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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Author: 리치 사랑
오기 전 청장은 한성한에게 한참이나 여러 가지를 당부했고 한성한은 전부 마음에 새겨두었다.

심지어 청장은 반장을 부르지도 않았다.

한성한이 이 사건의 주 담당자라 여러가지를 종합해 볼 때 그가 거물을 맞이하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윤해준과 오정우가 걸어올 때 청장은 한성한을 데리고 앞쪽으로 걸어갔다.

윤해준의 실물을 본 청장은 더욱 환하게 웃으며 눈가의 주름까지 깊게 팼다.

“아이고, 윤 대표님. 얘기만 듣다가 실제로 뵈니 영광입니다.”

청장은 윤해준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지만 윤해준은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고 오정우에게 눈짓을 보냈다. 오정우는 곧바로 허공에 오랫동안 내밀고 있던 청장의 오른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저희도 청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뒤에 남은 일도 잘 부탁드립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오정우는 소매 속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손바닥을 통해 청장에게 직접 건넸다.

청장은 그게 무엇인지 감지하자마자 눈빛이 반짝였다.

‘됐어, 대단한 분들은 성격도 특이해서 악수하기 싫어하는 것도 당연하지. 내가 성급했네.’

청장은 그렇게 오정우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윤해준은 그저 조용히 청장과 오정우의 대화를 지켜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오정우는 그 모습을 보고 즉시 무슨 뜻인지 눈치챘다.

지금 유치장으로 가보는 게 우선이었다.

시간이 많지 않은데 이곳에서 낭비할 수는 없었기에 오정우는 재빨리 화제를 돌려왔다.

청장의 열정적인 환대에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정신이 없었고 눈치가 빠른 게 아니었다면 그쯤에서 멈추지도 못했을 거다.

청장은 무표정한 윤해준을 슬쩍 쳐다보자마자 그가 왜 이곳에 왔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옆에 있던 한성한의 어깨를 톡톡 치며 흥미롭게 말했다.

“자, 제가 말이 조금 많긴 해도 중요한 걸 잊어버리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오정우는 청장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돈으로 달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윤해준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정우도 어느 정도 그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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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57화

    한성한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부탁이라니요. 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봐서는 진심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성실한 경찰처럼 보였다.이것이 오정우가 생각한 한성한의 첫인상이었다.하지만 곧바로 이렇게 빨리 한 사람에 대해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한성한은 윤해준보다 조금 앞서 걷다가 눈치껏 이내 곁으로 다가와 너무 많이 앞서 가지는 않았다.다른 거물은 몰라도 윤해준 앞에서는 전에 하던 것처럼 대하기로 했다.예의를 차려서 나쁠 게 없으니까.장차 앞날에 도움이 될지 누가 알겠나.만약 이 거물에게 잘 보인다면 앞으로 인생이 순탄하게 될 것이다.그러면 반장의 협박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이 바로 맞받아치면 그만이었다.어차피 그때쯤이면 둘의 위치가 달라질 테니.한성한은 생각할수록 허리가 곧게 펴졌다.사실 일찌감치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지만 적절한 기회가 없어 지금까지 미뤄왔을 뿐이었다.무엇보다 상관이라는 사람이 의심 많은 성격이라 너무 일찍 야망을 드러냈다간 어떤 결과가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어쩌면 그에게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가 없었기에 한성한은 줄곧 마음에 묻어두고만 있었다.평범한 집안 출신이었던 그는 본인 능력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해 이곳 경찰서에서 일할 수 있었다.마침 운이 좋게도 합격한 후에는 지금의 상관을 만났다.평소에는 꽤 좋은 사람 같아도 사적으로는 전혀 아니었다.부하를 마음대로 부려 먹는 게 다반사였지만 청장 앞에서는 누구보다 아랫사람을 아끼는 척 굴었다.이러한 이유로 한성한은 언젠가 자신이 그의 자리를 차지하길 바랐다.그러면 굳이 많은 것들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사명감을 중히 여겼던 그는 해야 할 일도 많았고 집에 먹여 살릴 식구가 있었기에 더더욱 위로 올라가기 위해 아등바등 애를 썼다.그래야만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똑똑히 인지할 수 있으니까.그러한 생각에 한성한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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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55화

