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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Penulis: 리치 사랑
그녀는 윤해준의 마음을 알았지만 계속 그의 뒤에 숨어 있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건 그녀와 서진우의 문제이고 언젠가는 매듭을 지어야 했다.

안다혜와 서진우 쪽의 일은 김미진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와서 알려주었던 것이다.

그녀에게 가서 간섭할지 묻자 김미진은 막아섰다.

“다혜의 일이야. 다혜라면 잘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오늘 파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다혜를 알게 되었지만 이것 역시 그녀에게 이름을 널리 알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안소현은 군중 속에 숨어서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그녀는 안다혜와 서진우가 크게 싸우기를 바랐고 서진우 저 쓸모없는 인간이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랐다.

허종혁은 그저 냉담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지난번 안다혜가 녹음 파일을 공개한 이후로 그는 안다혜에게 사랑보다는 증오심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예뻐서 무슨 소용인가. 속셈이 너무 많은데. 저런 여자는 집에 들여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윤해준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결국 안다혜를 믿고 옆으로 비켜섰다. 그녀에게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녀는 온실 속 화초가 아니니까. 그녀라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었다.

윤해준은 입술을 오므렸다. 안다혜가 자신에게 의지하길 바랐지만 그녀의 날개를 꺾고 싶지는 않았다.

안다혜의 아름다운 눈은 서진우를 쏘아보며 그의 꼴사나운 모습에서 익숙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그녀가 너무 고집스러운 탓일지도 모른다.

서진우는 안다혜를 보며 웃었다. 그의 눈에서는 희망이 번뜩였다.

“다혜야, 지금이라도 제비를 버리고 나한테 돌아와. 기회를 줄게. 너 예전에 나 엄청 사랑했잖아. 어떻게 나를...”

버릴 수 있어...

짝하는 소리와 함께 서진우의 말이 끊겼다.

그는 얻어맞아 돌아간 고개를 돌려 믿을 수 없다는 듯 안다혜를 쳐다봤다.

“너, 지금 나 때린 거야?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진작부터 널 때려주고 싶었어.”

