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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Penulis: 낭아감자
30분 후, 김예훈은 정민아의 회사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가 막 정문을 들어서려 할 때 경비원이 갑자기 삼단봉으로 김예훈을 막으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특히 몰골이 거지 같은 사람은 안됩니다.”라고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은 일어나자마자 씻지 않고 구멍이 몇 개 뚫린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정말 거지와 비슷해 보였다.

김예훈은 오히려 익숙한지 "경비원 형님, 제 아내에게 서류를 가져다주러 왔습니다."라고 웃기만 했다.

경비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한테 마누라가 있다고요? 청소부 아주머니, 주방일 하는 이 아주머니?”

“제 아내는 정민아입니다.”

그 경비원은 흠칫거리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었군요, 정 씨 일가의 데릴 사위가. 하하하하.”

김예훈은 자신의 명성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자, 서류 저한테 주세요, 정 대표님이 서류는 제가 대신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안됩니다." 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처제가 이 서류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직접 아내에게 넘겨야 할 거 같아요. 죄송하지만,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너!" 경비원은 김예훈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건가? 정 씨 일가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르는 건가? 게다가 이런 모습으로 회사에 출입을 한다면 회사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 뻔했다.

두 사람이 말을 하는 동안 뒤에서 갑자기 엔진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BMW 5시리즈 한 대가 김예훈의 스쿠터 옆에 멈추더니 박동훈이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안녕하세요! 박대표님." 경비원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박동훈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동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 대표님, 이쪽으로 드시죠, 정 대표님께서 사무실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박동훈은 김예훈을 쳐다보지도 않고 회사 로비로 들어갔다.

김예훈이 막 따라 들어가려 하자 경비원은 삼단봉을 들어 다시 그를 막았다.

"무슨 뜻이죠? 왜 저 사람은 들어갈 수 있고 난 왜 못 들어가죠?" 김예훈이 경비원을 노려보며 말했다.

경비원은 한숨을 내쉬며 "김예훈 씨, 당신은 데릴사위입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있죠? 보셨습니까? 박 대표님이 들고 있는 꽃다발은 못해도 수백만 원은 될 겁니다, 당신한테 그럴 능력이 있나요? 내가 보기에 당신은 조만간 그 집안의 데릴 사위 노릇도 못할 거 같은데요.”

김예훈은 어리둥절해 하며 "무슨 뜻이죠?"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경비원은 고함을 질렀다. "무슨 뜻이라뇨, 설마 몰라서 묻는 겁니까? 어제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있었던 일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박 대표님이 정 대표님에게 청혼을 한 사실도요. 저 두 분이야말로 천생연분이시죠. 당신 같은 사람이 어떻게 정 대표님과 결혼을 했는지 정말 의문이네요.”

한편, 회사 로비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정민아가 걸어 나왔다.

그때 박동훈을 발견한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박 대표님, 제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다고요."

벅동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눈동자에는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은은하게 탐욕의 빛이 스쳤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으며 손에 든 꽃다발을 내밀며 웃었다.

"명검은 영웅에게, 꽃은 미인에게 건네라고 했죠. 꽃보다 아름다운 민아 씨한테 어울릴 만한 꽃입니다.”

정민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어젯밤 일이 눈앞에 선했다. 박동훈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담을 꺼냈고 순식간에 모두에게 퍼져진 상태인데, 오늘은 더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

정민아는 사실 박동훈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는 돈이 필요했고 유일하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박동훈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박동훈을 찾았다.

이에 정민아는 "대표님, 과찬이세요. 오늘 대표님과 협력을 요청드리는 입장인데 어떻게 감히 대표님의 선물을 받을 수 있겠나요?"라며 웃었다.

박동훈은 정민아를 향해 빙그레 웃으며 "저의 작은 마음입니다,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혹시 내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프라하에서 장미를 공수해 보내면 어떨까요?"

"괜찮아요. 프라하의 장미는 올해 생산량이 좋지 않아 원산지 장미 한 송이 가격이 천만 원 가까이 된다고 하던데요, 정말 의미 없는 짓이죠." 정민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프라하의 장미를 좋아했지만 굳이 그 가격에 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천만 원이라..." 박동훈은 눈썹을 치켜뜨더니 선물로 장미 한 송이를 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손에 든 이 장미도 수백 송이인데 프라하의 꽃을 선물하려면 이것보다 초라해서는 안되었다, 적어도 천송이 정도는 필요했다.