    동시에 오정우는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대표님이 어떻게 본 걸까?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데.’게다가 윤해준은 눈을 감은 채 쉬고 있는데 어떻게 몰래 훔쳐보는 걸 알았을까.오정우는 한참 동안 생각해 봐도 답을 알 수 없어 그냥 생각을 접어두기로 했다.다만 솔직히 윤해준에게 이렇게 구박당한 게 정말 오랜만이라 마음 한편이 묘하게 통쾌하기도 했다.이런 자기 생각을 깨닫자 오정우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내가 도대체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 됐어, 운전에만 집중하자.’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경찰서 앞에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윤해준은 내리기 전 혹시 몰라 한 마디 던졌다.“국내 일은 다 준비됐지?”오정우는 가슴을 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다 준비해 뒀어요. 무슨 변수가 생겨도 저희가 바로 알 수 있어요.”윤해준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오정우는 그와 오랜 시간 함께해 왔기에 기본적인 업무 능력에 대해서는 매우 신뢰하고 있었다.비록 지난 한 달 동안 기운을 차리지 못했지만 마음은 언제나 차분했다.오정우가 회사 일을 알아서 처리하고 있으니 마음이 놓여 가끔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을 때도 있었다.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까.오정우를 선택한 이상 무조건 그를 믿고 지지하는 게 직원에 대한 가장 큰 격려였다.지금까지 윤해준의 휴대폰에는 가족들로부터 단 한 통의 전화도 걸려 오지 않았다.이는 오정우가 정말 잘 숨기고 있다는 증거였다.심지어 회사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바로 그런 까닭에 윤해준의 휴대폰은 조용했고 그 누구도 그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덕분에 소중한 사람과 충분히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마음 놓고 안다혜 혼자 만국에 남겨둘 수 없었을 것이다.‘말도 안 되는 소리.’오정우는 윤해준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자신에 대한 인정으로 받아들였다.그 모습을 본 오정우의 마음속에는 꽃이 만개하는 듯했다.보아하니 상사가 그를 신뢰하는지 한 달 동안 회사에 오지 않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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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윤해준 쪽도 한가하지 않았다.그는 이른 아침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망설임 없이 곧장 경찰서로 향했다.앞좌석에 앉아 운전하던 비서 오정우는 선글라스를 낀 채 예전의 위엄을 되찾은 대표님을 바라보며 속으로 얼마나 기쁜지 몰랐다.역시 이런 상사가 더 제격이었다.지난 한 달 동안 어떻게 버텼는지 하늘만이 알 것이다.자사 회사를 챙기기도 바쁜데 태안 그룹도 주시해야 했으며 상사의 기분까지 살피느라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보냈다.그의 휴식 시간도 훨씬 줄어들어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했다.그런데 상사는 하루 종일 아내 곁만 지키며 회사 일은 신경 쓰지 않았고 집안일도 묻지 않은 채 모든 걸 비서인 오정우에게 전적으로 맡겼다.오정우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만약 내 능력이 더 대단했다면 대표님이 회사 전체를 나한테 떠맡기지 않았을까?’안다혜가 없으면 윤해준은 무엇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지난 한 달 동안 두 눈으로 지켜보며 확인한 사실이었다.뭘 물어도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며 때로는 아예 그의 전화를 받지 않기도 했다.그런 대표님을 보며 오정우의 마음도 정말 괴로웠다.심지어 예전에 자신을 구박하던 대표님이 그리워지기까지 했다.그때의 윤해준은 위엄이 넘쳤고 비즈니스 현장에서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기에 그는 윤해준 곁에서 그저 유능한 비서 역할만 하면 됐다.지금 소처럼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며 일하는 것과 달리.최근 안다혜가 깨어났다는 소식이 들리고 윤해준도 다시금 투지를 불태웠다.그는 곧장 오정우에게 전화를 걸어 만국으로 와 일을 도우라고 했다.곁에 마음에 드는 비서가 없어 윤해준은 불편한 게 한둘이 아녔다.상사가 걸어온 전화에 흥분해서 펄쩍 뛰었다는 건 하늘만이 알 것이다.오랜 시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특히 안다혜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흘렸다.다행이었다. 그녀가 드디어 깨어났으니 밤낮 가리지 않고 매일 부처님께 기도하며 그녀의 빠른 회복을 빌었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안다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53화

