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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Author: 수박빙수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는 룸 안, 누구도 윤하경의 핏기 없는 얼굴빛을 알아채지 못했다.

강현우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긴 다리를 천천히 뻗으며 소파 한가운데에 앉았고 다리를 겹쳐 앉은 그의 몸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아우라가 흘러나왔다.

윤하경은 이를 악물고 그를 바라봤지만 강현우의 표정은 알 수 없는 웃음이 떠 있는 채로 무심하기만 했다.

원래부터 잘생긴 강현우였기에, 가장 가까이 있던 여자 하나가 설레는 얼굴로 잽싸게 다가왔다. 그녀는 트레이에서 고급 시가 하나를 골라 공손하게 내밀었다.

“강 대표님, 여기요.”

강현우는 그 여자를 옆눈으로 슬쩍 보더니 흥미 없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도 그 눈빛에는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눈치 하나는 있네.”

그 말은 크지 않았지만 윤하경에게는 똑똑히 들렸다.

‘노골적으로 누굴 겨냥하는 거야...’

여자의 손에서 시가를 받아 문 강현우는 연기를 내뿜으며 윤하경을 바라봤다.

“유 대표, 멍하니 뭐 하고 있어?”

그는 긴 팔로 옆에 있던 여자를 품에 끌어안으며 한껏 느긋하고 가벼운 남자처럼 보였다. 그 여자는 얼굴을 붉히며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대더니 조심스레 몸을 기댔다.

그제야 유민수도 상황을 눈치챘다.

‘아, 오늘은 이 여자 그냥 마음껏 써도 된다는 뜻이구나.’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윤하경에게 다가와 손목을 잡아끌었다.

“같이 놀자, 재밌게.”

그의 손길이 거칠게 손목을 훑자, 강현우의 시선이 그 손목에 정확히 꽂혔다. 눈빛에 한 줄기 날이 스치듯 차가운 기운이 번졌지만 금세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표정을 지웠다.

“강 대표님, 술 한 잔 더 받으세요.”

품에 안긴 여자가 적극적으로 술을 따르며 어떻게든 그에게 잘 보이려 애썼다. 강현우 같은 남자와 하룻밤이라도 함께할 수 있다면 룸 안의 누구보다 값진 일이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강현우는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았지만 시선은 줄곧 멀찍이 떨어진 윤하경에게서 떼지 않았다.

윤하경은 오늘따라 더 눈에 띄었다. 단정한 옷차림인데도 어딘가 청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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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건우가 살짝 미간을 올리며 윤하경을 바라봤다.“무슨 일 있으세요? 저는 그냥 포크 하나만 부탁드리려던 건데 그렇게 놀라실 일인가요?”윤하경은 잠시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생각을 정리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그러고는 조용히 주방으로 가서 포크를 챙겨와 오건우 앞에 내밀었다.“이제 드세요. 저는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윤하경이 문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오건우가 다시 한번 그녀를 불렀다.“잠깐만요.”윤하경이 돌아보자, 오건우는 식탁에 앉은 채 천장에서 쏟아지는 조명 아래서 또렷한 이목구비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윤하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 있으세요?”오건우는 장난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지금 다쳐 있는 상태고 이곳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친구나 기사, 도와줄 사람도 없잖아요. 이럴 땐 윤하경 씨께서 조금 신경 써주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윤하경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오늘 일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미안해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자신 때문에 다친 거라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한참을 망설인 끝에, 윤하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면 기사나 도우미분을 불러드릴까요?”오건우는 그 말에 바로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저를 뭐로 보시는 거예요? 아무한테나 제 일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윤하경은 살짝 한숨을 내쉬며 다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드릴까요?”오건우는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바라는 거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윤하경 씨께서 직접 챙겨주시면 됩니다.”순간 윤하경은 아까 그 국수에 독이라도 타야 했나 싶은 생각이 스쳤다.‘집요하네...’그녀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저도 내일 출근해야 해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혹시 보상을 원하시는 건가요?”오건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돈이 부족할 것 같으세요?”그가 장난스럽게 고개를 기울이며 바라보자, 윤하경은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사실 내일은 시간이 안 돼요. 출장을 가야 하거든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754화