안다혜는 냉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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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는 답을 얻지 못한 채, 보안 요원들에게 끌려나갔다.떠나면서도 서진우는 계속 외쳤다.“안다혜! 난 믿을 수 없어. 네 마음속엔 분명 아직 내가 있잖아! 너 저런 제비같이 있으면 절대 행복할 수 없어. 후회할 거야!”남자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그렇게 안다혜의 귓가에 맴돌았다.그녀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다소 불쾌감을 느꼈다.그때 윤해준은 안다혜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조용히 위로했다.“신경 쓰지 마. 저런 쓰레기 때문에 화낼 가치도 없어.”“맞아요.”안다혜는 빙긋 웃으며 다른 손님들을 바라보았다.“여러분께 민망한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집안 망신인데 다들 너그러이 웃어넘겨 주시고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아니에요. 안다혜 씨가 현명하게 대처하셨어요. 저런 남자한테는 저렇게 대해야죠.”동료들은 안다혜의 냉철한 대처에 혀를 내두르며 수군거렸다.“그러고 보니 전에 회사에 있을 때, 다혜 씨가 이훈 씨에게 너무 부드럽게 대했던 것 같아.”“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저런 쓰레기 같은 남자들은 비 온 뒤 죽순처럼 하나같이 다혜 씨한테 꼬이는 거야.”“내가 저런 남자를 만났다면, 난 분명 안다혜 씨보다 훨씬 더 심하게 했을 거야.”“원래 사는 것도 힘든데, 저런 쓰레기들이 자꾸 나타나면 좋게 보일 리가 없지.”주변 사람들은 안다혜의 시원시원한 대처에 감탄하며 서진우를 옹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들도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아니까.안소현은 허종혁 옆에서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몸을 가늘게 떨면서 속으로 서진우를 욕했다.‘쓸모없는 놈, 그깟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해? 여자 하나 제대로 감당 못 하다니.’허종혁은 안소현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 아까부터 좀 안 좋아 보이던데.”“괜찮아요. 그냥 동생이 걱정돼서요.”안소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서진우 씨도 참, 사람들 다 보는데 동생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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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허종혁은 안소현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의 귓가에 작지 않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소현아, 앞으로 이런 덜떨어진 놈이랑은 말 섞지 마.”서진우를 들으라고 한 말이었기에 그도 더는 참기 힘들었다.“허종혁 씨, 그만해요. 때릴 만큼 때려놓고 아직도 부족해요?”허종혁은 대꾸하지 않고 콧방귀만 뀌었다. 그러자 서진우도 더는 엮이기 싫었는지 몸을 돌렸다. 주변에서 보내오는 시선에 평소 꼿꼿하기만 하던 그의 허리는 어딘가 살짝 굽어진 것 같았다. 여기 더 머물러 있다가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 것 같아 그는 터벅터벅 구석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이 비웃는 것 두려웠지만 그래도 이곳을 떠날 생각은 없어 보였다.“안다혜. 이 빌어먹을 년. 오늘 겪은 수모는 내가 꼭 기억하지. 수단이 좋네.”서진우는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그대로 원샷했다. 역한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가서야 억울함이 좀 풀리는 것 같았지만 주변에 사람이 많아 여전히 어디서 그를 비웃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오늘 파티에서 그는 철저히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술기운이 올라온 서진우는 전에 친구가 다리를 놓아줬던 때를 떠올렸다. 그 파티에도 안다혜는 있었지만 서진우는 그녀가 둘째 아가씨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대단한 신분을 두고도 알리지 않고 일부러 숨긴 안다혜가 얄미웠다. 그녀가 숨기지만 않았다면 서진우가 바보처럼 속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생각하면 할수록 서진우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는데 지금은 체면마저 잃고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화가 날 만도 했다.‘이 모든 건 다 안다혜 그년 때문이야.’그렇게 술을 한 잔 더 원샷한 서진우는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안다혜를 찾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겨우 버텼다. 술잔을 내려놓은 그는 인파 속에서 안다혜의 그림자를 찾았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반짝반짝 빛나는 안다혜는 점잖게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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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건 일단 둘째치고 허씨 가문만 놓고 봐도 충분히 서림 그룹을 상대할 수 있어 딱히 걱정할 건 없었지만 그래도 허종혁은 이렇게 말했다.“왜? 네가 누군지 알면 내가 그만둘 것 같아서?”“당연하지.”서진우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우리 서림 그룹은 민성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이야. 너 따위에게 당할 기업이 아니라고. 나는...”“그러니까 네 말은 안씨 가문 큰 아가씨도 함부로 건드릴 수 있다는 거야?”허종혁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서진우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손사래 치며 반박했다.“안씨 가문 큰 아가씨면 뭐 어때…”“큰 아가씨?”서진우의 표정이 순간 얼어붙었다. 손을 허공에 올린 채로 얼어붙은 모습이 참으로 우스꽝스러웠다. 그는 농담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시선을 안소현에게 돌리더니 버벅거리며 말했다.“정말 안씨 가문 큰 아가씨예요?”“자기소개가 늦었네요. 나는 안소현이라고 해요.”안소현이 턱을 살짝 들고는 오만한 표정으로 서진우를 바라봤다. 서진우의 놀란 표정을 보고 있노라니 묘하게 짜릿했다. 아까 기세등등해서 그녀에게 따질 때만 해도 저런 표정이 아니었는데 말이다.서진우는 얼굴이 얼얼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머리가 하얘지고 세상이 빙빙 도는 것만 같아 그저 연신 뒤로 물러나기만 했다.사람들이 서진우를 알아보고는 구경거리라도 났다는 듯이 큰소리로 비웃었다.“어머, 왜 그렇게 다그치나 했네.”“그러게요. 둘째 아가씨를 찾으러 왔는데 사람을 잘못 본 거구나.”“정말 너무 우스워서 말이 다 안 나오네요. 안다혜랑 그렇게 오래 만났는데 진짜 신분이 뭔지 몰랐다니.”물밀듯 밀려오는 조롱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서진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도대체 상황이 어디서부터 틀어진 건지 돌이켜봤다. 찬찬히 생각해 보니 그날 안소현은 자기가 둘째 아가씨라고 말한 적이 없었고 다 그가 성급하게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서진우는 그래도 신분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안소현에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안소현 씨. 내가 그날 사람을 잘못 봤네요.”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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