    하지만 이모건은 변화가 빨라도 너무 빨랐다.‘흥, 전부 다 한심한 놈들이야.’이모건은 민초연이 화가 난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그녀가 정말 귀엽다고 생각했다.‘어쩜 이렇게 착하고 배려심도 많고 햇살 같은 사람이 있을까.’마치 이 세상 모든 예쁜 말은 전부 다 이 여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이 순간 이모건 본인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그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 자신은 쓰레기 같은 남자가 아니라고.조금 전만 해도 마음속으로 안다혜를 조용히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제 와서 그녀의 친구에게 감정이 생겼다니.이모건은 고개를 숙여 자기 손을 바라보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역겨움이 치밀어 올랐다.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고 이전의 편안하고 즐거운 기분도 사라졌다.이모건은 한숨을 내쉬며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그쪽 오빠는 안 보이네요?”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윤해준 그 녀석이 안다혜를 혼자 병실에 둘 리가 없는데.‘여유롭네. 그러다 지난번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하면 어쩌려고.’민초연은 손을 저으며 모른다는 듯 말했다.“오빠가 일이 있어 나가 봐야 한다고 나한테 빨리 오라는 문자 보냈어요. 게다가 지난번 같은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못 봤어요? 병실 주변에 흰 가운 입은 사람들이 많이 생긴걸.”그 말을 듣고 이모건은 잠시 멍해졌다.“설마...”이모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초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맞아요. 오빠가 다혜를 보호하려고 보낸 경호원들이죠. 다른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까 봐 흰 가운을 입고 있죠.”이모건도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보아하니 꽤 세심한 남자 같았다.적어도 지난번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면 자신이 가장 먼저 나서서 막을 생각이었다.비록 그럴 자격이 없긴 해도 해야 할 일은 다 하고 싶었다. 안다혜가 혼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민초연은 이모건이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하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52화

    몸을 회복하고 나면 생각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안다혜는 고개를 저으며 칫솔을 집어 들고 양치질을 시작했다.한편 민초연은 서둘러 돌아가서 밥을 허겁지겁 먹었다.이모건은 민초연이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마치 부지런한 작은 벌 같다고 생각했다.조금 전 안다혜가 민초연이 드물게 일찍 일어났다고 말하던 게 떠올랐다.이모건은 문득 궁금해졌다. ‘민초연은 평소 집에서 대체 몇 시쯤 일어나는 걸까?’그는 망설임 없이 바로 입을 열었고 그의 말에 민초연은 잠시 얼굴이 빨개졌다.“음... 집에서는 말이죠...”민초연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그녀는 집에서 해가 중천에 떠서야 겨우 일어나는 편이었다.매번 깨어날 때마다 집안의 가정부가 깨워주곤 했는데 그녀 스스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려면 아마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아마도 오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아무것도 먹지 않아 위가 상할까 봐 걱정되는 것만 아니면 부모님도 굳이 깨우지 않는다.이모건은 민초연이 망설이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그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민초연이 왜 그렇게 망설이는지.꼬마 공주님 같은 성격만 봐도 집에서 응석받이로 자란 게 분명했다.가족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이렇게 당당하고 제멋대로 행동할 수도 없을 것이다.지금 민초연이 가진 모든 것은 가족들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민초연은 여전히 이모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자마자 상대의 웃는 듯 마는 듯한 예쁜 눈매와 마주하게 되었다.민초연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상대방 눈빛 속의 미소를 단번에 읽어냈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이모건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무슨 뜻이에요? 날 놀리지 마요. 집에서 늦잠 안 자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참나.”이모건은 급히 손을 들어 항복하는 자세를 취하며 입으로는 아첨하듯 말했다.“난 놀리려는 뜻이 아니었어요. 그쪽 말대로 늦잠 자는 게 당연하죠. 난 그냥 초연 씨가 귀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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