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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Author: 도토리
헬기가 이륙하고, 숲은 시야에서 차츰 작아졌다.

백아영은 안가희를 기절시키고 마침내 긴장을 풀고 힘없이 의자에 기대었다.

하지만 신경은 여전히 곤두선 채로였는데 그녀는 운전석에 앉은 이성준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괜찮아?”

이성준의 부상은 그녀보다 훨씬 심각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벌써 열몇 번이나 저승사자를 만났을 텐데, 그는 이를 악물고 버티며 헬기를 조종하고 있었다.

이성준의 표정은 냉정했다. 마치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이 본인이 아닌 듯 대답했다.

“난 괜찮아. 아영아, 눈 좀 붙여. 자고 깨면 집에 도착해있을 거야.”

집에 도착하면 이 악몽은 끝나있을 것이다.

백아영은 마음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나 이성준과 함께 여전히 살아있으니 말이다.

헬기가 선우 일가의 착륙장에 도착하여 안정적으로 착륙한 순간 선우경진이 사람들과 허들을 들고 헬리콥터로 향했다. 그들은 조심스레 백아영과 이성준을 이송했다.

집에 도착한 후, 백아영은 상념을 벗어나 마음 편히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부족했던 잠과 피로를 한 번에 회복하기라도 하듯 백아영은 오랜 시간 잠들었다.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너무 오래 자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엄마, 머리 아파? 현무가 주물러 줄게.”

고사리 같은 손이 백아영의 이마에 안착하여 부드럽게 주물럭거렸다. 아픔이 서서히 가시는 기분이었다.

백아영의 생각도 서서히 되살아나는 중이었다.

현무는 기억 속에 있던 모습처럼 여전히 점잖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한동안 못 본 새 조금 야위고 눈가가 붉은 것이 강인한 척하며 눈물을 참고 있는 것처럼 보여 더 마음이 쓰였다.

그녀가 만신창이인 채로 돌아와 현무가 많이 놀란 듯하였다.

“현무야, 엄마는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백아영은 자책하며 아이를 안았다.

한 번의 포옹, 한마디의 위안이 아이에게는 도화선이 되었는지 울음을 터트렸다. 현무는 백아영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현무와 얼마나 안고 있었을까, 백아영은 조심스레 물었다.

“아빠는 어때, 깨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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