바로 그때, 밖에 있던 김예훈이 갑자기 경비원의 저지를 넘어 달려들었고 박동훈 손에 들린 꽃다발을 바닥에 던져 몇 번을 밟았다.

"여보,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 막 받으면 안 돼, 마음에 들면 내가 사줄게, 그래봤자 장미잖아!" 김예훈은 어디서 용기가 생긴 건지 정민아의 여리고 작은 손을 잡아끌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려고 했다.

"김예훈, 놔!" 정민아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여기는 회사 로비라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고 대표가 다른 사람에게 우스워 보여서는 안되었다.

"야, 이 자식아! 너 당장 돌아와!" 박동훈은 수치스러웠다, 수치심에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꽃다발은 그가 특별히 엄선한 것이다, 이백만 원을 썼는데, 상대에게 선물하기도 전에 짓밟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 버러지 같은 놈이 자기도 아직 못 잡아 본 여신의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내 꽃을 망가뜨려? 네까짓 게 살 수 있는 꽃이라고 생각한 거야?”

박동훈은 이미 닫혀버린 엘리베이터 문을 세게 두드렸고 문에는 주먹 자국이 선명히 났다.

"천한 놈, 오늘 이 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해명할 준비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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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17화

    김예훈은 별말 없이 보디가드처럼 김청미 뒤를 지켰다.그는 자기가 남자를 상대로 전혀 뒤처질 것이 없다고 말한 김청미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 사람들을 설득할지 궁금했다.김청미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사장 지정석에 앉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김청미라고 합니다. 많은 분이 저를 아실 테니 굳이 자기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뵙자고 한 이유는 수장님께서 직접 저한테 사장 자리를 맡겨줬다는 사실을 여러분께 한 가지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들 안동 김씨 가문과 가깝게 지내는 분들인데 서로 도우면서 어려움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김청미는 여러분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김예훈 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분은 아직 진주·밀양 재단에서 맡은바 업무가 없지만 저의 고문으로서 김예훈 씨가 하는 말은 곧 제 말과도 같고, 김예훈 씨의 요구는 곧 제 요구와도 같으며, 김예훈 씨를 건드리는 것은 곧 저를 건드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다들 이해하셨나요?”김청미는 거침없이 김승준이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것을 말해주면서 김예훈에게 명분을 주기도 했다.이건 평범한 여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현장 분위기가 잠시 조용해지고, 사람들의 시선은 김예훈에게로 향했다.진주·밀양 재단 사람들은 평소 안동 김씨 가문과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한 가족이라 할 수 있지만 경계는 분명 나뉘어 있었다.그래서 김예훈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그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만 들었을 뿐 정확히 어디서 봤는지는 떠오르지 않았다.그들 눈에는 김예훈이 무능할 사람 일뿐, 그저 운이 좋아서 여자 등이나 처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잠자리 스킬까지 좋아서 김청미의 마음에 쏙 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김청미가 그에게 고문이라는 직책을 맡겨주지도 않았을 것이고, 김예훈의 말이 곧 그녀의 말과 같다고까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사람들은 김예훈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부럽기도 하고 질투 나기도 했다.명품 정장을