    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해 주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당분간 가족분께서 식단 관리를 잘 해주셔야 합니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되도록 담백하게 드세요.”윤하경이 곧바로 가족 아니라고 해명하려는 찰나, 옆에 있던 오건우가 먼저 웃으며 말을 받았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분은 원래 살뜰하게 잘 챙기는 사람이에요.”그러고는 장난스럽게 윤하경을 바라보며 윙크까지 해 보였고 이런 오건우의 모습에 윤하경은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예전에는 전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점잖고 차가운 이미지였던 그가 왜 이렇게 농담을 잘하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의사가 처방전을 건네주며 석고를 쓰기 위해 X-ray와 치료실로 안내했다.윤하경은 하는 수 없이 오건우를 이끌고 여기저기 검사를 돌며 절차를 마쳤다.오건우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니 벌써 밤 열 시가 훌쩍 넘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그의 집은 탁 트인 통창으로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거실까지 부축해 소파에 앉히자, 윤하경은 서둘러 가려고 했다.“이제 저 갈게요. 오늘은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하지만 오건우가 바로 그녀를 불러세웠다.“잠깐만요.”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자, 오건우가 붕대로 감긴 팔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아직 저녁을 다 못 먹었어요. 지금 손 때문에 혼자 할 수가 없어서요.”사실상 저녁 식사를 차려달라는 이야기였다.윤하경은 잠깐 인상을 찌푸리며 거실을 둘러봤다.“집에 가사도우미 없어요?”오건우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저는 윤 대표님처럼 누가 뭐든 다 챙겨주는 그런 집에서 자란 사람이 아니라서요. 원래는 뭐든 혼자 다 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손이 이래서 어쩔 수 없네요.”왠지 불쌍한 척하는 그 태도에 윤하경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자기 때문에 다친 것도 있고 해서 냉정하게 거절할 수 없었다.“뭐 드시고 싶으세요?”“아무거나 괜찮아요. 냉장고에 이것저것 있으니까 알아서 해주시면 돼요.”오건우가 부엌 쪽을 턱으로 가리켰다.원래는 시켜 먹으려던 윤하경이었지만 잠시 고민하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753화

    “사장님, 저도 이분이랑 같은 걸로 주세요.”주문을 마친 오건우의 목소리에 윤하경은 젓가락을 쥔 손을 멈췄고 그를 잠깐 올려다봤다. 그러고는 조용히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저 이제 다 먹었으니까 오 대표님은 천천히 드세요.”이미 강현우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쳐 있었기에, 더는 오건우 같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윤하경은 가방을 챙겨 조용히 일어나 자리를 떴지만 오건우는 금세 그녀를 따라 나왔다.“제가 무슨 늑대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피할 필요 있어요?”윤하경이 뒤를 돌아보자, 오늘따라 운동복 차림에 훨씬 부드러워 보이는 오건우가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서 있었다. 평소에는 슈트 차림에 차가운 이미지였지만 이렇게 편한 복장으로 있으니 오히려 또렷하게 시선이 갔다.“오 대표님, 오늘 한가해 보이네요?”오건우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받아쳤다.“그래도 강현우만큼 한가하진 않죠.”그 한마디에 윤하경은 굳이 더 말을 잇고 싶지 않아 고개만 돌린 채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걸음을 서둘렀다.길을 건너던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달려왔고 그 짧은 찰나 윤하경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은 채 멈칫했다. 바로 그때, 누군가 그녀의 몸을 세게 뒤로 끌어당겼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윤하경은 어느새 오건우의 품에 안긴 채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바닥에 함께 넘어진 탓에, 아래에서 남자의 낮은 신음이 들려왔고 윤하경은 놀라서 황급히 그 품에서 몸을 일으켰다.“오 대표님, 괜찮아요?”오건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한 번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왠지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손을 다친 것 같네요.”담담하게 말했지만 윤하경은 그의 표정에서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챘다. 입술을 다물고 사고를 낸 차를 찾으려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이미 그 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윤하경은 속으로 욕을 내뱉으면서 곧 오건우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런데 막 그를 일으키자 오건우는 고통을 참는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752화

    기분이 뒤숭숭할 땐, 괜히 먹는 걸로라도 마음을 달래고 싶어졌다.그래서 윤하경은 퇴근하고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근처에 괜찮은 맛집 골목을 찾아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모성의 먹자골목은 특별히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개성이 넘쳤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골목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덕분에 왠지 모르게 사람 사는 온기가 느껴졌다.윤하경은 자신의 작은 몸을 북적이는 인파 속에 묻으며 잠시나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일단 진한 밀크티 한 잔을 들고 빨대로 크게 들이켠 뒤, 근처 마라탕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점심 내내 술만 마시고 제대로 먹질 못해서 이 시간쯤 되니 배도 몹시 고팠다.주문한 마라탕이 나오자, 얼큰한 향이 코를 찔렀다.윤하경은 잠깐 코끝을 찡긋거리며 문득 현실감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괜히 친구 소지연이 생각났다. 예전 학창 시절, 둘이서 이렇게 허름한 골목길 분식집에서 함께 음식 먹던 기억이 떠올랐다. 딱히 건강에 좋은 음식은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던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매운 국물에 코끝이 얼얼해져서 윤하경은 휴대폰을 꺼내 소지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핸드폰은 바뀌었지만 그녀의 번호는 아직도 외울 정도로 익숙했다.원래는 새로운 환경에 좀 적응한 다음 연락하려고 했지만 이미 강현우가 자신을 찾아냈으니 더 이상 숨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문자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지연에게서 바로 전화가 걸려 왔다.윤하경은 핸드폰을 잠깐 바라보다가, 이내 전화를 받았다.“윤하경, 너 도대체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지연의 목소리는 어딘가 짜증이 섞여 있었지만 윤하경은 그게 다 걱정에서 비롯된 거란 걸 알았다.그래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나 지금 모성에 있어.”“모성? 거기까지 간 거야? 진짜 너 대단하다, 도망가는 건 그렇다 쳐도 나한텐 왜 얘기 안 했어? 유호천 말로는 강현우가 너 찾으러 여기저기 난리라던데 너 잡히면 어떡하려고...”이쯤에서 소지연의 목소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751화

