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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Author: 리치 사랑
사실은 심서아가 결정을 도와준 게 아니라 서진우가 직접 내린 결정이었다. 심서아가 떠나고 나서야 서진우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다.

“흥. 봐줄 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여자가 뭐가 좋다고 그러는 거야.”

서동욱이 이 말만 남기고 서진우를 지나 서재로 향했다. 이미애도 언제 그랬냐는 듯 우아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표정도 훨씬 좋아졌다.

“됐어. 거기 서서 뭐 해? 나간지 언젠데 네가 그런다고 누가 알아줘?”

이미애가 서진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누굴 닮아 이렇게 못났는지 보고 있으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무슨 일만 생기면 타조처럼 모래에 머리를 틀어박는 게 제일 문제였다. 아들이 회사를 선택하기를 바랐지만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봐서는 다 가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이렇게 우유부단한 사람을 아들로 뒀으니 답답할 만도 했다. 만약 아까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갔다면 그 결과가 어떻든 대견하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서진우는 이 말에 마음이 너무 불편해졌다. 심서아를 찾아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아 이를 악물고 이렇게 말했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선택하라고 강요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서아랑 헤어질 일은 없었어요.”

“허. 그래? 그러면 따라가서 찾아오든지.”

이미애가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서진우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회사만 포기하면 내가 너희 아버지에게 말해볼게. 앞으로 더는 너 상관하지 말라고.”

“앞으로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우리 서씨 가문과는 상관없다고. 그러면 너도 서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이름으로 밖에서 돌아다닐 수는 없겠지.”

서진우가 기뻐하기도 전에 이미애는 모든 퇴로를 막아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서진우의 목표는 명확했다. 그것은 바로 서림 그룹을 손에 넣는 것이다. 회사만 물려받는다면 심서아와 만나든 말든 상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알겠어요. 엄마...”

서진우가 고개를 숙이고 상황에 순종하듯 이렇게 말했다. 이미애는 갑자기 태도를 바꾼 서진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누가 뭐래도 서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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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9화

    무슨 일을 겪고 있든지 간에 특히 민초연만 보면 온 세상이 금세 환해지는 느낌이었다.안다혜는 그런 민초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고개를 들었다가 마침 윤해준의 시선과 마주쳤다.윤해준도 웃으면서 말했다.“봤지? 이건 나랑 상관없어. 초연이가 스스로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거니까 우리도 같이 있어 주자.”안다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병원식 대충 먹어도 상관없었기에 원래는 셋 다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라도 먹고 오라고 할 생각이었다.민초연이 계속 여기서 소독약 냄새만 맡은 것도 신경 쓰였고 건강에 안 좋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안다혜는 이번에 자신이 깨어난 뒤로 민초연의 태도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훨씬 더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고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그래서 안다혜는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너희는 다른 메뉴 시켜도 돼. 나한테 맞추지 말고.”자기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들이 또다시 스스로를 희생하고 양보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이미 자신 때문에 충분히 많은 걸 감수해 온 사람들이라 굳이 더 보태어 힘들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윤해준과 나머지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모두 안다혜 곁에 남는 쪽을 택했다.그런 그들의 태도에 안다혜는 잠깐 머뭇거렸지만 결국 더 말을 하지 않았다.솔직히 어느 정도 예상하던 일이기도 했다.식사를 마친 뒤, 민초연과 이모건은 호텔로 돌아갔고 윤해준은 침대의 반대편에 누워 있다가 팔을 뻗어 안다혜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가슴에 안긴 익숙한 온기를 느끼고서야 그는 비로소 심장 박동이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았다. 그동안 계속 떠도는 느낌과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불안하던 감각도 조금씩 가라앉는 듯했다.마음이 예전처럼 끝없이 흔들리기만 하지 않았다.안다혜도 얌전히 그의 품에 팔을 둘렀고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해준 오빠, 우리 진짜 엄청나게 멀리 돌아온 것 같아요.”‘오빠, 정말 오빠를 찾아 헤매느라 너무 오래 걸렸어.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8화