  • 지존 사위   제2816화

    토요타 프라도 한대가 진주·밀양 재단 본사 건물 앞에 멈추어 섰다.오는 길에 김청미 전화 한 통에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걸음에 달려왔다.반 시간쯤 지났을 때 김청미는 다시 세련된 도시 여성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김청미의 신속하고 단호한 스타일을 봤을 때 수장 자리에 오르려면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시간을 쪼개서 써야 했다.오는 길에 김청미는 자기가 맡은 사장 자리가 얼마나 높은 위치인지, 그리고 전체 진주·밀양 재단 내부에서 절대적인 2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인사팀과 재무팀은 여전히 김태훈이 꽉 쥐고 있었다.김청미는 사장으로서 시장을 장악해야 했다.김태훈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진주·밀양 재단의 진정한 지배자이자 이사장이며 회장님이었기 때문이다.김승준 전화 한 통에 사장 자리를 마련해 준 것도 이미 큰 배려였다.김청미는 서둘러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비록 수장의 양딸이긴 하지만 첫째 집안에서 오랫동안 진주·밀양 재단을 꽉 장악하고 있었기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손에 쥔 권력을 이용해 진주·밀양 재단의 상황을 최대한 빨리 파악해서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김청미는 사장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재단의 모든 고위층을 소집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김태훈 쪽에서는 김청미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지만 마침 중요한 일이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없다고 전했다.모든 것은 김청미가 직접 주도하면 된다고 했다.간단히 말해 김청미는 곧 진주·밀양 재단의 수십 명 고위층을 단독으로 대면해야 했다.김예훈은 쉽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김청미는 오히려 의욕이 넘쳐났다.김청미가 기세등등하게 차 문을 발로 차고 차에서 내렸을 때,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오전 10시.진주·밀양 재단 회의실에는 36석의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가운데 있는 이사장 겸 회장인 김태훈의 자리만 비

  • 지존 사위   제28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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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14화

    김청미는 한참 동안 김예훈을 바라보다 그가 정말로 자신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 감옥에서 나올 때부터 아버지께서 나한테 임무를 줬어. 바로 어르신 생신 전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재단을 완벽히 장악하는 거 말이야. 내가 재단을 손에 넣어야만 김현민과 대결할 자격이 생기는 거지.”“그러면 잘해봐. 나도 뒤에서 응원할게.”김예훈은 진주·밀양 재단 사무실 위치를 검색하면서 추문성에게 빨리 그쪽으로 보내주라고 했다.김청미를 보내버리고 슬쩍 빠져나가려는 것이다.김청미는 태블릿으로 메일 하나를 확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아침 아버지께서 진주·밀양 재단의 모든 주식을 내 명의로 돌렸어. 딱 30%야. 그런데 계약서에 사인할 때 한 가지 제안하더라고. 바로 그중 15%의 지분을 선배한테 넘기는 거였어. 간단히 말하자면 진주·밀양 재단을 통합시키는 데 선배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또 한 가지 말해줄 게 있어. 진주·밀양 재단 이사장은 바로 김현민의 친아버지이자 내 큰아버지인 김태훈이라는 사람이야. 지금 진주·밀양에서 선배를 가장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지.”김예훈은 원래 거절하려다 김태훈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결국 승낙하기로 했다.김청미가 아무리 뛰어나도 아직은 조금 미숙한 면이 있었다.앞으로 그녀가 마주해야 할 상대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이 될뻔한 첫째 집안의 김태훈이었다.김예훈은 진주·밀양 사태를 빨리 수습하려면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다....김예훈과 김청미가 진주·밀양 재단을 논의하고 있을 때, 뒤쪽에서 벤츠 G클래스 몇 대가 느긋하게 앞서가는 토요타 프라도를 따라가고 있었다.김현민은 태블릿 화면으로 이 순간 서로 웃고 떠드는 김예훈과 김청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비록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현민을 경계하게 했다.김현민은 이미 소식을 접했기에 이번에 김청미가 풀려나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김

  • 지존 사위   제2813화

    “선배 말이 맞아. 예전에는 여자라서 항상 아쉬웠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김청미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또 어때. 다들 남자만이 큰일을 이룬다고 하는데 여장부도 남자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난 내가 잘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십몇 년이나 기다렸어. 난 모든 사람에게 내가 여자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역시 안동 김씨 가문 양녀는 달라. 김현민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너와 화해하려 애쓰는 것도 당연하지. 심지어 안주인 자리까지 내세워 너를 유혹하려 했으니까. 김현민도 분명 알고 있을 거야. 너 같은 출신의 여자는 돈이나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네가 원하는 건 오직 권력뿐인데 말이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는 수장님이나 안주인이어야 모든 걸 얻을 수 있을 거야. 만약 김현민이 너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네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야.”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엔 내가 걸림돌에 불과했겠지만 이번에는 달라.”김예훈은 피식 웃을뿐 더 이상 말싸움하지 않았다.김승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이때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비록 수장님께서 오늘 나더러 픽업오라고 했지만 너랑 나 사이에는 불가능해. 밥은 안 먹어도 될 것 같고. 어디로 갈래? 데려다 줄까?”김예훈은 빨리 이 골칫거리를 떼어내고 김청미가 김현민과 싸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싶었다.“방금 감옥에서 나왔을 때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 왔었어.”김청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출소해서 어르신 생신날까지 선배만 따라다니면 된다고 했어.”“나를 따라다니라고 했다고?”김예훈은 멈칫하다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를 따라다녀서 뭐할 건데?”비록 김청미는 예쁜 것도 모자라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이번에 감옥에서 나온 목적은 김현민과 대결하기 위함이었다.김예훈은 그녀를 곁에 둘 생

