 사람이 없어서 가끔은 길거리에서 남한테 뺨 맞던 시절이 마침 그리웠었는데 김예훈 씨 덕에 추억 놀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고맙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제가 신경 쓸 리가요. 치료비든 정신적 손해배상이든

  • 지존 사위   제2807화

    저녁 무렵 노을이 질 때면 빅토리아 항구의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김예훈은 요트 옥상에 낮아 새로 산 신문을 몇십 장을 넘기고 있었다.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기자들이 아직 겁먹고 있네. 내가 얼마나 큰 기삿거리를 줬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쓸 수 있지?’기자들은 김현민과 김석천의 체면을 살려주기로 한 것이다.“역시 돈 있고 권력 있는 게 대단한 거구나. 언론까지 장악할 수 있는 걸 보면.”김예훈이 감탄하고 있을 때, 누군가 요트 위로 올라와 김예훈 옆자리에 앉았다.그는 바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인 김승준이었다.그는 오늘 하와이안 꽃무늬 셔츠에 큰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뒤에는 따라오는 보디가드도 없었다.김예훈이 그를 몰랐다면 아마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아저씨로만 생각했을 것이다.김승준이 선베드에 눕자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그에게 커피 한 잔을 따라주면서 말했다.“수장님께서 어떻게 여기에 오셨어요?”이곳은 추하린이 김예훈을 위해 마련해준 곳이었다. 어차피 김예훈도 시즌 호텔에서 지내는 것이 지겨웠던 때였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별장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십상이라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환경을 바꿔보려고 했다.김승준은 김예훈이 건넨 커피잔을 받으면서 웃으며 말했다.“솔직히 말해서 전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요. 가끔은 정신을 맑게 해주지만 또 가끔은 제정신이 아니게 할 때도 있죠.”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군요. 제가 뭐 도와드릴 거라도 있을까요?”김승준이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방금 제 둘째 형한테서 연락이 왔거든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전설 속에 무술에 푹 빠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둘째 집안의 김재호 씨요?”“맞아요.”김승준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제 둘째 형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집안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무술에만 집중하는 사람이에요. 그것 때문에 진주·밀양 안

  • 지존 사위   제2806화

    “수장님 아버지요?”김현민은 멈칫하다 곧 반응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셋째 삼촌께서 조용히 김태빈을 제 자리에 앉히려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문제는 증거가 있어요? 아무런 증거도 없으면 셋째 삼촌이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건데요?”김서하는 핸대폰으로 김현민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석천이 십 년 전 사건을 증명할만한 증거를 쥐고 있데. 셋째 집안만 빼고 나머지 모든 집안이 연루됐다는 걸 입증할 만한 증거.”사진 속에는 김예훈과 김석천이 마주 앉아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한참 살펴보다가 흥미롭게 말했다.“그런데 문제는 십 년 전 사건에 셋째 삼촌도 연루되어 있는 거잖아요. 십 년 전 사건에 대한 증거를 꺼냈다가 저희를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자기가 함정에 빠질까 두렵지도 않대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늙은 여우 같은 성격을 봤을 때 당연히 자기한테 유리한 증거만 남겼을 거야. 게다가 아마 김예훈을 통해 그 증거들을 박연서에게 전달하려고 할 것이고. 박연서가 김예훈을 얼마나 신뢰하는데. 김예훈이 가져온 증거라면 백 퍼센트 믿을 거야. 만약 김예훈이 정말 김석천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넷째 집안과 피 터지게 싸워야 할 거야. 어떤 일들은 설명해봤자 소용없거든.”김서하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래도 김예훈이 거절해서 다행이야. 그 자식이 비록 거만하긴 해도 이번 일에 대해서는 건방질 만했어.”김현민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셋째 삼촌이 김예훈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한 거예요?”“내가 듣기로는 김예훈이 김석천의 요구를 들어주고, 김태빈 사건을 뒤집어주고, 또 십 년 전 사건증거를 박연서에게 넘기면 진주 5대 도련님을 시켜주겠다고 했대.”김서하는 분노에 찬 얼굴로 말했다.“이런 젠장. 자기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제까짓 게 진주 5대 도련님을 시켜줄 만한 능력이 된대? 우리를 그냥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거잖아. 현민아, 앞으로 김석천을 조심해야겠어. 절대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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