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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Author: 리치 사랑
심서아의 웃음이 더 처량해지더니 사연이 많아 보이는 눈빛을 하고는 말했다.

“남자에게 돈을 쓰기 시작하면 인생이 망하는 거야. 남자가 한 말을 완전히 믿으면 안 돼.”

여다경은 심서아가 마음 아프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전지전능해 보이는 심서아가, 무슨 일이든 다 해결하는 심서아가 오늘 이런 말을 하니 뭔가 달라 보였다.

사실 여다경은 심서아와 같은 자리에 오르면 고민거리가 없다고, 자다가도 웃으면서 깰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고 오히려 많은 일을 겪은 것 같았다.

‘역시 사람은 겉보기엔 번지르르해 보여도 속사정은 알 수가 없지.’

여다경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요. 언니 말 명심할게요.”

“언니가 해준 충고는 잘 기억해 둘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할게요. 절대 남자에게 속을 일 없게 꼭 조심할게요.”

이 말에 심서아가 흐뭇한 표정으로 웃더니 여다경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래. 일 봐. 나는 계약서 하나 처리해야 해.”

여다경이 알겠다고 말하자 심서아는 사무실로 돌아갔다. 예전에 비해 심서아는 성격이 많이 차분해졌고 제멋대로 굴지도 않고 매사에 평정심을 가지게 되었다.

심서아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기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외 다른 건 모두 인생에서 겪어야 할 고난일 뿐이다.

심서아는 눈앞에 놓인 파일을 보고 있노라니 세상이 다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안씨 저택.

김미진은 앞에 놓인 계약서를 내려다봤지만 힘에 부쳤다. 몸도 머리도 예전처럼 빠릿빠릿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안다혜가 회사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일들 모두 안다혜가 직접 관리했지만 회장인 김미진은 예전의 인맥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하여 김미진이 밖으로 교섭하고 다니면 안다혜는 안에서 회사 데이터와 협업의 큰 틀을 잡은 덕분에 태안 그룹은 예전보다 점점 좋아졌다. 하지만 지금 안다혜가 아프면서 회사는 방향을 잃은 배처럼 별 성과 없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녔다.

이것만 생각하면 김미진은 머리가 아팠다. 아래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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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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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48화

    “알겠습니다.”윤해준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갑자기 한 가지를 더 당부했다.“그리고 병실에 있는 그 사람, 안소현도 철저히 감시하세요. 그 여자는 꽤 간사합니다. 절대 도망가게 두지 마요.”이 말을 듣고 청장은 조금 놀랐다. 윤해준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두려워하거나 경계할 만큼의 상대가 또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의 말투에서 안소현이라는 사람과 감정의 골이 꽤 깊다는 것이 느껴졌다.분명 전에 윤해준도 그녀에게 한 번 크게 당한 적이 있는 게 분명했다.“네, 알겠습니다, 윤 대표님.”윤해준의 말에 청장의 마음도 슬슬 무거워지기 시작했다.원래는 이 일도 이제 거의 정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윤해준과 통화를 하고 나니 사실은 이게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폭풍전야에 불과한지도 모른다.청장은 이미 진 빠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을 대충 넘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이제 와서 무섭다고 아예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럴 수는 없었고 그건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다.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청장의 기분은 더 요동쳤다.정말이지 요 며칠은 속이 다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허종혁이라는 짐을 처리해 버려야 했다.어딘가로 보내든 죄를 확정 짓든 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장 좋았다. 그래야 더 이상 이 문제로 끙끙 앓지 않아도 될 것이다.게다가 그렇게 정리해 두면 윤해준 쪽도 확실하게 자신에게 빚지는 셈이 된다. 그러면 나중에 어떤 일을 맞닥뜨리든 윤해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된다는 건 확실히 큰 이점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청장의 태도는 점점 더 공손하고 비위를 맞추는 쪽으로 바뀌었다.윤해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걸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다.‘참 재밌네. 허종혁이 미친 척하는 수까지 쓰다니.’이제 진짜 막다른 골목에 몰리긴 한 건지 그래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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