  • 지존 사위   제2812화

    그녀를 바라보며 김현민의 표정은 조금 복잡미묘했다.상대방은 그들과 합류할 생각이 없었고,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야 천천히 내려왔다.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한참 바라보다 앞으로 다가가면서 웃으며 말했다.“청미야, 돌아온 걸 환영해. 지금 태빈이 환영회를 준비 중인데 같이 할래?”김청미는 흥미롭게 김현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김태빈과 달리 이미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고 있었다.지금 풀려난 것은 김현민과 싸우기 위해서였다.그리고 그녀는 김현민도 분명 이 소식을 알고 있을 거로 믿고 있었다.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김현민이 여전히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 김청미는 다소 놀라웠다.“오빠도 내가 이 타이밍에 돌아온 이유를 알고 있을 텐데 환영회에 초대하고 싶다고?”김청미는 태연하기만 했다.김현민도 김청미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미리 소식을 들었든 못 들었든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만한 문제였다.김승준은 자식이 없었기에 김현민과 겨룰만한 사람은 양녀인 김청미뿐이었다.‘양녀인 주제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직계가족인 나랑 대결할 자격이나 있겠어? 기껏해야 나를 지치게 하겠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청미야, 너도 이 타이밍에 나타난 목적을 알고 있겠지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을 거야. 그럴 바에 우리가 힘을 합치는 게 낫지 않을까?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결국 우리 손에 들어올 거야. 네가 원한다면 안주인 자리를 너한테 주겠다고 약속할 수도 있어.”“안주인 자리?”김청미가 이때 손을 휘두르자 신문 한 장이 김현민 앞으로 날아갔다. 마치 악귀가 발톱을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는 것 같았다.“선재 스님한테도 똑같이 말했겠지. 나 김청미는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억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아.”김청미는 뒤돌아 옆에 나타난 토요타 프라도에 올라탔다.차량이 천천히 이곳을 벗어나고 있을 때, 김현민은 뒷좌석에

  • 지존 사위   제2811화

    진주 빅토리아 항구. 블랙 요트 한 척이 천천히 선착장에 도착했다.육지에는 벤츠 G클래스 차량 몇 대가 일렬로 서 있었고, 그 차에서는 열 명이 넘는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이 내렸다.아까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모두 미소를 짓고 있었다.앞장선 김현민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용연옥에서 풀려난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간단한 옷차림에 두 손에는 아직 붕대와 석고가 감겨 있는 이 사람은 바로 김태빈이었다.김현민은 속으로 김태빈이 이번 기회에 처리되길 바랐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김병욱, 곽영현과 함께 다가가 반갑게 맞이했다.“태빈아, 우리가 수장님께 빌어서 풀려날 수 있었던 거 알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한테 한턱내야지.”“수장님.”김태빈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김현민에게 예의를 갖췄다.그는 비록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지만 풀려난 것도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했다.복직되면서 골든 수비대를 다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존재임을 뜻했다.김태빈은 김현민과 인사를 나눈 뒤 무표정한 얼굴로 곽영현, 김병욱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어쨌든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직계가족이었기에 김현민 앞에서만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 외에는 예의를 갖춰야 할 사람이 없었다.“돌아와서 다행이야. 나 때문에 며칠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해서 미안해.”김현민은 너그럽게 김태빈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번에 입은 손해는 내가 반드시 갚아줄 테니까. 어차피 그냥 보잘것없는 놈이 소란 피우는 것뿐이야. 내가 큰일을 처리하고 나서 여유가 생기면 새끼손가락 하나로도 죽일 수 있어.”김태빈은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다. 이번 사건에서 제일 미운 사람은 김승준, 박연서, 김윤후가 아니라 바로 김예훈이었다.김태빈은 감옥에 있는 동안 김예훈이라는 놈이 갑자기 튀어나와 자기 일을 망치지만 않았다면 모든 일이 잘 풀려 감옥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지냈을 일도 없었을 거로 생각