    하지안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윤하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만약 나 안 데려가면 내가 그냥 외할아버지한테 너 남자 있는 거 다 이른다? 그리고 네 목에 남은 그 자국, 딱 봐도 핑계 못 댈걸?”윤하경은 할 말을 잃고 고개를 살짝 돌렸다.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윤하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 혹시 강현우 좋아하냐?”질문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하지안이 잠깐 당황한 듯 웃음을 머금었다.“좋아한다고 하긴 뭐하고 근데 걔 그 잘난 척하는 태도 있잖아, 괜히 한번쯤 콧대를 꺾어보고 싶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나랑 밥 한번 안 먹겠다는 건지. 어디까지 버티나 한번 볼 거야!”하지안의 목소리에는 억울함과 짜증이 섞여 있었고 윤하경은 그 모습을 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에도 강현우 앞에서 하지안이 또 한 번 무안한 일을 겪은 모양이었다.“알겠어.”윤하경은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말했다.“근데 오해하지 마. 내가 뭔가 찔려서 그러는 건 아니야. 너 말대로, 나도 네 도움이 좀 필요하긴 해. 우리 회사에 대해 더 잘 알 필요가 있거든.”하지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가에 손가락을 갖다댔다.“됐어! 그럼 나중에 강현우 만나게 되면 꼭 나도 불러. 약속이야!”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겠어.”하지안은 드디어 만족한 표정으로 힐을 신은 채 당당하게 사무실을 나섰고 윤하경은 그런 하진안의 뒷모습을 보며 살짝 한숨을 쉬었다. 사실 하지안이 곁에 있으면 강현우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도 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몰랐다.지금 당장은 강현우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뾰족한 방법이 없었으니까.하지안이 나가자마자 이번에는 하석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문밖을 한번 힐끔 살펴본 뒤, 조용히 물었다.“하지안이 또 괴롭혔냐?”윤하경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아니 그 정도는 아니야. 그냥 이번에 우리 회사랑 사장님이랑 하는 미팅에 끼고 싶대.”하석호가 피식 웃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녀석 또 강현우 오빠한테 꽂힌 거 아니야?”윤하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750화

    무슨 소리가 나자 윤하경은 천천히 눈을 떴다. 아까까지 강현우 옆에 앉아 있던 하지안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게 보였다. 표정은 별로 밝지 않았다.“왜? 무슨 일이야?”윤하경이 담담하게 물었다.하지안은 윤하경의 사무실을 둘러보다가 코웃음을 흘렸다.“야, 너 여기 방 진짜 크네. 나 예전에 처음 회사 들어왔을 땐 이만큼 넓은 방도 못 썼는데 할아버지 진짜 너한테 너무 잘해주네.”윤하경은 굳이 길게 받아주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딱히 할 말 없으면 나 일 좀 해야 해.”사실 할아버지 덕에 이 회사에 들어오긴 했지만 윤하경은 원래 자기 일에 대해서는 늘 진지한 태도였다. 별 욕심 없고 큰 야망도 없었지만 맡은 일만큼은 제대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안은 그런 윤하경을 보고는 비웃듯 한 번 웃더니 눈치도 안 보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윤하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일은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해? 밑에 애들 시키면 되는 거지. 뭐가 그렇게 바빠? 그리고 넌 성이 하씨도 아니잖아.”윤하경은 짧게 눈썹을 추켜세워 하지안을 바라봤지만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하지안 눈에서 평소 같은 적대감은 느껴지지 않았다.조용히 다시 서류에 집중하려 했지만 하지안은 웬일인지 계속 윤하경 옆에 붙어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오히려 이번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하경의 책상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가 보고 있던 서류를 빼앗아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윤하경은 어이없다는 듯 하지안을 바라봤다.“진짜 할 얘기 있으면 그냥 해.”윤하경이 무심하게 말했고 하지안은 장난스럽게 씩 웃으며 말했다.“뭐 이렇게 딱딱하게 굴어? 나 예전에 사과도 했잖아. 진짜 너 너무하네.”그녀는 툴툴대더니 다시 소파에 등을 기대앉았고 윤하경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나 진짜 바쁘거든. 할 일 없으면 네 자리 가서 영화나 봐.”“쳇...”하지안은 투덜거렸지만 쉽게 자리를 뜨지는 않았다.그렇게 잠시 말이 끊기나 싶더니 하지안이 윤하경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물었다.“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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