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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지만 굳이 말을 보태지 않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강소연은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돌려 힘겹게 말했다.

“오빠가 알아서 해.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 어차피 나랑 그 사람, 앞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을 거니까.”

“그래.”

강현우는 짧게 대답한 뒤 민진혁을 불렀다. 그러자 민진혁이 곧장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강현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배경빈을 묶어. 배씨 집안에 전해. 팔 하나로 사과할지, 다리 하나로 사과할지 직접 고르게 해.”

민진혁은 순간 멍해졌다.

“네?”

강현우의 시선이 서늘하게 스쳤다.

“못 알아 들었어?”

민진혁은 몸을 곧게 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가 막 문을 나서려는 순간, 쉰 목소리가 병실 안을 울렸다.

“잠깐만.”

발걸음을 멈춘 민진혁이 돌아보자 강소연은 입술을 세게 깨물고 강현우를 바라봤다.

붉어진 눈은 토끼처럼 촉촉했고 그 안에는 억울함이 번졌다.

“오빠, 이건 그냥 화풀이잖아.”

“화풀이?”

강현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비웃듯 말했다.

“뭐가 화풀이야? 다 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강소연은 잠시 머뭇거리다 윤하경 쪽을 흘깃 보았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겨우 입을 뗐다.

“오빠도 알잖아. 배경빈이 형수 좋아하는 거. 괜히 직접 건드리면 속 좁아 보일까 봐,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나를 핑계 삼는 거잖아.”

윤하경은 그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니 왜 얘기가 내 쪽으로 오는 건데...’

강소연은 삐죽이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형수가 워낙 예쁘잖아. 오빠 말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걸? 그래서 늘 문제의 원인이 되는 거지.”

“...”

윤하경은 당혹스러워 손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이게 지금 칭찬인지, 욕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자 강현우의 얼굴이 단단히 굳더니 손을 뻗어 윤하경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차갑던 눈빛이 곧 서슬 퍼렇게 바뀌었다.

“누가 형수한테 그런 말 하라 그랬어?”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병실 공기를 누르듯 무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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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245화

    윤하경은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지만 굳이 말을 보태지 않았다.잠시 침묵을 지키던 강소연은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돌려 힘겹게 말했다.“오빠가 알아서 해.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 어차피 나랑 그 사람, 앞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을 거니까.”“그래.”강현우는 짧게 대답한 뒤 민진혁을 불렀다. 그러자 민진혁이 곧장 문을 열고 들어왔다.“대표님.”강현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배경빈을 묶어. 배씨 집안에 전해. 팔 하나로 사과할지, 다리 하나로 사과할지 직접 고르게 해.”민진혁은 순간 멍해졌다.“네?”강현우의 시선이 서늘하게 스쳤다.“못 알아 들었어?”민진혁은 몸을 곧게 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가 막 문을 나서려는 순간, 쉰 목소리가 병실 안을 울렸다.“잠깐만.”발걸음을 멈춘 민진혁이 돌아보자 강소연은 입술을 세게 깨물고 강현우를 바라봤다.붉어진 눈은 토끼처럼 촉촉했고 그 안에는 억울함이 번졌다.“오빠, 이건 그냥 화풀이잖아.”“화풀이?”강현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비웃듯 말했다.“뭐가 화풀이야? 다 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강소연은 잠시 머뭇거리다 윤하경 쪽을 흘깃 보았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겨우 입을 뗐다.“오빠도 알잖아. 배경빈이 형수 좋아하는 거. 괜히 직접 건드리면 속 좁아 보일까 봐,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나를 핑계 삼는 거잖아.”윤하경은 그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아니 왜 얘기가 내 쪽으로 오는 건데...’강소연은 삐죽이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형수가 워낙 예쁘잖아. 오빠 말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걸? 그래서 늘 문제의 원인이 되는 거지.”“...”윤하경은 당혹스러워 손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이게 지금 칭찬인지, 욕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그러자 강현우의 얼굴이 단단히 굳더니 손을 뻗어 윤하경의 손을 감싸 쥐었다.그리고 차갑던 눈빛이 곧 서슬 퍼렇게 바뀌었다.“누가 형수한테 그런 말 하라 그랬어?”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병실 공기를 누르듯 무겁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244화

