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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소지연의 전화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잠깐 폰을 귀에서 멀리 뗐다가 다시 귀에 대며 말했다.

“그래서 당분간 회사에 못 나갈 것 같아.”

차마 다친 몸을 이끌고 출근할 수는 없었고 괜히 회사 분위기까지 흐릴까 걱정됐다.

그러자 소지연 쪽에서 뭔가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야, 지금 그런 게 중요하냐? 일단 가만히 있어. 나 당장 서울로 갈 거야!”

“아니 굳이 그렇게까지...”

윤하경이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 소지연이 벌써 전화를 끊어버렸다.

윤하경은 멍하니 휴대폰을 내려다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참, 얘는 늘 이렇지.’

아무래도 빨라도 내일 아침쯤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소지연은 한밤중에 병원에 도착했다.

집에도 들르지 않고 곧장 윤하경 병실로 달려온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병실 앞에서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혔는데 윤하경이 흐릿하게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잠이 깨 눈을 떴다.

“들여보내 주세요.”

몸을 일으켜 밖을 향해 말하자 경호원이 그제야 소지연을 들여보냈다.

비몽사몽한 윤하경이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기도 전에 소지연이 성큼 다가와 물었다.

“너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

소지연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이지만 이토록 오래 가까이 지내다 보니 소지연은 이제 친자매나 다름없었다.

“너는 어쩌다 이렇게 밤중에 왔어? 나 정말 별일 없어. 그렇게 서둘러 올 필요 없었는데...”

소지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윤하경을 향해 시원하게 눈을 흘겼다.

“네가 납치에 다치기까지 했다는데 내가 가만있을 수가 있어야지! 이걸 그냥 넘어가면 내가 친구냐?”

손수 윤하경의 상처 부위를 살펴보며 진짜로 크게 다친 데가 없는지 몇 번이고 확인했다.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소파에 털썩 앉았다.

늦은 봄이건만 서울에는 아직도 눈이 흩날리고 있었고 허겁지겁 달려온 소지연의 속눈썹에도 하얀 성에가 맺혀 있었다.

윤하경은 잠시 웃으며 물었다.

“이번에 여행 다녀온 건 어땠어?”

소지연은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았어. 머릿속이 복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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