  • 지존 사위   제2810화

    김예훈은 김석천이 떠나서야 한 권의 서류를 훑어보면서 조용히 말했다.“수장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이 자료들이 김석천 씨 손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진작에 빼앗아 와서 아드님의 억울함을 풀어줬어야죠. 왜 굳이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는 거예요? 이 자료 때문에 김태빈을 풀어주고 심지어 복직까지 시켜주겠다고요? 너무 손해 보는 장사 아니에요?”김승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물건은 제가 직접 찾는 거와 다른 사람이 저한테 넘기는 건 엄연히 다른 거예요. 적어도 어르신한테는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김태빈을 풀어주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태빈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제 양딸인 김청미를 풀어줄 명분이 없으니까요.”김예훈은 동공이 커지고 말았다.‘보아하니 수장님께서는 이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모양이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 생신날 아주 재미난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데?’이 생각이 들자 김예훈도 주저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수장님, 그렇다며 큰 어르신 생신 파티에 저도 꼭 초대해주세요. 직접 가서 구경하지 않으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그래요.”김승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김예훈 씨가 제 발로 안 와도 제가 직접 모시러 갔을 거예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 생신날은 다음 수장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날인데 김예훈 씨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저도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그러면 그렇게 하기로 하고 큰 어르신 생신날 뵙기로 해요.”김승준이 김청미를 풀어주려는 걸 보면 아마 김예훈의 제안을 고려한 모양이다.이 순간 김예훈은 꽤 기대하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만약 김청미가 수장이 된다면 김현민 일행의 표정이 얼마나 어두울지 상상이 되는 것 같았다.“아, 맞다. 이미 용연옥에 연락했는데 곧 김청미를 풀어줄 거예요. 원래대로라면 제가 아빠로서 직접 마중 나가야 하는데 제 신분이 워낙 특별해서 그러는데 혹시 김예훈 씨가 저 대신 좀 마

  • 지존 사위   제2809화

    김석천은 몸이 살짝 굳더니 손에 든 찻잔을 도저히 내밀 수가 없었다.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승준을 잠시 바라보다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수장님을 오래 하다 보니 형제애가 다 사라졌나 보군. 남들이 명문가에 정이 없다고 할 때는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알 것 같네.”김승준이 차갑게 말했다.“형,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김석천은 김승준이 이렇게도 자기 체면을 세워줄 줄 몰랐는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둘째 형이 너한테 전화했을 거야. 태빈이를 풀어줘.”김승준이 냉랭하게 말했다.“왜 그래야 하는 거지?”“내 아들이야. 비록 잘못은 있지만 죽을죄는 아니잖아. 집법 부대에서 모든 걸 관리하긴 해도 네 한마디에 집법 부대가 감히 거역할 수 있겠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자식이 원래 그렇게 많지 않은데 태빈이가 그래도 그중에서 제일 괜찮지 않겠어? 난 내 아들이 이대로 좋은 앞날을 망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 네가 원한다면 네 호적에 올려줄 수도 있어. 어쨌든 네 조카잖아. 우린 한 가족인데 굳이 이렇게 죽기 살기로 싸워야겠어? 가장 중요한 건 태빈이의 안전이야. 그래야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안정을 지킬 수 있지. 현민이랑 견줄만한 사람은 그래도 우리 태빈이 아니겠어? 태빈이가 없으면 어르신은 모든 기대를 현민에게만 걸 수밖에 없을 거야. 그렇다면 너도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지.”김석천은 마치 이러면 김승준을 설득할 수 있는 것처럼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김승준은 무표정으로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둘째 형 체면을 봐서 태빈이를 놔줄 수는 있는데 한 가지 물을 것이 있어. 형은 이 대가로 뭘 내놓을 건데?”김석천은 김승준이 이런 요구를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건 김승준의 평소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하지만 김석천도 이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기에 고개 들어 김승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승준아, 네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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