    “알겠습니다.”윤해준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갑자기 한 가지를 더 당부했다.“그리고 병실에 있는 그 사람, 안소현도 철저히 감시하세요. 그 여자는 꽤 간사합니다. 절대 도망가게 두지 마요.”이 말을 듣고 청장은 조금 놀랐다. 윤해준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두려워하거나 경계할 만큼의 상대가 또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의 말투에서 안소현이라는 사람과 감정의 골이 꽤 깊다는 것이 느껴졌다.분명 전에 윤해준도 그녀에게 한 번 크게 당한 적이 있는 게 분명했다.“네, 알겠습니다, 윤 대표님.”윤해준의 말에 청장의 마음도 슬슬 무거워지기 시작했다.원래는 이 일도 이제 거의 정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윤해준과 통화를 하고 나니 사실은 이게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폭풍전야에 불과한지도 모른다.청장은 이미 진 빠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을 대충 넘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이제 와서 무섭다고 아예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럴 수는 없었고 그건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다.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청장의 기분은 더 요동쳤다.정말이지 요 며칠은 속이 다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허종혁이라는 짐을 처리해 버려야 했다.어딘가로 보내든 죄를 확정 짓든 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장 좋았다. 그래야 더 이상 이 문제로 끙끙 앓지 않아도 될 것이다.게다가 그렇게 정리해 두면 윤해준 쪽도 확실하게 자신에게 빚지는 셈이 된다. 그러면 나중에 어떤 일을 맞닥뜨리든 윤해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된다는 건 확실히 큰 이점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청장의 태도는 점점 더 공손하고 비위를 맞추는 쪽으로 바뀌었다.윤해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걸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다.‘참 재밌네. 허종혁이 미친 척하는 수까지 쓰다니.’이제 진짜 막다른 골목에 몰리긴 한 건지 그래서 고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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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6화

    민초연은 안다혜의 손을 꼭 잡고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됐어, 다혜야. 아줌마도 적응할 시간이 좀 필요하잖아. 이런 일이 나한테 생겼어도 하루아침에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야.”안다혜는 민초연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좀 웃기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다.“알았어,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나도 알아.”고개를 든 안다혜는 이모건과 윤해준, 두 사람의 시선과 딱 마주쳤다.안다혜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두 사람 다 나를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거예요?”안다혜는 어깨를 으쓱했다.“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는 내 인생을 잘 살 거고...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윤해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어 주었다.“그래. 이게 내가 아는 다혜지.”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자기 생각과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고 끝까지 자신의 목표를 붙잡고 나아가는 사람, 그게 자신이 아는 안다혜였다.안다혜는 고개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윤해준을 바라보았다. 머리 위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마음속이 살짝 따뜻해졌다.그래, 이게 바로 자신이 아는 그 오빠였다.정말 다행이었다. 알고 보니, 그는 늘 자기 곁에 있었다.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천천히 차근차근 나아가면 될 것이다.이모건은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눈빛에는 부러움이 스쳤지만,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덜컥 끼어들어 둘 사이를 방해하는 건 정말로 불청객이나 다름없었다.그 정도 체면은 지키고 싶었다.그렇게 생각하며 이모건은 살짝 눈을 감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포기하기로 결심했다.앞으로는 그저 안다혜 곁을 지키는 사람으로만 남으면 되는 것이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기로 했다.두 사람의 생활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고 그사이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틈 따위는 없어 보였다. 억지로 끼어들려고 한다면 그건 예의도 없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었다.민초연도 신나게 거들었다.“그럼 그럼, 내 마음속에서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5화