    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나자 윤하경은 강현우 곁으로 돌아와 조심스레 말했다.“의사 말로는 골절은 심하지만... 그 외에는 다행히 큰 피해는 없대요.”그 말은 사실 강현우에게만 전한 게 아니었다. 옆에 서 있는 배경빈과 배지훈도 듣도록 일부러 덧붙였다. 소문이 잘못 퍼지면 강소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남을 테니 미리 막으려는 배려였다.아직 스무 살 갓 넘은 여자를 두고 ‘그런 일’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평생의 굴레가 될 수 있음을 윤하경은 잘 알고 있었다.말을 들은 배지훈은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러다 고개를 홱 돌려 배경빈의 다리를 걷어찼다.“이 자식아,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잖아!”그 순간 강현우의 싸늘한 눈빛이 배지훈을 스쳤다.“너, 지금 그게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들리는데?”“그 말이 아니잖아.”배지훈은 혀를 차며 변명했지만 강현우가 강소연을 두고 이성을 잃을 만큼 예민해 있다는 걸 잘 알았다.날이 훤히 밝아 올 무렵, 강소연은 마침내 응급실에서 나왔다.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밀려 나오는 그녀를 본 순간, 배경빈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강소연은 눈을 감고 있었는데 그게 잠든 건지 아니면 세상을 마주하기 싫은 건지 알 수 없었다.부모는 외국에 있어 당장 돌아올 수 없어 곁을 지킬 수 있는 혈육은 강현우뿐이었다.당연하게도 강현우는 강소연의 보호자 자격으로 모든 걸 챙겼고 배경빈을 보는 시선은 한없이 차가웠다.강현우는 보디가드들에게 지시해 강소연을 병실로 옮기고는 단 한 번도 배경빈 쪽을 돌아보지 않았다.윤하경은 그의 곁을 따라 들어갔다. 병실 안, 강소연은 이미 눈을 뜨고 있었다. 하지만 눈동자는 초점 없이 허공에 고정돼 있었다. 원래 또렷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남은 건 공허와 절망뿐이었다.그러다 윤하경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겨우 눈동자가 조금 움직였다.윤하경은 입술을 깨물며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았다.“걱정하지 마. 그 두 인간, 네 오빠가 이미 붙잡아 놨어. 쉽게 끝나진 않을 거야. 네가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243화

    배경빈은 응급실 문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이를 악물며 말했다.“내가 책임질 거야.”단호한 눈빛에 배지훈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책임? 이제 와서 책임진다고? 애초에 그러지 말았어야지.”배경빈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결국 잘못은 자기에게 있었다. 차를 몰고 산에 올라간 것도 강소연을 혼자 두고 내려온 것도 다 자신이었다. 어떻게 봐도 피할 수 없는 그의 잘못이었다.배경빈이 입을 다물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거칠게 그의 옷깃을 움켜쥐었다.다음 순간, 배경빈은 병원 벽에 그대로 내동댕이쳐졌다.“배경빈, 강소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제일 먼저 널 가만두지 않는다.”급히 달려온 강현우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서늘했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복도를 단숨에 짓눌렀다.평소라면 절대 강현우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을 배경빈도 지금만큼은 기세에 눌려 말을 잃었다.무엇보다 자신도 잘못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반박할 힘조차 없었다.뒤따라온 윤하경은 강현우 뒤에 서서 깊이 찌푸린 미간으로 배경빈을 바라봤고 눈빛 속에는 실망이 역력했다.조금 전 집에 막 도착했을 때 강현우가 배경빈의 전화를 받았고 옆에서 듣던 윤하경은 그 자리에서 등골이 서늘해졌다.윤하경 눈에 비친 배경빈은 철없고 제멋대로인 구석은 있어도 최소한 해선 안 될 선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강소연을 한밤중에 산 정상에 혼자 두다니.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뻔히 알면서도.여자로서 윤하경은 그 공포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가슴이 먹먹해졌다.배경빈은 윤하경의 눈빛이 너무 따갑게 느껴져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그러고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낮게 뱉었다.“걱정하지 마. 이번 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책임질 거야.”“책임?”강현우는 코웃음을 치며 냉정하게 뱉었다.“네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데? 내가 끝까지 지켜볼 거야.”강현우는 강씨 집안 대부분에게 정이 없었지만 강소연만큼은 달랐다. 집안 자식 중 대다수가 아들이었고 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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