    예전의 팀장은 성한에게 이렇게까지 대하지 않았지만 지난 몇 달 사이 뭔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성한도 느끼고 있었다.모든 업무에서 팀장은 은근히 자신을 경계하는 느낌이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성한은 어느 순간부터 굵직한 사건들에는 팀장이 거의 자신을 끼워 넣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내가 본인의 자리를 위협할까 봐, 언젠가 본인의 입지를 흔들게 될까 봐 걱정하는 걸까?’성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조금 전 팀장이 했던 말들과 태도를 떠올려 보았다.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사실 마음에 그런 야망 같은 건 별로 없었지만, 어른들의 세계라는 게 원래 복잡한 법이다.그런 생각을 품지 않았다고 해도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면 주변에서 억지로 그런 방향으로 떠밀어 넣기도 한다. 이건 정말 단순한 이치였고 원하든 원치 않든 바깥세상은 끝없이 그런 기대와 부담을 들이민다.성한은 고개를 저어 이런 생각들을 털어 내려고 했지만 조금 전 자신의 추측은 거의 정답에 가깝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물론 그건 아직 앞으로 벌어질 일에 속하는 이야기지만 말이다.성한은 청장실로 가 방금 있었던 일 전부를 보고했다. 청장은 이야기를 들으며 적잖이 놀라긴 했지만, 딱히 크게 반응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그러니까 지금 허종혁은 아직 우리 쪽 유치장에 있는 거지?”성한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청장님. 말씀하신 대로 외부에 전화도 할 수 있게 해 줬습니다. 다만 전화 두 통의 결과가 다 좋진 않았습니다. 부모님께 걸었던 전화도 전부 말다툼으로 끝났고요.”그 말을 들은 청장의 얼굴에 잠시 묘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애초에 그는 허종혁의 배경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간, 자기가 감당 못 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먼저 윤해준에게 연락까지 했던 것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생각보다 허종혁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얼마 버티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4화

    성한은 팀장의 기세에 온몸이 굳어 버렸다. 그는 황급히 두 걸음 물러서더니 허리를 깊게 굽혀 인사했다.“그럴 리 없습니다, 팀장님. 제 마음속에서 팀장님은 언제까지나 제 팀장님이시고 저를 키워 주신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목숨이 열 개라도 감히 그런 짓은 하지 못합니다.”그 말을 듣고서야 팀장은 정말 안심이 된 것처럼 손을 들어 성한의 어깨를 두어 번 가볍게 두드렸다.“됐어, 그냥 장난 좀 쳐본 거야.”팀장은 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허리 좀 펴.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내가 곤란하잖아.”그러나 그 웃음은 진심 어린 웃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성한 역시 그 점을 분명히 눈치챘지만, 끝까지 공손하게 몸을 낮춘 자세를 유지하였고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덧붙이지도 않았다.이럴 때일수록 말이 많아지면 반드시 화를 부른다는 걸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팀장이 어떤 사람인지도 그는 누구보다 잘 아는 편이었다.그래서 더더욱 이렇게까지 몸을 낮춰 예를 갖춘 것이다. 이런 뒷얘기들을 뒤에 들어온 새내기들은 알 길이 없다.성한은 다시 한번 다짐하듯 말했다.“팀장님, 저 정말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냥 우연히 이 사건을 제가 맡게 됐을 뿐입니다.”그 말을 듣고 팀장도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곰곰이 따져 보면 틀린 말도 아니었다.이 모든 일이 이렇게 꼬인 것도 어찌 보면 그냥 기묘한 우연일 뿐이었다.“그래, 알았어. 얼른 가서 일 봐.”그러더니 한마디 슬쩍 덧붙였다.“새로 들어온 실습생을 어떻게 생각해?”성한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설마 이 질문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했고 무언가를 눈치챈 건가 싶어 긴장감이 맴돌았다.그래서 그는 최대한 무난하게 교과서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성실하고 노력도 많이 합니다. 패기도 있고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분명 훌륭한 형사가 될 겁니다.”팀장은 그 교과서적인 발언을 듣고 잠시 표정이 굳더니 살짝 어이없다는 듯 손을 내저어 그를 보내 버렸다.성한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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